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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나린다
김단비 지음 / 달다 / 2026년 7월
평점 :

#한국소설 #여우비나린다 #김단비 #달다
* 너무 읽고 싶어서 책 중에 하나이다.
내가 좋아하는 무속과 조선 배경이라
표지만 내내 쳐다보다가 드디어 펼쳤다.
여우비는 해가 떠 있는 날 잠깐 오다가
그치는 비를 일컽는 말이다.
보통 이럴 때 호랑이 장가간다고 했는데 말이지.
여우비가 나리는 날, 무슨 일이 생길지 기대됐다.
* 어린 만신인 송여우.
용하디 용한 송씨 무당의 의붓 신딸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3년 만에 한양 땅을 밟았다.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어쩔 수 없는 발걸음이었다.
좌랑 나리 댁 일을 해결해준 여우의 앞에
한 사내 무리가 나타났다.
* 영문도 모른 책 습격을 받은 여우를
구해준 이가 있었으니,
여우의 의붓 오라비이자 가짜 박수 행세를 하며
송가네의 명맥을 지키고 있는 환령이었다.
한양까지 와서 집에 발걸음 한 번 하지 않은
의붓 누이를 친히 잡으로 행차하신 거다.
* 환령은 송씨 무당의 친아들이지만
신력이 없었고, 여우는 의붓 딸이지만
만신이 되기에는 충분했다.
여우가 집을 떠나 조선팔도를 돌아다닐 때,
집에 매여 있는 것은 환령의 몫이었다.
오라비를 따라 집에 발을 들인 여우에게
대뜸 호통이 날아온다.
* 집안 말아 먹을 X이라면서 나가라고
길길이 날뛰는 문간신, 성주신, 심지어
측신까지 나와서 욕을 퍼붓는다.
물론 환령에게는 들리지 않지만.
가신들의 욕설과 협박에도 여우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 것은 도성을 덮고 있는
불길한 검은 기운 때문이었다.
* 이 일만 해결되면 다시 미련없이
훌쩍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여우에게
환령은 번번이 오라비보다는 정인으로서의
마음을 내비치게 된다.
도성 안을 뒤덮는 검은 기운을 풀어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옹고집 저리가라하는
환령을 설득해 혼인도 하고 관직에도
나가라고 해야만 한다.
여우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외면한 채로.
* 이 책은 간단히 말하면 조선 어린 만신의
처절한 생존기인 한편,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였다.
비율로 따지자면 로맨스가 80,
만신의 굿 이야기가 한 20 정도랄까.
대체 저 검은 기운의 정체와 저걸 언제
해결하려는 걸까 싶을 만큼 로맨스 중심이었다.
* 의붓 남매로서 서로의 마음을 숨겨야만 했던
두 아이들의 묘사는 생각처럼 절절하지 않았다.
늘 외면하고 독자에게까지 자신의 마음을 숨기는
여우때문에 환령이 혼자만 가지고 있는
마음처럼 보일 때도 간혹 있었다.
그래도 간간히 미소를 띄게하는 어린 시절 이야기가 있어
그냥 이들은 이때부터 서로 베필이겠거니~
하고 독자가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듯했다.
어떤 유혹에서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송여우만 보는 환령의 모습이 살짝 부럽기도 했고.
* 그리 길지 않은 책이라 부담 없이 읽기 딱 좋았다.
최근 책태기 아닌 책태기가 왔고,
또 무더운 날씨에 이래저래 안좋은 소식만
들려오고 있는 와중이었는데
잠시나마 이 책으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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