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가진 오늘을 살아갑니다 - 서른다섯, 눈부신 생의 끝에서 결심한 것들
케이트 보울러 지음, 서지희 옮김 / 북라이프 / 2024년 9월
평점 :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p.63
"이건 힘든 여정이 될 겁니다. 당신은 무엇을 내려놓을 수 있나요?"
p.156
나는 눈물이 흐르는 눈을 깜박이며 그를 올려다보았지만 그의 눈은 꼭 감겨 있었다.
"하느님, 부디 이 아이를 살려 주십시오. 그녀에게는 아직 다 이루지 못한 최고의 작업이 남아 있나이다."
.
.
당연했던 나의 시간이 더이상 주어지지 않는다면..
한치 앞도 모르는 미래를 맞이하던 삶이 이젠 끝이 정해진 종착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면..
멍한 눈과 떨리는 숨결로 세상을 원망할 것 같다.
세상 불행이 모두 내 것인 것 마냥, 점점 그 누구도 보이지 않는 곳으로 숨어가다 그렇게 삶을 끝낼 것 같다.
.
주인공이 바라는 것들은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자녀, 여행 그리고 사랑하는 엄마의 손.
누군가에겐 너무나 당연한 인생 계획일테지만 그녀에겐 아니었다.
시작은 35세에 직장암 4기 선고이다. 이토록 값지고 아름다운 나이에 찾아온 불청객은 그녀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앗아갈 듯 하다.
첫 스토리에 가볍게 들었던 생각은 주변을 어떻게 정리하고 떠날 준비를 하는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후회가 남기에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사는 방법을, 절망적이기에 시간이 주어졌을 때 잘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세상을 떠나기 전 해야할 것만 같은 몇 가지 법칙 같은 것들이 나타날 줄 알았다.
아니었다. 그녀는 달랐다. 악착같은 노력으로 하고싶은 것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희망을 품을 도전적인 모습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물론 결과가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 순간을 살아가는 주인공을 보고 있으니 보다 건강한 정신을 다잡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
이 책을 읽은 뒤 다시한번,
당연했던 나의 시간이 더이상 주어지지 않는다면..
한치 앞도 모르는 미래를 맞이하던 삶이 이젠 끝이 정해진 종착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면..
주어진 시간에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듯 하다. 암과 죽음이 원인이 되어 떠날 사람처럼 작아져가는 것이 아닌 현재의 내 위치에서 벗어나지 않고.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과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생각보다 인사를 나누는 것 치곤 긴 시간이라 더 많은 것들을 꿈꿔볼 지도 모르겠다.
눈물은 나겠지만 그래도 돌이켜보았을 때 내 전부였던 것들을 스스로 등지지 않았음에 기쁨과 후련함이 더 클지도 모르겠다.
정말 정말 감사한 매일을 보람있게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