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없는 검사의 분투 표정 없는 검사 시리즈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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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표정없는검사의분투 #나카야마시치리 #문지원 #블루홀6 #출판사 #도장깨기

* 귀성길에는 잔뜩 막히는 도로를 대비해
시치리 형님과 함께 하기로 했다.
이번 동행자는 오사카 지검의 에이스,
표정 없는 검사로 유명한 후와 슌타로이다.
부러질지언정 흔들리지 않는 신념과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사무관을 둔
후와 검사의 이야기라면
믿고 펼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 어느새 미하루가 후와 검사 밑에서
사무관으로 일한지도 아홉 달.
처음 후와가 제시한 석달의 기간을 훌쩍 넘겨
이제는 제법 사무관 티가 나는 듯도 하다.
새해 첫 출근 날, 소식통 니시나 과장은
사카키 차장 검사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는 말을 전한다.

* 그 말을 들은 미하루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오사카지검이 다룰 만한 사건을 찾아본다.
최근 사건이라면 단 하나.
기시와다 국유지 불하를 둘러싼
긴키재무국 직원의 뇌물 수수 의혹이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대형 스캔들로 번지고
오사카지검이 수사에 나서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 불과 이틀 후, 신문사가 '현직 국회의원 관여 의혹'을
특종으로 보도하면서 오사카 지검
특수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사카키 차장은 후와에게 합류를 제안하지만,
그는 자신의 사건 처리로 이미 벅차다며
단칼에 거절한다.
국회의원의 부정과 일반 서민의 사건을
비교하는 사카키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을 얼굴은 안다며 일갈하는 후와가
얼마나 멋져보이던지+_+

*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특수부에서
증거물 조작 사건이 터진다.
결국 대검에서 파견팀이 내려오고,
지검장의 정식 명령으로 후와는
조사팀에 합류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도쿄에서 함께 일했던
미사키 교헤이와 재회한다.

* 증거물 조작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인물은 후와가 능력을 높이 평가했던
특수부의 희망, 다카미네 진세 검사였다.
같은 검사를 취조해야 하는 만큼
난이도는 그야말로 최상!!
뒤통수를 한 대 후려치고 싶을 만큼
얄미운 조사팀 책임자를 뒤로하고
후와는 늘 그렇듯 직접 발로 뛰며
진실을 쫓는다.
그 뒤를 쫑알대며 따르는 미하루.
아무 상관없어 보이던 사건의 조각들이
하나로 맞춰질 때, 드러나는 건
오래된 인연과 묵직한 진심이었다.

* 이번 이야기는 단순히 '사건 해결'에
그치지 않는다.
위기에 처한 오사카 지검,
그를 끌어내리려는 조사팀,
그리고 알게 모르게 후와를 신뢰하는
미사키 교헤이와의 관계를 지켜보는
재미가 여간 쏠쏠했다.
어려운 법률 용어 대신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오래된 약속이 중심에 있었고
서툴지만 마음을 보여주는,
아주 쬐에에에에끔 다정한 후와가 있었다.

* 여전히 무표정하고 고집스러운데
그 속에서 살짝 비치는 인간적인
온기가 참 따뜻했다.
마지막으로 오사카지검 윗대가리들이 제발
이 남자를 말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후와 검사가 늘 이렇게만
자신의 신념을 쭈욱 밀고 나갔으면 좋겠다.
감동과 반전,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한가위처럼 풍성한 여운이 남는 이야기였다.

* 출판사 도장깨기 5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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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증거물 #조작 #오래된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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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은 붉은 구렁을 리세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반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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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삼월은붉은구렁을 #온다리쿠 #권영주 #반타

* 추석 연휴가 유난히 길었다.
친정까지 가는 길이 멀다 보니
차 안에서 읽을 책을 몇 권 챙겼다.
그중 하나가 바로 리세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었다.

* 붉은색 표지와 계단처럼 쌓인
책더미가 인상적인 표지였다.
그리고 시리즈의 시작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설렘 덕분에 기대가 커졌다.
평소보다 더 막힌 도로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책장을 넘겼다.

* 책은 총 네 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1장은 회장의 초대로 대저택을 찾은
젊은 회사원이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란
책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였다.
2장은 그 전설적인 책을 쓴 작가를 찾아
떠난 두 편집자의 기차 여행이었다.
3장은 아직 쓰이지 않은 책과
추락사한 두 소녀의 이야기였고
4장은 이제 막 작가의 손에서
태어나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혼돈의 절정에서 드디어
시리즈의 주인공 미즈노 리세가
모습을 드러낸다.

* 책을 덮고 나서 나는 잠시 멍해졌다.
1장과 2장은 비교적 연결이 뚜렷했지만,
이후의 이야기는 마치 각기
다른 꿈을 꾼 듯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4장부터 거꾸로 다시
읽기 시작했고, 그제야 몇 가지 공통된
실마리를 발견했다.

* 작가는 책 속의 책이라는 액자식 구조 속에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라는 책과
석류와 거울, 한쪽 눈이 의안인 남자를
각 장에 숨겨 놓고 마지막에 가서야
그것들을 폭발시켰다.
특히 4장은 가장 난해하면서도
읽을수록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 '회전목마'라는 제목을 미리 정해 놓고
도입부를 쓰는 소설가,
이즈미를 홀로 다시 여행하는 작가,
3월의 나라라는 기묘한 학원물의 리세.
이 세 개의 이야기는 각자의 세계를
유지하면서도 어딘가에서 맞닿는다.
그 교차점에서 느껴지는 것은
불쾌함이 아닌 잔잔한 설렘이다.
흥분보다 더 조용한, 그러나 확실한
두근거림이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 남아있다.

* 처음에는 단순히 '전설의 책'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을수록, 이 작품은 그보다
훨씬 크고 깊은 세계를 품고 있었다.
폭발적인 전개나 자극적인 반전 대신,
묘한 긴장감과 매혹적인 서사가
나를 끌어당겼다.

* 7시간 30분의 귀경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이유다.
리세 시리즈를 단 한 권만
챙겨온 것이 내내 아쉬웠다.
다음 리세 시리즈는 또 어떤
환상적인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꼭 뭔가를 만나게 될 거라는 예감과 함께
기대와 여운이 동시에 남는다.

#리세시리즈 #석류 #거울 #의안 #남자
#공통점 #예감 #혼돈 #소설 #전설의책
#삼월 #붉은 #구렁 #귀경길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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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컨트리
클레어 레슬리 홀 지음, 박지선 옮김 / 북로망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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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소설 #브로큰컨트리 #클레어레슬리홀 #박지선 #북로망스 #협찬도서

* 북로망스에서 받아본 책이다.
소설 덕후를 찾는다는데 내가 빠질 수 없지!
가제본이라고 했는데, 표지까지
제대로 된 책이 도착했다.
점점 차가워지는 밤, 두꺼운 이불을 덮고
뜨끈한 차 한잔과 함께 책을 펼쳤다.

* 이야기는 헴스턴의 노스 도싯,
목장을 운영하는 젊은 부부 베스와
프랭크로부터 시작된다.
두 사람은 2년 전 아홉 살 아들
바비를 불의의 사고로 잃었다.
부부의 삶에서 가장 큰 사건이었고,
오늘 아침 프랭크의 입에서
그에 버금가는 소식이 전해졌다.
게이브리얼 울프.
그가 메도랜즈로 돌아온다는 소식이었다.

* 게이브리얼은 베스의 불꽃 같은 첫사랑이다.
단 한 번의 여름만으로 평생을
각인 시킨 인연이었다.
그의 아들 레오가 키우던 개가 목장의
양들을 공격하면서, 그 이름은 더 이상
기억에만 머물 수 없게 되었다.
그래, 게이브리얼은 그저
기억 속에서만 남아야 하는 사람이었다.

* 레오의 엄마인 루이자는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아들과 남편을 떠났다.
게이브리얼의 부탁으로 방과 후
잠시 레오를 돌보게 된 베스.
바비를 잃은 베스는 레오를 통해
아들을 떠올리고, 엄마를 잃은 레오는
베스를 통해 그 빈자리를 채웠다.
그렇게 베스는 게이브리얼과 다시
점차 가까워지게 되었다.

* 이야기는 베스와 게이브리얼이
다시 만난 현재와 그들의 불꽃 같은
사랑을 그린 과거, 그리고 목장에 울린
한 발의 총성과 이어지는 재판 장면이
교차하며 전개된다.
특이한 점은 재판에서 피의자와 피해자가
누구인지 끝까지 밝히지 않는다는 것.
독자가 직접 추론하며 따라가야 했는데,
이 과정이 의외로 꽤 재미있었다.

* 처음엔 흔한 바람 이야기인가 했다.
하지만 곧 다른 '바람'이 보였다.
몰래 다른 이성과의 관계가 아닌,
간절히 무언가를 바라는 '바람' 말이다.
게이브리얼과 베스, 레오와 프랭크,
지미와 니나 모두 저마다의
바람을 품고 있었다.
그 바람들이 얽히며 이야기는
더욱 깊어졌다.

* 읽다보니 베스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프랭크가 바보 같아 욕하기도 했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진실을 담은
장면들을 지나 마지막 장면까지 단숨에 달렸다.
그리고 그 마지막 장면에서 생각이 달라졌다.
어쩌면 가장 성숙한 사랑을 한 사람은
프랭크가 아니었을까?
눈물이 쏟아져 두 눈이 퉁퉁 부을 정도였다.

* 작가가 말했듯, 이 책은 사랑 이야기다.
단순히 남녀의 사랑만이 아니라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 아이와 어른, 조부모와 손주,
그리고 결혼이라는 제도로 맺어진
가족의 사랑, 열정적인 첫사랑부터
지고지순한 끝사랑까지.
사랑의 모든 형태를 담아냈다.
책을 덮고 나니 지금 내 곁의
모든 인연들이 떠올랐다.
내가 베푼 사랑과 받은 사랑도 함께.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졌다.

* 입방아 찍기 좋은 치정과 사건,
그로 인한 갈등과 선택, 상실과 용서가
목장의 풍경 속에서 선명하게 그려진다.
두 남자를 사랑한 한 여자의 이야기.
이미 영화화가 확정되었다니,
한국에 개봉하게 되면 꼭 보고싶다.

@_book_romance
#잘읽었습니다


#목장 #여름 #첫사랑
#지고지순 #끝사랑 #서평 #독서 #사랑
#소설 #가족소설 #성장소설 #법정소설 #전남친
#베스트셀러 #신간 #소설추천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소설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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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로 놀지 마 어른들아
구라치 준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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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시체로놀지마어른들아 #구라치준 #문지원 #블루홀6 #출판사 #도장깨기

* 드디어 읽었다. 블루홀6 신작!
처음에는 파본이 배송돼 교환을
기다리던 중이었는데,
대표님께서 마음으로 보내주신 덕분에
추석이 시작되기 전에 빠르게 읽어볼 수 있었다.

* 내가 이 책에 환장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띠지에 적힌 '취급 주의'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보통 택배 상자나 화학 약품에서만 보던
그 경고문을 책에서 보게 될 줄이야!
블루홀6는 정말 내 취향을 어떻게 이렇게
정확하게 저격하는지 모르겠다.

* 책장을 펼치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건
그야말로 시체들의 향연이었다.
제목부터 시체를 전면에 내세우더니,
죽었지만 살아있는 좀비부터
그 좀비에게 죽임을 당한 또 다른 시체까지.
첫 번째 이야기는 살짝 so-so였지만,
본격적인 매력은 그 뒤부터 시작되었다.

* 두 번째 이야기는 세 구의 시체와
세 명의 용의자 이야기였다.
재범 방지를 위해 운영되는 상담소를 찾은 세 청년.
모두 자신이 사람을 죽였을지도 모른다고
고백하지만 정작 기억은 없다고 한다.
기시감이 느껴지는 세 사건을 마주하는 순간,
긴장감이 스물스물 올라오기 시작했다.

* 세 번째 이야기는 죽은 자가 산 자를
죽인 기묘한 밀실 동반 자살 사건.
40년 전, 오두막에서 벌어진 비극을
인터넷 방송을 통해 다시 풀어내는 방식은 신선했다.
출연자와 구독자들에게 사건의 전말을 들려주는데
제일 먼져 들었던 생각은 이게 가능한가? 였다.
나였다면 죽었다 깨어나도 몰랐을 트릭.
크~ 맛있다 맛있어!!

* 여기까지 읽었을 때, 머리를 스친 생각 하나.
아, 맞다. 이거 연작 소설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공통점이 뭘까?
시체가 두 구 이상 나온다는 거?
아니~ 이건 아닐거야~
하다가 또 다시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혹시 이건가? 하면서 마지막 이야기를 읽었다.

* 네 번째 이야기는 폭우가 내리던 날
강가에서 발견된 두 팔만 바꿔치기 된 시체.
섬뜩하고 엽기적인 이 사건은 범인의 의도를
도무지 짐작할 수 없게 했다.
하지만 바로 여기서! 기다리던 떡밥이 회수되며
전체 이야기의 공통점이 드러난다.
예상했던 것 중 절반 이상은 맞췄다는 뿌듯함과,
한 발짝 모자랐다는 아쉬움이 동시에 남았다.

* 결국 이 작품은 죽어도 살아있는 시체,
산 자를 죽인 시체, 일부만 교체된 시체까지ㅡ
시체란 시체는 다 보여주는 시체 종합 세트였다.
단순히 기괴한 소재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이런 시체가 여기에 생겨났는가'를
추리하는 하우더닛의 재미가 제대로 살아 있었다.

*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띠지의
경고문구가 절로 이해됐다.
이건 정말 '취급 주의'가 필요한 책이었다.
부디 다룸에 있어서 조심하시길~!!
더불어 내 취향을 완벽하게 저격해준
블루홀6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박수를!!!
덕분에 시체들이랑 찐하게 잘 놀았습니다!

* 출판사 도장깨기 52/90

@blueholesix
마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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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필적 고의
기윤슬 지음 / 한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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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미필적고의 #기윤슬 #한끼 #협찬도서

* 한끼 출판사에서 받아본 책이다.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다.
'미필적 고의'라는 단어는 추리소설이나
법정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개념이다.
범죄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알면서도
행외를 감행하는 심리 상태를 뜻한다.

* 통행인을 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골목길을 차로 질주하는 경우,
아파트 옥상에서 화분을 떨어뜨려
사람이 맞을 수도 있음을 알면서도
호기심에 던진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같은 제목의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동생을 죽인 언니' 라는 것이었다.
그 죄책감에 사상누각처럼 세워진 삶에서
언니라는 사람은 어떤 일을 마주하게 될까?

* 주인공 현주는 잘나가는 커리어와
다정한 남자친구, 그리고 결혼을 앞둔
인생 최고의 순간을 살고 있었다.
찬란히 빛나는 인생의 가장 완벽한 순간,
무심코 열어본 메시지 하나가 모든 걸 뒤흔든다.
낯선 발신자가 보낸 사진 속에는 11년 전
퍼펙트 호프 화재 현장이 담겨 있었다.
그곳은 현주가 버린 여동생,
유미가 죽은 장소였다.

* 현주는 엄마의 재폰으로 새아버지와
여동생 유미를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새아버지를 무시했고,
유미를 끊임없이 조롱했다.
그럼에도 유미는 웃음을 잃지 않고
언니의 애정을 갈구했다.
현주는 그런 동생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고통은 모른 채 외면했다.
고3 수험생 시절, 엄마가 사라지자 결국
그는 원치 않는 가족과 살아야 했다.

* 결정적인 순간은 새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였다.
유미의 아카데미 등록금이라며 건넨 통장을
현주는 자신의 등록금으로 빼돌렸다.
게다가 호프집이 안전 설비조차 갖추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돈을 쥐어주고 유미를 그곳에 보냈다.
그리고 홀로 짐을 싸 도망쳤다.
스스로 살인자가 아니라 위로했지만,
사실상 동생을 죽음으로 내몬 것이나 다름 없었다.

* 이후 현주는 상류사회에 대한 욕망만을
쫓으며 살아왔다.
그리고 그 상류사회에 입성하기 직전,
과거의 그림자가 되살아나 그녀를 옭아맨다.
남자친구이자 변호사인 석현에게조차
비밀을 털어놓지 못한 채 관계가 흔들리고
오래된 진실을 쥐고 흔드는 이는 점점 더 다가온다.
현주는 과연 자신이 쌓아 올린 삶을 지켜낼 수 있을까?
현주의 오래된 진실을 아는 이는 누구일까?

* 책을 읽는 내내 현주의 태도는 거슬렸다.
자신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이들에게는
가차 없는 독설을 퍼붓고,
돈과 지위가 높은 사람 앞에서는
알아서 굽신거리는 모습은 불편했다.
하지만 끝내 마주한 그녀의 진실은
그보다 더 씁쓸했다.
많은 것을 가졌다고 믿었지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하찮다고 여겼던 것들조차도.

*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 속 욕망을 건드린다.
성공하고 싶은 욕심, 더 잘나 보이고 싶은 허영,
편하게 살고 싶은 욕망 속에서 우리는 때때로
누군가의 진심을 외면하고 상처를 준다.
그게 지극히 평범한 이들의 삶이라 위로하고
'나도 살아야 하니까'라는 말로
스스로를 정당화 한다.

* 살다 보면 의도치 않게 피해자가 되기도,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그 모든 순간 내가 외면한 고통은 없었는지,
혹은 누군가에게 미필적 고의로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아주 작은 행동이 일상의 큰 균열로 돌아올 수 있음을,
그 순간을 직시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모든 순간을 완벽히 현명하게 대처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남기며 책을 덮었다.

@hanki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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