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 2025년 부커상 수상작
데이비드 솔로이 지음, 송예슬 옮김 / 서해문집 / 202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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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소설을 읽을 때면 늘 그 세계에 빠져들어 인물들과 같은 시간을 보내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내가 발을 들일 수 없는 곳,

끝내 한 걸음 떨어진 자리에서 한 사람의 삶을 지켜보게 했다.

딱 거기까지가 허용되는 분위기다.


이 소설은 놀라울 만큼 현실적이다.

화려한 비유나 장황한 묘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주인공의 얼굴도, 그가 살아가는 집도, 마을의 풍경도 선명한 이미지로 그려지지 않는다.

그래서 책장을 넘기는 내내 머릿속에는 뚜렷한 장면 대신 희미한 윤곽만 남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모호함이야말로 이 소설을 가장 현실적으로 만드는 듯하다.

이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독자마다 받아들이는 바는 다르겠지만,

나는 이 작품이 인간의 본능을 솔직하게 드러낸 한 생애를 담담하게 그려냈다고 느꼈다.

무덤덤하게 흘러가는 문장은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끝내 숨겨 두면서도,

인물들의 행동만큼은 조금도 꾸미지 않고 드러낸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그 절제는 소설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독자와의 거리를 세심하게 조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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