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렌의 참회 (리커버 에디션)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일본소설 #세이렌의참회 #나카야마시치리 #이연승 #블루홀6 #출판사 #도장깨기

*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가 끝나고
바로 이누카이 하야토 시리즈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생각이 바뀌어
단행본 딱 2권만 읽고 시작하기로 했다.
그렇게 집어든 책이 '세이렌의 참회'이다.

* 세이렌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상반신은 여자, 하반신은 새인 존재를 말한다.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선원들을 홀려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존재.
혹자는 요정이라고도 하고,
요괴라고도 하는데 나는 요괴쪽으로 보고 있다.
일단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 자체로도
요정은 아니지 않을까?
이런 세이렌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참회까지 하는 걸까?

* 책을 펼치니 방송 윤리 검증 위원회로부터
권고를 받은 보도국 데이토 TV 보도국장의
분노를 볼 수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사회부가 단독으로 저지른 실수임에도
보도국 전체가 책임을 진다.
그들은 해서는 안될 조작으로 뉴스를 내보냈고,
살인마 잭 사건 때는 범인을 자극해
살인 교사 요소도 포함이 되어 있었다.

* 방송국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햇병아리 기자,
데이토 TV 사회부 소속인 다카미는
살엄음판 같은 회사의 분위기를 뒤로하고
선배인 사토야와 함께 유괴사건을
취재하러 가쓰시카 서로 가게 되었다.
경찰들과의 실랑이 끝에 겨우
보도 협정을 두고 회의를 할 시간에
두 사람은 기리시마 조의 에이스,
구도 겐지 형사를 찾게 된다.

* 구도의 뒤를 쫓으면 피해 여학생의
주소와 이름을 알 수 있을거라
판단한 사토야와 다카미는 특종을 잡기 위해
구도의 뒤를 쫓게된다.
경제적으로 평범한 가정의 고등학생 딸이
유괴되어 몸 값을 요구 받은 상황.
구도의 뒤를 쫓으며 그들은 사건 현장과
시신으로 변한 피해 학생을 목격하게 된다.

* 구도 형사는 직업 때문인지, 그냥 사이가 나쁜건지,
사토야와 다카미와 마주칠 때마다 신랄하게 그들을 비판한다.
사건을 쫓는 건 형사나 기자나 똑같다는 말에
똑같이 쫓고 있어도 서로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말로 일축해 버리는 잘생긴 형사.
말은 좀 많이 싸가지 없고 마음에 안들지만
그를 뒤쫓으면 특종을 잡을 수 있다.
평판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데이토TV의
회생이 두 사람의 손에 달린 것이다.

* 보통 여기자와 남형사라면 러브라인 공식인데....
독자인 내가 공감을 하면서도 상처 받을 말을
툭툭 골라내는 구도 형사를 보며 일찌감치 포기했다.
이럴거면 잘생기지나 말지.
다른 보도국의 눈초리와 구도의 촌철살인에도
굴하지 않고 뒤를 쫓던 두 사람은 결국 용의자로 보이는
네 사람을 추리게 된다.
성급한 디렉터에 의해 특종으로 보도되고,
떨어진 평판과 돌아선 시청자들은 돌아오는 듯 했다.
아주 잠시였지만.

* 나비의 날갯짓 하나에도 토네이도가 생기는 것처럼
이 특종 보도는 아주 크나큰 파장을 불러오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요즘 무분별하게 퍼지는
가짜 뉴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멀쩡히 살아있는 연예인들을 사망자로 만들고
감언이설로 대중을 선동하고 꾀는 무리들.

* 악질적인 폭로로 인해 마녀사냥을 당하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는 요즘 세상에
대중 매체를 통하여 일반 사람에게 새로운 소식,
정보를 전달하는 이들이 어떤 마음 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책이었다.
2020년에 한국에 출간 됐으면,
그 전에 쓰셨다는 얘기인데 대체 시치리 형님은
어디까지 내다보고 있는걸까.
아주 오래전에 쓰인 책이 현 상황과 꼭 맞는 걸 보면
가끔은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

* 대중 매체를 접하는 일반 사람들이 이 뉴스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공영 방송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특종을 위해 예의라고는 지나가는 개에 물려준
사람들에게 꼭 던져주고 싶은 책이었다.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힘을 가진 언론은
이런 자세를 가지고 임해야 하는거다! 라고.

* 출판사 도장깨기 38/86

#세이렌 #참회 #시치리월드
#가짜뉴스 #조작뉴스 #공영방송
#언론 #언론의자세 #진실 #진정한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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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눈을 감지 않는다 - 연쇄살인범의 딸이 써 내려간 잔혹한 진실
에이프릴 발라시오 지음, 최윤영 옮김 / 반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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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기억은눈을감지않는다 #에이프릴발라시오 #최윤영 #반타 #오팬하우스 #협찬도서

* 오팬하우스에서 받아본 책이다.
연쇄살인범 아빠와 그런 아빠를 신고한
딸의 이야기라고 했다.
딸에게 신고를 당한 아빠의 심정은 어떤지,
아빠를 신고한 딸은 어떤 마음이었는지,
어쩌다 아빠의 비밀을 알게 되었는지
궁금했었는데 이게 실화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 소설 같은 표지와 제목이어서
한치의 의힘도 없이 책을 받아봤고,
첫 페이지를 펴자마자 깜짝 놀랐다.
'이 책은 나의 기억을 바탕으로 쓴 회고록이다.'
이 한 문장으로 책 안의 모든 내용이
실제로 있었던 일임을 알게 되었다.

* 연쇄살인범 에드워드 웨인 에드워즈의 딸이자
이 책의 저자인 에이프릴의 어린 시절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그녀는 늘 아빠의 눈치를 봤고,
아빠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래도 너무 어린 아이였던 그녀는
종종 실수를 했고, 그럴 때마다 끔찍한 벌칙이 뒤따랐다.
아빠는 벨트로 에이프릴의 엉덩이가 피가 나도록 때렸고
그녀를 들고 벽에 집어 던지기도 했다.

* 장난을 가장해 에이프릴과 그 동생들에게
늘 고통을 주었고,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먹이기도 했다.
명백한 아동학대였다.
엄마는 아빠의 힘에 눌려 못 본 척 했고,
그 아이들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은 이모 할머니 부부가
집에 와 있는 시간 뿐이었다.

* 아빠는 집 안에서는 난폭한 군림자였고
밖에서는 '세상에 이런 사람 없습니다'를 보여주는
끝내주게 자상하고 멋진 아빠였다.
물론, 그렇게 라포를 형성한 뒤에
그들의 재산을 착취하거나, 불을 지르고 도망갔지만.

* 어릴 적에도 쉽게 이해할 수 없었던
잦은 이사가 그의 범죄를 감추기 위한 도피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녀는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던 중이었다.
2009년, 그녀는 끊임없이 과거에 관한 질문에 사로잡혔다.
깨진 조각 같은 어릴 적 기억들을 하나씩 맞춰보기도 하고
기억나는 대로 미제 사건을 검색하기도 했다.
그렇게 흩어진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주변을 무너트릴
한 통의 전화를 걸게 되었다.

* 그렇게 아빠의 범죄를 세상에 알리고
자신을 희생해 피해 받은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주고자 노력했다.
이 일로 인해 그녀는 인생해서
또 다른 것들을 잃어야 했다.

* 에이프릴이 어렸을 적에 겪었던 일들을
보고있으니 알쓰인 내가 맥주가 땡겼다.
구운 오징어를 웨인인냥 자근자근 씹어대며
책을 보고 있다가도 한숨을 쉬며 덮기도 여러번.
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힘든데 이 일들을
실제로 겪은 에이프릴과 그 동생들이 너무 안타까웠다.

* 그리고 그녀가 냈던 용기.
그 숭고한 정신에 감탄과 함께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다.
내 아빠가 나에게 이런 짓을 했다면
나는 과연 참을 수 있었을까?
아빠가 연쇄살인범이었다면
나는 신고를 할 수 있었을까?
어느 것 하나 명확하게 답을 내릴 수 없었다.

* 소설로서 한발짝 뒤에서 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렇게라도 외면하고 싶었다.
가독성은 매우 좋았는데 실화라고 생각하니
문득문득 마음이 아려져 쉽게 진도를 나가지 못했다.
더 빨리 신고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아버지를 신고했다는 죄책감에 힘들었을 그녀.
그 아픔을 이렇게 만인에게 내보이는 것도
무던한 용기와 이낸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제는 그녀도 세 하이의 엄마로서,
죄책감의 무게를 덜고 행복의 길을
걸어갔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부디, 꼭 그랬으면 좋겠다.

@ofanhouse.official
#잘읽었습니다
#회고록 #군림자 #연쇄살인범 #방화범
#아버지 #고발 #싸이코패스 #아동학대
#범죄자 #어린시절 #추억 #혹은 #기억
#잔혹한진실 #소설같은 #실화

#에세이추천 #인문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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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모차르트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7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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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이별은모차르트 #나카야마시치리 #문지원 #블루홀6 #출판사 #도장깨기


* 현재 나와있는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다.

내가 좋아하는 모차르트를 주제로 했기에

가장 기대했었던 작품이기도 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1756년 잘츠부르크 태생으로 신이 내린 천재.

짧은 생을 가졌으나 음악 신동으로서

많은 곡을 남긴 비운의 천재.

이런 모차르트와 미사키가 만나다니!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매우 궁금했다.


* 시점은 아모의 사건이 있은 뒤로부터 약 한 달 후,

쇼팽 콩쿠르로부터 6년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당시 미사키와 같이 쇼팽 콩쿠르에 참가해

우승을 거머쥐었던 맹인 사카키바 류헤이.

선천적인 시각장애로 악보는 못보지만

'절대음감'이라는 신이 내린 축복을 지닌 피아니스트.


* 쇼팽 콩쿠르 우승 뒤로 많은 인터뷰와

한순간에 스타로 올라가게 된 류헤이는

전국적인 모차르트 투어를 열기로 했다.

늘 류헤이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어머니 유카와

매니저 톰 야마자키, 스승인 시오타 하루히코와

같이 준비한 무대였다.

모차르트 곡으로만 채운 연주회였고,

연주회를 앞두고 많은 매체에서 류헤이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 성심성의껏 인터뷰에 응했지만

막상 기사를 보면 실망스러운 곳도 있었다.

그러다 팬을 늘리기에 다시 없을 기회라고 생각해

'주간슌초'라는 종합잡지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인터뷰 당일, 프리랜서 기자 데라시타 히로유키라고

자신을 소개한 기자는 불쾌하기만한

발언을 서슴없이 해댔다.

류헤이의 시각 장애가 거짓이 아니냐는 의심과 함께

가짜뉴스나 음모론에 쉽게 걸려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도 서슴없이 해댔다.


* 불쾌한 인터뷰 이후 모차르트 투어 첫 날,

객석에 있었던 데라시타는 연주회 도중 갑자기 일어나

난동을 부렸고, 곧 톰과 관계자에 의해 쫓겨났다.

그는 그 와중에도 자신의 기사를 사던지,

다시 한 번 인터뷰를 하게 해달라고 했다.

결국 경찰에 신고했지만 직접적인 위해를 당하지 않았으니

경찰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그들은 데라시타와 다시 한 번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작은 장치를 해놓은 채로.


* 하지만 인터뷰 당일,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류헤이가 연습실로 쓰는 별채의 방에서

데라시타가 총에 맞아 죽은 채로 발견된 것이다.

데라시타에게 직접적인 모욕과 함께 연주회를 망치게 된

류헤이는 물론이고 그의 어머니인 유카,

매니저와 스승의 위치에서 류헤이의 재능을 누구보다

지키고 싶었던 톰과 시오타까지 모두 용의선상에 올랐다.


* 두 번째 투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멘탈이 약한 류헤이에게는 이 모든 것이

불안으로 다가왔다.

피아노를 치는 도중 손가락이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불안에 악몽까지 꾸게 되었다.

유력 용의자로 지목 받아 참고인 조사를 하는 등

피아노를 곁에 둘 수 없게 되어 더 불안해 지는 류헤이.


* 그런 류헤이의 머리에 문득 그 사람이 떠올랐다.

쇼팽 콩쿠르에서 있었던 사건 당시,

자신을 구해줬던 미사키 요스케를.

갑작스럽지만 마땅히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었던

류헤이는 그렇게 메일로 미사키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었다.

- 어떻게 하면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좋은 방법이 있으면 가르쳐 주세요.


*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만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푹 빠져서 읽었다.

미사키의 등장으로 인해 사건뿐만 아니라

마음의 안정까지 찾는 류헤이를 보며

미사키의 능력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사법의 여신 테미스와 음악의 신 뮤즈에 이어

의술의 신마저도 미사키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 했다.


* 책 속에서 모차르트의 연주곡이 나올 때를 대비해

아예 처음부터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들으면서 봤다.

모차르트의 생애가 나오는 구간에서는

뮤지컬 모차르트의 넘버를 들으며 잠시 감상에 잠기기도 했다.

선하게 그려지는 무대위 장치와 모차르트의 가족사까지.

뮤지컬 모차르트의 넘버 '얼마나 잔인한 인생인가'를 들으며

책을 읽으니 묘하게 류헤이의 상황과 겹쳐져 더욱 안타깝게 들렸다.


* 현재 일본에서는 미국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조지 거슈윈을 소재로한 '지금이야말로 거슈인'과

'전해줘 차이콥스키'가 나왔다고 한다.

하루 빨리 한국에서 이 두 작품을 만나봤으면 좋겠다.


* 출판사 도장깨기 37/86


#미사키요스케 #미사키요스케시리즈

#모차르트 #볼프강아마데우스모차르트

#얼마나잔인한인생인가 #의심 #피아노소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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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을 빌려드립니다 - 복합문화공간
문하연 지음 / 알파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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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소풍을빌려드립니다 #문하연 #알파미디어 #협찬도서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처음 이 제목을 봤을 때, 잉? 했다.

소풍을 빌려준다고?

우리가 봄, 가을에 김밥 싸들고 놀러가는

그 소풍을 어떻게 빌려준다는거지?


* 하지만 찬찬히 소개글을 읽어보자

소풍이 내가 아는 소풍이 아니었다.

여기서 말하는 소풍은 복합 문화 공간,

즉 '소풍'이라는 공간을 빌려주는 것이었다.

누가, 어떤 이유로 이 그림같은 공간을

빌리고 빌려주는 것인가!

한 폭의 그림 같은 표지를 뒤로하고

책을 펼치니 그곳은 멋진 호수가 있는 도시,

춘하시였다.


* 연재는 태어나서 난생 처음으로 혼자 살게 되었다.

나이는 45세. 중년 아줌마로서 평생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서울을 떠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춘하시에 자리를 잡기로 정하고

호수가 보이는 펜션을 샀다.

여기를 리모델링 해서 1층과 2층 일부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대여를 해주고,

2층의 일부는 자신의 집으로 사용했다.


* 작고 소박하지만 호수를 산책하는 사람들이

들리기 좋게 작은 카페도 열었다.

전봇대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 공간에

전단지도 붙히고, 1달간 대여 무료라는

파격적인 조건도 내붙혔다.

그렇게 바로 혜진을 필두로 한 아기 엄마들의

퀼트 모임이 들어왔다.


* 그와 비슷하게 기타 치는 싱어송라이터가 

개인 교습 공간을 위해 대여를 요청했다.

그렇게 아기 엄마들의 모임도 관찰하고,

싱어송라이터가 교습하는 동안 들리는

기타 선율도 감상하고, 오가는 손님에게

커피도 팔고 있는데 젊은 학생이 나타났다.

대뜸 여기 알바 구하냐고 묻는다.

나중에 구하긴 할 건데, 지금은 필요 없다고 하자

대뜸 자기소개부터 줄줄이 늘어놓는 남자.


* 그렇게 학생의 이름이 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꼭 도깨비에 홀린 것마냥

필요하지도 않았던 알바를 고용하게 되었다.

만남부터 수상했던 이 알바생은 역시 젊음이 좋은 건가,

모든 일에 열의가 넘쳤다.

복합 문화 공간 소풍을 어떻게 홍보하고,

어떤 프로그램을 준비하면 좋을지

끊임없이 아이디어가 샘솟았다.


* 어느 순간, 누가 알바생인지 누가 사장인지도

모를만큼 현은 열정적이었고, 연재는 다독이고

누르는 데에 바빴다.

그리고 싱어송라이터가 자신이 작곡한 곡을 가지고

음악회를 열기로 한 바로 그 날.

귀신이 곡할 노릇처럼 현이 사라졌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현의 성실함은 다 거짓이었나?

그가 복합 문화 공간 소풍에서 그리고 싶었던

그 모든 것들은 그저 빈말에 불과한 청사진이었나?


* 어느 순간 사라진 현은 연재에게 만큼이나

독자인 나에게도 당혹감을 선사했다.

그리고 그 뒤로 조금씩 터져나오는 상처들.

혜진과 싱어송라이터 수찬,

요가 강사 겸 수련을 하는 제하와

훌쩍 나타났다 훌쩍 사라진 현,

짝사랑에 가슴앓이 하는 목공소 사장 강훈과

그리고 도망치듯 서울을 떠났던 연재까지.


* 그동안 돌보지 않았던 상처의 고름이

터져 나오듯이 조금씩 조금씩 그들은

자신의 속내를 비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슬프기만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눈물보다

웃는 일이 더 많았다.


* 너라서 괜찮다며 무심하게 툭 내미는 손길도,

현실 남매처럼 치고박고 싸우는 스승과 제자도,

누군가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나누는 것도,

나는 모든것이 다 흐뭇하게 보이기만 했다.

뭐, 그러다가 결국 연재가 연수에게 쓰는

편지를 읽고 또르르르 눈물을 흘리긴 했지만.

아! 현이가 연재에게 자신의 아픔을 공개할 때도.

그러다가 또 다음 장면에서 금새 웃는 나를 보며

우리네 인생과 참 닮은 책이라고 느껴졌다.

슬플 틈이 없이 사고가 몰아치는구먼!


* 엄마 뱃속에서 나와 세상을 살아간지 만 37년.

세상을 살면서 내가 가장 어려웠던 것은

내 힘든 속내를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이었다.

힘들어도 괜찮은 척, 하나도 힘들지 않은 척,

그렇게 군중 속에서 외로웠던 내 지난 날들이

살며시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이런 사람이

나 뿐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지금까지 나는 나의 힘듦을 내비치는 것은

타인에게 내 약점을 쥐어주는 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이런 사람이 생각보다

많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되자

문득 알 수 없는 용기 비슷한 것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오히려 그동안 이런 생각을 하며 좋고,

잘된 것만 보여주려던 내가 부끄럽기 까지 했다.

내가 괜찮을 때, 내가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주면

그 누군가도 내가 힘들 때 그 어깨를 빌려 주겠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 앞으로는 나를 위한 문장으로 '너라서 괜찮아.' 라는

말도 추가하기로 했다.

선입견이나 편견을 가지지 말고 사람을 볼 것.

나 뿐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든 너라서 괜찮다고

얘기하 주는 사람이 될 것.

이라는 다짐도 늘어났다.


* 어느 날, 아주 예쁜 호수의 도시를 찾아가면

꼭 이런 복합 문화 공간에 모두가 말갛게

예쁜 미소를 짓기도 하고, 투닥거리며 있을 것만 같았다.

고개를 잠깐만 돌려도 마주칠 것만 같은,

그런 사람 냄새가 가득한 책이었다.

정말 연기 잘~ 하는 배우님들이 나와서

드라마로 나오면 찰떡일 것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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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 - 미사키 요스케의 귀환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6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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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합창 #미사키요스케의귀환 #나카야마시치리 #이연승 #블루홀6 #출판사 #도장깨기

* 미사키 요스케의 여섯 번째 시리즈.
지금까지 미사키 시리즈를 읽으면서
늘 만족스러웠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완성도는 더 높아져서 이번에도
잔뜩 기대를 했다.
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의아했었다.
합창? 미사키가 이제 노래도 하는건가 싶었다.

* 하지만 곧 미사키가 누구를 닮았는지
떠올리고 의문을 해소할 수 있었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그렇다면 이번 배경음악은 합창이다!
아름다운 선율을 뒤로하고 책을 펼치니
바로 보이는 익숙한 이름.
와타세와 고테가와.
오호! 반가워요!!
하자마자 내 얼굴은 금세 심각해졌다.

* 마약을 한 상태로 유치원에 들어가
어린 아이 3명과 교사 2명을 살해한 센가이 후이토.
와타세 경부와 고테가와 손에 체포된 후,
검찰로 넘겨지게 된 용의자였다.
'심신 미약'이라는 단어가 걸림돌이 될 사건은
사이타마 지방 검찰청으로 가게 되었고
담당 검사로 아모가 선택되었다.

* 아모는 센가이가 마약에 의한
심신 미약 상태가 아닌 계획 살인임을 밝히고
그 동기를 조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용의자 소환 조사를 하던 중 갑작스런
졸음에 의식을 잃은 아모.
잠시 후 눈을 떴을 때 아모는 용의자가 되어
현경 본부에 신병이 인도됐다.

* 아모가 의식을 잃은 그 사이,
센가이는 총에 맞아 사망했고 당시 총을
쏠 수 있는 사람은 아모밖에 없었다.
제출되는 증거들도 모두 아모가
범인임을 가리키고 있는 상황.
인터넷 상에서는 의분을 행한 검사라는
얘기가 떠돌았고 언론에서는 사적 복수라는
얘기가 나왔다.
현직 검사가 용의자를 살해하고 용의자가 된 사건.

* 자신은 기억도 나지 않은 일로
하루아침에 검사에서 용의자가 된 아모가
암울한 미래를 그리고 있을 때,
그가 나타났다.
아모와 같은 사법 연수생 동기이자
그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미사키 요스케.

* 쇼팽 콩쿠르 이후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친
미사키는 예정된 공연을 모두 취소하고
막대한 위약금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오직 아모를 위해서, 아모와의 약속을 위해서
지구 반대편에서 아모의 곁으로 왔다.
그렇게 재회한 두 사람.
아모는 미사키를 보고 말도 안되는 안정을 되찾았고
미사키는 아모를 위해 변호사부터 선임하기로 한다.

* 이런 일에 적임자이고 불리한 증거들로
쌓여있는 상황을 한 순간에 뒤집을 수 있는 남자.
미코시바 레이지.
미사키 교헤이의 아들과 마주한 미코시바의
모습은 생전 처음 보는 모습이라 입이 떡 벌어졌다.
그 유명한 미코시바 레이지가 온순한 양처럼 보일줄이야!
이게 바로 미사키 요스케의 힘이겠지.

* 그렇게 미코시바를 시작으로 미사키는
아모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닌다.
와타세와 고테가와를 만나는 것은 물론이고,
부검에 미친 영감 미쓰자키의 도움도 받는다.
어머나! 이거이거 시치리 형님이 주신
종합 선물 세트잖아!
미코시바까지는 예상했지만 미쓰자키 영감과
이누카이 형사까지 나왔을 때야 비로소
제목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합창.
여러 사람이 목소리를 맞추어 같은 선율을 노래하는 것.

*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니 가슴 깊은 곳에서
벅참이 차오르면서 내 안에 부족했던 모든 것들이
충만해지는 기분이었다.
정말 아름다운 소리를 본 기분,
그에 따른 벅차오름과 환희.
그 어떤 단어를 가져다 붙여도 이 책을 읽은 후의
느낌을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았다.

* 이제 남은 미사키 시리즈는 단 한 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교헤이와 요스케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되었을지도 참 궁금하다.
다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모차르트던데!
벌써 두근두근 하는구먼!

* 출판사 도장깨기 3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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