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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프를 발음하는 법
수반캄 탐마봉사 지음, 이윤실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2월
평점 :
저자 라오스계 캐나다 시인이자 소설가. 라오스 난민촌에서 태어났고, 한 살에 캐나다로 이주.
이 책은 라오스 출신들이 영어를 모른 채로 이주하여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짧은 이야기들 14편이 수록된 책.
📍나이프를 발음하는 법
영어를 배우기 전부터도 나이프라는 단어를 접하는 우리나라에선 이 단어를 발음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기는 어렵구나. 알게 되었다.
📍랜디 트래비스
자기가 좋아하는 뮤지션에게 팬 레터를 보내고 싶어 하는 엄마는 영어를 모른다. 7살쯤 된 딸의 도움을 받아 카드를 끊임없이 보낸다. 엄마는 당신을 영원토록 사랑합니다.라는 카드라고 생각한 카드의 내용은 ‘당신이 싫어요.’, ’넌 못생겼어. 집으로 돌아가. 실패자.‘였다.
📍매니 페디
사람들은 오로지 우승, KO, 그가 얼마나 기대에 못 미쳤는지에 대해서만 떠들어댔다. 하지만 그에게 복싱의 기쁨이란 누구도 알아채지 못할 만큼 세세한 것들이었다. 그는 이 자리에 이르게 해준 모든 것을 사랑했다. 똑같은 일상, 훈련, 자제심. 경기를 앞두고 양손에 붕대를 감고 권투 장갑을 착용하고, 그의 심장이 뛰고, 링에 올라 권투 장갑을 맞부딪치기까지의 찰나의 순간들. 75p
그렇게 사랑하는 권투의 링은 보드앤드스파살롱으로 옮겨졌다.
“손톱 발톱을 가꿔드립니다. 싸요! 싸요!”
📍세상의 가장자리
나는 그때 엄마가 아는 걸 생각해 보았다. 엄마는 전쟁에 대해 알았다. 어둠 속에서 총을 맞는 게 어떤 건지. 품 안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보는 게 어떤 건지. 폭탄이 무엇을 파괴할 수 있는지. 그건 내가 ㅇ라지 못하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는 곳,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는 나라에서 살면 그런 건 몰라도 상관없었다. 나는 모르는 게 많았다. 127p
📍세상의 가장자리
아빠는 비통해하지 않았다. 그는 난민이 되었을 때 이 삶의 모든 비통함을 소진해버렸다. 사랑을 잃는 것, 아내로부터 버림받는 것조차 사치였다. 어쨌거나 살아 있으니까. 130p
📍스쿨버스 기사
❝제이. 이 나라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우정을 쌓아. ❞ 141p
커피집 남자 사장과 아내의 우정. 어느 순간 커피 냄새가 아닌 사장 프랭크가 피는 시가 냄새가 나고, 같이 여행을 가서 사장 앞에서 호텔 방에서 비키니를 입고? 사진도 찍으면서, 휴일이라 출근하지 않는 날엔 업무 상으로 할 이야기가 있다고 남편이 있는 집으로 사장이 찾아와서 안방 문을 잠그고 땀을 뻘뻘 흘리는 회의를 하며 우정을 쌓는다고??? 😤😤😤😠
❝쿨하게 굴어. ❞ 아내가 완벽한 영어로 말했다. 14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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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그게 가져다주는 모든 것과 그걸 얻기 위해 필요한 모든 소란에 비해, 소지하고 유지하기에는 너무 끔찍한 짐 같았다. 잃는 게 너무 많았다. 그 순간 레드는 남들이 보는 자신의 모습에 감사했다. 못생겼음에 감사했다. 못생겨도 그 사실을 모르는 것과 아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35p
웃음소리는, 어떤 언어에서든 웃음소리다. 59p
🔎 라오스의 이름은 길구나.. 진짜 이름은 사봉나바타카드인데 왜 수라고 적어? 11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