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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 개 광칠이 ㅣ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5
유순희 지음, 장선환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 나 우울해서 개 한마리 키워볼까?"
애들은 커나가고 한가해진 시간을 주체못한 내가 반려견을 키우고있는 친구에게
글을 남겼더니 돌아 온 답~
" 단지 그런 이유때문이라면 개 키울 생각 하지도 마. 쉽지않아."
조금은 냉철하다~싶은 답변이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맞는 말인듯했다.
요즘 아파트 단지에는 많은 Pet들을 보지만,
가끔 주인도 없는 집에서 홀로 짖어대거나 아무데나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Pet들을 보면
눈살을 찌뿌리는 내가 어찌 한 생명을 거둔단 말인가?
한순간 기분으로 소중한 생명을 거뒀다가 뒷감당을 못하면??...싶어
'그냥 아파트 내 왔다갔다하는 길냥이들이나 봐야겠다.'
마음을 접었던 순간이 있다.

요즘 고양이가 됐든 개가 됐든 밀려오는 외로움에 Pet을 키우는 많은 사람들 덕에
<뚱보 개 광칠이>를 만날 수 있지않았나 싶다.
개에 관한 자연관찰책이나 개 종류를 논하는 많은 책은 보아왔으나
개의 입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동화책은 그리 많지않은 것으로 기억한다.
주인공이 뚱보 개..바로 광칠이 !

주인이 갑자기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 되어 사촌 누나에게 입양된 광칠이는
정순 씨, 홍구 씨 그리고 아들 현빈이와 살게 된다.
개를 싫어하는 정순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빈이의 주장에 어쩔 수 없이 이 집에서
지내게 되지만 바쁜 식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자기만의 비밀 통로를 이용해 마당밖으로 나가 지나가는 사람들로부터 음식을 받아먹다가
살이 쪄 버린 광칠이.

운동은 게을리하고 먹는 것을 즐기는 가족들 곁에서 먹는 것을 즐기게 된 광칠이는
자기도 모르는새 뚱뚱해져 있고,
예전 친구를 만나 뚱뚱한 몸매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을 치지만 식구들의 무관심 속에
자포자기하며 우울증까지 겪게 됩니다.

우울증때문에 예전과 달라진 광칠이의 행동에 가족들은 화들짝 놀라
급하게 병원을 데려간뒤에야 의사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광칠이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광칠이에게 소홀했던 식구들은 잘못을 뉘우치지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명목아래 삶의 의욕을 잃었던 홍구씨는 광칠이의 운동을 돕는 일에서
자기만의 재능을 발견하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얻게 되고
아빠를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스트레스가 쌓였던 정순씨도
꽃을 전하는 광칠이 행동에 삶의 자극을 얻게 됩니다.

어릴적 유기견센터에 있었지만
훌륭한 주인을 만나 알렉산더라는 멋진 이름으로
개 마라톤 대회에서 3등을 차지한 이력이 있었던 광칠이는 옛날이 그리웠답니다.
온 가족이 뚱뚱한 현빈이네로 입양와서 자기도 모르게
그냥저냥 식구들과 똑같이 뚱뚱해진 모습에
정신을 차리려하지만 주변 환경이 도와주질않아 포기하고 맙니다.
어쩜 이리 인간의 상황과 비슷한 시추에이션인지 웃음이 ~ ^^

여기서 중요한 것 하나!
'태어날때 선천적으로 가진 유전적 요인도 중요하지만
후천적 환경또한 정말 중요하구나~'
알렉산더라는 이름으로 개 마라톤을 준비하며 진심어린 주인을 만났을때와
현빈이네로 와서 무관심 속에 내버려진 광칠이로의 삶은 천지차이지요.
분명 같은 개인데
다른 성격과 몸매를 갖게하니 이렇게 말 할 수밖에요.

광칠이는 예전 친구를 만나 자신의 옛모습을 기억해내고
자기개발을 시도하나 꿈이 좌절되어 우울증에 빠집니다.
예전에 지인이 키우던 개가 우울증에 걸렸던 이야기를 들었는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개나 사람이나 똑같이 우울한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솔직히 이해 못했네요.
광칠이를 만나기 전까지 우스개 소리로 넘겼어요.
개를 키우지않는 저로서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요.
어쩌면 <뚱보 개 광칠이>를 읽는 어린이또한 이해못할 일이라고 생각돼요.
개는 동물이니 인격이 없는 존재로 치부하는 것?
하지만 우리 생활 깊숙이 반려견이 들어온 요즘같은 때,,
시대에 걸맞은 발상으로 얼른 전환해야겠죠?
집안에서 키우던 밖에서 키우던 우리 집에 온 생명체는
일단 가족이라는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사랑으로 대해야한다는 사실.

뚱뚱해진 이후 우울증에 빠진 광칠이를 구해내기위해 노력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자신들을 위기에서 구하는 모습과 굉장히 닮았습니다.
한 생명에게 사랑을 쏟고 그 사랑속에서 충만해지는 나를 발견해 뿌듯해지면
그것이 바로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나에대한 사랑 아니겠어요?
의욕없이 지내던 홍구 씨또한
등떠밀려 할 수없이 공부하던 공무원시험보다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있는 강아지 케어 사업에 열정을 쏟게되고
주위로부터 인정까지 받으니
광칠를 위한 행동이 현빈이네 식구 모두에게 좋은 상황으로 연결되는
해피바이러스가 막 전해졌답니다.

요즘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자유학년제가 시행되고 있지요?
앞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보게 하는 의도랍니다.
예전대비 참 아이들은 똑똑해졌으나 진정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꿈을 갖지못해
갈팡질팡하는 경우가 많다하네요.
왜 꿈이 없을까요?
너무 편하고 너무 풍족한 삶이라서?
풍요속의 빈곤을 정신적으로 느끼나봅니다.
광칠이도 맛있는 먹이를 늘 먹을 수있지만 자기가 원하는 바를 이루지못한 공허함에
꿈을 접고 우울하게 지냈죠?
그러다 다시 가족들의 사랑으로 예전 모습을 되찾고
그 과정에서 식구들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게되는 고진감래를 맛보게되는
흐믓한 광경!

개의 눈으로 본 꿈과 희망의 메시지가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묻어있는 <뚱보 개 광칠이>
단순히 웃음으로 넘기지말고
특히 초등 고학년 아이들은 이 책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꼭 한번 짚고 넘어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