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만의 살의
미키 아키코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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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기만의살의 #미키아키코 #이연승 #블루홀6 #출판사 #도장깨기

* 이번에 읽은 블루홀6 작품은
『기만의 살의』다.
‘기만’은 남을 속여 넘긴다는 뜻인데,
이 단어가 ‘살의’와 함께 쓰인 제목을 보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겼다.

* 이야기의 시작은 비운의 가문,
니레 가문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전말을 보여준다.
1966년 7월, Q현 후쿠미시에 있는
니레 저택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니레 집안
사람이었다는 점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 사건은 니레 가문의 선대 당주
니레 이이치로의 오칠일 날에 벌어진다.
가족과 친분이 있던 일부 관계자들이
모여 법요식을 치르던 자리였다.
이이치로는 대대로 이어진 니레 법무세무사무소를
명문으로 키운 유능한 변호사였지만,
집 안에서는 남존여비 사상에 젖은
독재자에 불과한 인물이었다.

* 그 독재자의 사망 이후, 큰 사위이자
니레 가문의 성을 받은 데릴사위
니레 하루시게가 새로운 당주가 된다.
그리고 바로 그날, 하루시게의 아내
사와코와 양자 요시오가 독극물로 사망한다.
모든 증거는 하루시게를 범인으로 가리켰고,
그는 결국 자수해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 명문가 독살 사건은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그렇게 40여 년의 시간이 흐른다.
가석방으로 풀려난 하루시게는
사와코의 동생이자 처제인 도코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낸다.
피해자의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그는
40년 전 사건에 대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독살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되짚기 시작한다.

* 왜 그는 이제 와서 무죄를 주장하는 걸까?
그렇다면 왜 그때는 스스로 자수해 감옥에 들어갔던 걸까?
그리고 진범은 과연 누구일까?

* 두 사람이 주고받는 추리 편지를
따라가며 나 역시 두 번째 편지까지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 생각을 단번에 뒤엎는
세 번째 편지가 등장할 줄은 몰랐다.
하루시게와 도코의 마지막 장면 또한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트릭까지 꽤
맞췄다는 사실을 ‘백조의 노래’를 통해
확인했을 때는 묘한 만족감이 들었다.
그럼에도 마지막 추신을 읽고 나서는…
역시 이 작품, 쉽게 끝내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 처음 띠지 문구를 봤을 때는
다소 과장이 심하다고 느꼈다.
문장 한 줄, 단어 하나, 문체와 형식까지
모든 것이 트릭이라니.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
하지만 모든 사실을 알고 난 뒤
다시 읽는 하루시게와 도코의 편지는,
그 느낌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 질투라는 감정의 무서움과 더불어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려받을 수 없는
인간의 빈틈없는 계획까지.
『기만의 살의』는 인간의 은밀한 내면을
정밀하게 조립하듯 쌓아 올리며,
왜 미키 아키코가 ‘추리 정밀기계’라 불리는지를 증명한다.

* 반전은 끝났지만 독자의 의심은 끝나지 않는다.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이미 읽은 문장들을 다시 의심하게 되니까.
그래서 이 이야기는,
끝까지 읽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가 읽게 만드는 추리였다.
이런 기계라면, 정말로 하나쯤은 집에 들여놓고 싶어질 만큼.

* 출판사 도장깨기 61/93

#편지 #저택 #살인사건 #자수 #불륜
#형부 #처제 #추리 #정밀기계 #트릭
#기만 #살의 #추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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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실종자
질리언 매캘리스터 지음, 이경 옮김 / 반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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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소설 #또다른실종자 #질리언매캘리스터 #이경 #반타
*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조카 돌보미 후유증으로
근육통이 씨게 와서 고개를 돌리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타 책은 읽어야지!
얼마 전 선물 받은 책 '또 다른 실종자'를
이제서야 펼쳐보았다.

* 남편 아트와의 사이에 딸 제너비브를 둔
줄리아는 경찰이다.
가정 안의 줄리아와 경찰로서의 줄리아,
이 두 정체성을 공평하게 유지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남편과 딸과 함께 저녁 7시에 식당에 앉아 있는 것조차
낯설게 느껴질 만큼 그랬고,
결국 그녀는 가족과의 식사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다.

* 그날, 줄리아에게
22살 여성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그녀는 그대로 경찰서로 향한다.
실종된 여성은 전날 CCTV에 마지막으로
목격된 이후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귀가하지 않자 하우스메이트가
신고를 했다고 한다.

* 이런 실종 신고는 작년에도 있었다.
제너비브의 일로 정신이 없었던 그때,
줄리아는 사건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고
결국 실종 여성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제너비브의 일은 모두 마무리되었고,
줄리아는 이번만큼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어두운 밤, 자신의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협박범을 만나기 전까지는.

* 퇴근길, 경찰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줄리아는 차 안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기묘한 감각을 느낀다.
오랜 경찰 생활 동안 처음 느껴보는 공포였다.
그녀의 차에서 기다리고 있던 협박범은
실종자 올리비아를 살해한 혐의로
매튜 제임스라는 인물을 기소하라고 요구하며,
친절하게도 DNA가 담긴 증거물까지 건넨다.
이를 거부할 경우, 1년 전 제너비브가 벌였던 일과
그로 인해 줄리아가 저질렀던 모든 일을
폭로하겠다는 말과 함께.

* 당시 줄리아가 제너비브를 위해 했던 일은
경찰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선택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경찰이기 이전에
한 아이의 엄마였다.
딸보다 중요한 것은 그 어떤 것도 없었다.

경찰로서의 양심과딸을 지켜야 하는

엄마의 마음 사이에서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경찰이 시민을 지켜야 한다면,

제너비브는 엄마인 줄리아가 지켜야 할 존재였다.


* 그렇게 협박범이 건넨 증거물을 들고
올리비아의 집으로 들어간 줄리아는
다시 한 번 ‘엄마’가 되기로 선택한다.
하지만 일은 그녀의 생각처럼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
시체조차 없는 사건에서 매튜를 기소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다.
줄리아는 올리비아를 찾는 동시에
제너비브를 위해 매튜를 기소할 방법을 찾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협박범의
정체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과연 그녀는 완전한 부패경찰이 되기 전에
올리비아를 찾아내고, 엄마로서 제너비브를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

* 읽다 보니 사건은 생각보다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올리비아 사건의 전모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왜, 그리고 누가?’가 궁금해 책장을 멈출 수 없었다.
중반부를 넘기며 드러나는 촘촘한 플롯 앞에서,
나는 어느새 사건보다 인물들의
내면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 사라진 딸을 찾는 아버지 루이스,
아들을 범인으로 의심하게 된 엠마의 시점이
교차하며 등장하는데 처음에는
다소 의아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야기가 끝으로 향할수록 피해자의
가족으로서 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하려는 아버지,
가해자일지도 모를 아들의 가족으로서
공포와 딜레마에 갇힌 엠마,
그리고 딸을 지키기 위해 협박범의 요구에 응하면서도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는
줄리아의 모습이 선명하게 대비된다.
이 대비는 결국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수렴된다.

* 이 지점에서 문득 ‘내가 만약 살인범이라면?'
이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입장을 먼저
떠올리게 된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예전에 아빠한테 나를 위해 어디까지
해줄 수 있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아버지는 주저 없이 심장도 내어줄 수 있다고 했다.
자식이란 그런 존재라고.
그 기억이 떠오르며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와 함께
슬며시 눈물이 차올랐다.

* 등골이 오싹해지는 강렬한 스릴러를 예상했지만,
이 책은 오히려 부모와 자식, 정의,
그리고 자식으로 이어진 부부의 사랑이라는
섬세한 감정을 다루고 있었다.
협박범의 요구에 응하는 줄리아의 선택이
처음에는 실망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 선택이 있었기에 그녀의 도덕적 딜레마는
더 깊고 선명해졌다.
역시 반타는 장르의 재미를 넘어
인물의 감정까지 놓치지 않는,
믿고 읽을 수 있는 나의 취향 지킴이다.

#엄마 #경찰 #협박범 #실종사건 #실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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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2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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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소설 #바퀴벌레 #요네스뵈 #문희경 #비채

* 해리 홀레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바퀴벌레』를 드디어 펼쳐 들었다.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요즘,
하는 일은 없어도 왜 이렇게 바쁜지….
그래도 해리 홀레를 만날 시간만큼은
어찌어찌 확보했다는 게 다행이다.

* 오스트레일리아에서의 연쇄살인 사건을
해결하고 오슬로로 돌아온 해리.
연인이라 믿었던 이를 잃은 슬픔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해리는 다시 술에 잠식돼 버린다.
상사의 호출마저 거부한 채 술잔을 든 그는
다음 날, 보스 비아르네 묄레르를 찾아가
주태국 노르웨이 대사가 방콕의 한 사창가에서
시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 왜 ‘높으신 분들’이 해리를
국제적인 사건의 적임자로 선택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해리는 이 기회를 동생의 사건을
재조사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는다.
동생이 성폭행당한 과거를 다시 파헤치는
조건으로 태국행을 택한 해리.
높은 습도와 뜨거운 태양,
귀를 찌르는 듯한 소음 속에서
그는 또다시 살인의 한복판에 서게 된다.

* 대사가 살해된 현장으로 추정되는
사창가에서 조사를 이어가던 중,
해리는 대사의 차 안에서 의문의 사진을 발견한다.
소문으로는 들어본 적도, 보고서로 접한 적도 있지만
직접 보는 건 처음인 장면.
그 사진에는 어린아이가 어른에게
유린당하는 참혹한 장면이 담겨 있었다.

* 왜 대사의 차 안에 이런 사진이 있었을까.
그리고 진실에는 관심조차 없고
사건을 덮기에만 급급한 오슬로의 ‘높으신 분들’.
그들이 감추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범인을 쫓아야 하는 동시에
동생의 상처와도 마주해야 하는 해리.
낯선 땅 방콕에서 그가 마주하게 될
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 노르웨이와 태국, 두 국가 간의
정치적 줄다리기 속에서 동남아 사창가의
퇴폐적인 분위기를 배경으로 동성애, 소아성애,
살인이 복잡하게 얽힌 사건들이 하나씩 풀려간다.
더위와 소음에 짜증이 잔뜩 묻어난 해리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피식 웃음이 나오다가도,
액션 신에서는 손에 땀이 찰 만큼 긴장감이 넘친다.

* 해리 홀레는 자신이 왜 태국에 와야 했는지
처음엔 알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번 발을 들인 이상
그는 끝까지 진실을 파헤친다.
높으신 분들을 협박하고, 진실을 모른 채
눈을 가린 보스에게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래서 모두가 해리 홀레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
낯선 땅에서 만난 새로운 동료들, 군인 출신의 늙은 정보 장교,
그리고 나 역시도 이런 해리가 좋다.
넘어지고, 구르고, 쓰러질지언정
절대 포기하지 않는 해리 홀레가.

* 숨어서 바스락거리는 단 한 마리를 발견했다면
이미 그곳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존재가
살고 있다는 ‘바퀴벌레’의 비유처럼,
이 책은 읽는 내내 해리가 버텨내야 할 세계가
얼마나 썩어 있는지를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끊임없이 죽음에 가까워지고,
진실에 다가갈수록 더 깊은 수렁으로
끌려 들어가는 해리를 보며
제발, 이번만큼은 조금만 더 살아남아 달라고
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었는지 모르겠다.
넘어지고, 얻어맞고,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끝내 시선을 돌리지 않는 그에게 독자인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그저 응원뿐이었다.

*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엔 긴장으로
굳어 있던 몸보다 해리가 또다시 짊어지고
가야 할 삶의 무게가 먼저 떠올라
쉽게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 다음 권을 찾고 있다.
그가 또 얼마나 망가지고,
그럼에도 얼마나 버텨낼지 알면서도.
해리 홀레라는 인물은 이렇게나 잔인하게,
그리고 집요하게 독자를 붙잡는다.

#해리홀레 #해리홀레시리즈
#태국 #대사 #대사관 #죽음 #사진
#소아성애자 #동성애 #사창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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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스타그램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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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 개정판 미쓰다 신조의 집 2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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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화가 #미쓰다신조 #현정수 #북로드

* 미쓰다 신조의 집 시리즈 중
두 번째 이야기 화가를 펼쳤다.
입원한 조카를 돌보러 가는 버스 안에서
잠을 쫓으려 펼친 책이었는데
지루한 여정에 안성맞춤인 책이었다.

*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할머니와 함께 이사를 온 무나카타 코타로.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살았던
치바 현을 벗어난 적이 없는데
이사할 집을 보자마자 묘한 기시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집,
왠지 익숙한 골목.

* 이런 감각은 코타로가 전에도 느낀 적이 있었다.
다만 그런 경우에는 대개 안 좋은 일을 겪거나,
위험한 상황에 처하거나, 무서운 일이 생기곤 했다.
그래서 보통 이런 기시감이 느껴지면
그 장소를 빨리 벗어나려고 하는 편이었지만,
이제 막 이사온 새 집을 당장 떠날 수도 없었다.
그저, 무시무시한 경험을 하게 될까봐
홀로 공포에 떨고 있을 뿐이었다.

* 이사온 집 근처에 묘한 숲을 보고
공포에 떠는 것도 잠시, 동네의 치매 노인에게서
"꼬마야, 다녀왔니?" 라는
의문의 말을 듣게 된다.
이 동네는 정말 처음 와보는데,
자신을 알고 있는 듯한 노인의 말에
코타로는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더 무서운 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카즈사의 숲에 계신 신령님이
코타로를 기다리고 있다는,
당최 종잡을 수 없는 말이었다.

* 노인의 말을 들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묘한 기시감 때문일까.
이사 첫 날부터 집안 곳곳에서
이상한 현상을 보게되는 코타로.
누군가가 코타로의 뒤를 쫓는가 하면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그것도 꼭 코타로가 혼자 있고,
주변이 깜깜한 어둠을 틈타 찾아오는 그것들.

* 코타로는 마을에서 사귄 친구 레나에게
자신이 겪은 일들을 털어놓고 함께
그 비밀을 파헤치기로 한다.
그러면서 노인이 이야기했던 카즈사의 숲이
실제로는 사람이 몇 명 사라진
식인자의 숲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숲에 있는 신령님은 왜 코타로를 부른다는 걸까?

* 그와 함께 레나는 현재 코타로가 묵고 있는 집이
나고이케의 4대 유령의 집 중 하나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집이 유령의 집이 된 계기를 쫓던 도중
10년 전 사건을 찾게 된 코타로.
일가족이 모두 살해당한 그 집이 현재
코타로가 이사온 그 집이었다.
그리고 아직도 이 연쇄살인은 끝이
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묘한 기시감에서 시작해 10년 전 사건까지
파헤친 코타로는 무사히 목숨을 지킬 수 있을까?

* 그저 집에 관한 공포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첫 번째 이야기인 흉가에 비해 훨씬 더
복잡하고 기묘한, 그러면서 안쓰러운 마음까지
들게 하는 이야기가 촘촘하게 짜여져 있었다.
코타로의 순간적인 기지에 놀라기도 하고,
어린 아이가 논리적으로 생각하며
결과를 도출해 내는 과정에서는 감탄하기까지 했다.

* 혈연으로 묶어진 가족의 맹목적인 믿음,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역시나 마지막 문장은 어휴......
마지막 문장의 의미를 이해한 순간,
머리털이 쭈뼛 서면서 안타까움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집을 배경으로 초등학생이 주인공인 공포 소설.
개인적으로 흉가보다 훨씬 더 재미있게 읽었다.

*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니 딱 맞게 버스에서
내릴 시간이 되었다.
어느새 나도 내 가족을 볼 생각에
발걸음이 꽤 가벼워졌다.
조카랑 또 지지고 볶으며 강제 다이어트 하고 와야지!!

#미쓰다월드 #집시리즈 #기시감
#유령의집 #식인자 #혈연 #흉가 #마가
#종교 #가족 #공포소설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소설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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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호더
프리다 맥파든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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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소설 #차일드호더 #프리다맥파든 #이민희 #밝은세상 #협찬도서

* 밝은세상 출판사에서
파든이 언니 신작을 들고 왔다.
‘도파민 중독 독자’를 찾는다는 말에
바로 손 번쩍 들었더니,
감사하게도 책이 도착했다.
파든이 언니 책에 얻어맞아 동글동글하던
내 뒤통수는 이미 절벽이 다 됐지만…
그래도 이 언니 책은 못 참지!

* 제목 ‘차일드 호더’는 자녀를
무책임하게 많이 낳고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부모,
특히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아이를
방치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그리고 그 위에 적힌 단어, INTRUDER.
불청객 혹은 불법침입자.
이 둘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 폭풍우가 다가오던 밤,
케이시는 불안에 휩싸여 있었다.
그녀가 머물고 있는 오두막은
금방이라도 붕 떠버릴 것 같은데,
집주인 루디는 태평하기만 하다.
흥, 지는 여기서 안잔다 그거지.
잠시 일을 그만두고 오두막을
임대한 전직 교사 케이시는
루디의 은근한 신체 접촉을 단번에
제압하고 그를 돌려보낸다.
그리고 점점 빗방울이 거세지기 시작하는 그 순간!
케이시는 창밖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얼굴을 보게 된다.

* 처음엔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불 꺼진 창고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나오는 순간,
케이시는 직감한다.
누군가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한 건
손에 칼을 쥔 피투성이의 소녀였다.
무엇보다 이상한 점은
그 피가 소녀의 것이 아니라는 것.

* 폭풍우 속에 어린아이를 홀로 둘 수는 없었다.
케이시는 결국 아이를 집 안으로 들인다.
교사였던 경험을 살려 조심스레
다가가 보지만 아이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대신 며칠 굶은 아이처럼 주는 음식과 쿠키를
게걸스럽게 먹고, 케이시에게 자신이 여기 왔다는 것을
경찰이나 혹은 다른 사람에게 알리면
케이시의 목숨 또한 온전하지 못할 거란
협박과 암시를 끊임없이 해댈 뿐이다.
이 아이는 왜 도망쳤을까?
왜 하필 케이시의 오두막까지 흘러들어왔을까?

* 소녀와 케이시의 현재 서사 사이사이에
‘엘라’의 과거 시점이 등장한다.
엘라는 아빠가 누구인지 모르는 아이.
학교에서는 이미 ‘문제아’로 낙인찍혀 있다.
엘라는 학교에 점심을 싸가지 못했지만
집 냉장고에는 늘 먹을 것이 쌓여있었다.
다만,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곰팡이가 피었을 뿐.
엘라의 엄마 데지레에게 유통기한은 있으나마나 한
숫자일 뿐이었고, 별 필요도 없는 물건을
사 모으는 쓰레기 수집가였다.

* 엘라는 끊임없이 자신의 아빠가 누구인지
궁금해 했고, 치우지 않고 그저 쌓아두고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게 하며
그저 방치하는 엄마에게 지쳐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방치 당한 채 자라며 점점 무너져간다.

* 현재의 케이시와 소녀도,
과거의 엘라도 모두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실타래 위에 서 있는 존재들.
그러다 어느 순간,
두 시점이 하나의 지점에서 맹렬하게 충돌한다.
그리고 그때! 도파민이 폭발한다.
아!! 역시!!! 파든이 언니.

* 책을 펼치자마자 군침이 싸~악 돌면서
대체 이 이야기의 끝이 어떻게 될지
예상하지도 못한 채 그저 파든이 언니가
이끄는 대로 끌려갈 수 밖에 없었다.
읽는 내내 한 장만 더를 외친다고?
아니다. 그런 생각할 틈도 없다.
‘한 장만 더’는 사치였다.
한 글자라도 빨리 눈으로 삼키고 싶었다.

* 책을 덮는 순간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심지어 박수도 쳤다.
케이시, 피투성이 소녀, 엘라, 리의 정체까지.
이 언니는 분명 악마에게 영혼을 판 게 틀림없다.
이번 생뿐 아니라 다음 생까지 저당 잡혔을 것이다.
아니면 어떻게 매번 이렇게 뒤통수를 후려치나?

* 짧은 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 속에
아동 학대와 방임, 가정 폭력의 실상이 집요하게 녹아 있다.
특히 피해자인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한 길’을
보여주는 방식은 묘하게 감각적이다.
읽다보면 스스로가 대단하다고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절대 속단하지 말것.
프리다 맥파든이다.
마지막 50페이지에서 도파민에
절여진 뇌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wsesang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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