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의 오만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5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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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카인의오만 #나카야마시치리 #문지원 #블루홀6 #출판사 #도장깨기

* 현재 한국에 나와있는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다.
이누카이 하야토는 경시청 형사로
두 번의 이혼 경력과 신부전을 앓고 있는
딸을 가진 전형적인 형사이다.
딸과의 사이가 좋지 않아 관계 회복을 위해
무던히 노력하는 아버지이기도 하다.

* 이런 이누카이가 이번 사건의 범인은
첫 번째 이야기였던 살인마 잭의
모방범으로 보이는 인물이었다.
코 끝이 시려오기 시작하는 겨울의 초입,
강아지 료타와 산책을 하던 오시노는
료타가 파헤친 잡목림의 구덩이에서
한 구의 시신을 발견한다.

* 나체로 발견된 10대 소년은
배를 가르는 듯한 흔적이 있었고
장기의 일부만 사라져 있었다.
그것도 간의 절반만.
장기가 없어졌다는 점에서 살인마 잭의
모방범이라 의심할 수도 있었지만,
이누카이는 시신을 숨긴 점,
봉합의 흔적이 매끄럽지 못한 점에서
그 의문을 부인하고 피해자 신원찾기에 나선다.

* 치과 치료 이력을 살펴보고,
근처 학교를 다 뒤져봐도 피해자의
신분은 오리무중.
그러다 아스카의 기지로 출입국관리국을 살펴서
피해자가 12살의 중국 국적을 가진
왕지엔순으로 밝혀진다.

* 미성년자가 홀로 입국했을 가능성은
극히 드물어서 이누카이와 아스카는
동행자를 찾는데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아스카는 직접 중국으로 날아가
왕지엔순의 집을 찾고, 결국 그가 왜
낯선 이의 손을 잡고 일본에 들어왔는지 알게된다.

* 가난한 자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
팔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값싼 노동력과 자신의 몸 뿐이다.
왕지엔순은 그렇게 '입양'이라는 형식을 띤
장기매매의 희생자였다.

* 수요는 많으나 공급은 부족한 장기이식 현장에
가난한 아이들이 부모의 동의, 또는 자신의 의지로
장기를 팔고 돈을 받는 것이었다.
일본 내에서 뇌사자를 제외한 장기이식은 불법이다.
그것도 이렇게 돈 거래가 오가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면 이 불법 장기이식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이들은 어떻게 가난한 아이들만 골라서
마수의 손길을 뻗을 수 있었는가?
이것이 이번에 이누카이에게 주어진 숙제였다.

* 이누카이 역시 신부전을 앓고 있고,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딸이 있기에
그는 끊임없이 형사와 아버지 사이의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고지식한 윤리관과 형사로서 가지고 있는
자부심이 없었더라면,
그가 조금 더 부패한 경찰이었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 이누카이가 행한 길은 정의의 길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그 길의 끝에서 그는
좌절과 공포에 휩싸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 순간만큼은 형사보다는 아버지였으리라.

* 생명의 가치는 '부'를 따라가서는 안된다.
부자들의 생명은 소중하고 가난한 사람의
생명은 경시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머리는 알고 있지만 내 가족이 당장
장기이식을 받지 못하면 사망하는 상태이고
내가 그 돈을 지불할 능력이 있다고 했을 때,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 이누카이 하야토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의료'계에 숨은 부패와 인간의 생명이다.
그렇기에 재밌게 읽으면서도 끝에는
아주 많은 생각과 가슴에 무거운 돌을
올려 놓은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럼에도 끊을 수 없다.
일본에서는 여섯 번째 시리즈가 나왔다는데,
이것도 조만간 한국에 들어올 거라 믿는다.

* 출판사 도장깨기 4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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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부인 소담 클래식 4
버지니아 울프 지음, 유혜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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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소설 #댈러웨이부인 #버지니아울프 #유혜경 #소담출판사 #협찬도서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인간 존재를 성찰하는, 시대를 초월한
문학적 고전으로 노벨 연구소 선정
최고의 세계문학 100선에 든 작품이다.
올해가 이 책이 나온지 딱 100년이
됐다고 하는데 100년 전에 씌여진 책은
나에게 어떤 깨달음을 줄지 기대됐다.

* 전쟁이 끝난 후 런던.
댈러웨이 부인은 오늘 있을 파티를 위해
꽃을 사러 본드 거리로 나섰다.
곤두박질치며 지저귀는 종달새와
이른 아침의 신선한 공기 속에서
그녀는 홀로 걸었다.

* 이미 오십 줄에 접어든 데다,
병을 앓고 난 후로 흰머리가 많이 생겼는데도
매력적으로 보이는 여인.
그녀는 꽃을 사러 가는 길에 많은 것을 보았다.
글자를 쓰는 비행기와 잠시 멈춰서 있는
여왕인지, 왕인지 모를 이가 타고 있는 자동차,
난생 처음 런던을 찾은 소녀부터
전쟁 후 후유증에 시달리는 남성과 그의 아내까지.

* 이렇게 그녀는 독자에게 그녀가 아는 사람들,
그녀를 아는 사람들, 심지어 그녀가 모르고
그녀를 모르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었다.
댈러웨이 부인을 통해서 만날 수 있는 것은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전쟁 후의 런던, 그 풍경과 사람들의 생각,
의식의 변화와 사랑, 우정에 이르는 갖가지 감정까지.
그녀의 옛사랑과 현재 남편, 딸과 함께
가장 친한 친구 모두를 만나게 해주었다.

* 이 모든 것은 작가의 의식의 흐름대로
씌여진 듯 했다.
댈러웨이 부인의 이야기였다가
어느 순간 돌아보면 피터의 이야기였다가,
금새 다시 셉티머스에게로 넘어가는.
그래서 잠깐 딴 생각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이 이야기가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어
앞으로 되돌아가는 일이 반복됐다.

* 그랬기에 더 정신 바짝 차리고
읽을 수 밖에 없었다.
한 문장도 놓칠 수 없다는 듯이
미친듯한 집중력을 발휘해서 읽었다.
이런 의식의 흐름 속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런던의 풍경을 묘사하는 문장들이었다.
18세기 분위기로 세팅 된 멋진 푸른빛의
브로치들이 진열되는 창가라던지,
시간을 알려주는 마라겟 성당의 시계를 지나,
장미를 파는 소녀와 요란스럽게 장식한,
빨갛고 노란 광택제를 발라 번쩍번쩍
빛이 나는 버스들 등.

* 나는 이 문장에서 당시 런던의 거리를
사진 보듯이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그 안에 서 있는 그와 그녀들을 상상하는 것은
책을 읽는 순간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또한 댈러웨이 부인을 평가하는 그 모든 말들에서
그녀의 고독과 회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그녀가 가지고 있는 고통과
사랑에 대해서도 느낄 수 있었다.

* 나는 '좋은 책'이란, 언제 어느 때 읽어도
깊은 울림과 느낌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댈러웨이 부인이 독자들에게 자신을 알리게 된 지
100년이 지났어도 그녀의 하루를 엿보는 것은
매우 즐겁고 뜻깊은 일이었다.
100년 전 파티를 여는 그녀를 통해서
나는 삶에 대한 생각과 함께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앞으로 100년 뒤에도 사랑받음이 분명할 책이었다.

@chae_seongmo
@sodambooks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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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흐름 #모더니즘 #모더니즘소설
#고전문학 #영국문학 #영국소설추천
#아내 #어머니 #여성 #여성의삶 #삶의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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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데스의 유산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4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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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닥터데스의유산 #나카야마시치리 #문지원 #블루홀6 #출판사 #도장깨기

*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이다.
잭 더 리퍼를 모티브로 한 사건과
일곱 개의 연작 미스터리,
자궁 경부암 백신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를 거쳐
이번에는 닥터 데스이다.

* 닥터 데스는 잭 케보키언을 가리키는 말로
그는 미국의 병리학자이자 교육자, 전직 의사였다.
'죽을 권리'를 주장하며 유명해졌으며
실제 말기 환자들의 안락사를 도움으로서
살인죄로 수감되었다가 가석방 되기도 했다.
이 닥터 데스와 이누카이 하야토가 맞붙는다.

* 그 시작은 한 꼬마 아이의 신고 전화였다.
나쁜 의사 선생님이 와서 아빠를 죽였다는
신고 전화는 이틀 째 계속 되었고,
혹시나 의료 사고를 걱정한 담당자에 의해
형사부 수사 1과 아스카의 귀에 들어갔다.
아스카 선에서 처리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그녀는 이누카이 하야토를 끌어들였다.

* 처음에는 이누카이도 그저 간단한
청취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아이의 증언과
피해자의 아내이자 아이의 어머니의 증언에
큰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된다.
아이는 의사가 두 명이 다녀갔다고 했는데
어머니는 그런 사실을 쏙 빼놓았던 것이다.

* 말기 암 환자를 돌보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그만한 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누카이는 자연스럽게 보험금 살인을 생각했다.
하지만 시신을 빼앗다시피 가로채 와서
부검을 해보니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칼륨은 인체에 필요한 미네랄 중 하나지만
혈중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심근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1991년 도카이 대학 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발생한 도카이대학 안락사 사건과
유사해 보이는 사건.
결국 이누카이는 아이의 어머니를 추궁했고,
이내 '닥터 데스'의 실체를 확인하게 된다.

* 닥터 데스는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안락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편안한 죽음을 선사하는 검은 의사였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죽을 권리'를 주장하며 적극적으로
안락사를 추진한다.

* 설령 환자의 고통을 없애기 위한 목적이라도
그것을 인정한 조문이 없는 이상 불법이고,
명백한 살인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누카이는 간혹 갈등하고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그 역시도 신부전을 앓고 있는 딸을 둔 아버지였으니까.

* 나는 최근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보내면서
'안락사'라는 제도에 대해 깊게 생각해봤다.
비록 사람의 목숨과 동물의 목숨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는 없을지언정,
나에게는 가족이었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책 속에 나온 가족들의 심정이
어느 정도 이해는 되었다.

* 적어도 내가 고통을 덜어줄 수만 있다면,
육체의 고통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해 줄 수만 있다면,
나도 기꺼이 선택했을 항목이었으니까.
하지만 이것도 자식 같은 아이라서,
내 손으로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졌다는
반려동물의 '보호자'의 역할로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지만
그 상대가 나의 부모, 배우자, 형제라고
생각하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아직 모르겠다.

* 만약 내가 삶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라면
나는 기꺼이 내 가족에게 안락사를 얘기할 것이다.
하지만, 그 상대가 내 가족이 된다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고 싶은 마음과
조금 더 곁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무던히 싸울 것만 같다.
하지만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의 마음이 아닐까.

* 고령화 사회가 계속 되면서
우리나라도 노인이 노인을 간병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고통에 몸부림 치는 환자에게 주어지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
안락사라는 의미와 그 제도에 대해서
심도 깊게 생각할 계기가 된 책이었다.

* 출판사 도장깨기 4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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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절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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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
조니 선 지음, 홍한결 옮김 / 비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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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하던일을멈추고바닷속으로 #조니선 #홍한결 #비채 #협찬도서

* 비채 서포터즈 3기 자격으로 받아본 책이다.
내가 2년 연속 비채 서포터즈에 신청했던 이유는
내가 읽지 않을 책들을 읽을 수 있어서, 이다.
그 중 한 장르가 바로 에세이다.
유독 에세이나 자기계발서 종류는 읽지 않는 나이지만
가끔은 에세이가 읽고 싶을 때가 있다.

* 하지만 평소에 읽지 않으니, 어떤 에세이가
좋은 에세이인지, 어떤 작가의 글이 나와 맞는지
잘 몰라 더더욱 선택하기가 어려웠다.
그 선택의 폭을 덜어주는 것이 비채 서포터즈였다.
그렇게 받아본 노란색 표지의 책은
'휴식'을 모티브로 하고 있었다.
책탑은 높이높이 쌓여져 있고,
역시나 '에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손이 잘 가지 않았을 때, 조금씩이라도 읽어보자는
마음에 책을 펼쳐들었다.

* 그렇게 작가의 작은 첫인사를 받았다.
거기서 눈에 들어온 한 문구.
누구나 시간은 부족하기에 작가가 휴식하는 시간을
잠깐씩 빼서 이 책을 쓴 것처럼, 독자의 시간도
기회 될 때마다 잠깐씩만 훔쳐가고자 한다는 글이
나를 크게 휘둘렀다.
부담 없이, 짧은 시간에 잠깐씩 읽어도 좋다.
이 문장 하나에 나는 작가에게 모든 걸 빼앗겼다.
내 시간이 소중한 만큼, 독자의 시간도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정말 그것 하나만으로도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 뒤로 계속해서 읽어나갔다.
휴식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그동안 느꼈던 것,
알고 있었고 새로 알게 된 것들 까지
모조리 읽게 되었다.
중간중간에 귀엽기도 하고 예쁘기도 한
드로잉들이 나오는데 이것 마저도 나는
책을 읽는 동안에 잠깐 눈의 '휴식'을 권유하는
작가의 배려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글과 함께 그림을 보는 것이 이토록 즐거울 줄이야.

* 그러면서 어느새 나도 모르게 작가와
나의 닮은 점을 찾고 있었다.
그 첫 번째가 결과물에 대한 집착이었다.
'나는 잘해야만 해!'라는 강박에 시달렸던 나는
늘 내가 가지고 있는 힘의 두 배, 세 배를 썼다.
휴식까지 결과물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작가를 보면서 이 사람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힘의
몇 배를 쓰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는 휴식을 향해 달리는 것이 그랬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냥 잠이 많은 아이이다.
그러나 실제로 내가 취하는 수면 시간은
많으면 6시간, 보통 4-5시간이다.

* 물론 중간에 짧게 낮잠을 자기도 하고,
시간에 맞지 않게 잔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다.
그런 나도 하루에 12시간, 16시간씩 잘 때가 있다.
읽고 있는 책이 너무 재밌어서,
정주행 중인 드라마가 너무 재밌어서라는
보잘것 없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간혹
하룻밤을 지새우거나 자는 시간이 3시간 미만인 날이
여러 날 지속 될 때, 스위치가 꺼지듯이
미치도록 잠만 잔다.

* 이런 행동을 '휴식을 향해 달리기'로
표현하는 작가가 참 신기했다.
나는 한번도 이렇게 생각해 본 적 없으니까.
일도 안하고 전업주부로서 집에서 있는 나를 보며
'넌 매일 쉬잖아.'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나도 나름 바쁘다.
읽을 책도 많고, 집안 일도 온전히 내 몫이다.
K-장녀로서 챙겨야할 것도 많다.

* 물론 일을 하고 있을 때 보다 휴식 시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날 좋은 날 커피 한 잔 들고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
환기 시키기 위해 창문을 열어 놓고
바람을 맞이하는 것도 내 일상 속 휴식이다.
작가가 가진 불안과 공황, 공허에 대해
100% 공감하지는 못했지만 이것 하나는
완벽하게 공감할 수 있었다.
꼭 생산적인 일이 아니더라도
나는 오늘도 휴식을 향해 달리고 있다는 것.

* 취미가 일이 되지 않게 무던히 노력하고 있으며,
몸은 가만히 있을 지언정, 머리 속은 늘
복잡하게 계획을 세우고 생각하면서 지낸다.
책을 덮고나서 보니 어느새 8월이었다.
휴가철도 다가오니 손에 쥐고 있는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진짜 바다나 다녀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drviche
#잘읽었습니다
#비채서포터즈 #비채서포터즈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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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드로잉 #닮은꼴 #찾기 #위로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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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농성
구시키 리우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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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소년농성 #구시키리우 #김은모 #블루홀6 #출판사 #도장깨기

* 엊그제 도착한 블르홀6의 따끈따끈한 신작!
빨간색 표지가 눈에 확 들어오는데
여기에 제목은 물론이고, 총을 들고 있는
소년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농성이란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시위하는 행위를 말한다.
소년이 이루고 싶었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 처음에는 가난하지만 그래도
사람 사는 정이 있는 곳으로 보였다.
아와가키시 오아자 도로코베는
현에서 손꼽히는 온천거리로
야기라 식당이 자리 잡은 곳이었다.
야기라 식당은 쓰카사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곳으로 사람 사는 정이 있는 곳,
딱 그런 곳이었다.

* 어린 아이들에겐 메뉴 상관 없이 모두 백 엔.
백 엔이 없으면 설거지나 청소, 테이블 닦기 등
다른 방법으로 돈을 지불하게 하고
아이들이 굶지 않게 먹을 것을 내어주는 곳.
마을 주민들은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기 위해
음식 값을 소폭 올리는 것에 찬성해주었다.
쓰카사는 아이들이 출입 가능한 시간을
제한을 둬서 어른들이 편하게
술을 마시고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 그런 한적한 시골 마을로 보였던 곳에
한 소년의 시체가 나타났다.
아이의 하반신은 베인 상처로 가득했고,
상반신에도 치명타로 보이는 찔린 상처가 있었다.
혀 끝이 3cm정도 잘려 있었으며
아이는 성폭행을 당한 흔적이 보였다.
고작 10살 짜리 남자 아이가 성폭행을 당한 후
살해된 것이다.

* 경찰은 평소에도 칼을 들고 다니며
아이들의 몸을 만지는 등 성적으로 못된 짓을 일삼는
15세 마세 도마를 용의자로 보고 그를 추적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했다.
쓰카사의 소꿉친구인 이쿠야는 최근 형사과에서
내근직으로 보직을 변경했으나 일손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탐문 수사를 같이 하게 되었다.

* 이쿠야가 야기라 식당을 나오고 얼마 뒤,
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마세를 목격한 경찰은
마세의 똘마니 격인 와타나베 게이타로와
마세, 둘을 불러 세운다.
어떻게든 조용히 서로 데려가려고 했지만
이내 두 경찰은 마세와 와타나베에게 습격을 당한다.
한 사람은 칼에 찔려 생사가 불분명한 상황인데
설상가상으로 여기에 총까지 빼았겼다.

* 경찰을 습격한 후 마세와 와타나베가
찾아간 곳은 야기라 식당이었다.
하필 그때, 아이들이 어수선한 거리를 피하고자
식당에 와있을 때였다.
그렇게 마세와 와타나베는 야기라 식당을 점거했고,
식당 주인인 쓰카사를 비롯해 와카노, 메아,
고코나, 렌토가 인질로 붙잡히게 된다.

* 마세의 요구 조건은 하나였다.
자신은 범인이 아니니, 진범을 잡아서
자신에게 공개적으로 사죄하라는 것.
마세는 쓰카사의 친구인 이쿠야를 유일한
연락통으로 삼으며 인질들을 극한으로 몰아 세운다.
인질 중 유일한 어른이었던 쓰카사는
상황을 모면해보고자 애를 쓰지만
마세는 아무렇지도 않게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당겨버린다.

* 남은 총알의 수와 인질의 숫자가 동일한 상황.
마세의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 판가름 나기도 전에
인질 모두가 위험해 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처음엔 인질을 잡은 마세를 보면서 매우 불쾌했다.
안하무인은 물론이고, 성적인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내뱉으며
매우 폭력적인 성향이었다.
교육 환경은 어찌나 형편 없었는지
쉬운 단어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했고
글자도 모른다고 했다.

* 소년이 식당을 점거한 단 하루의 시간이
배경이지만, 그 안에 담겨진 뜻은 몇 십년을
간직하고 있었던 근본적인 문제들이었다.
방치하는 부모와 외면하는 사회 속에서
아이들이 이루고 싶었던 아주 소박하고도
소중한 소망.
그 처절한 몸부림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책이었다.
야기라 식당을 보면서 슬며시 지어졌던 미소가
나중엔 불쾌함으로, 그 뒤엔 씁쓸함과
안타까움으로 신음 흘리게 하는 책이었다.
개인의 선의가 미담이 아닌 곳에서
아이들인 편안하고 행복한 일상을 꿈꿨으면 좋겠다.

* 출판사 도장깨기 4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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