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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안녕을 말할 때
이명희 지음 / 샘터사 / 2025년 12월
평점 :
장애가 있는 아동의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
발달장애 아이들과 함께하는 치료사가 직업인 가진 저에게 이 책은 더없이 반가웠습니다.
책의 내용은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아이에 대한 이야기, 양육과 장애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 책은 그보다는 ‘장애 아동의 어머니’가 아닌 그저 한 사람의 평범한 이야기에 더 가까웠습니다.
섬세하면서도 투박한 매력이 있습니다.
계산적이거나 어려운 인간관계가 아니라, 적당한 거리의 관계 속에서 느끼는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진솔하게 담아냅니다.
힘든 것을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는 메시지나, 스스로 ‘어떻게 극복해왔는지’를 서정적으로 풀어낸 책은 아닙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쉽고 편안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읽어 나가는 동안 마음에 꽂히는 문장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작가님의 짧지만 굵직한 유머, 감동 포인트, 그리고 생각의 전환을 이끌어내는 순간들까지.
정말 많은 매력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그냥 이유 없이 지치는 날, 괜시리 사람들과 함께 있는 순간들이 버겁게 느껴질 때,
이 책은 위로와 쉼이 되어 곁에 있어 줄 것 같습니다.
p.43
자신의 말과 행동, 판단이나 결정에 대해 누군가의 지지를 받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이다.
우리는 애초에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존재로 태어났고 그래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을 누군가를찾아헤매는 건 유전자에 새겨진 명령일 게다.
p.60
집착하지 말라는 석가모니에게 니가 한번 나로 살아 보라 전한다.
p.96
하지만 만일 저 아이가 태어나야 한다면.
저 아이가 지금과 똑같은 신체 조건으로 한 번은 태어나야만 하는 운명이라면.
그래서 세상 누군가는 저 아이의 엄마가 되어 주어야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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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이기야 하겠지만 이내 결심하고 결국 손을 번쩍 들고 말 것이다.
그러고는 그 애에게 속삭이겠지.
안녕? 그래도 널 다시 만나 기뻐.
p.129
변화 가능성을 믿어주는 것.
지금의 현재 모습이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고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어주는 것.
어쩌면 변할 수도 있는 나와 변할 수도 있는 너를 '믿어주고 싶어서'가 아닐까?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