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재능
피터 스완슨 지음, 신솔잎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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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숲에서 가제본으로 받아본 책이다.

정식 출판 되기 전의 책으로

표지도 없고 출판지도 없다.

그럼에도 내가 가제본을 찾는 이유는 단 하나!

누구보다 빠르게 그 글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소름 보장!' 이라는 문구에 이끌려

누구보다 빠르게 읽겠다는 일념 하나로

받아본 책이다.

그리고 나는 이 문구가 얼마나

찰떡 같은 단어인지, 이 보다 더 완벽한

홍보 문구는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잘 한 일이

이 '콘퍼런스'에 참여하는 것이라는

조지 닉슨.

그녀는 미술 교사로 기혼이지만

남편과의 합의하에 자유연애를 추구한다.

* 조지가 이토록 설레는 것이 꼭

첫 출장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누군가와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혼자서 능동적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 조지는

다음 날, 시체로 발견 되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그녀가 발코니에서 떨어진 것.

* 자살일까? 타살일까? 머리를 핑핑

굴리고 있을 때, 한 커플이 나왔다.

사서로 일하는 마사와 교사를 상대로 한

콘퍼런스에서 판촉물을 판매하는 앨런이다.


* 마사는 자신이 어릴 적 한 소녀에 의해

'사랑의 저주'에 걸렸다고 믿었다.

마사는 그녀가 저주에 걸렸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고,

실제로 그 후로 만난 남자들은 모두

쓰레기통도 아까운 사람들이었다.

* 그런 마사가 앨런과 결혼을 했다.

앨런은 재혼이었고, 일 때문에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았다.

그리고 그날, 마사는 보았다.

집에 들어오기 전 마치 큐 사인이 떨어진 것처럼

생글생글 표정을 바꾸는 앨런을.

* 마사는 유독 이 날의 앨런 표정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사랑의 저주가 힘이 약해져서

앨런과 사랑에 빠졌고, 결혼도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인가...

홀로 골머리를 싸매고 있던 마사는

출장에서 돌아온 앨런의 셔츠에

피가 묻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 절대 스스로의 손으로 닿을 수 없는 곳.

그 곳에 왜 피가 묻어 있을까?

앨런은 출장지에서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 걸까?

왜, 앨런은 셔츠에 피가 묻어있다고 하자

자신이 연쇄살인마 같냐고 물어 봤을까?

의심이 싹튼 마사는 결국 앨런의 출장지와

그곳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에 대해 조사한다.

* 그리고 앨런이 콘퍼런스에 간다고

집을 비운 그 날,

여성들의 사망, 폭행 사건을 접하게 된다.

이건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정말 앨런이 연쇄살인마일까?

* 앨런에게 대놓고 물어보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심증만 가지고 경찰서를

찾아 갈 수는 없고.

그래서 마사는 대학원 때 자신을 구해줬던

친구 릴리를 찾기로 결심했다.

릴리, 어쩌면 현재 마사의 안정된 가정과

직장은 릴리가 만들어 준 것일지도.


* 마사는 릴리에게 자신의 남편이

연쇄살인마일지도 모른다고 얘기를 하며

예전처럼 자신을 도와 달라고 한다.

릴리는 그녀의 제안을 수락하고

조사에 착수하게 되는데

허얼........!!!!!!!!

* 책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내 입에서는 끊임 없이 헉! 헐! 맙소사! 대박!

이라는 단어들이 튀어나왔다.

절대 상상할 수 없었고 짐작조차 못했던 일들이

반전에 반전의 꼬리를 물며 이어졌다.

* 남편이 연쇄살인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마사의 공포와 릴리가 그녀를 돕고자 하는 마음,

냉철하게 사건을 보고 판단하는 그 모습이

너무 실감나게 다가왔다.


* 아까 맞은 곳인데 또 맞은 것 같은

느낌에 뒤통수는 아프고 온 몸이

팽팽한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어쩌면 나, 내일 몸살 날지도.........?

한 페이지만 더 읽고 자야지,

한 챕터만 더 읽고 자야지 했는데

어느새 밤을 꼴딱 새우고 아침 해와 함께

책을 덮게 되었다.

* 훗날 읽었던 책을 봐도 줄거리가

언뜻 생각나지 않는 적이 많아서

나는 보통 메모를 하면서 책을 보는 습관이 있다.

등장 인물들과 그들의 나이, 직업, 관계와 더불어

간단한 줄거리들을 메모한다.

그런데 그 메모하는 것도 잊고

페이지 넘기기에 그저 급급했다.

이 책, 미쳤다 진짜.

이 말 밖엔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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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에이저
신아인 지음 / 한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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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끼 출판사를 통해 서평으로 받은 책이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보통 우리는 이 나이의 아이들을
'청소년'이라고 부른다.

* 어른과 아이의 중간 시기.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부르기도 하며,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아직 미숙한 상태의
아이이기 때문에 법적 책임을 사회가
함께 진다는 그 나이의 아이들과
부모의 이야기이다.

* 도윤의 엄마이자 소년범 전문
프로파일러 강해수.
그녀는 성공에 대한 욕심이 강한 여자였다.
그래서 판사였던 남편과 이혼하고,
아들과 대치동으로 이사를 했다.

* 아들이 전학간 학교는 과거 해수가 다녔던 학교이다.
해수의 아들 도윤이 전학을 간지
얼마되지 않아 좋아하는 아이가 생겼나보다.
도윤의 책상 위에는 도윤의 고백에
거절을 담은 쪽지가 한 장 놓여있었다.

*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지극히
평범한 거절의 쪽지.
하지만 해수는 청소년들, 특히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해수는 뭔가 거슬렸다.
거절의 쪽지에 쓰여진 한 줄에
행간을 읽었기 때문이다.

* 그러던 어느 날, 도윤의 학교에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태은과 도윤이 한 팀이 되어
학생회장 선거에 나갈 때,
상대편 후보였던 아이가 사망한 것이다.
해수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그리고 아들의 안전을 위해 그 사건을 맡게 된다.

* 사건을 조사하는데도 해수의 신경은 온통
태은을 향해 있었다.
태은의 쪽지와 더불어 30년 전, 해수를
극심한 공포로 몰아넣은 남자가
해수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해수는 자신을 태은의 아빠라고 소개하는
용범을 보며 이번에는 30년 전과
분명히 다른 결과를 줄 거라고 다짐한다.

* 그러던 중 해수는 도윤의 변화를 눈치챈다.
머리가 좋아지는 약을 먹은 도윤을 발견하고,
도윤이 성적은 올랐지만 완전히 감정은
결여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해수는 도윤에게서 약을 빼앗으려 하지만
도윤은 그 약을 계속 먹고싶다며 화를 낸다.

* 교수 임용에서 떨어지고,
아들의 학교에서는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이 살인 사건은 묘하게 도윤이
범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형사로서, 프로파일러로서의 책임감과
엄마로서의 감정 사이에서 헤매는 해수.

* 여기에 머리가 좋아지는 약과
30년 전 사이코패스였던 용범과 그의 딸 태은이
계속 그들 모자를 맴돌고 있다.
해수는, 이 상황을 어떻게든
자신의 손으로 풀어야만 했다.
프로파일러로서도, 엄마로서도,
그리고 30년 전 그 사건의 목격자로서도.

* 책을 읽으면서 내내 사이코패스였던 사람이
아이를 낳으면, 그 기질이 유전이 될까 궁금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자로 인해 타고난
성질이 있기 마련이다.

* 나를 경우로 생각해보자면,
나는 외모는 엄마랑 똑같이 생겼다.
하지만 타고난 성질과 기질,
식성이나 습관 같은 것은 아빠랑 똑같다.
일례로, 남편이 처음 결혼 할 때는
어머니 딸인줄 알았는데
결혼하고 보니 아버지 딸이였다는
우스갯소리도 할 정도였다.

* 이처럼 사람은 자신의 부모와 그 형제 자매,
또는 그 위의 조상들 모습까지도
물려받는데 사이코패스가 하나 껴있다고
그 자녀도 사이코패스라고 단정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적어도 주변 환경이 사람을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 또한 요즘 흔히 얘기하는 '촉법 소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촉법 소년 제도는
폐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촉법 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아이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소년법에 의해 보호처분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만 14세면 우리나라 나이로는 15세,
중학교 2학년이다.

* 나의 청소년 시절을 생각해보면
나는 어른에 더 가까운 아이였고,
어른에 더 가까워지고 싶었지
아이에 더 가까워지고 싶지는 않았다.
그건 지금의 아이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른이 되기 전에, 그들을 보호할
명분과 목적이 아니라
어른이 되기 전에, 그들을 참된 어른으로
만들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 이 책은 청소년을 둔 엄마들,
조카를 둔 이모, 고모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지금 아이들에게 우리가
어떤 것을 줘야 하는지 잘 알려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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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런 제닝스 지음, 권경희 옮김 / 비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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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채 서포터즈 자격으로 받아본 책이다.
2021년 부커상에 노미네이트 된 작품이라고 한다.
표지를 보니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고요'였다.

* 파도가 밀려오는 소리,
그 파도가 모래 알갱이를 밀고 당기는 소리,
가끔 날아드는 새들의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것만 같은
섬의 모습.
그리고 외로이 불을 밝히고 있는 등대 하나.
잔잔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막상 펼쳐본 책은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 외딴 섬에서 등대지기를 하는 새뮤얼.
그는 스스로 섬을 가꾸고, 일구었다.
닭을 키우고 채소를 경작하며
자급자족의 삶을 사는 새뮤얼은
가끔 늘 그렇듯이 파도가 밀고 온
쓰레기들과 마주했다.

* 빗물받이로 쓰기에 딱 좋은 드럼통과
그 옆에 누운 거대한 남자의 시신.
파도는 쓰레기 뿐만 아니라 이렇게
죽은 사람들도 데리고 왔다.
새뮤얼은 시신을 처리하기 위해
그를 툭 건드려 보았다.
그때, 그 남자는 작은 신음과 함께
눈을 떴다. 그렇다.
그는 살아있었다.

* 나이가 많은 새뮤얼이 그를
오두막까지 옮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컸고, 무거웠으며 새뮤얼은 너무 늙었다.
우여곡절 끝에 그를 오두막까지 옮긴 새뮤얼.
그때부터 언어도 통하지 않는 그와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됐다.

* 새뮤얼은 자신의 섬에 이방인이
들어온 것이 썩 달갑지 않았다.
그는 혼자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이었다.
과거, 새뮤얼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우고
감옥에서도 혼자였다.
그 기나긴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고 나온
새뮤얼에게 세상은 적응할 수 없는 공간이었다.

* 그런 그가 등대지기로 살며 혼자의 삶과
고독에 익숙해졌다.
그래서 그는 그 이방인을 자신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단단한 오해를 쌓아갔다.
의식을 잃은 그를 발견하면서 부터 단 4일.

*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시간속에
독자는 새뮤얼의 과거를 볼 수 있었다.
그의 어린 시절 아빠와 엄마, 동생과 함께
가난한 그 시절을.
더불어 당시의 식민지와 독재자 시절을 볼 수 있었다.

* 새뮤얼에게 치유는 없었다.
그는 끊임없이 상처 받았고
그 상처 속을 허우적대며 살았다.
등대를 지키는 지금까지도.
감옥에서는 새뮤얼에게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았고 하나뿐인 아들을
볼 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 아들의 죽음을 전해들었을 때,
새뮤얼의 심정은 어땠을까.

* 살다보면 이렇게까지 일이 안풀리고
상황이 안좋아질 수 있나, 싶을 때가 있다.
적어도 내가 본 새뮤얼의 모습은 그랬다.
작은 행복도 잠시 뿐이었고,
그의 삶은 늘 고독과 상처로 가득찼다.

* 나는 낯선 이방인을 통해 새뮤얼이
다시 정을 느끼고 세상 밖으로 나가길 원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섬 밖이 무섭다면
적어도 그 이방인과 부자처럼 지내길 바랐다.
아, 새뮤얼.
그의 고독은 결코 치유될 수 없는 것이었나.

* 책은 그리 길지 않았고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결코 내 마음까지 편치는 않았다.
스스로를 섬에 가둔 그.
새뮤얼은 이제 안정을 찾았을까.
아니면 아직도 타는 냄새의 공포 속에 갇혀
섬을 일구고 있을까?
어떤 쪽도 편치 않은 결말일 것 같다.
어쩌면 새뮤얼은 자신의 안식처를
이방인과 나눌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 예고없이 들이닥친 이방인.
'난민'이라는 이름으로 곳곳에 흩어진
그 이방인들의 삶도 너무 안타까웠다.
나라가 나를 지켜주지 못할 때,
나는 스스로도 나를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 읽는 아프리카 문학이 참 씁쓸해서
오늘은 밝은 태양이 슬프게만 보였다.
새뮤얼, 어찌됐든 만수무강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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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바닥 - 제44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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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이케이도 준의 '샤일록의 아이들'을
읽어본 적이 있다.
이 책도 은행에서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는데 처음 읽었을 때 어찌나 놀랐던지.....

* 그때의 기억을 살려 이 책도
서평단 신청을 하게 되었다.
이케이도 준. 실제 대형 은행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작가다.
그 데뷔작을 받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얼마나 놀라운 일이 가득할 지,
나는 또 설레이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 대형 은행에서 융자 담당으로
일하는 이기 하루카.
그는 외근을 나가던 도중 동료이자
친구인 사카모토와 마주친다.
사카모토는 묘하게 서두르는 듯한 기색이다.
그 와중에 이기에게 알 수 없는 말을 남긴다.
"이기, 너 나한테 빚진거다?"

* 밑도 끝도 없이 뱉어낸 사카모토의 말에
궁금해 하기도 잠시, 그는 쌩하니 가버렸다.
그리고 그날 저녁,
사카모토의 사망소식이 들려왔다.

* 사카모토 사망의 원인은 아나필락시스 쇼크.
알레르기로 인한 사망이라는 것이다.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우연을 가장한 살인일까?
이 와중에 사카모토가 고객의 돈을
횡령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 사카모토가 그럴리 없다,
사카모토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는 이기.
사카모토가 하던 일을 인계 받은 이기는
거기서 '타살'에 대한 흔적을 찾게 된다.
그러면서 이기 또한 그들의 표적이 된다.
이기와 만난 이들이 죽는가 하면,
끊임없는 사고로 형사들과 자주 만나게 된다.

* 독자는 사카모토 죽음 뒤에 있는 것은 무엇일까?
궁금해하며 홀로 외로운 분투를 이어가는
이기에게 응원을 건내게 된다.
몇 번의 고비 끝에 밝혀지는 진실.

* 이때쯤에 나는 왜 소설의 제목이
'끝없는 바닥'일까 생각해 봤다.
끝도 없이 지하로 추락하는 '악'에 대한
의미인가 싶지만 확실치는 않다.
나쁜 사람이 잘못된 신념을 가지면
어떤 무서운 일이 일어나는지를
잘 보여준 책이라고 생각한다.

* 은행원이나 사업가가 아니면
잘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이 나온다.
그래도 친절한 설명을 덧붙여
읽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이 작품을 읽는 내내 떨쳐버릴 수 없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는 지금,
지구 어딘가에서는 이런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 그만큼 현실성이 뛰어난 작품이다.
하나의 장이 시작될 때 마다
그와 관련된 그림을 보는 재미는 덤이었다.
특히, 올곧은 정신과 마음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비밀을 파헤치고
한 발 앞서 나가기 위해 머리를 싸매는
이기의 모습은 꽤나 신선했다.

* 이 참에 '샤일록의 아이들'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서 책장에
잠들어 있는 책을 꺼내놨다.
은행가에서 이루어진 살인 사건,
현실과 제일 닮아 있어 더 소름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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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팅 - 그가 사라졌다
리사 엉거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시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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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시간에서 서평으로 받아본 책이다.
고스팅이란 단어는 '잠수 이별'을 뜻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남녀 사이를 넘어서 고용 시장에서도
사용되는 단어라고 한다.

* 처음 이 책 표지를 봤을 때 드는 생각은 단 하나였다.
'그는 왜 사라졌을까?'
나는 '잠수 이별'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잘 이해할 수 없다.
적어도 같이 만들어간 관계에
정확한 끝맺음은 지어줘야
서로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뭔가 사정이 있겠지?
그딴 거 개나 줘버리라지!
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 데이트 앱인 토치로 남자를 만난 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이런 앱을 자주 사용하고
가벼운 만남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다.
앱도 친구인 잭스의 강요와 권유로 깔았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나간 만남에서
'그'를 만난다.
여자를 한눈에 빠지게 만드는 애덤을.

* 렌과 애덤은 영혼의 동반자인 듯
급속도로 관계가 발전했다.
매일 만났고, 매일 사랑을 속삭였다.
그럴수록 애덤은 렌을 더 알고 싶어했다.
그건 렌도 마찬가지였지만, 결국
꽁꽁 감추고 있던 비밀을 먼저
털어놓은 것은 렌이었다.

* 렌의 베일이 한 꺼풀 벗겨진 그날 밤이 지나고
다음 날 애덤은 사라졌다.
렌에게 질문이 있다며 함께 가자고 했던
식당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그는 일이 생겼다는 단 하나의 메시지만 보냈고
렌은 혼자가 되었다.

* 애덤이 렌의 곁을 떠난 다음 날
한 사설탐정이 렌을 찾아왔다.
그의 이름은 베일리.
베일리는 렌에게 애덤과의 만남을 묻는다.
더불어 그의 이야기는 모두 거짓이며
그와 만났던 세 여자는 모두 실종되었다고 얘기한다.

* 베일리를 믿을 수 없었던 렌은
스스로 그를 찾기로 결심한다.
그가 사설탐정임은 확실하고
고로 그가 한 얘기는 모두 진실임을 알면서도.
애덤의 흔적을 좇던 렌은 그의 SNS가
모두 삭제되고, 토치의 프로필이 내려가고,
전화마저 수신이 정지된 것을 알게 된다.

*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다는 깊은 상실감을
느낄새도 없이 렌은 애덤이 숨겨두었던
하나의 비밀을 발견한다.
작은 신문 조각.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낯익은 이를.
그래서 렌은 결국 그곳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렌이 그토록 꽁꽁 숨겨놨던 비밀이 있는 그곳으로.

* 책은 렌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사라진 세 여자의 마지막 모습을
교차로 보여준다.
여기서 가장 주목할 점은 렌이 느끼는
'감정'이었다.

* 과거의 아픔을 딛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렌과
그녀를 다시 '그곳'으로 데리고 가고픈 애덤,
그리고 세 여자의 실종과 렌을 지키고 싶어 하는
베일리의 감정 선과 양파 껍질 벗기듯
한 꺼풀씩 벗겨지는 진실들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 묘하게 겹쳐지는 장면들과
반복되는 문장들이 어쩌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그 순간,
그 문장들은 이 마지막 장면을 위한
장치였다고 생각한다.
그 불안정한 문장과 렌의 심리,
엇갈리고 교차되는 이야기 속에
갈피를 잃었지만 그 마지막 장면 하나로
나도 그 모든 것을 용서하기로 했다.

* 왜 엉거 언니의 책을 믿고 보는
사람들이 있는지 너무 잘 알 수 있었다.
큰 이야기의 틀에 곁가지로 종말주의자와
온라인 시대 속 개인 정보에 대한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어
생각이 참 많아지는 책이었다.

* 사랑 하나가 이리도 지독할 수 있다니.
리뷰를 쓰는 도중
임재범 님의 '사랑 보다 깊은 상처' 노래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마음이 절절해 졌다.
책을 덮었는데도 렌을
쉽게 떼어 낼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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