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필적 고의
기윤슬 지음 / 한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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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끼 출판사에서 받아본 책이다.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다.
'미필적 고의'라는 단어는 추리소설이나
법정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개념이다.
범죄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알면서도
행외를 감행하는 심리 상태를 뜻한다.

* 통행인을 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골목길을 차로 질주하는 경우,
아파트 옥상에서 화분을 떨어뜨려
사람이 맞을 수도 있음을 알면서도
호기심에 던진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같은 제목의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동생을 죽인 언니' 라는 것이었다.
그 죄책감에 사상누각처럼 세워진 삶에서
언니라는 사람은 어떤 일을 마주하게 될까?

* 주인공 현주는 잘나가는 커리어와
다정한 남자친구, 그리고 결혼을 앞둔
인생 최고의 순간을 살고 있었다.
찬란히 빛나는 인생의 가장 완벽한 순간,
무심코 열어본 메시지 하나가 모든 걸 뒤흔든다.
낯선 발신자가 보낸 사진 속에는 11년 전
퍼펙트 호프 화재 현장이 담겨 있었다.
그곳은 현주가 버린 여동생,
유미가 죽은 장소였다.

* 현주는 엄마의 재폰으로 새아버지와
여동생 유미를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새아버지를 무시했고,
유미를 끊임없이 조롱했다.
그럼에도 유미는 웃음을 잃지 않고
언니의 애정을 갈구했다.
현주는 그런 동생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고통은 모른 채 외면했다.
고3 수험생 시절, 엄마가 사라지자 결국
그는 원치 않는 가족과 살아야 했다.

* 결정적인 순간은 새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였다.
유미의 아카데미 등록금이라며 건넨 통장을
현주는 자신의 등록금으로 빼돌렸다.
게다가 호프집이 안전 설비조차 갖추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돈을 쥐어주고 유미를 그곳에 보냈다.
그리고 홀로 짐을 싸 도망쳤다.
스스로 살인자가 아니라 위로했지만,
사실상 동생을 죽음으로 내몬 것이나 다름 없었다.

* 이후 현주는 상류사회에 대한 욕망만을
쫓으며 살아왔다.
그리고 그 상류사회에 입성하기 직전,
과거의 그림자가 되살아나 그녀를 옭아맨다.
남자친구이자 변호사인 석현에게조차
비밀을 털어놓지 못한 채 관계가 흔들리고
오래된 진실을 쥐고 흔드는 이는 점점 더 다가온다.
현주는 과연 자신이 쌓아 올린 삶을 지켜낼 수 있을까?
현주의 오래된 진실을 아는 이는 누구일까?

* 책을 읽는 내내 현주의 태도는 거슬렸다.
자신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이들에게는
가차 없는 독설을 퍼붓고,
돈과 지위가 높은 사람 앞에서는
알아서 굽신거리는 모습은 불편했다.
하지만 끝내 마주한 그녀의 진실은
그보다 더 씁쓸했다.
많은 것을 가졌다고 믿었지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하찮다고 여겼던 것들조차도.

*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 속 욕망을 건드린다.
성공하고 싶은 욕심, 더 잘나 보이고 싶은 허영,
편하게 살고 싶은 욕망 속에서 우리는 때때로
누군가의 진심을 외면하고 상처를 준다.
그게 지극히 평범한 이들의 삶이라 위로하고
'나도 살아야 하니까'라는 말로
스스로를 정당화 한다.

* 살다 보면 의도치 않게 피해자가 되기도,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그 모든 순간 내가 외면한 고통은 없었는지,
혹은 누군가에게 미필적 고의로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아주 작은 행동이 일상의 큰 균열로 돌아올 수 있음을,
그 순간을 직시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모든 순간을 완벽히 현명하게 대처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남기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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