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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기쁨 - 흐릿한 어둠 속에서 인생의 빛을 발견하는 태도에 관하여
프랭크 브루니 지음, 홍정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3월
평점 :
흐릿한 어둠 속에서 인생의 빛을 발견하는 태도에 관하여. -프랭크 브루니 지음-
-작가 소개-
30년 이상 저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아온 프랭크 브루니는 25년 동안 <뉴욕타임스> 간판 칼럼니스트로 일하며 백악관 담당 기자, 이탈리아 로마 지국장을 역임하고, 음식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저자는 시력 상실을 겪은 지 년 뒤인 2021년에 듀크대학교의 교수직을 수락하며 15년 동안의 맨해튼 생활을 정리하고 한적하고 조용한 채플힐로 사는 것을 옮겼다. 현재 공공 정책과 언론 미디어에 대한 강의를 맡고 있으며, <뉴욕타임스>오피니언 기고가로서 주간 뉴스레터와 에세이를 싣고 있다.
자고 일어났는데 어느 날 갑자기 오른쪽 눈의 시력이 이상이 생긴 저자는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병원과 검사를 전전한 끝에 NAION(비동맥류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 병증)이라는 희귀병 판명을 받게 됩니다.
NAION의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주된 이유는 이 병이 세상에 잘 알려져 있기 않기 때문이다. 제약 회사들은 신약의 잠재적 수익성에 신경을 쓰기 마련이고, 우리 환자들은 그들에게 딱히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보잘것 없는 시장이다. (본문 p.45 부분 발췌)
저자는 병원을 다니면서 여러 가지 치료를 받아보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고, 지푸라기 라도 잡는 심정으로 각종 제약회사의 임상시험에 대상자로 참여도 해 보지만 그 역시 뚜렷한 효과를 못 보거나 진행 중이던 제약회사의 임상시험이 중단되는 경험도 하게 됩니다.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로서 이 과정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는데 문장에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환자의 절박한 심정이 상세하게 담겨있습니다.
나는 도리의 메일을 읽는 동안 목이 멨다. 아울러 도리가 파킨슨병을 스스럼없이 언급하는 것에도 눈길이 갔다. 그 병이 도리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었고 도리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도 그제야 궁금해졌다. 어째서 나는 더 많은 것을 물어보지 않았을까? 아니, 어째서 나는 원하는 만큼 충분히 그 경험을 나누어달라고 하지 않았을까?(본문 p.66 부분 발췌)
작가는 자신의 병을 서서히 받아들이기 시작하며, 대학 시절 친구들 중 한 명인 도리 역시 파킨슨병 환자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충격을 받게 됩니다. 도리를 배려하는 심정으로 파킨슨에 대한 질문을 일절 하지 않았지만 도리와 평소보다 더 자주 연락을 주고받고 본인의 병은 따로 언급하지 않다가 자신의 상태에 대해 쓴 글이 2018년 2월<뉴욕타임스>에 실린 후 도리가 보내온 메일을 읽고 친구의 사정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됩니다.
자기만 불치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작가는 친구들뿐만 아니라 주변에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이들이 어떤 심정으로 살아왔으며, 장애를 받아들이고 극복한 과정을 듣고 자신 역시 시력 장애의 불편함을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 장애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글에 담아내었습니다.
나는 두 사람보다는 여행을 덜 다닌다는 것 말고도 수많은 이유를 댔다. 나는 자주 달리기 때문에 리건은 충분히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 리건은 사람들과 같이 자는 것을 좋아함에도 해리와 실비아는 리건의 잠자리를 따로 마련했지만 나는 리건을 데리고 잘 수 있다.(본문 p.253 부분 발췌)
동생의 부부가 키우던 개 리건을 작가가 직접 데려와 키우기로 결심한 후 항공사의 지시와 수의사의 조언에 충실하게 따라서 국제공항의 터미널 밖에서 리건과 재회하게 됩니다. 동생의 집에 갈 때마다 보살피던 리건을 저자는 인생의 동반자로 함께 하길 결정했고, 리건 역시 주인을 잘 따르며 현재 작가는 반려견 리건과 매일 산책하면서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쁨과 경이를 충만히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정상인으로 50평생을 살다가 갑자기 시각 장애인이 되어버린 한 유명 저널리스트의 심정과 장애를 자신의 남은 삶에 받아들이는 과정을 섬세한 문체로 표현해 낸 <상실의 기쁨>은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시련을 극복할 힘을 줄 수 있는 에세이이며, 몸과 마음 모두 지쳐있는 현대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 책의 리뷰는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