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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 삶, 사랑, 관계에 닿기 위한 자폐인 과학자의 인간 탐구기
카밀라 팡 지음, 김보은 옮김 / 푸른숲 / 2023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영국판 우영우를 책으로 읽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비록 종영되기는 했지만 우영우가 한창 인기를 끌기 시작했을 때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언론에서도 자주 다루는 기사가 쏟아졌었던걸 기억합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워낙 범위가 넓어서 증상이 발현되는 것도 환자에 따라 정말 천차만별이라고 합니다.
작가는 과학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도, 의도를 숨기지도, 뒷말을 하지도 않기에 과학을 통해 스스로 세상에 살아가는 법칙을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에서 작가는 과학을 통해 자신의 기묘한 부분을 끌어안는 법, 완벽함에 집착하지 않는 법, 두려움을 다루는 법,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법 등등 학창 시절부터 연구원으로 직장 생활을 하기까지 어떤 방식을 통해 세상의 일원이 되어갔는지 과학의 언어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과학의 언어를 빌린 책인 만큼 쉽게 이해하거나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닙니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각종 과학 용어가 등장하는 책이며, 작가는 이해하기 쉬울지언정 과학지식이 하나도 없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더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책을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생물정보학 분야에서 과학자로 일하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보면서 읽었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과학의 분야는 생물화학과 열역학, 양자물리학, 분자동역학까지 무척 다양한 분야의 과학이 등장하기에 이 모든 과학 분야를 이해하고 책을 완벽하게 습득하기에는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작가가 이 책을 쓴 의도 역시 독자에게 과학을 설명하려는 의도로 쓴 건 아닐 것입니다. 단지 여러 분야의 과학적 사실을 설명하려 했다면 시중에 출간된 다른 책들도 이미 많이 있으니까요.
다만 작가 스스로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지구'에 어떻게 정착해 살 수 있었는지를 본인이 가장 잘 아는 과학의 힘을 빌려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과학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운 작가는 가족의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으로 박사 과정을 마친 후 직장도 가진 연구원이 될 수 있었고 작가와 마찬가지로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도 작가 못지않게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치 않은 케이스이기에 우영우처럼 더욱 조명 받게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책 속의 인상 깊었던 문장:
사장은 내게 동조했지만, 사람들에게 더 배려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네, 하지만 사장님도 배려심을 좀 가져야 할 것 같은데요."라고 쏘아붙였다. 정확하게 내가 느낀 감정을 말했지만, 결과가 말해주듯이 직업 안정성에 특별히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이 책의 리뷰는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