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속고 속이면서, 그럼에도 신기하게 어느 쪽도 상처 하나 입지 않고, 속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듯한, 실로 산뜻한, 그야말로 맑고 밝고 쾌활한 불신의 예가 인간 생활에 충만하다고 생각합니다. - P25
아무리 ’엄숙‘한 장소라 해도 이 말이 한마디라도 불쑥 얼굴을 내밀면 순식간에 우울의 가람이 와르르 무너져 납작해져버리는 기분이 듭니다만, 홀리는 괴로움 운운하는 속된 말 대신 사랑받는 불안과 같은 문학적인 말을 쓰면 반드시 우울의 가람을 부수는 일이 되지는 않는 모양이니 기묘하다고 생각합니다. - P34
이 일군의 화가는 인간이라는 도깨비에게 상처 입고 위협받은 끝에 마침내 환영을 믿고, 대낮의 자연 속에서 똑똑히 요괴를 보았구나, 그럼에도 그것을 익살 따위로 속이지 않고 보이는 그대로 표현하고자 노력한 거야, - P39
아름답다고 느낀 것을 곧이곧대로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안이함, 어리석음. 대가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주관에 따라 아름답게 창조하고, 혹은 추한 것에 욕지기를 느끼면서도 그에 대한 흥미를 숨기지 않고 표현의 기쁨에 잠긴다. - P40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들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꼭 마르크스로 맺어진 친밀감은 아니었습니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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