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산테는 알았다. 아주 잘 알았다.암사자가 일부러 남긴 냄새였다.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 냄새, 내가 여기 있다고 알리는 냄새, 아이를 찾아다니는 엄마의냄새였다. 그러나 쿠신다와 이자요의 냄새는 아니었다.그건 아산테의 엄마, 아산테가 몹시도 그리워하는 마이샤엄마의 냄새였다.
분량 부담 없이 짧은 단편소설 5편이 담긴 책이라 공부와 학원에 치여 바쁜 학생들이 읽어보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는 책은 아닙니다. 특히 요즘 청소년들이 공감할 만한 성적, 진로, 가족관계, 학업 스트레스가 주제인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청소년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단편소설집입니다. <새삼 강한 빛과 별>동경과 질투의 대상이었던 언니가 모의고사 날 난동을 부린 이유를 알게 된 한별은 언니의 고충을 이해하게 되고, 엄마와의 관계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모범생 언니와 비교되는 둘째의 심리가 잘 표현되어 열등감 느끼는 둘째들이 읽어보면 공감할 이야기였습니다.<짐승의 여름 방학>이름: 김승, 별명: 짐승유학 간 공부 잘하는 형을 뒷바라지하느라 갖은 고생 다 하고 가게가 기운 집안 분위기에 위축된 승이는 빨리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특성화고에 진학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승이에게 남겨진 외할아버지의 유산으로 엄마가 승이 명의로 덜컥 노래방을 인수하면서 졸지에 학생 사장님이 되어버린 승이는 노래방 운영을 위해 여름방학 동안 친구와 갖은 노력을 합니다. 그러다 결국 진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여름 방학 끝자락에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우수함'의 기준을 정립해 가는 과정을 승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잘 드러낸 두 번째 이야기였습니다.<아프기로 마음먹었다>엄마와 둘이 사는 민영이는 공부로 성공하는 게 삶의 목표인 엄마의 극성으로 하루 종일 학원을 쳇바퀴 돌듯 하며 살다가 건강이 악화되는 바람에 요양차 외갓집으로 왔습니다. 외가에서 살며 학교를 다니는 민영이는 점점 마음의 안정과 건강을 찾아가지만 엄마는 다시 서울로 전학시키려 결정했고 연락을 받은 담임선생님에게 엄마랑 살면 아프다며 자기는 백일장에 나갈 거라 전학 안 간다고 엄마에게 전해달라고 합니다.엄마와의 신경전과 치열한 눈치게임을 통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길 바라는 십 대들의 마음을 유쾌하게 풀어나간 이야기였습니다.<완주의 끝>평생 집에 돈 한 푼 가져오지 않고 실속 없이 허황된 꿈에 젖에 성과 없이 바쁘기만 한 이상주의자 아빠와 빚을 값는데 전속력으로 달리는 엄마 사이에서 갈등하는 윤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결혼하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사실 부부가 싸우는 이유의 근본적인 원인은 돈입니다. 가정에 경제적 안정감이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당연하게도 평온한 가정을 이뤄 나가는 게 힘듭니다. 경제적으로 힘든 부모님의 상황을 청소년의 시선으로 풀어가 행복의 정의를 깊이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입니다.<구슬 감추기>엄마의 모든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전교 2등 강욱이는 엄마가 시킨 대로 영재학교 합격률 99%라 쟁쟁한 아이들만 모아서 수업하는 과학학원에 다니게 됩니다. 학원에 간 첫날 필통을 챙겨오지 않아 근처 무인 문구점에 가서 필기구를 사다가 우연히 물건을 훔치는 여학생을 목격한 후 자기도 모르게 볼펜 하나를 훔쳐 오게 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주변 무인 문구점을 순회하며 물건을 훔치는 재미가 들린 강욱이의 범죄를 학원 친구가 알게 되는데...무인 가게에서 범죄행위는 요즘 종종 보게 되는 일이기에 가장 현실감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제가 강의하는 학원 근처에도 무인 가게가 꽤 있는데 물건 훔쳐 간 사람에 대한 경고 문구가 사진과 함께 무인 문구점에 붙어있는 걸 저도 종종 보거든요. 아이들이 이런 일탈행위를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던데 가격이 얼마 안 되는 문구류를 훔쳐도 엄연한 범죄행위입니다.학업 스트레스를 도벽으로 푸는 강욱이의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의 불안감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보게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이 책의 리뷰는 라임 서포터즈 1기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는 우주에 수많은 별들의 존재를 통해 인류 문명의 초창기부터 시작해 우리가 알고 있는 별, 그리고 미처 몰랐던 수많은 다른 별들까지 별에 관한 모든 지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천문학의 역사뿐만 아니라 최신 소식까지 이 책 한 권에 전부 담겨 있어서 천문학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는 지식을 원하는 분들이라면 더욱 의미 있는 책입니다.우리 모두 어릴 적 별자리 설화에 대한 책은 한 번쯤 읽어보았을 겁니다.별자리 설화는 기본적으로 그리스 신화에 기반을 두고 있기에 별은 항상 사람들에게 신비롭고 경이로운 존재로 오랫동안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습니다.실제로 천문학은 자연과학 중 가장 오래된 학문이라고 합니다.알타이르는 독수리자리이며 아시다시피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에서는 견우성과 직녀성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워낙 유명한 이야기라 그런지 책에서도 '같은 얼굴 다른 이름'이라는 제목으로 언급이 되었습니다.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자리만 찾으면 북극성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경험상 밤하늘의 별자리 중 북두칠성이 가장 찾기 쉬운데 북두칠성을 찾으면 카시오페이아자리도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듯이 북극성은 나침반이 발명되기 전 항해자들이 북극성을 기준으로 길을 찾았기 때문에 '길잡이 별'이라고도 불렀습니다.그런데 이 북극성이 아주 오랜 옛날에는 '길잡이 별'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지구의 자전축은 달과 태양이 지구에 미치는 중력으로 인해 가리키는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다른 별이 하늘의 북극점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었다고 합니다.그리고 23세기가 되면 케페우스자리의 감마성이나 알데라민이 그런 역할을 넘겨받게 될 거라고 하네요. 과학 책을 읽는 묘미는 바로 이런 점 인 것 같아요. 모르던 사실을 새로이 알게 된다던가, 오랜 기간 동안 사실이라고 믿고 있던 것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실이 아니게 된다는 점. 물론 제가 23세기까지 살아있을리 만무합니다만...서울에서는 별을 쉽게 볼 수 없지만 책을 통해 별들의 세계를 상상하면서 읽어보니 새삼 어린 시절에 별자리를 찾아보던 추억도 떠올랐습니다.이 책의 리뷰는 서포터즈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자신만의 속도로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신작 그림 에세이로 돌아온 작가 댄싱스네일은 가슴 따뜻한 글과 그림으로 독자의 마음을 위로해 줍니다.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모습을 작가가 일상에서 직접 경험한 에피소드로 일러스트를 곁들여 잔잔하고 온기 가득한 글귀와 함께 채워나갔습니다. 우리 모두 살다 보면 하기 싫은 일을 마땅히 해야 하는 상황을 종종 맞닥뜨리게 됩니다. 이런 상황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경험하게 됩니다. 학생 시절에는 하기 싫은 공부도 해야 하고 어른이 되면 사회생활하면서 만나기 싫은 사람 얼굴을 매일 마주하며 일하기도 하고 때로는 하기 싫어도 내가 직접 일을 해결해야 하기도 합니다. 하기 싫은 일로 인해 더 이상 고통받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을 최대한 빨리 시작하는 것뿐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어차피 해야 한다면 하기 싫은 일부터 빨리 해치워 버리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을 것 같네요.하기 싫은 일을 미루다가 급하게 마무리해야 했던 경험 누구에게나 있을 것 같은데, 먼저 빨리 처리해 버리면 '해야 하는데...'라고 계속 생각할 필요가 없으니 짜증도 덜 나고 조급한 마음도 사라지게 될 것 같습니다.젊을 때는 조금이라도 더 인정받고 싶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려 합니다. 이런 마음을 악용하는 업주나 사장님들도 많지요. 오죽하면 열정페이라는 말도 생겼습니다. 진짜 어른의 지혜는 운이 좋아 주변에서 귀띔을 해준다면 금방 알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제 글에서라도 얻어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페이지를 골랐습니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100% 드러내는 건 진짜 그래야 할 상황에서 발휘하세요. 세상에는 내가 가진 재능을 실컷 이용해 먹고 내팽개치는 사람들이 사회에 깔려있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헌신하면 헌신짝 됩니다.(박명수 어록)아프면 청춘이 아니라 환자라는 박명수 님의 명언도 있듯이, 지나친 아픔은 오히려 나에게 독이 됩니다. 감당이 가능한 수준의 정신적 타격은 다음에 같은 실수를 번복하지 않기 위해 자신을 단련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용기를 만들어 가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뭐든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 견디기 힘들 때는 피해 가거나 포기하는 방법도 때로는 필요합니다. 잘 해야겠다는 생각에 매일 허덕이며 자기 자신을 스스로 괴롭히며 무리하고 있는 삶을 사는 것보다는 조급한 마음을 조금 덜어내어 나 자신에게 따뜻함과 다정함을 선물해 주는 시간을 만들어 가는 생활패턴이 자존감을 높이는데도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이 책을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내 마음조차 뜻대로 풀리지 않는 분느긋하게 정신적 여유를 찾고자 하는 분나만의 속도로 살아가고 싶으신 분이 책의 리뷰는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나는 무엇인가?의식은 어디에서 기원하는가?비인간 동물은 지각이 있는가?인공지능은?이 모든 질문들에 의문을 가지고 지각과 자아라는 어려운 문제를 실험하고 탐험한 의식 연구의 세계적인 귄위자의 저서인 만큼 과학서이지만 철학적인 사고를 함께 담고 있는 <센티언스> 입니다. 젊은 시절에 시각피질을 제거한 원숭이와 동고동락하면서 진행한 실험관찰부터 시작해, 고릴라를 연구하며 지능의 사회적 기능 이론을 정립하기까지 실험실과 오지 그 이외에도 각종 신비한 장소를 돌아다니면서 탐구한 내용이 책 초반부에 흥미진진하게 전개됩니다.작가는 자신의 과학과 심리학 그리고 문학, 철학과 예술까지 거론하며 의식과, 감각을 다양하게 관철하며 구체화시킵니다. 특히 지각으로의 전이를 부모가 되는 것처럼 갑작스럽고 심오한 변화에 빗대어 질적 변화의 상태 차이를 언급하면서 지각과 비지각 사이의 중요한 격차를 설명합니다. 주제가 어려운 만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과학이 다른 분야를 넘나들면서 특징을 분석해 나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담았습니다.인간을 포함한 온혈동물, 문어, 그리고 로봇에 이르기까지 동물의 현상적 자아에 관한 주장과 지각 동물의 정의 마지막으로는 로봇이 자아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전개됩니다.예전에는 로봇이 자아를 가진다거나 인간을 지배할 거라는 이야기는 단순히 소설이나 영화의 소재로만 쓰이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AI의 진화는 정말 인간의 상상력을 훨씬 뛰어넘고 있기에 어느 순간부터는 어쩌면 'AI가 자아를 가지게 되는 일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기에 먼 미래에는 꼭 불가능하지는 않겠다 싶어요.이 책의 리뷰는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