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잘 있어요?' 책을 받고 왠지 슬픈 느낌이 제목부터 느껴져서
펼치기 시도를 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읽자니 아침부터 울 것 같고, 저녁에 읽자니 저녁이라 맘 놓고 울 것 같아서
언제 읽을 지 한참 망설이다 주말 아침에 드디어 펼쳤습니다.
생각처럼 첫 장부터 슬픔이 밀려옵니다.
아이와 아빠의 모습을 담고 위에는
'하늘나라에 계신 아빠에게' 라고 적혀있어
마음이 벌써 쿵 떨어졌습니다.
이 책은 먼저 떠난 아빠를 떠올리며 아빠에게 쓴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아이는 아빠와 함께 한 추억이 별로 없다고 하지만
아이는 아빠와 함께 한 추억들을 하나 하나 소중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아빠와의 추억을 기억하는 모습에
나는 나의 아빠와의 추억을 얼마나 기억할 수 있나
곱씹어 생각해보았습니다.
손가락을 펼쳐 생각해보았는데 세 개 접으니 끝이 나버렸습니다.
엄마와의 추억이라 함은 여러가지 셀 수 없이 생각나는데
아빠와의 추억을 떠올리려니 생각나지 않아 참 속상하고 씁쓸한 마음이 밀려들었습니다.
그간 무심했던 부녀간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이 그림책을 보고 나니 더욱 많은 추억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실에 책을 들고 들어갈 때는
사실 가족에 관련된 책은 피해 들고 가는 편입니다.
전 전 학년의 학생들과 수업을 하는 사서교사라서
수업을 들어가는 반 학생들의 가족관계에 대해 하나하나 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 관계를 들춰 아이들에게 나도 모르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책에 이런 문장이 있더라구요.
'우리 선생님은 괜한 걱정을 해요'
그 문장을 두고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정말 괜한 걱정을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슬픔의 감정을 통해 아이 스스로 단단해지고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다시 한 번 마음을 정리해볼 수 있기도,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는데
저 혼자 지레 겁먹어 피했던 것 같습니다.
이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의 소중한 가족의 얼굴을 그리고
편지를 써보는 활동을 하면 좋을 듯합니다.
가족과의 사랑이 많은 친구들은 가족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더 나누고
가족과의 추억이 떠오르지 않는 친구들은 더 늦기 전에 추억을 쌓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테니까요.
이제 피하지 말고 교실에 들고 들어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봐야겠습니다.
5월 가정의 달에 나의 가족을 떠올리며 읽기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