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나쁜 일 오늘의 젊은 작가 37
김보현 지음 / 민음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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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는 1092일 전, 46개월 12일을 산 아들, 경준을 잃었다. 아이는 2년 넘게 병원에 있다 세상을 떠났다.
천일이 넘어서야 세상에 나왔다. 면접을 보고 집에 돌아가던 길에 퇴근하는 남편을 찾아간다. 연애할 때나 하던 일이다. 그녀가 남편을 부르는 순간 남편은 통화를 하며, 어떤 여자와 사라진다.
자정쯤에서야 귀가한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남편은 다음날에도 나타나지 않고,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았다.

남편은 사라지고, 낯선 사람이 찾아온다. 시누이의 남편이라고 주장하는 ‘영호’라는 남자. 정희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차마 결혼을 알라지 못했다고 하는 이 남자는 시누이가 사라져 행방을 찾는단다. 사라진 시누이와 남편. 이젠 사라진 사람은 둘.
남편과 사라진 여자가 누군지 알게 된 정희는 그 여자가 있다는 한 요양병원에 찾아간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은 찾던 여자가 아닌 시누이인 지애. 당황한 정희는 과호흡이 오고, 그런 정희에게 지애는 주사를 놓고, 정희는 기억을 잃는다.
깨어난 정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남편의 자살 소식.

매제의 병원에서 옥상도 아닌 9층에서 떨어져 죽은 남편은 하필 1층에 있던 노인 위로 떨어졌다. 자살에 남을 죽게 만든 남자. 그런데 사라진 날 같이 있던 여자의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다.

계속 발생하는 나쁜 일. 이제 끝일까? 이런 나쁜 일은 왜 발생하는거지? 이제 혼자가 된 정희는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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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순은 딸이 있을 종합병원 장례식장 입구에 서서 축축해진 손바닥을 허리춤에 문질러 닦았다. 손을 잡아 줘야 할 테니까. 더 이상 아이의 엄마도, 누구의 아내도 아니지만 아직 삶이 끝난 것이 아니라고 딸에게 말해 줘야 할 테니까. 혜순은 여기, 너를 다른이름으로 불러 줄 사람이 있다고, 너는 내 딸이라고. 누구보다 먼저, 누구보다 오래 너를 그렇게 불러온 여자가 여기 왔다고, 딸의 손을 단단히 붙잡고 말해 줄 생각이었다.

+ 휘몰이치는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종착역. 연이어 가독성 좋은 책들을 만나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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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오늘의 젊은 작가 40
정대건 지음 / 민음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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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장편 소설은 50여페이지가 지나야 책에 빠지게 되는데 이 책은 처음부터 빨려 들어간다. 달리 급류가 아니고나 ~

사람구하는 일은 하는 직업의식 만랩의 소방관 아빠 창석과 여름이면 폐렴으로 고생하는 엄마 정미, 아빠와 수영하는 일이 즐거운 딸 도담.
아빠가 언젠가 사람을 구하는 일로 목숨을 잃을까 걱정하는 것 외에 평온한 일상을 보내는 이 가족에게 다른 변수가 발생한다.
학교폭력으로 고통받던 해솔과 엄마 미영이 작은 마을인 진평으로 이사오면서 두 가족이 친해진 일. 삶의 생기가 한순간 고통으로 변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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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말은 혀를 통해 입 밖으로 내뱉어지는 순간, 의식을 붙들어 매고 돌이킬 수 없는 힘을 가진다.

- 도담에게 사랑은 급류와 같은 위험한 이름이었다. 휩쓸려 버리는 것이고,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 발가벗은 시체로 떠오르는 것, 다슬기가 온몸을 뒤덮는 것이다. 더는 사랑에 빠지고 싶지 않았다. 왜 사랑에 ‘빠진다’고 하는 걸까. 물에 빠지다. 늪에 빠지다. 함정에 빠지다. 절망에 빠지다. 빠진다는 건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처럼 느껴졌다.

- ”도담아, 슬품과 너무 가까이 지내면 슬픔에도 중독될 수 있어. 슬픔이 행복보다 익숙해지고 행복이 낯설어질 수 있어. 우리 그러지 말자. 미리 두려워하지 말고 모든 걸 다 겪자.“

+ 나에게 이 책은 급류와 같은 잠을 빼앗는 존재다.

+ 정미에게도 누군가를 보내주세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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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조사관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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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인권 증진을 위해 설리된 독립기관 ‘인권증진위원회’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융통성이 1도 없는 한윤서 조사관
열혈 조사관 달숙
약자의 입장에 약한 홍태
사법고시 출신의 지훈
위 인물들이 5개의 진정사건 조사를 하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조사관이 아니라 탐정 아닙니꽈? 🤣🤣🤣

추리 탐정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가볍게 읽기 아주 좋아요. 현실이 배경인 이야기라 술술 읽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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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을 가진 국가기구를 호랑이나 사자에 비유한담녀 국가 인권기구는 승냥이라고. 호랑이나 사자에 맞서 싸워 이길 수는 없지만 호랑이나 사자가 힘을 남용하여 누군가의 인권을 침해하는지 안 하는지, 그 작고 날랜 몸으로 재빠르게 다니며 살펴보는 짐승. 호랑이나 사자를 끊임없이 신경 쓰이게 하는 존재. 죽일 수는 없지만 물어뜯을 수는 있는 작고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감시자. 호랑이나 사자, 곰, 표범과 재규어 같은 강자들이 지배하는 정글에 승냥이 한 마리는 있어야지. 그들이 힘을 정해진 규칙대로 쓰도록 말이야.

- 극악무도한 범죄자에게도 인권이 있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 앞에서 어찌 감정을 배제하고 다가갈 수 있을까? 이 직업도 어려운 직업이다. 조사관님 아토피에서 벗어나시길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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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0
서유미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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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 결혼과 육아로 결국 경력단절녀가 되고, 주부로의 삶을 사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자신의 이름을 불리는 일은 없고, 그저 민규, 미호, 윤서의 엄마로 불린다.
평범한 일상에 틈이 생기고 부서지고 깨지는 일이 생긴다. 그 일을 견디기 위해서일까? 목욕탕에 모여 다시 정희와 승진 그리고 윤주가 된 그녀들의 이야기.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한국문학추천
#짧고여운긴소설

- 어떤 문제에 맞닥뜨릴 때마다 바닷가에 홀로 서 있는 기분이었다. 고민이 시작되면 먼 데서 크거나 작은 파도가 밀려왔다. 해변으로 오는 동안 어떤 문제는 별일 아니라는 듯 잔잔해지며 발에 닿지 않은 채 흩어졌고 어떤 문제는 키를 높이며 무섭게 치속은 뒤 바닥에 부서지며 발목을 삼켰다. <중략 > 시행착오 끝에 여자가 터득한 건 호들갑 떨지 않고 파도의 세력이 약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여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바다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애써다. 문제를, 불행을, 무중을 나가지 않고 거기 빠져들지 않은 채 그대로 서 있는 것. 그게 사십 대 중반이 된 여자가 삶에서 얻은 교훈이자 최선의 선택이었다.

- 우리가 서로한테 집이잖아. 잠들기 전에 남편은 그렇게 말하며 돌아누웠다. 그 등을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했지만 그 말은 오래 남았다. 서로가 서로의 집이라는 것. 몸을 누일 곳, 편히 쉴 곳, 언제나 거기 있어 흔들리지 않는 것, 삶의 근간이 옆에 있다는 것. 그 말이 파도를 잠잠하게 만들었다.

- 때로는 존재의 이유조차 파멸의 원인이 된다. <중략> 틈이 벌어지고 부서지고 깨진 뒤에야 그게 애초에 견고하지 않고 연약한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사랑ㅇ느 얼마나 훼손되기 쉬운가. 믿음은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가. 누군가 정신 차리라고 여자를 흔들어대는 것 같았다.

- “임정호씨. 나 정윤주야”

짧지만 묵직하다. 나와 다르지 않은 여자들이 주인공이다. 누구도 내가 될 수 있는 그녀들의 몸부림이 안타까워 토닥거리고 있는 내 손.

애엄마라는 말로 죄책감에 곱셈을 하는 사람들. 왜 애엄마만 그 죄책감에 시달려야 하는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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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걷으면 빛
성해나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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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8개의 작품. 꽤 묵직한 소설집이다. 문제에 직면한 시점에서 벗어나 있지만 현실에서 과거의 문제들을 조명하고 있는 작품도 있고, 현실을 이야기하는 작품도 있다.

📍언두 : 농인인 할머니와 사는 아이와 연인이 된 주인공. 남자친구가 바빠지면서 대신 할머니를 돌보는 일을 맡게 된다.

📍화양극장 : 긴 임용시험을 포기하고 고향에 왔다. 사람 구실을 이야기하는 아버지를 피해 유일하게 가는 오래된 극장에서 늘 만나는 사람.

📍ok,boomer :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

📍소돔의 친밀한 혈육들 : 대학 친구의 부탁으로 할아버지의 상수연(100세 기념)에 홈비디오 촬영을 부탁받는다. 엄청난 부자집이라는 것을 가보고 안다. 할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자신이 목숨을 걸고 지킨 검을 감별받기로 하는데…

📍당춘 : 서울대에 나온 삼촌이라 부르는 사람은 대학에서 농활을 다니며 알게된 사이다. 코로나로 직장도 잃고 마땅히 할 일이 없는 상황에서 동영상 촬영과 편집 등을 가르쳐주는 조건으로 보수를 지급한다기에 시골로 향한다.

📍오즈 : 어린 동생이 죽고, 엄마는 노름판을 전전하다 빚만 남기고 죽고 이모집에서 살다가 나왔다. 하우스 셰어링으로 들어간 집엔 무뚝뚝한 할머니가 살고 있다. 말을 건내도 차갑기만 한 할머니와 왕럐없이 지내던 중 할머니가 타투를 부탁한다.

📍김일성이 죽던 해 : 친하지 않은 모녀의 이야기. 지독히도 더웠던 여름이로 기록된 94년의 여름. 공장에 다녔던 엄마의 과거엔 어떤 일이?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단편소설집추천

산수연 80
졸수연 90
백수연 99
상수연 100

당춘과 오즈가 기억에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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