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 바우쉬 - 두려움에 맞선 춤사위 현대 예술의 거장
요헨 슈미트 지음, 이준서 옮김 / 을유문화사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피나 바우쉬'라는 조금은 익숙치 않은(영미권식 이름은 아니잖나?) 이름에 노출된지는 한 5년쯤된 것 같다. 누구는 그녀의 공연을 봤다고 했고, 누구는 그녀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했고, 누구는 이사도라 덩컨과 함께 그녀를 자신의 롤모델로 삼고 있었다. 

이렇게 내 주위엔 그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들이 참 많았는데, 난 정작 '아, 또 피나 바우쉬'구나 하면서도 그녀에 대한 궁금증은 한구석으로 밀어놓기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알게된 어느 작가님 마저 그녀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이 아닌가! 도저히 피해갈 수가 없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구매했다. (그리고 난 을유문화사의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를 좀 좋아한다) 

이 책은 피나 바우쉬 자신이 쓴 것이 아니다. 요헨 슈미트라는 독일 어느 신문의 무용평론가가 수년간 그녀를 지켜봐오며 저술한 내용이다. 나처럼 그녀의 공연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거나 무지한 상태의 독자라면 내 생각에 어쩌면 이 책의 저자가 서술하는 내용에 더 쉽게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적당한 거리로 그녀를 관찰한 시선은, 오히려 부담스럽지 않았다.  

목차에 나와있는 제목들이 그리 친절하지는 않고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운 것이긴 하다. 잘 알지 못하는 무용, 공연 관련 단어들도(독어)도 종종 등장하고. 하지만 그녀의 삶을 느끼기엔 핵심은 오롯이 살아있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 없이 이 책을 끝까지 빠른 속도로 읽어나가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책 자체가 나를 끌어당기는 힘보다 내가 책을 끌어당기는 힘이 더 세야만 이 책을 완독할 수 있을 것 같다. 독서를 도와주는 별다른 장치가 이 책에는 없다. 오롯이 그녀의 삶만이 있다. 그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겠고 그 반대라면 반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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