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Q대학교 입학처입니다 - 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작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권제훈 지음 / &(앤드)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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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작인 소설로 대학 입시 고민 상담소인 '입학처' 직원들의 사계절을 담은 일상 이야기 소설입니다.
작가님이 실제로 한 대학의 입학 사정관으로 일한 경험을 밑천으로 이 소설을 집필했습니다.

소설을 읽어보시면 눈치채겠지만 입학처의 생생함이 고스란히 담겨있고, 실제로 근무하지 않았으면 상상력 만으로 쓸 수 있는 소설이 아니라는 걸 문장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반드시 의대를 보내야 하는 학부모의 스토킹 같은 연락에 진이 빠지는 홍지원, 12년 특례 전형으로 대학 보내고 싶은데 경제력이 안되는 김지민, 강남으로 이사 왔지만 딸의 내신등급이 4등급이라 절망하는 장대현 등 소설에는 입학 사정관으로 일하고 있기에 현재 대한민국의 입시제도가 상위권 대학에 편승하기 얼마나 힘들고 고된 과정인지 더욱 잘 알고 있는 입학처 사람들의 평범한 학부모로서의 고민도 같이 표현되어 있어서 더욱 현실감이 느껴집니다.
소설이지만 저에게는 에세이로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제 직업과도 무관하지 않고, 저 역시 학부모이기도 하기에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내용의 소설이었습니다.
입시가 툭하면 바뀌어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혼란스러운 마음을 안겨주기는 하지만 학교 다니면서 내신 대비하고 수능이나 수시 대비해야 하는 기본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학부모에게는 입시의 매운맛을 전해주고, 아직 학부모가 아닌 분들에게는 입학처 직장인들의 고군분투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여기는 Q대학교 입학처입니다>를 시간 여유 있으실 때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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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조병준 지음 / 프리즘(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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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기 전부터 짐작은 했지만, 초반부터 제 눈물샘을 건드린 책입니다. 자식 키우는 부모라면 작가님의 심정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더군다나 사고로 잃게 된다면 제정신으로 살 수 없을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아이들이 있기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슬픔과 그리움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은 치유 에세이입니다.

2015년 7월 초등학교 캠프에서 학교 직원 차량에 치여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병설유치원생의 실제 사망사건으로 사건이 발생한지 8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법적 다툼 중에 있는 한 아버지의 아들을 향한 절절함을 담아낸 책입니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1부<보리, 오다>는 아이의 탄생 과정과 어린이집 생활 중 선생님과 아빠가 주고받은 원아 수첩의 기록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부 <보리, 보내다>는 보리를 잃은 상실감과 지키지 못한 죄책감, 보리가 떠난 후에 아버지로서 겪은 일과 감정을 시와 글로 담아냈습니다.
아버지뿐만 아니라 남은 가족 역시 아이를 떠나보내는 각자의 슬픔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이사를 하지 않았다면 다니던 어린이집을 옮기지 않았다면 아이가 살아있지 않을까'라고 후회하는 부분이 너무 가슴 아팠는데, 이런 불의의 사고가 나에게 일어나리라고 어느 부모가 예상을 할 수 있을까요?
크면서 아이가 아프기만 해도 부모는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싶은데 그 상실감은 감히 상상이 안되는 부분이기에 2부가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3부 <다만, 그러하다>는 이별을 받아들이는 과정과 잘 보내주는 법, 슬픔을 치유해가는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보통 부모들은 힘들거나 지칠 때는 가족과 자식 생각하면서 버텨냅니다. 저에게도 아이는 인생의 기쁨이자 큰 버팀목이 되는데 소중한 보물 같은 아이를 잃은 상실감은 그 무엇으로도 치유가 되지는 못할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가족이 있기에 또 하루를 살아가야 하지요. 다른 아이들에게도 보호막이 되어주어야 할 아빠이니까요.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는 아버지가 슬픔을 받아들이고 잃은 아들을 위한 글과 함께 책을 통한 치유와 자기성찰의 과정을 그대로 담아낸 작품입니다.

이 책의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은 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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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를 알면 보이는 것들 - 공간은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결정짓는가
정은혜 지음 / 보누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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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역사를 좋아하는 편인데 <지리를 알면 보이는 것들>의 작가님은 독자가 지루하지 않도록 지리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 경제 분야에 걸쳐 지리와의 연관성을 설명해 주기 때문에 정말 흥미진진하고 지루할 틈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한국의 지리적 발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지리를 알면 보이는 도시의 발전, 경관, 디자인 등 각 분야의 흐름과 발전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줍니다.

서울로 이사 와서 산 지 17년 되었는데 그동안 광화문 광장이 정말 많이 바뀌어서 개인적으로는 '광화문 광장'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와닿았습니다. 20대, 30대, 그리고 40대가 된 지금의 광화문 광장은 멋지게 변해서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공원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데 단점이라면 그만큼 집회도 많아져서 주말은 헬게이트가 열리기도 합니다. (주말에 여기 차 가지고 가면 끔찍합니다)

각 장은 모두 작가님이 직접 다니면서 촬영한 사진자료들도 수록되어 있기에 마치 탐험가와 함께 각 도시를 여행 다니면서 지리 견문록을 읽는 것 같은 재미가 있는 책입니다.
<지리학 특강>은 마치 세계지리 선생님과 함께 하는 역사특강 같은 느낌으로 지리의 역사, 미국의 아이덴티티, 고대 도시 해부까지 풍성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이 책이 다른 지리 책들과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 바로 이 <지리학 특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철학자로만 알고 있던 '칸트'가 유명한 지리학자였다는 흥미로운 사실 역시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특히 핵심지역과 주변지역의 점점 벌어지는 격차로 인한 슬럼화, 그리고 슬럼가에 사는 주민들에 대한 이야기 역시 정부와 학자들이 앞으로도 이런 지리적이고 사회적인 현상들이 조금씩 나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를 해나갈 것이라는 작가님의 맺음말이 꼭 실현되길 바랍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폭염,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 혹한기를 힘들게 견디고 있는 우리 곁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 더 나은 환경이 조성되어 자연재해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는 도시가 조성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한두 개가 아니기에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각계각층의 노력이 더해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지리를 알면 보이는 것들>을 읽고 나니 지리가 어렵고 고리타분한 학문이라는 편견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공간이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결정짓는지 궁금하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 책의 리뷰는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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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 - 샌디에이고에서 행복한 디자인을 만나다
윤아림 지음 / 멀리깊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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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가 역시 수능을 보고, 재수를 하고, 그토록 원하던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도 끊임없이 밟아나가야 할 코스가 이어지는 그런 모범 답안 같은 삶에 지쳐 미국행을 택했습니다. 그렇다고 미국에는 치열한 경쟁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훨씬 더 많은 선택지가 있고 어떤 길을 선택하든 관대하게 존중해 주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기에 작가는 미국을 택합니다.

한국의 스타트업 기업의 막내 디자이너였던 작가가 어떤 계기로 미국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준비를 해서 원하던 대학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는지의 과정이 책에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디자인 분야로 진로를 결정한 학생이나, 미국으로 디자인 공부를 하러 갈 계획이 있는 대학생들에게 꽤 많은 도움이 될 정보가 책 서두에 언급되어 있기에 읽어보면 많은 참고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학생 신분에서 인튜이트의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회사) 인턴 직원으로 취업에 성공해서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되기까지의 본격적인 미국 생활 2막이 펼쳐집니다. 업무에 적응하기까지의 과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성시키기 위해 겪은 많은 시행착오를 어떻게 버티면서 견뎌내는지에 대한 내용이 중반부에 담겨있고 작가는 사용자를 위해 고민하는 디자이너로서 행복한 디자이너가 되는 길을 제시해 줍니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의 마지막 파트에는 인튜이트, 벤츠, 아마존의 디자이너 들과의 인터뷰 전문이 수록되어 있으며, 인터뷰를 읽어보면 각 회사들의 디자이너들이 행복하고 싶은 예비 디자이너들에게 해주는 조언들은 특히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분들이나, 신입 디자이너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디자인 관련 분야 사람이 아니어서 부담 없이 한 젊은 디자이너의 성공기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책을 읽어보니 한국의 디자인 산업이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디자이너들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존중해 주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더욱 눈부신 성과를 이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꼭 외국으로 유학을 가서 성공해 금의환향하는 이런 패턴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순수 국내파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디자이너로 거듭나는 이야기의 책을 읽어 볼 수 있기를 희망하며 오늘 책 소개는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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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 -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성파.김한수 지음 / 샘터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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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성파 스님과 김한수 기자님과의 대담을 수록한 대담집이며, 성파 스님이 출가 전에 어떤 공부를 하셨으며, 출가 후 통도사에서 수행하시면서 했던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에세이처럼 담아낸 책입니다.

종교에 몸담고 계신 분들이 평생 수행을 하며, 공부를 하고 계신 건 알고 있었는데 성파 스님의 분야를 넘나드는 공부 열정에 정말 대단한 분이시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기본적인 종교인으로서의 수행으로 시작한 성파 스님의 공부는 그야말로 장르 불문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각종 분야에서 집념을 드러내면서 열의를 다해 평생 공부를 실천하고 계신 참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시다시피 불교는 우리의 전통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종교입니다. 오랜 역사를 함께 한 종교인 만큼 불교 기반의 각종 문화재와 보물도 많이 있습니다.
한지에 쪽물을 들인 감지를 만드는 기술 역시 오랜 기간 사라진 기술이었는데 성파 스님은 고려 시대 이후 단절된 그 기술을 복원하셨습니다.
단절된 감지 기술을 복원하면서 쪽 염색은 전통 염색의 세계로 첫걸음이기도 했습니다.
남들은 하나 제대로 하기도 벅찬 과정을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 그림, 염색,도자기,언어등 각종 분야에서 성과를 일궈내셨는데 왜 책 제목을 이렇게 지으셨는지 읽어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해 보니 열심히 공부하며 일하신 성파 스님의 경험과 인생 그 자체가 백과사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통도사의 된장이 그렇게 맛있는 줄 이번에 책을 읽고 처음 알았어요. 성파 스님께서 직접 전통 된장 기법 그대로 만드셨다는데 저도 집에 있는 된장 다 먹으면 통도사에 된장 사러 식구들과 함께 가봐야겠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최근 읽었던 그 어떤 자기 계발서 보다 깊은 울림과 깨달음을 주는 책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였습니다.

이 책의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정독 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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