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월은 붉은 구렁을 ㅣ 리세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반타 / 2025년 9월
평점 :

#일본소설 #삼월은붉은구렁을 #온다리쿠 #권영주 #반타
* 추석 연휴가 유난히 길었다.
친정까지 가는 길이 멀다 보니
차 안에서 읽을 책을 몇 권 챙겼다.
그중 하나가 바로 리세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었다.
* 붉은색 표지와 계단처럼 쌓인
책더미가 인상적인 표지였다.
그리고 시리즈의 시작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설렘 덕분에 기대가 커졌다.
평소보다 더 막힌 도로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책장을 넘겼다.
* 책은 총 네 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1장은 회장의 초대로 대저택을 찾은
젊은 회사원이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란
책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였다.
2장은 그 전설적인 책을 쓴 작가를 찾아
떠난 두 편집자의 기차 여행이었다.
3장은 아직 쓰이지 않은 책과
추락사한 두 소녀의 이야기였고
4장은 이제 막 작가의 손에서
태어나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혼돈의 절정에서 드디어
시리즈의 주인공 미즈노 리세가
모습을 드러낸다.
* 책을 덮고 나서 나는 잠시 멍해졌다.
1장과 2장은 비교적 연결이 뚜렷했지만,
이후의 이야기는 마치 각기
다른 꿈을 꾼 듯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4장부터 거꾸로 다시
읽기 시작했고, 그제야 몇 가지 공통된
실마리를 발견했다.
* 작가는 책 속의 책이라는 액자식 구조 속에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라는 책과
석류와 거울, 한쪽 눈이 의안인 남자를
각 장에 숨겨 놓고 마지막에 가서야
그것들을 폭발시켰다.
특히 4장은 가장 난해하면서도
읽을수록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 '회전목마'라는 제목을 미리 정해 놓고
도입부를 쓰는 소설가,
이즈미를 홀로 다시 여행하는 작가,
3월의 나라라는 기묘한 학원물의 리세.
이 세 개의 이야기는 각자의 세계를
유지하면서도 어딘가에서 맞닿는다.
그 교차점에서 느껴지는 것은
불쾌함이 아닌 잔잔한 설렘이다.
흥분보다 더 조용한, 그러나 확실한
두근거림이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 남아있다.
* 처음에는 단순히 '전설의 책'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을수록, 이 작품은 그보다
훨씬 크고 깊은 세계를 품고 있었다.
폭발적인 전개나 자극적인 반전 대신,
묘한 긴장감과 매혹적인 서사가
나를 끌어당겼다.
* 7시간 30분의 귀경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이유다.
리세 시리즈를 단 한 권만
챙겨온 것이 내내 아쉬웠다.
다음 리세 시리즈는 또 어떤
환상적인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꼭 뭔가를 만나게 될 거라는 예감과 함께
기대와 여운이 동시에 남는다.
#리세시리즈 #석류 #거울 #의안 #남자
#공통점 #예감 #혼돈 #소설 #전설의책
#삼월 #붉은 #구렁 #귀경길 #독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소설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