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조카는 일주에 한번 받아쓰기시험을 봅니다.
한글을 늦게 떼기는 했으나 중간고사는 좋은 점수를 받는반면 받아쓰기 점수가 우스워~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애가 타지요.
항상 소리나는대로 충실히(?) 받아쓰기를 해오는 조카를 위해서는
<닮은 듯 다른 교과서 속 우리말 - 1~2학년군>를 제공하여
'달이다','다리다'처럼 소리는 같지만 뜻이 다른 낱말을 배울 수 있게 해주어야 겠어요.
반면 예전 코미디프로의 한 코너 '덩달이 시리즈'를 기억하시는지요?
같은 표기법이나 다른 뜻을 여러개 가지고 있는 우리 말의 묘미를 살려
웃음을 자아냈던 프로인데
말장난 좋아하는 3학년 아들을 위해
준비한 책이 있으니
닮은 듯 다른 교과서 속
우리말
배꼽 빠지게 무섭고,
소름 끼치게 우스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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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문맹률은 타국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입니다.
초등학교 교육이 의무교육으로 지정돼 있어 그럴까요? 아니면 우리 글에 대한 사랑?
하지만 쉬운 듯 과학적인 우리말에는
소리랑 글자까지 똑같은데 뜻이 다른 낱말이 있어,
바로 '다의어'와 '동음이의어'로
외국인들뿐아니라 어린 학생들까지 갸웃~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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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시험문제로 출제되는 다의어와 동음이의어는
낱말을 다의어와 동음이의어로 분류하는 방식은 연구자에 따라,또는 사전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경우가 허다한데
이 책의 낱말 분류는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을 따랐답니다.
편의를 위해 '다의어', '동음이의어'를 구별해 설명하지만,
중요한 건 이 둘을 구별해 외우면 절대 안되다는.....!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해석하기 나름이라
아이가 책을 읽다가 모르는 부분을 물어도
"ㅇㅇ아 , 앞뒤 내용을 읽어줘봐."
다시 되묻게 되지요.
한국인에게도 어려운 부분인데 외국인이 이런 부분까지 파악하면
그 외국인은 한국인이라 명해도 전혀 손색없는 실력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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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국어사전처럼 딱딱한 건가?' 대충 책장을 넘겨보며 짐작하였으나
Story를 가진 무서운 이야기와 우스운 이야기가 짝을 이뤄
같은 이야기인듯 다른 이야기 속 세계에 빠져듬과 동시에
국어의 힘을 기를 수 있어
최고의 국어 학습서로 꼽고 싶을 정도랍니다.
울 아들과 딸은 이 책의 의도를 파악했을지? 살짝 의아하지만
책 읽는 내내
"재미있는 책이예요."
국어사적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술술 읽어내려 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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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운'- '무서운'
귀가 어두운 할머니는 손녀 하연이의 말을 잘못 알아 듣고
우스운 이야기대신 무서운 이야기를 풀어 나갑니다.
분명 내가 듣기에도 무서운 이야기인데 뜻밖에 하연이는 깔깔 웃고있으니
이게 과연 어찌된 조화일까요?
솔직히 우스운 이야기와 무서운 이야기를 짝짓기위해
살짝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긴하지만
BUT, 어쩜 이리도 우리 국어의 맛을 잘 살린 책인지
전문가의 필적에 놀라울 뿐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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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이야기를 한 편에 두개씩 '무서운- 우스운 이야기'로
듣는 각도, 이야기하는 각도에 따라 써내려가고 하윤이의 입장에서 들을 수 있는 게
우리 국어가 아니면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은 우리 말의 아름다움과 여러가지 뜻에 관한
일명 한글의 멋스러움을 뽐 낸 책이라 뽑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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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를 재미있게 듣다가도
국어 사전을 옆에 대조한 듯 해석과 그림이 함께 곁들여져 있는 특색은
비단 초등학교 3,4학년들 뿐아니라
6학년 누나까지도 이 책을 들고 깔깔거리며 재미있게 읽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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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듣고왔는지 울 아들이 제게 묻습니다.
"엄마, 자장면과 짜장면중 뭐가 맞을까요?"
ㅋㅋㅋㅋ
요즘 TV에 모습이 보이지않지만 엄마 어렸을적 유명한 개그맨 정재환님이
공부를 하시면서 짜장면이 아닌 자장면이 맞다고 외치고 다니셨던 당시의 신선한 충격을
떠올려 주더군요.
이것을 계기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정재환님은 현재 '한글나라'라는 블로그를 운영하시며
한글문화연대 공동대표로 있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최근에는 다시 짜장면도 맞다는 얘기가 나와 이 책을 통해 한걸음 더 나아간
정보를 얻기까지 했습니다.
책 뒤편 '더 배워 보아요 - 같은 말, 다른 뜻'편으로 독후활동도 신나게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 있으니
책 다 읽고 맞춰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인 듯하지요?
닮은 듯 다른 교과서 속 우리말 1,2학년군에 이은
닮은 듯 다른 교과서 속 우리말 3,4학년군의 이야기는
재미는 물론,국어사적 교육측면까지
유용한 정보를 주었습니다.
'다음에는 5,6학년 편이 나오지않을까?' 기대하면서
이 책의 페이지를 덮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