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사를 찾아서
제이미 린 헨드릭스 지음, 정다운 옮김 / 그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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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늘 출판사에서 받아본 책이다.
이 책의 서평단 모집 피드가 올라왔을 때,
"미안해. 아니 사실 별로 그렇지도 않아."
라는 한 문장을 보게 되었다.
부부를 중심으로 한 스릴러인데
이 말을 뱉은 이는 아내일까, 남편일까?

* 그, 혹은 그녀는 왜 이런 말을 하게 된 건지
너무 궁금했다.
거기에 키스를 하는 듯한,
혹은 여성의 목을 조르고 있는 듯한 표지마저
마음에 쏙 들었다.
그렇게 나는 제이스와 함께 테사를 찾기 시작했다.

* 은행원으로 일하고 있는 제이스는
얼마 전, 사랑하는 그녀와 결혼했다.
그녀의 이름은 테사.
여느 때처럼 집으로 돌아온 제이스.
하지만 그는 곧 테사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깨진 유리창, 좀 많은 핏방울과
테사의 머리카락 뭉텅이까지.
제이스는 곧 경찰에 신고하지만
늘 이런 사건에서 제일 먼저
의심 받는 것은 남편 아니겠는가?

* 제이스도 이것을 알고 있었다.
제이스는 테사를 찾을 수만 있다면
견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제이스는 생각보다
테사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다.
피가 묻은 셔츠를 맡기고 경찰서를 오가는 제이스.
하지만 일은 전혀 제이스가 생각하지
못한 곳으로 흘러간다.
큰 폭풍우가 밀어닥치듯이.

* 책은 테사를 찾으려는 제이스와
온몸에 멍과 혹을 달고 도망치는
테사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나온다.
그리 평온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
아빠가 다른 언니 오빠들과
늘 취하고 약에 쩔어있는 엄마를 본 테사는
영화같은 사랑과 삶을 꿈꾸게 된다.

* 빛나는 멋진 갑옷을 차려입고
자신을 구해줄 기사님이 올 거라고.
하지만 테사가 고르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쓰레기였다.
테사는 나쁜 새끼 1번, 나쁜 새끼 2번,
나쁜 새끼 3번이라고 번호를 매기다가
결국 나중에는 그마저도 그만뒀다.
나쁜 새끼의 순서가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라는 생각으로.

* 테사는 어째서 그렇게 나쁜 남자들만
만나게 되었을까?
그녀의 인생에 사랑을 하고,
사랑 받는 순간은 과연 있는 것일까?
테사는.... 그녀는 무사할까....?

* 읽는 내내 온갖 물음표들이
머리를 둥둥 떠다녔다.
그저 남들이 사는 정도만 되어도
크게 행복했을 그녀 테사.
그녀의 어린 시절은 아동 학대로,
결혼 생활은 가정 폭력으로 피칠갑이 되어 있었다.

* 물론 테사도 학력 위조와 신분 세탁 등
그리 정직하게 볼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래도 그녀를 응원하게 만들었다.
스스로를 깨뜨리고 세상으로
한걸음 나온 테사의 용기에
박수를 쳐 주고 싶었다.

* 둥둥 떠다니던 물음표들이
느낌표 바뀌었을 때도,
책이 딱 한 페이지 남았을 때도
쉽게 안심할 수가 없었다.
그만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굉장한 속도로 몰아치는 책이다.

* 제이스의, 테사의 이야기가 끝나는 장마다
머리 속으로 새로운 관계도를 그리기에 바빴다.
처음에는 계속해서 나쁜 새끼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빠지는 테사가 멍청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는 테사처럼 똑똑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했다.

* 경찰 이름이 솔로몬이라서 이름에 맞게
엄청 끝내주는 추리를 보여줄거라 생각했는데
솔로몬은 개뿔~~
포켓몬이 더 똑똑하겠고만!!!

* 출판 마케팅 분야에서 20년에 가까운
경력이 있는 작가님이라고는 하지만
첫 소설부터 이렇게 끝내줄 줄은 몰랐다.
다른 작품으로는 '죽은 자의 결혼식'이
있다고 하니 이것도 꼭 찾아봐야겠다.
가능하다면, 계속 이 작가님의 작품을
보고싶다.
오랜만에 만나는 찐한 심리 스릴러가
너무 완벽해서 겁나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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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걷는 소녀 - 2023 대산창작기금 수상작 미래주니어노블 15
백혜영 지음 / 밝은미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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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주니어 소설이라고 하는데 "꿈"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가지고 쓴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다.
거기다가 도플갱어라니~
처음엔 어린 소녀의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도 따뜻한 이야기였다니....

* 중학생 새별은 오늘도 같은 꿈을 꾸었다.
버스에서 자신과 꼭 닮은 소녀를 만나는 꿈.
그러나 대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상대방은 새별이를 알아보지도 못한다.
그저, 새별이만이 그녀의 존재를
인식하고 바라보는 것이다.

* 똑같은 꿈을 세 번이나 꾸는 새별.
이젠 이 꿈이 뭔가 있다는 생각을 자꾸 한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다.
하나뿐인 엄마와는 사이가 좋지 않다.
또 하나뿐인 혈육 은별이는 새별의 곁에 없다.
새별이는 자신의 잘못으로 은별이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 꿈에 관해 모든 신경이 쏠리고 있을 때,
반으로 남자 아이가 전학을 왔다.
그의 이름은 서연휘.
잘생긴 외모에 자신감이 충만한 모습으로
전학오자마자 모두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 연휘는 새별이의 짝꿍이 된다.
연휘의 외모에 반한 새별은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세상에 이런
또라이 같은 놈이 다 있나?!
다른 학생들과는 다른 생각과
언행으로 연휘는 금새 잘또라는 별명이 생긴다.
잘생긴 또라이.

* 미스터리 덕후인 연휘는 새별이의
꿈을 이해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새별은 꿈 이야기를 연휘에게 털어놓는다.
역시 미스터리 덕후, 미덕답게
연휘와 이야기 할수록 뭔가
실마리가 보이는 듯 하다.
예를 들면 그 꿈에서 만난 소녀가 누구인지,
꿈을 통해서 새별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말이다.

* 그렇게 새별은 30년 전,
자신과 꼭 닮은 모습의 엄마를 보게 된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바라본 엄마의 학창시절.
새별은, 엄마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까?

* 엄마가 짊어지고 있던 짐과
새별이 가지고 있던 죄책감.
단어만으로도 무거운 이것들을
어린 새별이가 다 감당할 수 있을까
조금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이런 내 걱정이 무색하리만큼
새별은 큰 용기를 낸다.

* 사실 나는 '꿈'이라는 단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몸이 휴식을 취하는 그 사이에
내가 보는 영상, 그러나 깨고 나면
기억도 나지 않는 부질 없는 것.
이라고 생각했다.

* 흔히 우리가 장래희망을 물어볼 때도
'꿈이 뭐니?' 라고 물어본다.
나는 꿈이라는 단어와 이 문장도 싫었다.
어렸을 때 꿈은 너무 자주 바뀌었고,
철이 들고서부터 꿈은 닿을 수 없는
먼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것도 부질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이 책을 통해 내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다.
'꿈'이라는 단어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오히려 새별이 나이대의
아이들은 많은 꿈을 꿀수록 좋을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했다.

* 무거운 단어와 주제를 산뜻하게 풀어나가
내 생각도 조금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았을까 싶다.
지면을 조금 할애해서 엄마가 가지는
감정의 변화도 그려줬으면 좋았을걸,
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다면 주니어가 아닌 어덜트 소설이
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 꿈은 자신의 욕망을 발현하는 도구라고도 하던데,
그렇다면 새별은 엄마와의 관계 발전을
욕구로 이런 꿈을 꿨을지도 모르겠다.
불행하다고 보여질 수 있는 한 가족과
사회적 참사, 그 피해자와 유가족 모두를
어루만져주는 책이었다.

* 오랜만에 피와 살이 튀는 소설이 아닌
산뜻한 책을 읽었다.
그래서인지, 지나버린 휴일조차
조금은 편안해졌다.
휴일 내내 지쳐 쓰러져있었는데,
오늘은 나도 용기를 낸 새별이처럼
기운을 내 다시 하루를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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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의 절반은
곤도 후미에 지음, 윤선해 옮김 / 황소자리(Taurus)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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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파란색 캐리어와 맑은 하늘의 여행지,

표지부터 굉장히 기분 좋은 느낌을 주었다.

여성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뒷모습에서도 즐겁고 행복한 기운이

물씬 풍기는 표지.

이 책은 또 나를 어디로 데려다 줄지

매우 기대되었다.


* 30살이 다 되도록 해외여행 한 번

가보지 못한 마미.

그녀는 이미 결혼도 했다.

신혼여행은 꼭 뉴욕으로 가고 싶어 했는데

망할 남편 놈은 은퇴하고나 가자고 한다.


* 그러다 우연히 플리마켓에서 발견한 파란색 캐리어.

마미는 충동적으로 그 캐리어를 사고

친구들의 조언을 받아 혼자서

뉴욕으로 떠나기로 한다.

처음 가는 해외 여행, 그것도 혼자.

잔뜩 겁을 집어먹었지만 마미의

첫 홀로 여행은 나름 즐거운 추억을

선사해 준 듯하다.


* 마미가 일본으로 돌아온 후,

하나에는 매년 한 번씩은 방문하는

홍콩에 가게 된다.

갑자기 캐리어가 고장이 나서

마미의 파란색 캐리어를 빌리고서.

하나에는 일본에서의 자기 모습과

홍콩에서 부유하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큰 괴리감을 느낀다.

그래서 누구에게도 자신의 여행을

얘기해 주지 않는다.


* 그러나 이번 여행은 달랐다.

하나에는 홍콩에서 우연한 행운을

맞이하게 된다.

그 후 이 캐리어는 '행운의 캐리어'로

불려지게 되었다.


* 마미와 하나에를 시작으로 그녀의 친구들 유리카와 유코,

그리고 파란 캐리어를 둘러싼 이들의

모습이 순차적으로 나온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주인공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

이 파란색 캐리어를 가지고 있을 때,

작든 크든 행운을 만났다는 것이다.


* 캐리어는 여러 사람의 손에 이끌려

뉴욕과 홍콩, 아부다비와 파리, 독일을 여행한다.

그만큼 여기저기 상처도 생긴다.

하지만, 캐리어는 옷장에서 깨끗한

상태로 있는 것 보다 이 편을 더 즐겼을지도 모른다.


* 그녀들의 여행을 뒤쫓아가 그들의 상처와

이야기를 목격하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아, 여행 가고 싶다.' 였다.

중국과 베트남은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하지만 주로 내 여행지는 국내이다.


* 심지어 나도 마미처럼 신혼여행을

국내로 다녀왔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이었지만 그 당시

나의 몸 상태와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사로서

도저히 멀리 갈 수 없었다.

당시에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지금은 조금 아쉬움이 남긴 하다.

체코, 꼭 가보고 싶었는데.....


* 나는 '여행'이라고 하면 늘 아빠가 생각난다.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일 때

아빠는 늘 주말마다 가족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훌쩍 떠났다.

특별한 일이 있다거나, 

내가 아프다거나 하지 않는 이상

봄, 여름, 가을이면 늘 떠나있었다.


* 당시에는 주 6일 수업이었고, 

토요일은 오전만 수업을 했다.

대부분 학교가 끝나면 아빠가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고, 그대로 여행지로 떠났다.

아주 가끔은 토요일에 눈 떠 보면

이불에 돌돌 말린 채 차 안이기도 했다.


* 사실, 나는 20살 이전까지는 남들도

다 그런 줄 알았다.

주 6일 근무에 과감히 회사를 땡땡이 치고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는 아빠.

그런데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 보니

이게 굉장히 드문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네비도 없었던 시절이었는데

아빠는 멀게는 강원도와 서울을,

부산과 거제도, 배 타고 흑산도와 홍도도 다녀와 봤다.

전라 남, 북도에는 안 가본 곳을 찾는 게 더 빠르다.

그러다보니 지금 남편이나 친구들과

가는 여행지는 대부분 아빠랑 먼저

가봤던 곳이었다.


* 한참 친구가 좋은 시절, 매주 그렇게

나의 동의도 없이 납치하듯 데리고 떠나는

아빠랑 엄마가 싫기도 했다.

나도 약속이 있는데!! 나도 사생활이 있는데!!

하지만 내가 나이가 들고, 내 손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이렇게 주말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위대한 일이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 그러고 보니 작년 여름을 마지막으로

부모님과 여행을 간 적이 없는 것 같다.

아빠랑 엄마처럼 주말마다 모시고 갈 수는 없지만,

이제는 내가 부모님 모시고 여행을 다녀야겠다.


* 마미의 해외여행을 시작으로 

내 부모님과의 여행 계획으로 끝을 맺은 책.

덕분에 오랜만에 효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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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을 때까지 기다려
오한기 외 지음 / 비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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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채 서포터즈로 받아본 책이다.
다섯 명의 작가가 다섯 개의 디저트를
가지고 쓴 다섯 편의 소설.
디저트의 종류도 참 다양했다.
내가 너무 익숙한 초콜릿과 사탕, 젤리와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이스파한과 슈톨렌.

* 디저트라고 하면 굉장한 단 맛과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기분 좋음,
디저트 배가 따로 있다고 할 정도로
조금 덜 찬 배를 꽉 채우는 느낌이
가득한 책일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열어본 책은
첫 편부터 조금 실망스러웠다.

* 초콜릿과 똥을 연관 시킬 줄은 몰랐으니까.
한 편의 소설이 끝난 뒤에는
작가님이 나름대로 쓴 작가 노트가 있다.
그런데 초콜릿에 관한 이야기는
작가노트를 봐도 잘 모르겠다.
에세이 성격이 강해서 정말 있었던 일인가 싶어
네이버에 작가님 검색도 해 봤다.
이걸 노렸다면 작가님은 정말 천재👍👍👍

* 처음의 실망감을 안고 두 번째 편을
읽었는데, 나 난독증인가 싶었다.
무슨 이야기인지 전혀 모르겠다.
전혀 연관성 없는 장면들이 휙휙 지나간다.
마지막에는 뭔가 독자가 납득할만한
맺음이 있을 줄 알았는데....
2탄을 위한 빌드업 같은 느낌에서 뚝 끊겼다.

* 하하.... 이걸 어쩌나~ 싶던 도중에
세 번째 편을 읽으면서 부터는
살살 감이 잡혔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에서는 확신이 들었다.
디저트라는 큰 틀을 이용하기는 했지만
세세하게 들여다 보면 이 책은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 친구 인줄 알았던 경쟁자,
우리가 알지도 못하고 스쳐가는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 친구, 가족.
이렇게 생각하고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읽으니 이번에는 이해가 되는 듯 했다.
달콤한 디저트와 씁쓸한 타인과의 관계가
대조적으로 보였다.

* 물론 그 안에는 다툼도 있고 화해도 있다.
외면도 있고 용서도 있다.
또는 아무것도 아닌 배려에,
용기 내서 내민 손길의 모습도 있었다.
그리고 나와 내 주변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기고
인연이 끊어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내 손으로 그 인연을 끊은 적도 있다.
'그때, 내가 한번 더 손을 내밀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디저트는 보통 음식을 먹고 난 뒤
입가심으로 먹는 것으로 굉장히
다양한 종류가 있다.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처럼
다양한 인간의 군상과 그 관계를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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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뉴어리의 푸른 문
앨릭스 E. 해로우 지음, 노진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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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은세상 출판사에서 받아본 책이다.
아마존 에디터가 뽑은 최고의 판타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베스트 셀러로 선정된 책.
이 외에도 휴고상과 네뷸러상, 로커스상 등
상이란 상은 모두 휩쓸어 버린 책.
이런 책을 어떻게 외면할 수가 있을까?

* 기다리고 기다리다 받아본 책은
표지부터 나를 홀리기에 충분했다.
푸른 문을 열고 있는 여성을 보자
아! 재뉴어리구나~ 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다른 세상, 다른 공간이었다.
모험을 하는 여성의 이야기일까?
그녀는 나를 어떤 세상으로 데려갈까
궁금해하며 책을 펼쳐 보았다.

* 막 새로운 세기가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01년,
재뉴어리는 로크 씨의 집에 머무는 소녀였다.
그녀는 유색인이었으나 로크 씨의
하녀나 노예는 아니었다.
재뉴어리의 엄마는 기억이 흐릿하고
아빠는 로크 씨를 위해서
보물들을 찾아 건네주는 일을 한다.

* 자신을 돌보지 않는 아빠,
늘 약속을 어기는 아빠 대신에
재뉴어리의 곁에 있어준 것은 로크 씨였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재뉴어리에게 친절한 것은 아니었다.
로크 씨는 강압적인 태도와 은근히
재뉴어리를 무시하는 듯한 행동이 보였다.

* 그러던 중 재뉴어리는 켄터키 주 서쪽에서
작은 문을 발견하게 된다.
그 문을 열자 새로운 세상이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그녀는 탐험을 하기도 전에
로크 씨의 목소리에 이끌려 다시
이쪽 세상으로 넘어왔다.
작은 동전을 손에 꼭 쥐고.

* 로크 씨는 당연히 재뉴어리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말을 잘 들으라며 다그치고
그녀를 가두기까지 했다.
재뉴어리는 그렇게 로크 씨가 원하는
아이가 되어 10년을 살았다.
그리고 오래된 책을 찾게 되었다.

* 재뉴어리는 어릴 적 자신이 열었던
문을 늘 기억하고 있었다.
그 어느 누구에게도 이야기 할 순 없었지만.
그리고 재뉴어리가 찾은 책에서 그녀는
자신이 찾은 문과 똑같은 이야기를 발견한다.

* 문을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온 소년과
그를 맞이한 소녀,
대기에서 봄날 냄새가 감도는 시기에
집을 버리고 훌쩍 떠난 소녀의 이야기.
재뉴어리는 아빠가 죽었다는 사실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책을 읽었다.
로크 씨의 준 생일선물을 거절한 대가로
정신병원에 갇혀서도 그 책을 읽었다.
책의 제목은 '일만 개의 문'.
그렇게 재뉴어리는 자신이 몰랐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 책을 펼쳤을 때, 처음 200페이지
정도까지는 도저히 진도가 나가질 않았다.
재뉴어리의 시점에서 서술되기 때문에
전혀 다듬어지지 않는 문장은
정말 7살 여자 아이의 언어 같았다.
여기에 더불어 소설인가? 논문인가?
정확시 알 수 없는 재질의
'일만 개의 문'은 나의 진도를 방해했다.

* 하지만 페이지가 넘어갈 수록
재뉴어리의 이야기와 에이드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는 구성에 익숙해졌고
어느 새 둘의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되었다.
처음에 더디고 느렸을지언정
마지막에는 누구보다 빨랐던 책이었다.

* 특히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1900년 대 초 시대적 배경을
잘 버무렸다는 점이다.
특히 유색 인종에 대한 이야기와
여성 인권에 대한 이야기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이나 커가는 재뉴어리를 통해
서서히 무게를 더해갔다.
세상으로 향해 나아가고 싶은 여성을
판타지로 잘 만들어 나갔다.

* 여기에 또 하나, 보통 재밌는 책은
다시 앞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재뉴어리의 푸른 문은
이 책 속에서도 주제를 골라가며 읽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통으로 읽고 두번째는 재뉴어리의 이야기만,
세 번째는 일만개의 문 이야기만 따로
떼서 읽는 재미도 있었다.
(그러느라고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 어린 아이였던 재뉴어리가 어느 새
어른의 티를 갖추고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
가족과 사랑, 사회적 문제를 바탕으로
판타지와 로맨스, 모험이 즐비한
참 재밌는 이야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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