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 장혜령 소설
장혜령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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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장혜령작가의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그린 자전적 소설이다. 장혜령의 이야기는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그 역사를 증거한다.

시점과 화자가 계속해서 바뀌지만, 혼동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작가가 말했듯 ˝나에게 와닿음으로써 비로소 이야기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읽으며 참 아팠다. 고단하고 고달픈 그 삶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얼굴 여럿이 떠올랐다 사라진다. 고맙고,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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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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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식 축산에 대해 알면 알수록 자본주의가 야기한 이 파괴적인 상황들에 두려움과 기괴함마저 느끼게 된다.

많은 고기를 원하는 사람들로 인해서 많은 동물을 도축하고,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서 동물들을 가학적으로 학대하고, 고강도 노동과 살육에 대한 스트레스로 노동자는 고통을 호소하는 반복적인 일상이 지금도 행해지고 있다. 그야말로 자본주의의 광기가 자연파괴는 물론이고, 인간에게 전이되어 일말의 양심도 없애버린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실제 도축업자들을 만나고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만나 인터뷰했는데, 방목해 기른 동물들을 도축한 고기를 둘러싼 ˝윤리적인 소비˝ 프레임의 허구성도 언급한다. 나 역시도 조금이나마 윤리적인 소비를 한다는 명목으로 이와 같은 소비를 이어왔는데, 내 소비방식이 옳은 것인지 스스로 자문하게 됐다.

동물을 도축하는 장면을 실제로 보면, 육식주의자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 배를 채우는 쾌락을 위해 동물을 고통 속에 가두는 것, 직면해야 할 이야기를 우리는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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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거 봤어? - TV 속 여자들 다시 보기
이자연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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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지 않은 지 수 년 째가 되어 책에 언급된 대다수의 프로그램을 모르지만, 잊었던 여성들의 모습을 상기시켰다. 그게 극 속의 역할이든, 실제이든. 유독 울컥했던 부분이 많았다. 약간 삐뚤어진 시각으로 세상을 마주하면, 시야가 넓어진다. 그리고 강해진다. 싸워야 할 대상이 이 세상에 천지거든. 혐오에 지치지 않고 꾸준히, 지지 않고 꿋꿋이 내 갈 길을 가겠다. 긁어도 스크래치가 남지 않는 이 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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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임승수의 마르크스 자본론 강의 원숭이도 이해하는 시리즈
임승수 지음 / 시대의창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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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주어진 환경과 사회구조에 수동적으로 영향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인간은 ‘실천‘하는 존재입니다. 자유로운 두 손으로 주어진 환경을 개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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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패밀리
고은규 지음 / 작가정신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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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아르바이트인 리뷰왕좌 유지를 위해 구매와 환불을 반복하다 더 큰 빚더미에 앉게 되는 로라,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여러 알바를 전전하는 로민, 쏟아지는 반품요청으로 운영하던 가구회사의 도산 위기에 놓인 아빠, 꼼꼼하고 야무진 마트 고객에서 어려워진 형편으로 이제는 마트 캐셔로 일하는 엄마. 제목 그대로 알바 패밀리다. 가난의 비탈길에 진입한 가족은 계속해서 아래로 떨어진다. 작가는 갑갑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경쾌하고 발랄하게 이야기하는 역설을 보인다. 또한 등장인물의 위치와 방향을 조정하는 것으로 서비스 공급자와 수급자를 오가며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비춰준다. 노동자로 사는 우리가 어딘가에서는 고객이 되고, 고객이던 우리가 어딘가에서는 노동자가 되듯이.

상권을 살리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된 시장과 국회의원은 기업과 손잡고 시장 상인들의 터전을 무너뜨린다. 이는 미래를 위한 선택을 강조하는 정치가들이 정작 민중의 삶에는 무관심한 현실에 닿아있다. 빈번하게 돌아오는 정치쑈를 조만간 또 봐야한다니 벌써부터 역하다.

자본주의는 갑에 자리하려하는 을들의 전쟁으로 유지된다. 또한 을인줄 알았더니 실은 그마저도 병,정인 현실과 그들이 그토록 염원하는 갑을 뛰어넘는 갓(God)의 영역-그러니까 재벌, 기업, 건물주 등의 카테고리-에는 감히 속할 수도 없고, 오히려 그들의 손 안에서 놀아난다는 현실을 교묘하게 감춘다.

로라와 로민의 시각으로 쓰여진 서사에서 유지되었던 유쾌함은 종국에 로라의 눈물로 승화되며 이윽고 가족이 한 데 모여 이야기하는 불안한 희망으로 되살아난다. 어디에선가 느껴 본 기분. 영화 『기생충』이다. 영화를 보며 느꼈던 불쾌하고 씁쓸한, 서글픈, 우울한, 허망한 그런 기분을 이 책에서도 느꼈다.

우리는 경쟁적 자본주의의 흐름에 따라 알게 모르게 우리의 전쟁을 조장하고 관장하는 계급을 배불린다. 이 소설은 한국 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를 확인하게 하고, 설 자리가 어디인지 가늠하게 한다. 이 서글픈 한국의 자화상을 보고 마냥 희망을 노래하긴 어렵다. 노력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고달픈 삶 앞에 구체적인 실체를 담은 정책과 제도가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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