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퍼즐러즈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김은모 옮김 / 톰캣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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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알파벳퍼즐러즈 #오야마세이이치로 #톰캣


* 톰캣에서 서평단 자격으로 받아본 책이다.

알파벳과 퍼즐.

어떻게 보면 지극히 고전적인 추리의

한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어디선가 본 듯한 인상을

풍길 수도 있는 이야기가 오야마 세이이치로와

만나면 어떻게 변하게 될지 너무 기대됐다.


* 도쿄 미타카시의 이노카시라 공원 근처에 있는

AHM이라는 4층짜리 맨션.

그 맨 꼭대기 주인집 서재에 이야기 친구들이 모였다.

범죄와 미스터리 관련 번역가 아키요,

정신과 의사인 리에, 형사인 신지와

민사 변호사로 일했던 맨션 주인 미네하라까지.

네 사람은 미네하라가 내려주는 홍차와 함께

주변에서 일어나거나 어쩔 수 없이 휘말려버린

살인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 20년 가까이 함께한 가정부가 자신을

독살하려고 한다는 망상에 빠진 자산가.

다과회가 열리던 날 본인의 방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P의 망상을 시작으로

미술관에서 학예사가 살해당한 F의 고발,

크루즈선 고급 객실에서 유명 코스메틱

회사 대표가 사망한 채 발견된 C의 유언,

12년 전 아이를 유괴 당해 잃은 아버지의

수기가 있는 T의 유괴까지.

각자의 알파벳을 간직하고 있는 이 사건들은

그들이 직접 사건 현장에 있거나 형사로

사건을 조사하면서 이야기 친구들에게로

조언을 구하는 형식이었다.


* 사건의 발단은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고,

신지는 수사 상황을 공유한다.

그리고 그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추리를 펼치며

서로 모순을 지적하고 반박하기도 한다.

여기서 단연코 눈에 띄는 존재는 역시

미네하라였다.


* 방구석에서 홍차를 내리면서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전부인데

그는 이야기 속에서 단서를 찾고

방구석 탐정으로 다른 이들을 놀라게 한다.

물론 독자인 나마저도 그 머리에 혀를 내둘렀다.

어딘가 맹해 보이는 리에마저도 가끔은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는가 하면

신지와 아키요는 이상한 티키타카로

서재의 분위기를 독자가 가감없이 전달해 준다.


* 고급 맨션의 작은 방 안에 모인 네 남녀,

어딘가 소란스러우면서도 품격 있어 보이는

분위기가 선명히 눈에 그려지는 가운데

그 안에 머물고 있는 흥분과 토론의 열기가

나에게까지 느껴지는 듯했다.

잠깐 펴본다는 것이 페이지를 멈출 수 없었고,

기발한 아이디어들에 혀를 내두르게 되었다.


* 특히나 C의 유언은 보자마자 글자에 대한

트릭을 생각했었기에 더욱 놀라웠다.

아예 처음부터 모든 것을 백지로 돌리는

미네하라의 능력은 마지막이 되어서야

'아, 이래서....' 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네 사람이 모여

차 한잔과 담소라고 하기에는 조금 많이

무거운 주제였던 사건들.

방구석 탐정과 이야기 친구들이 펼치는

추리 속에서 그렇고 그런 고전을 생각했던

나 자신을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헉!'하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덮힌 책은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처절하게 내 뒤통수를 친 책 중에 하나로.


#추리소설 #미스터리소설 #연작미스터리 #본격추리

#방구석탐정 #알파벳퍼즐 #퍼즐미스터리

#알파벳 #살인사건 #퍼즐 #미스터리

#책추천 #추리소설추천 #일본소설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소설스타그램

#독서기록 #오늘의책 #추미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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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메이드 3 - 하우스메이드의 집
프리다 맥파든 지음, 정미정 옮김 / 북플라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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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소설 #하우스메이드3 #프리다맥파든 #북플라자


* 드디어 하우스 메이드를 3권까지 끝냈다.

사실 하우스 메이드 1권을 읽으니까

도저히 멈출 수가 없기에 그냥 흐름 따라

재빠르게 읽기로 했다.

우리의 밀리는 입주 도우미로서 많은

일들을 겪었다.

그것이 그녀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그럼 이번에는 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 너무 궁금했는데 책을 펴자마자

입이 떠억 벌어졌다.

밀리가 결혼을 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것도 롱아일랜드에 번듯한 집을 가졌고,

사회복지사로서 자신의 삶도 당당히 꾸려가고 있었다.

거기다가 남의 집 청소를 해주던 밀리가

드디어 도우미를 고용하기도 했다.

밀리의 첫 장면을 생각한다면

인간 승리급 인생 반전이었다.


* 밀리의 남편 엔조는 여전히 잘생겼고

여전히 섹시했다.

그와 11년을 살면서 그에게 추파를 던지는

여자들은 많았으나 그는 늘 굳건했다.

그리고 막 이사한 롱아일랜드 집에도

어김없이 그런 여자는 나타났다.


* 밀리의 집 옆집에 거주하는 수젯은

부동산 중개업자로 자신은 솔직하다고

생각하는 무례한 인간이었다.

은근히 돌려까는 주둥이를 한대 쳐버리고 싶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수젯은 밀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놓고 엔조에게 손을 가져다 댄다.

내가 밀리였다면 이미 머리끄댕이를

잡고도 남았을 텐데......


* 그렇다면 그녀의 또 다른 이웃 앞집은 어떠한가.

거기에는 예민함과 오지랖을 다 가지고 있는

이상한 여자가 살고 있었다.

아이의 가방에 목줄을 하고, 늘 이웃들을

감시하는 여자 재니스.

어쩜 가까운 이웃들이 다 이 모양 이 꼴인지.....

밀리, 이사 잘 온 거 맞는 걸까?


* 옆집 여자의 추파와 앞집 여자의 히스테리를

견디며 두 아이를 돌보는 밀리에게

이번에도 불길한 사건이 그녀를 찾아왔다.

정원 일을 핑계로 수젯네 집에서 살다시피하는

엔조를 잡으러 그녀의 집에 들이닥친 순간,

밀리는 옆집 남자이자 수젯의 남편인

조너선의 시신을 발견하게 된다.


* 그녀가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전에

이미 창밖에서는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있다.

그리고 어김없이 경찰은 전과를 가진

그녀를 찾아오기에 이르는데,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엄마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하는 밀리가

내심 대견하면서도 엔조의 행동에 짜증이 났다.

아니, 쫌!!! 행동을 똑바로 하라고!! 

밀리한테 엔조 목 따일까 봐 얼마나 조마조마하던지.


* 이번에도 밀리의 인생은 평탄하지 않구나,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반가운 인물의 등장에

이야기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1권과 2권에서 밀리는 자신을 지키려는

모습이 강하게 보였지만 3권에서는

가정을 가진 여자로서 자신보다는

자식들과 남편을 지키려는 모습이 강하게 보였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낯설기도 하면서

나이가 들었어도 여전히 내가 알고 있는

밀리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 옆집에서 난 살인사건과 얽히면서

더 이상 밀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이 가족의 이야기를

조금 더 보고 싶다는 욕심 역시 생겨났다.

설마, 하우스 메이드 시리즈 여기서 끝이 아니겠지...?


#하우스메이드 #스릴러소설 #심리스릴러 #미스터리소설

#밀리 #엔조 #롱아일랜드 #이웃 #살인사건 #가족

#옆집여자 #앞집여자 #옆집남자

#소설추천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소설스타그램 #오늘의책 #독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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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담
전건우 지음 / 래빗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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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흉담 #전건우 #래빗홀


* 무서움에 벼르고 벼르다가

카페에서 읽고자 드디어 챙겨서 나갔다.

카페에 가기 전에 잠시 병원에 들렸는데

수액 맞고 가란다.

그래서 병원 수액실에서부터 펴들어서 카페에서 중간까지 읽다가 집에서 마무리했다.

그래도 사람 많은 곳에서 읽으니까

쪼꼼 덜 무섭더라 헤헤


* 이 책은 프롤로그에서부터 밝히고 있듯이

전건우 작가님이 실제로 겪은 일을

소설로 각색하여 나타낸 이야기이다.

이 책을 쓰면서도 알 수 없는 어깨 통증에

시달리셨다고 하니 펼치기 전부터

겁 먹은 것은 당연지사이다.

경고문을 보면서 심호흡을 하고,

떨어지는 수액을 뒤로 책을 펼쳐들었다.


* 신작이 잘 풀리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던

작가님은 차미조라는 여자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는다.

메일은 차미조의 아버지인 차문수 교수의

부고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민속학 교수인 차문수 교수의 죽음에

불가사의하고 석연치 않은 구석을 발견한

차미조는 작가님에게 도움의 손길을 구한다.


* 작업실 근처 카페에서 만난 차미조는

한 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가 내민 차교수가 죽은 현장 사진은

겁 없기로 유명한 그도 눈살을 찌푸릴 만한

사건 현장이었다.

온 몸에 할퀸 자국으로 가득해 새빨개진 사체.

사람의 짓이라고 보기 어려운 참혹한 현장이었다.


* 그때는 이런 무서운 일이 닥치리라 생각지도 못했다.

이번 일로 작품에 도움도 되고,

차교수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만족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차미조의 권유로 차교수의 집에 들어가면서부터

바로 이상한 현상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 작가 일을 하면서 온갖 공포 스폿은

다 돌아다니고, 일부러 이런 이야기들을

수집한 그였지만 피부를 타고 흘러내리는

실존하는 공포는 그도 처음이었다.

그렇게 차교수의 집을 살펴보다가

눈에 들어온 한 문장.

'흉담을 들었다.'


* 흉담의 정체는 무엇이며,

차교수는 어떻게 흉담을 들을 수 있었을까?

차교수에게 흉담을 전해준 이는 누구이며,

그 목적은 무엇일까?

많은 의문들이 주변을 맴돌고 있지만

그는 시간이 없었다.

자정까지 저주를 풀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공포 소설은

수박 겉핥기에 불과했구나.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것들이 제일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서늘하면서도 끈적하게 느껴지는 한기가

피부를 감싸고 돌며 서서히 목을 죄어오며

죽음이 눈 앞으로 다가온다는 그 공포.

이게 바로 찐 공포였다.


* 소설 속에 있는 흉담을 읽고서

아, 자정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작가의 말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휴, 살았네 살았어.

아직 못 다 읽은 책이 얼마나 많은데

이렇게 죽을 수는 없지.


* 흉담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한국 괴담 속 태자귀를 떠올리게 했다.

그랬기에 더 공포스러웠고,

그랬기에 더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다.

하지만 책의 말미로 갈수록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흉담의 진실이 밝혀지면서

우리의 아픈 역사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 카페에서 읽다 보니 마지막까지

다 읽지 못하고 집까지 들고 왔다.

한밤중에, 자기 전까지 읽었기에

괜히 경고가 신경쓰였다.

그래도 카페에서 소금빵 먹었으니까

이걸로 퉁 쳐주지 않을까.......?


#공포소설 #오컬트소설 #괴담 #한국괴담

#민속신앙 #저주 #악귀 #미스터리소설

#한국전쟁 #보도연맹 #호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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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메이드 2 - 하우스메이드의 비밀
프리다 맥파든 지음, 황성연 옮김 / 북플라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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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소설 #하우스메이드2 #프리다맥파든 #북플라자


* 이미 내용을 알고 읽었던 하우스 메이드가

재미있었기에 바로 하우스 메이드2를 펼쳤다.

상대적으로 1권에 비해 줄거리를 모르는 2권은

하우스 메이드의 비밀이라는 소제목을 가지고 있다.

밀리는 이번에 또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까?


* 전과 기록 때문에 밀리는 여전히

직업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정말 어렵게 구한 도우미 일은

말도 안되는 해프닝으로 해고당했다.

누가 봐도 고용주가 또라이인데

밀리의 인생도 퍽 고달프다 싶었다.


* 당장 월세를 걱정해야 했던 밀리에게

구세주처럼 나타난 이가 있었으니

더글러스 개릭이라는 남자였다.

억만장자인 그는 뉴욕 맨해튼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의

펜트하우스 가정부로 밀리를 고용했다.

너무나 완벽한 타이밍에

완벽한 남자의 부름이라니!!


* 하지만 밀리는 이상한 위화감에 휩싸였다.

뒷골이 서늘해지는 느낌,

어디선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시선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에 더글러스의 아내인 웬디는

2층 손님방에 틀어박혀 코빼기도 안 보인다.

이 집, 정상적인 가정이 맞는 걸까?


* 손님방 사모님은 간혹 살아 있다는 걸 알리듯 소리를 냈다.

하지만 피 묻은 빨래감과 카펫에 떨어진 핏방울들은

밀리에게 어떤 기시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예를 들면, 그녀가 그동안 해왔던 일 같은.


* 밀리는 꾸준히 학대 받는 여자들을

구하는 일을 해왔다.

가끔, 아니 때때로 합법과 위법의 경계를

넘나들었지만 현재로서는 잠정 휴업 상태였다.

그런 밀리의 도움을 거절하는 듯 보이지만

묘하게 그녀에게 도움을 바라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웬디.

밀리는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이 집에 발을 들여놓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을.


* 어디로 튈지 모르는 줄거리의 전개는 여전했다.

밀리의 변호사 남자친구는 완벽해 보였지만

어딘지 모르게 찌질함이 묻어 있었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반전으로

잠 못드는 새벽 내내 나를 매우 즐겁게 했다.


*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걸고

누군가를 돕는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밀리는 이 어려운 걸 해내는 여자다.

전과자로서 세상이 가지고 있는 편견에

온 몸을 부딪히며 그저 평범히 살아가고자 한다.

나도 모르게 어느새 나는 밀리를 응원하고 있었다.


* 전편과 비슷한 상황으로 흘러가는 듯 보이지만

뒤로 갈수록 전혀 다른 일들이 펼쳐지면

전작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제는 경찰에도 친구가 생긴 밀리.

앞으로 또 어떤 사건을 만나게 될지 궁금해졌다.

아마도 참을 수 없는 궁금증에

곧바로 3권을 펼쳐 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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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나린다
김단비 지음 / 달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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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여우비나린다 #김단비 #달다


* 너무 읽고 싶어서 책 중에 하나이다.

내가 좋아하는 무속과 조선 배경이라

표지만 내내 쳐다보다가 드디어 펼쳤다.

여우비는 해가 떠 있는 날 잠깐 오다가

그치는 비를 일컽는 말이다.

보통 이럴 때 호랑이 장가간다고 했는데 말이지.

여우비가 나리는 날, 무슨 일이 생길지 기대됐다.


* 어린 만신인 송여우.

용하디 용한 송씨 무당의 의붓 신딸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3년 만에 한양 땅을 밟았다.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어쩔 수 없는 발걸음이었다.

좌랑 나리 댁 일을 해결해준 여우의 앞에

한 사내 무리가 나타났다.


* 영문도 모른 책 습격을 받은 여우를

구해준 이가 있었으니,

여우의 의붓 오라비이자 가짜 박수 행세를 하며

송가네의 명맥을 지키고 있는 환령이었다.

한양까지 와서 집에 발걸음 한 번 하지 않은

의붓 누이를 친히 잡으로 행차하신 거다.


* 환령은 송씨 무당의 친아들이지만

신력이 없었고, 여우는 의붓 딸이지만

만신이 되기에는 충분했다.

여우가 집을 떠나 조선팔도를 돌아다닐 때,

집에 매여 있는 것은 환령의 몫이었다.

오라비를 따라 집에 발을 들인 여우에게

대뜸 호통이 날아온다.


* 집안 말아 먹을 X이라면서 나가라고

길길이 날뛰는 문간신, 성주신, 심지어

측신까지 나와서 욕을 퍼붓는다.

물론 환령에게는 들리지 않지만.

가신들의 욕설과 협박에도 여우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 것은 도성을 덮고 있는

불길한 검은 기운 때문이었다.


* 이 일만 해결되면 다시 미련없이

훌쩍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여우에게

환령은 번번이 오라비보다는 정인으로서의

마음을 내비치게 된다.

도성 안을 뒤덮는 검은 기운을 풀어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옹고집 저리가라하는

환령을 설득해 혼인도 하고 관직에도

나가라고 해야만 한다.

여우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외면한 채로.


* 이 책은 간단히 말하면 조선 어린 만신의

처절한 생존기인 한편,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였다.

비율로 따지자면 로맨스가 80,

만신의 굿 이야기가 한 20 정도랄까.

대체 저 검은 기운의 정체와 저걸 언제

해결하려는 걸까 싶을 만큼 로맨스 중심이었다.


* 의붓 남매로서 서로의 마음을 숨겨야만 했던

두 아이들의 묘사는 생각처럼 절절하지 않았다.

늘 외면하고 독자에게까지 자신의 마음을 숨기는

여우때문에 환령이 혼자만 가지고 있는

마음처럼 보일 때도 간혹 있었다.

그래도 간간히 미소를 띄게하는 어린 시절 이야기가 있어

그냥 이들은 이때부터 서로 베필이겠거니~

하고 독자가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듯했다.

어떤 유혹에서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송여우만 보는 환령의 모습이 살짝 부럽기도 했고.


* 그리 길지 않은 책이라 부담 없이 읽기 딱 좋았다.

최근 책태기 아닌 책태기가 왔고,

또 무더운 날씨에 이래저래 안좋은 소식만

들려오고 있는 와중이었는데

잠시나마 이 책으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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