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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평점 :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된 책이다. 두 개의 작품은 2014년 ‘세월호’의 아픔이 있던 해에 기록되었고, 나머지 작품은 ‘코로나’가 한참인 때에 집필되었다.
모든 작품에 ‘죽음’이 관통한다. 또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방식의 서술이다. 시간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서인지 죽음이 무겁게만 다가오지 않았다. 개인적으론 표제작인 ‘이토록 평범한 미래’와 ‘난주의 바다 앞에서’가 인상 깊었다.
* 이토록 평범한 미래
엄마의 죽음으로 아빠와 세상에 대한 원망을 품은 지민은 주인공과 동반 자살을 약속했다. 그 전에 엄마의 소설이 궁금한 민주는 출판사를 운영하는 외삼촌을 찾아간다. SF나 판타지로 분류될 소설이었으나, 첫 문장이 ‘1972년 10월을 우리는 시간의 끝이라고 불렀다’라는 이유로 군부가 판매를 금지 시켰다고 했다.
둘의 동반 자살 예정을 들은 외삼촌은 이 20대 둘을 붙잡고 엄마 소설 속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3번의 삶이 흐르는 내용인 소설을.. 미래의 결과를 아는 자들의 삶이 그들에게 펼쳐질 것을 미리 예견이라도 한 사람인 것처럼.
* 난주의 바다 앞에서
병마와 싸우던 아이를 잃고 삶을 살아내기가 힘들었던 한 여인이 과거의 여인이 자신의 삶을 버림으로 자식을 살리려 했던 바다를 만나 삶을 이어간다.
정난주 : 장약용과 정약전이 그녀의 삼촌들이고 이승훈을 고모부로 둔 조선시대 명문가 집안에서 태어나 명문가의 신동 소년과 결혼한 남들이 부러워할 모든 조건을 갖춘 삶을 살던 여인. 정조가 죽고 그의 집안은 천주교 학살로 몰락한다. 그녀의 남편ㅇ느 가장 흉악한 반역자가 되어 사진가 찢기는 극형을 당하고 가족은 모두 노비로 전략한다. 그런 삶을 이어주기 싫었던 한 여인은 자식을 몰래 바닷가에 버리고 죽음을 택하지만 이후로 37년을 살아내 할머니로 삶을 마감한다.
* 진주의 결말 : 바로 전 2022년 김승옥 문학상에서 기록했으므로 패스
* 엄마 없는 아이
대학 연극 동아리. 엄마를 잃은 두 청춘.
*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
누군가의 죽음의 끝에서 건져내 준 음악.
* 사랑의 단상
요약 어려움 ㅡ,.ㅡ
* 다시, 2100년의 바르바라에게
첫번째 작품과 묘하게 이어지는 단편. 누군가의 기억이 전해지면서 길어지는 삶의 여정.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녹취하여 할아버지가 기억하고 살아내는 삶에 자신의 삶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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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문장을원하시나요?
- 과거는 자신이 이미 겪은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데, 미래는 가능성으로만 존재할 뿐이라 조금도 상상할 수 없다는 것. 그런 생각에 인간의 비극이 깃들지요.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입니다.
- 그가 늘믿어온 대로 인생의 지혜가 아이러니의 형식으로만 말해질 수 있다면, 상실이란 잃어버림을 얻는 일이었다.
- 어느 시점부터인가 줄곧 나를, 한 번도 만나본 적도 없고 얼굴도 모르는 나를 기억하게 된 일에 대해서 생각했어. 나는 그런 사람이 이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는 동안에도 나를 기억한 사람에 대해서 말이야. 그렇다면 그 기억은 나에게, 내 인생에, 내가 사는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우리가 누군가를 기억하려고 애쓸 때, 이 우주는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을까?
- 정신의 삶은 자가 자신으로부터도 멀어지는 고독의 삶을 뜻하지. 개별성에서 멀어진 뒤에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우리의 정신은 얼마간 서로 겹쳐져 있다는 거야. 시간적으로도 겹쳐지고, 공간적으로도 겹쳐지지. 그렇기 때문에 육체의 삶이 끝나고 난 뒤에도 정신의 삶은 조금 더 지속된다네. 우리가 육체로 팔십 년ㅇ르 산다면, 정신으로는 과거로 팔십 년, 미래로 팔십 년을 더 살 수 있다네. 그러므로 우리 정신의 삶은 이백사십 년에 걸쳐 이어진다고 말할 수 있지. 이백사십 년ㅇ르 경험할 수 있땀녀 누구라도 미래를 낙관할 수밖에 없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