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中˝공감 없는 이해는 자주 잔인해지고, 이해가 결여된 공감은 종종 공허해집니다.˝ 열 편의 짧은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가 살면서 한 번씩은 보고 들은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이미 너무 현실적이어서 이게 실제인지 허구인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대부분의 내용이 한 인물만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서 독자는 내가 어느 편에 서야 하나 막막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내 작가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세상은 단편의 조각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에 입체적이다.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진다고 했던가.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풍경은 어떤가?p.378 사람은 대부분 옳고 그름을 분간하고, 그른 것을 옳게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 능력을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이 자본주의를 죽인다.성 경제학 이론에서 섹스는 교환적 성격을 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냉전시대 동/서독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제시하며 설득력을 더하는데, 이를 통해 가사노동과 양육의 사회화 그리고 경제적 독립이 갖춰진 사회에서는 섹스를 시장의 단순한 교환상품으로 전락시키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한다.저자는 개인의 사적영역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정치와 경제를 바꿔내는 투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투쟁의 방법으로 가장 기본적인 정치적 행위인 투표부터 지역의 독서모임이나 사회단체와 정당에 가입하는 등의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제안한다.인상적인 제목에 이끌려 읽기 시작했지만, 내용에 매혹되고 말았다.
주변에 페스코와 비건을 실천하고 있는 친구들을 둔 내게 동물권과 비거니즘은 오래 전 부터 익숙한 개념이었다. 당연히 공장식 축산업 안에서 동물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착취의 실상도 여러 책과 영상들을 접하며 목격했다.순돌이를 누구보다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동물들은 먹고 입고 걸쳤던 나. 그러면서도 동물권은 보장받아야 마땅하다고 연설 늘어놓기를 수년째. 이 책을 읽으며 여태 만났던 영상 속 동물들과 우리 순돌이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라 죄책감에 몸서리 쳤다. 몇 해 전부터 동물 털이 아닌 웰론 소재의 패딩을 구입해 입지만, 그것만으로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언젠가부터 새해 목표 설정하는 일을 하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새해 목표를 만들었다. 동물을 먹지 않는 것으로. 수십 년 동안의 식습관이 있으니 단숨에 뿅 하고 비건이 되기란 말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 가까스로 비건 지향 페스코가 될 수도 있겠지. 그래서 일단은 이 책의 저자가 사용한 방식으로 시작해보려 한다. 이 책이 결심을 하게 만들었냐는 물음에는 사실 글쎄. 다만, 더 이상 미루거나 외면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알면서도 여태 둔감한 척 해온 스스로에 대한 환멸과 죄책감이 크다. 나의 유희와 쾌락을 위해 동물에게 고통을 가하는 공장식 축산업에 더는 가담하지 않겠다. ˝당신도 연결되었나요?˝
작가와 옮긴이는 여성이라, 시대적 상황에 맞춰 상상으로 글을 쓴 것이라 해도 필요 이상의 내용이 여성을 객체화하거나 성녀/창녀 이분법적 묘사를 통해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또한 과도한 신파적 요소가 가미되어 부담감마저 느끼게 된다.뭔가가 나오겠지 하고 꾸역꾸역 2권까지 (쪽수로는 8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모두 읽은 내가 기특하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