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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 1
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평점 :
아마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아마존 116주, 뉴욕 타임스 109주 연속 베스트셀러
미국에서만 300만부 판매 ......
미국에서 그토록 화제가 됐던 책이라고 해도 한국에선 아닐 수 있다.
아닐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독자들이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 내가 가까이 가고 있을 당시에, 들려오는 증언들이 내게 힘을 실어줬다.
읽어본 사람들이 '한 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가 없더라, 술술 읽히더라.'라고 모두 입을 모았다.
그런데 모두 '왜 지금 인종 문제를?'이라는 지점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것이 그곳과 이곳의 독자들이 다르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한계점이다.
로사 파크스 문제가 발생했던, 첨예하게 인종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던
1950,60년대 미국을 지나 2011년 지금도 미국은 이 문제가 현재진행형이라고 봐도 될까?
사그라들지 않는 악령처럼, 여전히 보이지 않는 선이
사람들을 갈라놓고 흑과 백이 서로에게 어떤 차별을 가하고 있는 걸까.
난 처음에 이 책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원인이
복고의 트렌드거나 아니면 향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인종문제'를 염두에 두고)
이미 해결되었기 때문에, 그 시절을 넉넉히 추억할 수 있는
그 시절로 환기되는 어떤 정서를 그리워하기 때문일 거라고.
어쩌면 애초의 이 판단은 너무 낭만적이거나 안이했을 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책은 이야기 자체의 흡입력이 굉장하다.
금기가 등장하고, 말해서는 안되는 주제, 하지만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무언가를 바꾸려는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에너지가 작품을 끝까지 손에서 못 놓게 한다.
더불어 독자들은 자신들도 이 위험한 공모에 가담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고,
주인공들과 이야기의 끝까지 전율을 함께 한다.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던 그 시대를 지나왔다는 것에 안도할 것이 아니라,
그 상상할 수 없는 차별이 좀더 상상할 수 없는,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사회 밑바닥에서 작용할 때 우리는 그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야한다.
이것이 과연 인종문제 하나로 환원될 수 있는 이야기인가.
이 세상의 모든 문제에 대해 우리는 똑같은 질문을 던져볼만 하지 않은가.
헬프는 2권 도합 800쪽 가까이 되는 분량이나,
가볍게 손에 들만 하다.
하지만 이 책은 결코 가볍게 내려놓지는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