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철학의 세계 - 삶에 철학이 들어오는 순간 ㅣ 처음 만나는 세계 시리즈 2
성창원 지음 / 북플레저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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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철학에서 어떤 입장을 하나의 '주의(-ism)'로 규정할 때는 언제나 지나친 이분법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양한 주의의 차이를 칼로 무 자르듯 나누기보다,

어떤 경향성이나 스펙트럼의 차이로 인식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

철학을 한다는 것은 엄밀함을 추구하는 동시에,

사고의 유연성을 잃지 않는 과정임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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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생 시절 교양 과목 중 '동양철학의 이해'라는 강의를 수강한 적이 있습니다.

교수님은 철학이 무엇인지 아느냐 물으셨고, 질문 뒤 정적은 길었습니다.

그렇게 첫 번째 PPT의 슬라이드가 넘어가자 커다란 물음표 하나가 화면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동안의 배움과는 결이 완전히 다른 흐름에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더 나은 질문을 던지며 끊임없이 나아가는 학문인 철학. 

이날 이후 철학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것은 커다란 물음표 하나입니다.


책의 도입부에서 말합니다.

*정답을 제시하거나, 삶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지침서가 아니다.

*확정된 교리를 전파하는 학문이 아니라 끝없는 질문과 자기비판의 정신이다.

*우리는 그것을 겸손한 마음으로 경청함과 동시에 비판적인 눈으로 검토해야 한다.

*철학의 길에 제대로 들어선다면 세상이 이전보다 더 복잡해 보이는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위 내용을 잘 간직한 채 책장을 넘기면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것들 그리고 삶에 대한 생각이 확장될 겁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정말 난해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철학을 접할 때 붙잡고 이해하려 하지 않고 흐르는 강물처럼 그저 받아들이며 생각의 굴레에 빠져듭니다.

사실 그 과정이 즐겁지는 않습니다.

쉽게 무언가를 얻을 수 없는 시간이 더 많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철학은 건강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학문입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의 철학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철학이 어려운 분들께 이 책을 조심스레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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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형광등이 켜졌어
장현정 지음 / 부크크(bookk)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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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이 보이지 않는 눈보라 속에서

계속 걸을 수 있는 건

언젠가 눈보라가 멈출 것이란 사실을

알기 때문이지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언젠간 기쁜 날이 올 것이란 생각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42 눈앞에 눈보라가 칠 때

.

.

누군가의 일상을 들여다 보는 것이 아닌,

사람 사는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시집입니다.


시집을 읽을 때면 늘 어렵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으나

공감 요소가 많은 시집이라 가볍게 책장을 넘기기에 너무나 좋았습니다.


문득 떠오르는 추억에 그때의 감정이 다시 되살아나곤 했습니다.

그렇게 잊은 줄 알았던 추억과 배움을 다시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잠시 머물렀던 마음의 무게를 가볍게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던

그런 시간으로 기억되는 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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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고래
차재이 지음 / 차콜(도서출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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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소설을 읽을 때면 늘 장면이 머릿속으로 영상화된다.

그런데 이 소설은 약간은 다른 영상이 펼쳐진다.

사실 익숙한 영상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저 흘러가듯 두었다.

왜인지 색감이 없었다. 무채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경험한 적 없는 환경과 생소한 삶을 사는 인물들이라 그럴까?

아니다.

부산 해운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토리에서도,

멀지만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에게도 같았다.


차분한 듯 차가웠고

따뜻한 듯 무심했다.

염려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보다 명확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니,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분위기에 감정이 스며들어 조금씩 따스함이 채워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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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주는 상장 - 손으로 버텨온 시간의 이야기
안은혜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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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로 지쳐갈 때쯤, 필사단 활동을 통해 접하게 된 도서입니다.

프롤로그를 온전히 벗어나기도 전,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강한 공감과 함께 과거의 시간들이 떠올라 짧은 글귀일지라도 몇 번을 곱씹어보았는지 모릅니다.

그저 막막했지만 되돌아보니 지금의 나로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 눈앞에 아른거렸습니다.


가볍고 약한 한 장의 종이가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어 단단한 것으로 존재하듯,

책을 읽으며 누군가에게 건네는 응원과 내가 받는 응원이 모여

내 세계를 굳건히 세우는 듯합니다.


존재 자체가 힘이 되어주는,

만나기 힘든 그런 책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과 함께하는 14일간의 필사단 활동이 제게는 그런 시간으로 남았습니다.

내일에 대한 기대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압니다.

보다 더 좋은 분들께 이 책이 널리 닿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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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무늬
백희성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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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세 살 무렵, 희미한 시선 너머로 남겨진 사건.

얼굴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날의 촉감만큼은 그 누구보다 또렷하다.


주인공은 안면인식 장애라는 제한된 환경 속에서 과거의 흔적을 찾아가며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간다.

향기로 기억을 새기려는 자와 촉감으로 과거를 쫓는 여정을 따라가며,

기억이라는 것이 반드시 눈에 보이는 형태로만 남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보이지 않는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가며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실은 사건의 전말을 넘어, 오래도록 이어진 한 사람의 사랑과 생애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때로는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보다 더 선명하고 강력한 힘을 지닐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말이나 행동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닌 묵묵히 곁을 지키며 바라보는 사랑이 존재하는 방식에 대해 오래도록 생각하게 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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