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다커
앨리스 피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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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소설 #데이지다커 #앨리스피니 #밝은세상


* 밝은 세상 피드에서 보고

너무 궁금했던 《데이지 다커》.

온갖 키워드가 쏟아지던 그 피드 속에서

나만 뒤처진 기분에 초조해하다가,

드디어 이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다.


* 제목을 처음 봤을 땐 의미를 짐작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단 두 페이지.

이건 설명이 아니라 선언이었다.

— ‘데이지 다커’, 주인공의 이름.


*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한 데이지.

언니 로즈와 릴리,

엄마 낸시, 아빠 프랭크.

그리고 이혼으로 흩어진 가족은

할머니 비어트리스의 여든 번째 생일을 맞아

시글라스에 다시 모인다.


* 만조가 되면 완전히 고립되는 집, 시글라스.

그리고 저녁 식사 자리에서 공개된 유언장.

재산은 손녀 트릭시에게,

나머지는 모두 기부.

그 한마디는 가족 사이에 남아 있던

균열을 완전히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 그리고 그날 밤,

할머니는 예언처럼 죽음을 맞는다.

칠판 위에 남겨진 시 같은 문장들.

한 시간마다 반복되는 죽음.

그리고 등장하는 오래된 비디오 테이프.

가족이 숨겨왔던 과거가 드러난다.


* 정신없이 데이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끝에 도착해 있다.

그리고 마주하는 반전.

분명 여러 번 힌트가 있었는데도,

끝내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사실이

더 소름 돋는다.


* 이 가족은 모두 이기적이다.

서로를 향한 이해보다

비난이 먼저 튀어나오는 사람들.

하지만 더 불편한 건,

데이지 역시 완전히 무고한 존재로

남아 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과 악은 선택의 순간에 드러난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 속 인물들은

모두 그 경계에서 한 발쯤

어둠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던 셈이다.


* 한 시간마다 사람이 죽어나가는데도

흩어져 움직이는 가족들.

이해되지 않으면서도,

그래서 더 흥미롭다.

서로를 의심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진실에 접근하는 과정 속에서

‘누가 범인인가’를 좇는 재미가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 이 이야기는 잔혹한 가족극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동화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 동화는

누군가에게 잊히지 않기 위해 남겨진,

아주 집요한 기록이다.

그리고 그 기록의 중심에는

끝내 외면할 수 없는

데이지 다커의 비밀이 있다.

— 이 이야기는,

반드시 직접 확인해야 한다.


#잔혹동화 #고립 #유언장

#심리스릴러 #공포 #비디오테이프

#기록 #미스터리 #스릴러 #반전소설

#반전주의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기록 #책리뷰 #스릴러추천 #몰입감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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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라이트와 유인등 ㅣ 에리사와 센 시리즈 1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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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서치라이트와유인등 #사쿠라다도모야 #내친구의서재 #협찬도서


* 곤충학자인 에리사와 센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가 돌아왔다.

서치라이트와 유인등.

곤충을 불러들이기 위한 장치일까.

그 빛에 이끌린 것은 곤충일까, 인간일까.


* 이 책은 총 5개의 미스터리로

구성되어 있었다.

제목과도 같은 단편에서는

장수풍뎅이를 찾는 센을 보았다.

곤충을 찾기 위한 곳에서

살인사건과 만나는 에리사와 센.


*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명탐정들처럼

빼어나고, 화려한 말솜씨를 지닌 이는 아니었다.

곤충에 관한 것에는 해박한 지식을 뽐냈지만,

그 외에는 고개를 돌려버릴 정도로

모든 것이 허당이었다.


* 그런 에리사와의 허당미와

살인 사건은 어떻게 보면 어울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에리사와에 열광하게 되는 것은

그가 만난 사건들의 '진짜 이야기'를

듣는 그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을 행동으로 판단하지 않고,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간파한다.

이러니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지.


* 장수풍뎅이를 선두로 나비,

대벌레, 곤충 표본과 고치까지.

특히 내가 가장 마음 아프게 읽었던 것은

'화재와 표본'이라는 이야기였다.

아무래도 얼마 전에 읽은 미나토 가나에의

'인간 표본'이 마음 깊이 남아서일 수도 있다.


* 그러나 미나토 가나에가

인간의 잔혹함을 해부했다면,

사쿠라다 도모야는 그 잔혹함 뒤에

남겨진 감정을 응시한다.

35년 전,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고도

스스로 생을 마감할 수 밖에 없는

청년의 사연을 들려주는 그 목소리는

그리움이 뚝뚝 묻어났다.

아마, 영상으로 봤다면 분명 오열했으리라.


* 마지막 이야기인 '대림절의 고치'도

기억에 꽤 남는 이야기였다.

에리사와가 우연히 누군가와 만나

사건에 휩쓸리는 것이 아닌,

옛 친구를 찾아가는 것도

기억에 남는 일이었다.


* 그러나 어렵사리 용기를 낸 아들의

목소리를 끝내 듣지 못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본 아들은

단 한 장면도 나오지 않았지만

그 어떤 장면보다 인상적으로 남아있다.

이렇게 대상을 한 번도 등장 시키지 않고도

기억에 남게 할 수 있다니.

이게 사쿠라다 도모야의 힘이 아닐까 싶다.


* 늘 단편을 안좋아한다고 외치는 나이지만,

어쩔 수 없이 끌리는 단편들이 있다.

그런 힘들이 모여 이런 연작소설을 만들어낸다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곤충 외에는 모든 것이 허당인 에리사와의

모습에 웃다가도 진짜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

어느새 사건에 빠져들게 되고,

그들의 진짜 이야기를 듣게 되면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지게 만드는 소설.

에리사와 센 시리즈가 여기서 멈추지 않길,

간절히 바라본다.


* 이 서평은 모도 @knitting79books

서평단 자격으로 내 친구의 서재@mytomobook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미스터리소설 #일본소설 #북리뷰

#서평 #책추천 #북스타그램

#인간의본질 #진짜이야기 #곤충학자

#감성미스터리 #독서기록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소통 #추리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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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 2 - 그 어깨를 감쌀 각오
가미시로 교스케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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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내가대답하는너의수수께끼2 #가미시로교스케 #블루홀6


* 후속작이 나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내가 대답하는 너의 수수께끼』.

라이트 노벨 특유의 가벼운 호흡 속에서도

미소를 멈출 수 없게 만들었던 그 이야기를

다시 펼쳤다.


* 아케가미 린네는 여전히 상담실에 머물러 있고,

그 곁에는 변함없이 이로하 토야가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코카미네 아이까지 합류한다.

낙서 사건을 계기로 상담실에 들어온 코카미네는

린네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공부를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이로하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게 되지만,

시험이 다가오던 어느 날 그녀는

컨닝 페이퍼 사건의 범인으로 몰리고 만다.


*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 상황.

단 한 사람, 이로하만이 그녀의 편에 선다.

그리고 린네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전에

이미 범인을 지목한다.

주어진 시간은 단 10분.

이 짧은 시간 안에서

이로하는 ‘무죄 추정’이라는 자신의 신념으로

논리를 쌓아 올리고,

린네의 추리를 검증해 나간다.

이 짧고 치밀한 공방이야말로

이 작품의 진짜 재미다.


* 하지만 이번 이야기는 단순한 추리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그는 자신이 유일하게 존경을 담아

위원장이라고 불러주는,

1학년 7반의 또 다른 엄마에게서 놀라운 말을 듣게 된다.

이로하는 몰랐지만 위원장이 만든 계급 교실.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벽으로 나뉘어진

계급이 있었고, 위원장은 각 계급에

이름을 붙여 자신이 원하는 디스토피아

교실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 위원장이 만든 ‘계급 교실’이라는 구조 속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타인을 판단하고

편한 쪽의 진실을 선택하는지가 드러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소한 거짓말들이 쌓여

한 사람을 몰아붙이는 잔혹한 현실이 있다.


* 이 작품이 인상적인 이유는

그 거짓말들을 단순히 비난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까지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래서 마지막에 느껴지는 감정은

단순한 사이다가 아니라,

조금은 씁쓸하면서도 납득되는 해방감에 가깝다.


* 35명이나 되는 거짓말쟁이들과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린네의 추리.

린네에게서 해고까지 당한

이로하가 펼칠 논리의 세계!

크~ 이 맛이지 이 맛이야!!


* 부제인 ‘그 어깨를 감쌀 각오’는

누구를 향한 것인지 알면서도

끝까지 확인하고 싶게 만든다.

해맑기만 할 줄 알았던 코카미네의 내면,

여전히 까칠하지만 누구보다 명확한 린네,

뾰로뚱하게 입술을 삐죽이는 린네가

눈에 그려지듯 해서 몸이 베베 꼬이기도 했다.

그리고 점점 더 그녀에게 끌려가는 이로하까지.

캐릭터 하나하나가

더 또렷하게 살아난 한 권이었다.


* 이 이야기가 여기서 끝이 아닐 거라는 걸 안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이번 사건 이후

린네와 반 아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그리고 그녀의 추리를 끝까지 따라가며

검증하는 이로하의 모습까지—

이 둘의 다음 이야기를

계속 보고 싶다.


* 출판사 도장깨기 70/97


#무죄추정 #계급교실 #디스토피아

#몰입감최고 #사이다결말 #북리뷰

#서평기록 #책속의한줄 #독서기록장

#라이트노벨 #추리소설 #미스터리소설

#학원추리물 #일본소설추천 #신간도서

#도장깨기 #책리뷰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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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소크라테스 - 사건은 일어나기 전에
조영주 지음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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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탐정소크라테스 #조영주 #내친구의서재 #협찬도서


* 사건이 시작되기도 전에,

탐정 소크라테스는 알고 있다는

문구에 이끌려 받아본 책이다.

소크라테스는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철학자로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운다.

철학자인 소크라테스와 사건이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 중학교 1학년이 된 지민.

지민은 작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초 단위까지 시간 계산을 하며 무던히 노력한다.

중학교에서도 따돌림을 당할 수 없었던

지민의 눈에 나를 따돌려줘! 라고 온 몸으로

외치는 듯한 희승이 눈에 들어왔다.


* 희승이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얘기가

아이들 사이에 소문으로 퍼지면서

희승을 조롱하는 아이들은 더 늘어만 갔다.

그런 희승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지민은

희승에게 말을 건넸다.

그러나 희승은 헤드폰을 쓴 채, 대꾸도 없다.

손에는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라는 책이

딱풀처럼 붙어 있었으나 책장은 넘어가지 않았다.


* 일부러 희승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한

지민은 화가 났다.

늘 혼자 점심을 먹는 희승의 손에서

책을 빼앗아 카레에 처박아 버렸다.

희승은 몸이 굳었고, 그 날 이후로

학교에 다시 나오지 않았다.


* 희승이 사라지자마자 아이들은

희승을 괴롭힌 것은 지민이고,

지민 때문에 희승이 전학을 가는 거라며

지민을 몰아세웠다.

옥상으로 도망친 지민의 눈 앞에

오랜만에 학교에 나온 희승이 있었다.

둘은 서로 사과하고 싶은 마음을 내비치고,

전학 가서도 연락을 주고 받자고 약속한다.

그리고 희승은 반 아이들에게도 지민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자신이 없어도

지민이 학교 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길잡이 삼아 살아가는

희승은 이번 학교에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짝궁인 윤서의 도움으로

왕따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희승은 자신을 도와주는 윤서를

평택에 있는 크리톤으로 지정하며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을 해결한다.


* 희승은 아무도 얘기하지 않았지만

주변 상황을 맞춰서 사건의 진상을 알아봤다.

그리고 그런 일에 빠져버린 그들을

비난하고 조롱하기 보다는

그들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사정,

그들의 힘든 마음을 보듬고 어루만져 준다.

소크라테스의 문장처럼 사람들에게

살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은지 알려주는 희승.


* 이런 희승을 보며 나 역시도 위안을 얻었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아니더라도,

외향인으로 불리는 사람이더라도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나는 거리낌없이 희승을 도와주는

윤서에게 매우 고마웠다.


* 희승이 전학온 곳에서 잘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윤서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서는 어떻게 이렇게 희승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주변에 희승과 같은 사람이 있는걸까?

풋풋한 연애의 감정도, 그 나이 때 아이들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정과 진로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순식간에 읽은 책이었다.


* 단점이 있다면 좀 짧다.

나는 희승과 친구들을 더 보고싶단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애타게 후속작을 기다려본다.

희승과 단우의 이야기도 더 나와야 하고,

단단하게 커 가는 중인 희승이

어떤 일들을 더 겪어갈지,

'다름'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친구들과

만들어갈 앞날이 기다려진다.


* 새학기에 적응하는 아이들,

타인과의 관계가 어렵고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꼭 손에 쥐어주고 싶은 책이었다.


* 이 서평은 모도 (@knitting79books)

서평단 자격으로 내 친구의 서재(@mytomobook)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소크라테스의변명 #청소년소설 #아스퍼거증후군

#학교폭력예방 #성장소설 #다름과틀림

#철학소설 #책추천 #신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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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사람들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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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남의불행을먹고사는사람들 #이동원 #라곰 #협찬


* 라곰 출판사에서 가제본으로 받아본 책이다.

SBS에서 시사교양 PD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를

연출한 분이 작가가 되어 소설을 썼다는 얘기에

더 이상 따질 것 없이 바로 콜!을 외쳤더랬다.

이 책은 총 10편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는데

나는 그 중에 하나인

'3일 전 와이프가 사라졌을 뿐'이라는 단편을 받았다.


* 내가 이 소설을 선택한 것은

제목부터 '부부의 이야기'가 들어있다는 점이었다.

아무래도 내가 가장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고르고 싶었는데, 이 제목이 딱이었다.


* 이 이야기는 44세 회사원인 남자의 이야기이다.

특이 사항이 있다면, 남자의 와이프가

3일 전 사라졌다는 것 뿐.

하지만 남자는 사라진 아내에 대해 크게

불안해 하거나 걱정하지 않는다.

그저 '좋은 일'이 있어 맛있는 거 먹으러 간다던

아내가 돌아오지 않은 사실만 인지하는 듯 했다.


* 쌍둥이를 키우고 있지만 아내의

빈자리가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아이들 숙제를 봐주고, 집안일을 하는 것이

귀찮은 동시에 좋기도 했다.

억지로 감정을 만들어내며 대화를

이어가지 않아도 됐으니까.


* 아내의 직장에서 연락이 온 뒤에야

그는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아내가 납치되었을 가능성이 크고,

'충남 연쇄 여성 납치 사건'의 피해자일지도

모른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남자는 그래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사본부에 나올 수 있냐는 형사의 물음에

점심 이후, 오후 반차를 내고 가겠다고 대답했을 뿐이다.


* 이쯤에서 눈치 챈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남자가 느끼는 감정은 보통의 사람들과는 달랐다.

공감 능력 결여.

그는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을 ‘재현하는’ 사람이었다.

남들을 챙겨야 할 타이밍을 관찰하고,

기록한 뒤 외웠다.

자연스럽게 감정을 익히는 것이 아닌,

감정을 학습한 사람인 것이다.


* 이런 그가 아내의 실종에 무덤덤한 것은

꼭 사이코패스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내에게는 딴 남자가 있었다.

남편으로서 모른 척 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리고 남자는 쌍둥이 아이들도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의심을 하며 결국 경찰에

DNA검사를 의뢰하게 된다.


* 남자가 경찰서에 찾아가 형사와

이야기 할 때마다 나는 너무 긴장했다.

나도 모르게 숨 쉬는 것마저도 잊어버릴 뻔 했다.

범인이 아닌 그가 그저 공감 능력 결여라는 이유로,

말 한 마디 실수에, 범인으로 몰리면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에 어느 순간 지배 된 듯 하다.


* 그가 사이코패스 인 것은 단 몇 문장만으로

알 수 있었지만 사이코패스가 모두

살인을 저지르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이 뒤로 남자가 했던 행동들은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역시, 사이코패스는 보통 사람들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인걸까.

어쩌면 그가 이해될까봐 스스로 거부한 건지도.


* 남자의 마지막 말 한마디에서

'아.....'하는 이상한 소리만 뱉었을 뿐이다.

안타까움도 아니고,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확인 사살을 당한 뒤 오는 상실감이랄까.

이해는 늦게 왔고,

감정은 이미 지나가버린 뒤였다.


* 책의 제목이 '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

나는 그들이 누구일까 생각해 봤다.

어쩌면 저자처럼 방송국 PD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보통의 사람이라고 하는 나 역시도,

남의 불행을 먹고 살고 있지는 않을까.

나 역시도 그들의 이야기를 찾아보고,

이야기를 듣고, 볼 때는 안타까움에

눈물도 흘리고 고개도 끄덕이지만

그 뒤에는 기억조차 못하는 사람이니까.

찰나의 요기로 선택된 것이 남의 불행이었을 뿐,

나는 포식자이면서 동시에 피식자였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 앞에서,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다음 먹이를 기다릴 것이다.


#범죄스릴러 #반전소설 #추리소설

#실화기반 #이동원PD #꼬꼬무 #연출

#사라진아내 #사이코패스 #포식자 #피식자

#불행 #단편소설집 #심리스릴러 #심리묘사

#독서기록 #독서일지 #북스타그램 #가제본 #협찬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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