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나에게 단 한 번의 아침이 남아 있다면 (굿모닝 에디션) - 오늘이 끝나기 전 반드시 깨달아야 할 것들
존 릴런드 지음, 최인하 옮김 / 북모먼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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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사회과학자들은 나이 든 사람들이 젊은이들보다 덜 불행한 이유를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했다.

물론 다른 연령대와 마찬가지로 불행한 노인도 많다.

특히 심각한 질환이나 극심한 통증, 지독한 가난은 노인들에게 유독 더 버겁기 마련이다.

그저 몸이 노화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불행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흔히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대부분의 노인들은 아프거나 허약하지 않다.

이전의 세대들에 비해서도 훨씬 더 많은 노인이 더 건강하게 혼자서도 잘 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노인들의 건강이 약하다는 부분에만 많은 주목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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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을 떠올리면 내게 가장 먼저 다가오는 것은 상실이었다.

젊은 시절 이루어 낸 것들을 하나둘 잃어가는 과정, 지금의 건강과 일상도 더 이상 나아질 수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

이유를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그저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노년을 바라보는 익숙한 관점을 조금씩 흔들어 놓는다.

책에서,

우리가 품고 있는 노후의 이미지는 정작 노년을 살아본 적 없는 사람들이, 젊음이라는 기준으로 노화를 바라보며 내린 평가일 뿐이라는 말에 나의 불안은 편견이 되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노년을 잘 알지 못한다.

생리학적 노화가 눈에 띈다는 이유만으로 삶의 질까지 쇠퇴했을 것이라 단정하고, 늙음과 행복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그 판단은 대부분 노년의 목소리가 아니라 젊음의 시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젊음의 오만'

'노화 자체의 문제와 노화 때문에 생기는 문제를 분리하는 것'

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깊은 생각에 잠기는 순간이었다.


이 책에서 여섯 명의 노인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 흐름을 함께하다 보면 노후는 젊음의 반대말이 아니라 삶 자체의 과정이며,

삶의 의미는 결국 그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불안에 찬 사람들에게 다정한 위로를 건네는 인생 수업.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린다면,

삶의 방향에 대한 끝없는 고뇌가 이어진다면,

상실이 눈을 가려 힘든 시간이 지속되는 것만 같다면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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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잠 - 덕자전성시대 덕자의 장편소설
박보미(덕자전성시대) 지음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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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애써 내려오는 태양빛을 먹구름이 가로막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둡고 무거운 공기가 온몸을 짓누르는 기분이 들었다.
탄생의 축복이 빛을 보기도 전에 찾아온 죽음의 비극은 마치 지하 깊은 곳으로 끌려가는 듯한 감정을 안겨주었다.

힘겨운 삶을 살아왔기에 평범하고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그리는 순간마저 행복으로 느껴진다는 사실이 더욱 마음 아팠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행복한 시간이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럼에도 이 소설은 냉정한 현실을 너무나도 담담하게 보여준다.
착하고 다정해 보이는 사람과,
누구보다 착하고 다정한 설의 만남은 채 아물지 않은 상처 위에 또 다른 상처를 남겼다.
누군가를 깊이 미워하지 못했던 주인공 윤설이다.
스스로 상처를 치료하며 성장한 시간의 기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와 감정이 선명하게 그려지는 소설이라 가독성과 몰입감이 매우 높다.
책을 덮는 순간, 이보다 더 완벽한 제목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과 뒤척임으로 가득했던 첫잠 뒤에 찾아온 그루잠.
그 끝에 따스한 아침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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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초월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철 편역 / 히읏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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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나는 나의 시작을 선택하지 않았지만 나의 끝은 내가 선택한다.

이 한 문장 속에 인간의 존엄이 모두 담겨 있다.

... 67 "자신의 생을 마무리할 시점을 결정하는 것은 궁극의 자유다."


최근 자기 계발과 심리학 분야에서 높은 공감대를 형성한 니체의 철학을 간략히 살펴보고 이 책을 접한다면 더욱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니체가 말하길,

인간은 미완성의 존재이며 스스로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 한계를 넘어 자신을 다시 빚어내야 하는 존재입니다.

자기 극복의 과정을 거쳐 도달하는 인간상이 바로 위버멘쉬(Übermensch), 즉 초월자입니다.

초월자는 개인의 내면에 자리한 두려움과 타성, 그리고 편안하고 익숙한 것들을 뛰어넘는 모든 인간을 뜻합니다.


우리는 습관처럼 부족함을 채우며 완벽에 가까운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 일상이 된 듯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것이 이미 충분한 상태임에도 티끌만 한 결핍이 유난히 크게 느껴지고,

오늘도 스스로를 괴롭히는 삶을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가치관이라는 기둥이 바르게 세워지기 위해서는

철학이라는 터전이 단단히 자리 잡아야 합니다.

옳다고 믿었던 방향이 시간이 흐르며 바뀌기도 하고,

끊임없이 마주하는 질문 앞에서 길을 잃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니체의 철학이 담긴 이 책은 흔들리는 방향을 다시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되어 줄 것입니다.


◆

철학을 배운다는 것은 스스로의 민낯을 보는 훈련이다.

자신이 숨기고 싶었던 동기, 본능, 욕망을 마주하는 일이다.

철학은 우리를 위로하지 않는다.

그러나 철학을 통해서만 우리는 진짜 인간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철학은 인간을 칭송하지 않지만 대신 인간이 숨겨온 본성을 끝까지 드러낸다.

철학은 불편하고 때로는 비인간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오직 철학만이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알려줄 것이다.

철학은 위로가 아닌 직면이다.

그 직면에서만 인간은 비로소 진짜 자신을 알게 된다.

... 21 "철학은 인간이 보고싶어 하지 않는 인간의 민낯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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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사람의 비밀 - 마음을 움직이는 품위 있는 말과 태도
조수빈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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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책의 초반부, 생각을 바로 잡고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하는 문장이 자꾸만 맴돕니다.


◆단순하게 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저 사람의 말이라서 듣고 싶은 사람'

◆논란이 있는 이슈일수록 더 객관적이되 따듯하게 전하려 애써야 한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는 자주 고민했지만,

어떻게 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까지는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대화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가 필요합니다.

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는 물론, 심리적인 요소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함께 작용합니다.

단순히 스피치 스킬이 뛰어나다고 해서 좋은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가 귀 기울여 듣고 싶은 사람이 되었을 때, 비로소 그 스킬은 더욱 빛을 발합니다.


책에서는 작가님의 경험을 토대로 보다 섬세한 길잡이가 주어집니다.

1. 기본을 세우다

2. 테크닉을 다지다

3. 형태를 갖추다

4. 내면을 단단히 하다

이 책에서는 위 4가지는 '끌리는 사람'을 완성하는 4단계 공식으로 제시합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좋은 습관을 만들어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연습과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변화의 폭은 결국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귀 기울여 듣고,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대화법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끌리는 사람의 비밀》이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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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 2025년 부커상 수상작
데이비드 솔로이 지음, 송예슬 옮김 / 서해문집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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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소설을 읽을 때면 늘 그 세계에 빠져들어 인물들과 같은 시간을 보내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내가 발을 들일 수 없는 곳,

끝내 한 걸음 떨어진 자리에서 한 사람의 삶을 지켜보게 했다.

딱 거기까지가 허용되는 분위기다.


이 소설은 놀라울 만큼 현실적이다.

화려한 비유나 장황한 묘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주인공의 얼굴도, 그가 살아가는 집도, 마을의 풍경도 선명한 이미지로 그려지지 않는다.

그래서 책장을 넘기는 내내 머릿속에는 뚜렷한 장면 대신 희미한 윤곽만 남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모호함이야말로 이 소설을 가장 현실적으로 만드는 듯하다.

이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독자마다 받아들이는 바는 다르겠지만,

나는 이 작품이 인간의 본능을 솔직하게 드러낸 한 생애를 담담하게 그려냈다고 느꼈다.

무덤덤하게 흘러가는 문장은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끝내 숨겨 두면서도,

인물들의 행동만큼은 조금도 꾸미지 않고 드러낸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그 절제는 소설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독자와의 거리를 세심하게 조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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