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청소부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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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특수청소부 #나카야마시치리 #블루홀6


* 오랜만에 읽는 시치리 형님 작품이다.

다양한 사회문제를 소설 속에 품으며 독자로 하여금

깨달음을 얻게 하거나, 그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하는 힘을 지닌 이분이 이번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지 매우 기대됐다.


* '특수 청소'라고 함은 쓰레기 집이나

시신이 발견된 집 등 사건·사고가 발생한

집을 청소하는 일을 가리킨다.

엔드 클리너는 대표인 이오키베,

입사 2년 차인 시라이, 그리고 이제 갓 입사한

신입 가스미까지 총 3명이 근무하는 작은 업체이다.


* 최근 고독사가 늘어 바쁜 일상을 보내는 그들은

'배어 있는 한까지 닦아내는 일이 특수 청소'라고

이야기하는 대표의 말에 큰 울림을 받는다.

물론 나 역시도 이 대목에서 감탄했다.

직업 윤리를 넘어선 인간의 당연한 마음이랄까.


* 그렇기에 엔드 클리너 직원들은 청소로만

일을 끝내지 않고 시신이 남긴 마지막 말,

혹은 그들이 남기고 떠난 것에도 집중한다.

책에는 총 네 건의 고독사가 등장하는데,

엔드 클리너 직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들의 삶과 죽음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독자에게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 고인이 남기고 간 것들뿐만 아니라

남겨진 사람들에게도 그들은 신경을 쓴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절망과 희망' 편이었다.

이야기 속 가장 젊은 나이의 사망자이기도 했고,

엔드 클리너 직원과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도 마음에 남았다.

끝까지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갔던 사람이었지만,

집에서 열사병으로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사연은

나를 몇 번이나 울컥하게 만들었다.


* 이처럼 그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정은 매우 다양했다.

엔드 클리너 직원들은 자체적인 조사를 통해

그 사연들을 독자에게 알려준다.

사정이 다양한 만큼 사인도 천차만별이었고,

특수 청소 과정 역시 실감 나게 그려내

그들의 노고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어떻게 보면 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억지 감동도 없고, 뚜렷한 악인도 없는 이곳에서는

오히려 소외된 이웃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시치리 작가님의 책은

어떤 이야기든 시리즈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일에 어느 정도 적응해 혼자 청소를 전담하는 가스미,

존경하는 상사 밑에서 열심히 배우며 3D 업종의

또 다른 현장인 경찰에 도전하는 시라이,

그런 직원들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 지으면서도

전직 형사로서의 날카로움과 다정함으로

또 다른 직원을 키워가는 이오키베가 보고 싶다.


* 죽은 이의 흔적을 닦아내는 사람들.

그러나 그들이 닦아내는 것은 단순히 오염된 공간만이 아니다.

누군가의 마지막 삶과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까지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엔드 클리너가 하는 특수 청소가 아닐까 싶다.


* 출판사 도장깨기 83/101


#엔드클리너 #고독사 #남겨진사람들

#미스터리소설 #소설추천 #일본소설추천

#반전의제왕 #연작소설 #독서기록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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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와 연
청예 지음 / 래빗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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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주와연 #청예 #래빗홀


*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꼭 데리고 와야 할

책 중에 하나였던 주와 연.

빌 주(咒)와 인연 연(緣)을 제목으로 가지고 있는

이 책의 뜻은 쉽사리 짐작이 되지 않았다.

누구에게 비는 것이며,

이것은 어떤 인연과 맞닿아 있을까.


* 무당이 주는 부적은 손에 쥐고 있어야

효험이 발휘된다고 했다.

아무도 없는 옥상에서 그 여자의 손에

부적을 쥐여주고 5초를 셌다.

그리고 미련 없이 아래로 몸을 날렸다.


* 여자의 비명은 한참 뒤 감격에 겨운

눈물로 변했다.

그 여자의 몸에서 제일 흉한 날과 시에,

그렇게 다시 태어났다.

전생의 기억을 모두 가지고서.


* 무능력했던 아버지는 가정을 버렸다.

돈을 좇아 새로운 가정을 만들었고,

다시 생명을 준 계모는 악랄했다.

그 얄팍한 사랑하나 믿고서.

무당이었던 외할머니의 경제력에 기대어

행복에 겨운 나날이 이어질 줄 알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나, 예전에는 오주희였던 아버지의 딸이

오연린으로 다시 태어났으니까.


* 그렇게 태어나는 것부터 부모의

기대를 저버린 연린.

제일 흉한 날, 여섯 개의 손가락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 복선이라도 되듯이

그녀는 전생의 복수를 시작한다.

받은만큼 대갚아 주는 벌이었다.


*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버릴 문장이 하나도 없었다.

열일곱의 소녀였던 주희가 다시 태어나

그들의 기대를 받고 그것을 처참히

무너트리는 과정은 의외로 담담하게 들렸다.

하지만 단어 하나하나에 꽂힌 그 마음들은

칼날처럼 나의 뼈에 깊게 새겨졌다.

그래서 그녀가 받은 상처의 깊이가 얼마나

어둡고 깊은 것인지 짐작만 할 수 있었다.


* 이해를 바라지 않는 삶,

오로지 하나의 목표만을 가지고 태어난 삶은

복수가 행해지고 결과물이 만들어져도

통쾌한 기쁨 같은 것은 없었다.

오히려 더욱 깊고도 쓸쓸한 침잠의 형태로 남아

나의 주위를 맴돌 뿐이었다.


* 줄거리도 줄거리지만 가장 놀랐던 것은

역시나 청예 작가님의 문장력이었다.

'입술 밖으로 하얀 혼이 달아나는 계절이었다.'

겨울을 표현한 이 문장을 몇 번이나 곱씹어

읽었는지 모르겠다.

하얗게 달아나는 혼이 내 눈에 보이는 것 같은

착각 속에서 한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손이 시린 듯한 느낌이었다.


* 그리고 나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던 결말.

순식간에 주도권을 바꿔버리는 그 힘은

어디에서 새어 나오는 것일까.

한 여자의 생을 그린 에세이로도,

하나의 오컬트 소설, 혹은 철학서로도

읽혔던 이 책은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 사랑과 삶,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주와 연.

오늘 나는 어떠했는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가.

나는 오늘 누구를 사랑했나.

괜히 되돌아보게 되는 이야기였다.


#오컬트소설 #복수극 #전생 #재탄생

#무속 #부적 #한국오컬트 #미스터리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추천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기록 #오늘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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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퍼즐러즈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김은모 옮김 / 톰캣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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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알파벳퍼즐러즈 #오야마세이이치로 #톰캣


* 톰캣에서 서평단 자격으로 받아본 책이다.

알파벳과 퍼즐.

어떻게 보면 지극히 고전적인 추리의

한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어디선가 본 듯한 인상을

풍길 수도 있는 이야기가 오야마 세이이치로와

만나면 어떻게 변하게 될지 너무 기대됐다.


* 도쿄 미타카시의 이노카시라 공원 근처에 있는

AHM이라는 4층짜리 맨션.

그 맨 꼭대기 주인집 서재에 이야기 친구들이 모였다.

범죄와 미스터리 관련 번역가 아키요,

정신과 의사인 리에, 형사인 신지와

민사 변호사로 일했던 맨션 주인 미네하라까지.

네 사람은 미네하라가 내려주는 홍차와 함께

주변에서 일어나거나 어쩔 수 없이 휘말려버린

살인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 20년 가까이 함께한 가정부가 자신을

독살하려고 한다는 망상에 빠진 자산가.

다과회가 열리던 날 본인의 방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P의 망상을 시작으로

미술관에서 학예사가 살해당한 F의 고발,

크루즈선 고급 객실에서 유명 코스메틱

회사 대표가 사망한 채 발견된 C의 유언,

12년 전 아이를 유괴 당해 잃은 아버지의

수기가 있는 T의 유괴까지.

각자의 알파벳을 간직하고 있는 이 사건들은

그들이 직접 사건 현장에 있거나 형사로

사건을 조사하면서 이야기 친구들에게로

조언을 구하는 형식이었다.


* 사건의 발단은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고,

신지는 수사 상황을 공유한다.

그리고 그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추리를 펼치며

서로 모순을 지적하고 반박하기도 한다.

여기서 단연코 눈에 띄는 존재는 역시

미네하라였다.


* 방구석에서 홍차를 내리면서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전부인데

그는 이야기 속에서 단서를 찾고

방구석 탐정으로 다른 이들을 놀라게 한다.

물론 독자인 나마저도 그 머리에 혀를 내둘렀다.

어딘가 맹해 보이는 리에마저도 가끔은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는가 하면

신지와 아키요는 이상한 티키타카로

서재의 분위기를 독자가 가감없이 전달해 준다.


* 고급 맨션의 작은 방 안에 모인 네 남녀,

어딘가 소란스러우면서도 품격 있어 보이는

분위기가 선명히 눈에 그려지는 가운데

그 안에 머물고 있는 흥분과 토론의 열기가

나에게까지 느껴지는 듯했다.

잠깐 펴본다는 것이 페이지를 멈출 수 없었고,

기발한 아이디어들에 혀를 내두르게 되었다.


* 특히나 C의 유언은 보자마자 글자에 대한

트릭을 생각했었기에 더욱 놀라웠다.

아예 처음부터 모든 것을 백지로 돌리는

미네하라의 능력은 마지막이 되어서야

'아, 이래서....' 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네 사람이 모여

차 한잔과 담소라고 하기에는 조금 많이

무거운 주제였던 사건들.

방구석 탐정과 이야기 친구들이 펼치는

추리 속에서 그렇고 그런 고전을 생각했던

나 자신을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헉!'하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덮힌 책은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처절하게 내 뒤통수를 친 책 중에 하나로.


#추리소설 #미스터리소설 #연작미스터리 #본격추리

#방구석탐정 #알파벳퍼즐 #퍼즐미스터리

#알파벳 #살인사건 #퍼즐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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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메이드 3 - 하우스메이드의 집
프리다 맥파든 지음, 정미정 옮김 / 북플라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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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소설 #하우스메이드3 #프리다맥파든 #북플라자


* 드디어 하우스 메이드를 3권까지 끝냈다.

사실 하우스 메이드 1권을 읽으니까

도저히 멈출 수가 없기에 그냥 흐름 따라

재빠르게 읽기로 했다.

우리의 밀리는 입주 도우미로서 많은

일들을 겪었다.

그것이 그녀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그럼 이번에는 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 너무 궁금했는데 책을 펴자마자

입이 떠억 벌어졌다.

밀리가 결혼을 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것도 롱아일랜드에 번듯한 집을 가졌고,

사회복지사로서 자신의 삶도 당당히 꾸려가고 있었다.

거기다가 남의 집 청소를 해주던 밀리가

드디어 도우미를 고용하기도 했다.

밀리의 첫 장면을 생각한다면

인간 승리급 인생 반전이었다.


* 밀리의 남편 엔조는 여전히 잘생겼고

여전히 섹시했다.

그와 11년을 살면서 그에게 추파를 던지는

여자들은 많았으나 그는 늘 굳건했다.

그리고 막 이사한 롱아일랜드 집에도

어김없이 그런 여자는 나타났다.


* 밀리의 집 옆집에 거주하는 수젯은

부동산 중개업자로 자신은 솔직하다고

생각하는 무례한 인간이었다.

은근히 돌려까는 주둥이를 한대 쳐버리고 싶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수젯은 밀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놓고 엔조에게 손을 가져다 댄다.

내가 밀리였다면 이미 머리끄댕이를

잡고도 남았을 텐데......


* 그렇다면 그녀의 또 다른 이웃 앞집은 어떠한가.

거기에는 예민함과 오지랖을 다 가지고 있는

이상한 여자가 살고 있었다.

아이의 가방에 목줄을 하고, 늘 이웃들을

감시하는 여자 재니스.

어쩜 가까운 이웃들이 다 이 모양 이 꼴인지.....

밀리, 이사 잘 온 거 맞는 걸까?


* 옆집 여자의 추파와 앞집 여자의 히스테리를

견디며 두 아이를 돌보는 밀리에게

이번에도 불길한 사건이 그녀를 찾아왔다.

정원 일을 핑계로 수젯네 집에서 살다시피하는

엔조를 잡으러 그녀의 집에 들이닥친 순간,

밀리는 옆집 남자이자 수젯의 남편인

조너선의 시신을 발견하게 된다.


* 그녀가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전에

이미 창밖에서는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있다.

그리고 어김없이 경찰은 전과를 가진

그녀를 찾아오기에 이르는데,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엄마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하는 밀리가

내심 대견하면서도 엔조의 행동에 짜증이 났다.

아니, 쫌!!! 행동을 똑바로 하라고!! 

밀리한테 엔조 목 따일까 봐 얼마나 조마조마하던지.


* 이번에도 밀리의 인생은 평탄하지 않구나,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반가운 인물의 등장에

이야기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1권과 2권에서 밀리는 자신을 지키려는

모습이 강하게 보였지만 3권에서는

가정을 가진 여자로서 자신보다는

자식들과 남편을 지키려는 모습이 강하게 보였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낯설기도 하면서

나이가 들었어도 여전히 내가 알고 있는

밀리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 옆집에서 난 살인사건과 얽히면서

더 이상 밀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이 가족의 이야기를

조금 더 보고 싶다는 욕심 역시 생겨났다.

설마, 하우스 메이드 시리즈 여기서 끝이 아니겠지...?


#하우스메이드 #스릴러소설 #심리스릴러 #미스터리소설

#밀리 #엔조 #롱아일랜드 #이웃 #살인사건 #가족

#옆집여자 #앞집여자 #옆집남자

#소설추천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소설스타그램 #오늘의책 #독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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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담
전건우 지음 / 래빗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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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흉담 #전건우 #래빗홀


* 무서움에 벼르고 벼르다가

카페에서 읽고자 드디어 챙겨서 나갔다.

카페에 가기 전에 잠시 병원에 들렸는데

수액 맞고 가란다.

그래서 병원 수액실에서부터 펴들어서 카페에서 중간까지 읽다가 집에서 마무리했다.

그래도 사람 많은 곳에서 읽으니까

쪼꼼 덜 무섭더라 헤헤


* 이 책은 프롤로그에서부터 밝히고 있듯이

전건우 작가님이 실제로 겪은 일을

소설로 각색하여 나타낸 이야기이다.

이 책을 쓰면서도 알 수 없는 어깨 통증에

시달리셨다고 하니 펼치기 전부터

겁 먹은 것은 당연지사이다.

경고문을 보면서 심호흡을 하고,

떨어지는 수액을 뒤로 책을 펼쳐들었다.


* 신작이 잘 풀리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던

작가님은 차미조라는 여자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는다.

메일은 차미조의 아버지인 차문수 교수의

부고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민속학 교수인 차문수 교수의 죽음에

불가사의하고 석연치 않은 구석을 발견한

차미조는 작가님에게 도움의 손길을 구한다.


* 작업실 근처 카페에서 만난 차미조는

한 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가 내민 차교수가 죽은 현장 사진은

겁 없기로 유명한 그도 눈살을 찌푸릴 만한

사건 현장이었다.

온 몸에 할퀸 자국으로 가득해 새빨개진 사체.

사람의 짓이라고 보기 어려운 참혹한 현장이었다.


* 그때는 이런 무서운 일이 닥치리라 생각지도 못했다.

이번 일로 작품에 도움도 되고,

차교수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만족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차미조의 권유로 차교수의 집에 들어가면서부터

바로 이상한 현상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 작가 일을 하면서 온갖 공포 스폿은

다 돌아다니고, 일부러 이런 이야기들을

수집한 그였지만 피부를 타고 흘러내리는

실존하는 공포는 그도 처음이었다.

그렇게 차교수의 집을 살펴보다가

눈에 들어온 한 문장.

'흉담을 들었다.'


* 흉담의 정체는 무엇이며,

차교수는 어떻게 흉담을 들을 수 있었을까?

차교수에게 흉담을 전해준 이는 누구이며,

그 목적은 무엇일까?

많은 의문들이 주변을 맴돌고 있지만

그는 시간이 없었다.

자정까지 저주를 풀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공포 소설은

수박 겉핥기에 불과했구나.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것들이 제일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서늘하면서도 끈적하게 느껴지는 한기가

피부를 감싸고 돌며 서서히 목을 죄어오며

죽음이 눈 앞으로 다가온다는 그 공포.

이게 바로 찐 공포였다.


* 소설 속에 있는 흉담을 읽고서

아, 자정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작가의 말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휴, 살았네 살았어.

아직 못 다 읽은 책이 얼마나 많은데

이렇게 죽을 수는 없지.


* 흉담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한국 괴담 속 태자귀를 떠올리게 했다.

그랬기에 더 공포스러웠고,

그랬기에 더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다.

하지만 책의 말미로 갈수록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흉담의 진실이 밝혀지면서

우리의 아픈 역사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 카페에서 읽다 보니 마지막까지

다 읽지 못하고 집까지 들고 왔다.

한밤중에, 자기 전까지 읽었기에

괜히 경고가 신경쓰였다.

그래도 카페에서 소금빵 먹었으니까

이걸로 퉁 쳐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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