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대 담배 쏜살 문고
조지 오웰 지음, 강문순 옮김 / 민음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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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 소설의 대가 조지오웰이 쓴 아홉편의 에세이 중 단연 흥미로웠던 것은 이 책의 제목이자 첫 파트에 실린 <책 대 담배>

우리가 흔히 조지오웰은 세계적 고전 소설 작가로만 알고 있는데, 실은 적지 않은 에세이를 쓴 작가이기도 하단다. 책방에서 우연히 발견, 구입해 읽은 책 치고는 만족스럽다. <책 대 담배> 외에 8편의 에세이도 흥미로운 주제라 읽는 동안 즐거웠다.

˝책에 매겨진 가격과 책을 읽어서 창출되는 가치와의 상관관계를 설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여느 취미 중에서도 독서는 가장 돈이 적게 드는 여가활동이라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책과 독서를 좋아하는 것을 넘어 탐닉하는 나로서는 그의 말에 적극 동의할 수 밖에!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은 그야말로 바보상자에 들어가는 느낌이라, 오롯이 혼자 읽고 생각할 수 있는 (게다가 돈까지 적게 드는!) 독서가 최고라고 역시..

에세이 묶음집이다 보니 조지오웰의 생각이 가감없이 기록돼있고, 당시의 문화적/정치적 상황이 잘 묘사되어 있었다. 그러다보니 당시가 보다 입체적으로 그려졌는데 1900년대 초에 태어난 조지오웰이 살던 그 때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고, 사람 생각하는 게 비슷하다고 느껴지기도 해서 오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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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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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을 통과한 빛이 알록달록 무지개를 만들어내는 것 처럼, 네 명의 등장인물은 서로를 통해 교차된 감정을 기반으로 사랑하고, 이별하고, 사랑한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과 과정을 그린 몽글몽글한 문체에서부터 사랑을 잃고 아파하는 과정을 그린 시큰한 문체까지. 극적인 전개나 화려함은 없지만 손원평의 책을 처음 접한 나로서는 그의 문장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괜스레 지나간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의 기억을 추억하며, 공감하기도했다. 그러나 어쩐지 이 책은 내게 연인들만의 사랑이야기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해주는 사랑이야기로 읽혀졌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은 온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사랑만 하기에도 아쉬운 삶, 시간과 에너지를 허투루 써야할까.

˝그렇게 원하든 원치 않든 사랑은 영원히 계속된다˝는 책의 마지막 문장은 내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그리고 마침내, 아낌없이는 못주더라도 사랑을 아끼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을 정리했다.

p.148 행복했던 순간들은 왜 과거가 되면 슬퍼지고 마는 걸까. 사랑도 영원도 거짓된 명제임이 드러났을 뿐이다.

p.261 누가 내게 다가온다면 난 이렇게 반짝일 수 있을까. 또 나는 누군가에게 다정하고 찬란한 빛을 뿜어내게 하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빛내주는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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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정여랑 지음 / 위키드위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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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률 저하가 심화되며 급기야 출생률 0명대 국가가 된 이후 정부는 사회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개혁과 시스템 구축을 통해 출생률을 높이려 한다.

법적 부부가 되는 사람들은 반드시 결혼 종신제와 갱신제 중 하나를 택해야하는데, 갱신제를 택할 경우 5년 단위로 혼인 관계 유지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 전체적인 내용이 좋았지만 유독 더 마음에 들었던 건, 디폴트 값이 혼인 관계 유지를 원한다는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에 자동 해지가 된다는 것!

성소수자를 포함한 다양한 가족구성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생활동반자법의 제정 및 시행, 준비되지 않은 임신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지지 및 지원, 건강상의 이유로 노동을 할 수 없는 임산부에 지급되는 기본소득.

소설에 나오는 이런 내용정도 되어야 애 낳고 살까말까 고민이라도 한다는 거 제발 알아라.(=정여랑을 국회로!)그래서 이 책을 국회에 있는 놈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5년 후의 한국은 여성 중심의 돌봄 노동이 그 가치를 인정받는 그야말로 우리가 꿈 꾸는 세상이다. 나 또한 작가와 같이 ˝이 생이 왜 소설 속 5년 후가 아닌지 슬퍼했˝지만 ˝이성으로 비관해도 의지로써 낙관하라˝는 안토니오 그람시의 말처럼 내일도 나의 의지는 낙관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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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 유쾌한 페미니스트의 경제학 뒤집어 보기
카트리네 마르살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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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인간은 결코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며,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있다는 명제에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여성을 착취하고 희생시킨 원인인 자본주의 세상에서 우리는 어떠한 실천을 할 수 있을지도 함께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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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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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를 가장한 디스토피아,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조지오웰의 <1984>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의 디스토피아 소설. 읽는 내내 충격과 동시에 신선함을 느꼈다.

이른바 문명인으로 일컬어지는 멋진 신세계인들은 철저히 계급에 맞게 부화되고 교육되어, 고통이나 아픔은 마약으로 잊고 행복만을 느끼며 살아간다.

군부독재권력이 그러했듯이 소설 속 정치가 역시 대중을 우매하게 만들기 위해 3s정책을 시행한다. 사람들은 정치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 무관심한 채 하루하루를 평생 소비할 뿐, ‘사고‘하는 사람은 없다. 가짜뉴스와 찌라시에 기반을 둔 정보를 유통시키는 사람들, 정치와 역사는 머리아프다며 무관심한 사람들, 정치하는 놈들 다 똑같다며 냉소로 일관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사고‘하지 않은 결과로 나타난다.

작가 올더스 헉슬리는 약 90년 전에 세상에 내놓은 이 책을 통해 주어진 환경에서 어떠한 생각이나 물음도 없이 교육받은대로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진짜 행복한 일인지 현재를 살아가는 독자에게 다시금 묻고 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르다고 할 수 있는 차이점은 깊은 사고를 한다는 것. 단순하게 살아가는 것은 편할지 모르나 결국 스스로 동물과 다름아닌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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