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화성과 나 - 배명훈 연작소설집
배명훈 지음 / 래빗홀 / 2023년 11월
평점 :
제가 최근에 저의 올해의 소설일 예정이라고 <칠드런 액트>를 소개했죠… 그런데… 아 고민되는 책을 만났어요. 올 해의 마지막에 이렇게 좋은 소설들을 많이 만날 줄이야 제가 알았을까요?(작년에도 그랬는데… )
제가 SF 어려워한다고 너무 여러번 말을 해서 이젠 다들 아실텐데… 거기에 배명훈 작가님이라니 외면하기 딱 좋은 조건입니다.(제가 배명훈 작가님 = 어려운 SF 쓰는 분) 그런데, 심채경 박사님 추천이라잖아요. (제가 박사님 무척 좋아합니다.) 사실, 제 5도살장을 추천하셔서 읽을 때는 10번 이상 덮고 싶었다죠. 쩝…. 끝까지 읽고 난 후에야 추천의 이유를 알았죠. 그래서 이 책도 겁을 먹고 시작했는데.. 래빗홀에서 책 전에 보내주신 웰컴키트에서 <김조안과 함께하라면>을 읽고 안도를 했어요.
그런데!!!!
총 6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이 책.
김조안과 함께하려면은 개인적으로 5,6번으로 꼽게 되네요?
이 책 너무 재밌어요~~~~ 😆😆😆
일단, 내용이 어렵지 않습니다.
웃음 포인트가 너무 많아요.
그리고 다양한 비유들이 나와요.
이걸 여기다 이렇게 쓸 수가 있다고???
놀라움의 연속~
화성의 이야기인데
우리들의 이야기로 읽혀요.
이 책으로 현실을 지금 우리를 돌아보게 만들어줘요.
인간이란 종족이 어딜가나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서 그런걸까요? 😳
어제 잠시 이런 대화를 했었어요.
미국에 가도 한국 아이들을 수학 과외를 한다고 😔
한 분이 깜짝 놀라시더라구요.
놀랄 일인가요?
화성에서 수학 학원과 과외는 돈을 쓸어담는 도구?가 아닐까요? ㅎㅎ
수학 잘하는 일이 기본값인 화성.
이공계 박사 2-3개쯤 있는 사람들만 이주가 가능한 화성.
이 화성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사회계약론, 공자, 아리스토텔레스, 컬링의 버튼 드로우, 그리스로마신화, 로미오와 줄리엣 등은 여기에 왜 등장하는걸까요?
궁금하시죠? 🤓😎😎
🍡 붉은 행성의 방식
화성에서 첫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깻잎 대신 샐러리를 키운다고? 살해당한 온실책임자. 이 피의자는 살해를 하고 그 옆에 그대로 있었다. 세상에 😳 하지만, 이 곳은 화성. 어디에 가둘 것인가? 가둘 곳은 있긴 하고?
🍡 김조안과 함께하려면
육상선수, 배구선수, 수학영재, 영어 스피치 대회 수상자의 이력을 두루 갖춘 다재다능한 김조안과 어쩌다 연인인 나는 그녀의 화성 이주 통보에 어쩐지 예정된 일이라 생각되기도 했다. 그녀가 아니면 누가 가겠는가? 너무도 화성 이주에 적합한 그녀. 분명 그녀와 헤어진 것과 마찬가지인데 자꾸 그녀의 가족들이 나에게 연락을 해온다.
🍡위대한 밥도둑
식욕이라고는 전혀 없는 이사이는 그런 이유에서 화성에서의 삶이 수월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무슨 일인가? 딱 한 번 가족의 모임에서 먹은 ‘간장게장’의 맛이 떠올랐다. 화성에서 가장 마련하기 어려운 해산물의 식재료인 게??????
🍡 행성봉쇄령
사이클러는 ‘큰 순환’을 하는 존재다. 화성과 지구 사이를 오가는 작은 순환을 도킹해서 이주를 돕거나 식량을 받고 전하기도 하는 것. 큰 순환에서 계속 머무는 존재인 나나는 지구에서 사소한 잘못으로 지구에서 방출된 상태다. 지상의 형법이 적용되지 않는 공간인 이곳에서 종착지가 없는 삶.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한다. 궤도 동맹이 그 어떤 것도 행성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하라는 통첩. 그냥 계속 떠돌다 지구도 돌아가거라~ 그렇지 않으면 미사일을 쏘겠다아~ 진짜 🙄
🍡 행성 탈출속도
수학이 디폴트 값인 화성에서 수학에 재능이 없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이란… 화성에서 왕따를 당하면 홀로 탄 우주선이 발사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
🍡나의 사랑 레드밸트
화성에서도 이어지는 혈연지연학연? 부동산 투기? 😔
- 왜요? 구속이라도 하라고요? 어디로 도망치는데요? 여기서는 몰래 도망가면 숨을 못 쉬어서 죽습니다. 아시잖아요. 21p
- 아무도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는 사회는 안전하기는 해도 건강하지는 않다.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도록 훈련된 사람은 타인을 위해서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30p
- 남들이 전하는 떠들썩한 소식에 압도되지 말고 이 사람의 존재 자체에서 나오는 메시지를 오래 들여다보기. 80p
- 지상에서는 안 그런데 천상은 꽤 수월하게 군사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쿠데타고 뭐고 필요 없이 무기를 우주로 쏘아 보내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이었다. 147p
- 둘은 서로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있었다. 가야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전혀 모르지만, 그걸 몰라도 알 수 있었다. 둘 모두의 삶이 짧게나마 완성되고 있다는 것을. 그 온전함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겠지만, 꼭 영원한 것만이 가치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도 함께. 175p
- 박사님이 지켜내신 거예요. 이 풍경을, 그리고 우리를. 하지만 뭐, 다음에는 또 다른 사람이 지키겠죠. 그걸 언제까지 혼자 다 지켜요? 산신령이야 뭐야.
“일단 인공 소행성이고, 그보다 이건 길들여서 타고 다니는 루돌프 같은 거잖아요. 야생 순로 ㄱ떼랑 같나요? 썰매를 끄는 순간 중립은 아니죠. 제 생각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우주군 군사교리가 그렇다고요.” 149p
미사일 공격을 받을 수도 있는 와중에 루돌프를 비교한 대화라니 ㅋ
+ 화성에 대한 깨알 정보도 곳곳에 숨는 배명훈만이 쓸 수있는 책. 인정!
심채경 박사님 추천이라 서평 신청해서 받은 책인데 너무 내 유머랑 맞아 신나고 🥳🥳🥳 재미는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