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쉐도우 - 스타테이라의 검
이은숙 지음 / 높은오름 / 2008년 7월
평점 :
전설의 검의 찾아 떠나는 모험
보물이든 신비한 물건이든 베일에 싸인 채 전설로 전해지는 무언가를 찾아 떠나는 모험은 그 여정에 따르는 고난과 역경이 클수록 그리고 찾고자 하는 물건의 가치가 높을수록 더욱 흥미진진해지기 마련이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나 <미이라 시리즈>를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아마 그런 느낌을 십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쉐도우 - 스타테이라의 검>은 아주 만족할 만한 재미를 준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들은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른 수없이 많은 위기를 겪는다. 하지만 그들이 찾고자 하는 그 물건은 그런 숱한 위기를 감수할 만한 것이었으니 그들은 겪는 고초는 대업을 이루기 위한 필수코스에 지나지 않았다.
보물사냥꾼이자 학자이면서 날렵한 재주꾼이기도 한 '그림자' 해성은 친구인 산과 함께 오 교수를 도와 손에 넣은 일지가 의미하는 전설 속 검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그 검을 노리는 간악한 무리가 있었으니 허탈하게도 그들에게 일지를 빼앗겨 버리게 된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일지 못지않게 중요한 지도가 아직 그들 손에 있었고, 오 교수가 일지의 내용을 암기하고 있었다. 이런 복잡하고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해성의 일행에 뜬금없이 신유미와 건이 동참하게 되고 운명을 건 모험에 함께하게 된다.
'이곳을 뚫고 지나가는 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리'라는 뜻을 지닌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시작되는 모험은 일행에게 사막에서의 여정이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깨우쳐 준다. 건조한 모래 위에서의 여정으로 지칠 대로 지쳐 바스러질 무렵 그들 앞에 오아시스가 나타나고 꿈처럼 달콤한 휴식을 맛본다. 그것도 잠시 오아시스에 자리한 유곽 마담의 조언을 경계 삼아 짧은 휴식을 뒤로 하고 그들은 다시 사막 길에 오른다. 게다가 그들 앞에는 엄청난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다. 앞서 보여준 뜨거운 태양과 건조한 기후가 전형적인 사막의 모습이라면 무서우리만큼 거친 모래폭풍과 모래기둥은 사막 여행자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특별한 사막의 모습이다. 일행에게 닥친 갑작스런 위기에서 그들을 구해준 건 해성과 인연이 깊은 황금신발. 하지만 해성과 황금신발과의 해후는 반갑지 않은 일. 그렇지만 해성이 모험의 목적과 의미를 강조하면서 그의 협조를 구하고 게다가 모험을 지지하는 뜻밖의 신탁도 얻어 황금신발도 여정에 동참하게 된다.
천군만마를 얻은 해성일행. 그렇지만 또 다시 일행의 납치라는 간악한 무리의 구차한 술수에 휘말리게 되고 해성은 그들을 구하기 위해 모두를 놀라게 하는 전혀 예상치 못한 선택을 하게 된다. 해성의 결단으로 간악한 무리가 전설의 검에 다다르고 이제 역사를 움직일 검의 소유를 두고 뜨거운 쟁탈전이 벌어진다. 과연 검은 누구의 손에 들어갈 것인가?
알렉산더 대왕의 유산이라는 전설의 검의 행방을 찾기 위한 모험을 그린 <쉐도우 - 스타테이라의 검>은 중앙아시아의 광활한 사막을 무대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모험소설로 시대적인 상황과 맞물려 소설의 재미를 극대화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소설의 초반부 좀 더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1930년대의 시대상황을 묘사했더라면 하는 점이다. 그랬다면 실감나게 소설 속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모험소설이 가져야할 요소를 두루 갖추고 섬세한 필체로 광활한 무대를 배경으로 신명나는 이야기를 펼친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부디 해성과 유미가 또 다른 모험을 통해 독자들과 만나게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