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조병준 지음 / 프리즘(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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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기 전부터 짐작은 했지만, 초반부터 제 눈물샘을 건드린 책입니다. 자식 키우는 부모라면 작가님의 심정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더군다나 사고로 잃게 된다면 제정신으로 살 수 없을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아이들이 있기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슬픔과 그리움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은 치유 에세이입니다.

2015년 7월 초등학교 캠프에서 학교 직원 차량에 치여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병설유치원생의 실제 사망사건으로 사건이 발생한지 8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법적 다툼 중에 있는 한 아버지의 아들을 향한 절절함을 담아낸 책입니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1부<보리, 오다>는 아이의 탄생 과정과 어린이집 생활 중 선생님과 아빠가 주고받은 원아 수첩의 기록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부 <보리, 보내다>는 보리를 잃은 상실감과 지키지 못한 죄책감, 보리가 떠난 후에 아버지로서 겪은 일과 감정을 시와 글로 담아냈습니다.
아버지뿐만 아니라 남은 가족 역시 아이를 떠나보내는 각자의 슬픔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이사를 하지 않았다면 다니던 어린이집을 옮기지 않았다면 아이가 살아있지 않을까'라고 후회하는 부분이 너무 가슴 아팠는데, 이런 불의의 사고가 나에게 일어나리라고 어느 부모가 예상을 할 수 있을까요?
크면서 아이가 아프기만 해도 부모는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싶은데 그 상실감은 감히 상상이 안되는 부분이기에 2부가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3부 <다만, 그러하다>는 이별을 받아들이는 과정과 잘 보내주는 법, 슬픔을 치유해가는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보통 부모들은 힘들거나 지칠 때는 가족과 자식 생각하면서 버텨냅니다. 저에게도 아이는 인생의 기쁨이자 큰 버팀목이 되는데 소중한 보물 같은 아이를 잃은 상실감은 그 무엇으로도 치유가 되지는 못할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가족이 있기에 또 하루를 살아가야 하지요. 다른 아이들에게도 보호막이 되어주어야 할 아빠이니까요.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는 아버지가 슬픔을 받아들이고 잃은 아들을 위한 글과 함께 책을 통한 치유와 자기성찰의 과정을 그대로 담아낸 작품입니다.

이 책의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은 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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