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 웃기는 의사 히르슈하우젠의 도파민처럼 짜릿한 행복 처방전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 지음, 박규호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복'이라는 이처럼 진부한 주제로 계속 주목받을 만한 책들이 나온다는 것은 무척 경이롭다. 이즈음에 내가 주목하고 있는 책은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와 <무조건 행복할 것>이었다. <정의란 무엇인가> <삼성을 생각한다>와 같은 책이 호응을 얻을 때는 대중독자들의 수준이라는 것이 여기까지 왔는가 싶도록 무척 경이롭게 느껴질 때가 있는가 하면, 손발 오그라드는 저질감성의 조각글들로 가득한 에세이가 10만부가 넘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좌절스럽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어쨌든 이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에 대해서도 선입견이 있었다. 그렇고 그런 읽기 쉽고 대중감성에 영합하는 자기계발서가 아닌가 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손에 집어들게 한 힘은 무엇일까. 책 날개에 있는 '세잎클로버'를 입에 물고 있는 저자의 사진이 아니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나는 독일 사람에 대해 갖는 인상이라는 게 있는데, 그건 바로 철두철미하다는 것, 무엇을 하든지 허투루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 책도 독일 의사가 썼다니 생각보다 읽어볼 만한 것일지 모르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 책이 갖고 있는 매력은 만만해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다. 만만한 내용인 듯 하지만, 솔직히 평소 나의 생활을 벼랑으로 밀어붙이는 힘이 있고, 고정된 내 관념과 가치관을 다시 한 번 뒤집어서 탈탈 털어보이게 한다. 행복이라는 것에 대한, 행복한 삶을 원하는 내 자신의 생활에 대해 반성하는 시간으로 보낼 수 있었다. 결코 얇지 않은 책의 두께. 그럼에도 잘 읽히고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사진과 쉬어가는 페이지들이 많은 영감과 도움을 준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검은 고독 흰 고독>이라는 책을 바로 읽게 되었다. 개인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결코 타인이 생각하는 어떠한 기준에도 있지 않다. 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고 내가 관리하는 것이다. 많은 셰르파와 지원장비를 대동하고 올라도 결코 쉽게 오를 수 없다는 히말라야의 낭가파르바트 봉을 결단코 혼자 오르고 싶어하는 <검은 고독 흰 고독>의 저자 라인홀트 매스너의 글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다들 자살하러 간다고 비난한다. 큰 성공을 거둔지 얼마 되지 않아 또 고된 길을 자청하는 매스너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어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만의 행복의 원형을 가지고 있었다. 그걸 해야만 하는 것이다. 저마다 자신의 행복을 추구한다. 자신만의 행복을 찾으라고 모두에게 말해주고 싶다.  

남들이 가진 것을 가지고 싶어하고, 남들이 가는 곳에 가고 싶어하고... 남들처럼 살다가는 행복도 늘 나의 것이 되지 못하고 늘 그림의 떡처럼 남의 것이 되고 만다. 요즘 세태가 다들 그 모양이니... 이 책이 주는 교훈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어제는 긴 연휴가 끝나고 독서의 여운이 가득 남아서인지 밤늦도록 일기를 썼다. 이런 좋은 책들이 계속 눈 밝은 독자들에게 발굴되고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