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의 섬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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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일명 '채손독'에서
서평으로 받아본 책이었다.
히가시가와 도쿠야 작가님의 작품에
김은모 번역가님이라면 누가 그냥
넘어갈 수가 있으리오~ㅎㅎ

​* 덕분에 받아본 책은 역시나
내 기대를 뛰어 넘는 완벽한 트릭과
유머를 가지고 있었다.
아니 여기 명탐정님 너무
유쾌하잖아유ㅋㅋㅋㅋ

* 아버지의 뒤를 이은 변호사 야노 사야카.
그녀는 아버지 대신 유언장을 읽기 위해
'모모타로'라는 그림책으로 유명한 출판사의
별장에 찾아가게 된다.
일명 '비탈섬'이라고 불리는 그 곳은
깍아내린 듯한 절벽이 있는 곳이다.

​* 가는 길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자칭 명탐정이라고 일컫는 고바야카와 다카오와
조금 이상해보이는 도락스님,
그리고 유언장에서 꼭 참석을 요구했던
쓰루오카 다카오와 함께 배를 타고 출발했다.

​* 도착한 저택은 '화강장'이라고 불리는 대저택.
헬기 착륙장도 있고 건물 꼭대기에는
원형 모양의 구도 있었다.
죽은 출판사의 사장 사이다이지 고로의 삼남매,
에이코, 게이스케, 유코와 함께
고로의 여동상 마사에,
에이코의 남편 아쓰히코와 딸 미사키, 사이다이지 가문을
돌봐주는 기요시, 시노부 부부.
그리고 고로의 부인 가나에와 주치의 다카자와까지.
총 14명의 사람이 화강장에 묵게 됐다.

​* 49재 법회가 이루어진 후,
사야카의 유언장 낭독이 시작되었다.
각자 만족할만한 유산을 분배받았다.
특히 쓰루오카는 조카임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유산을 물려받아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그날 저녁부터 섬에는 폭풍이 불어닥쳤다.

* 에이코의 딸 미사키가 밤에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빨간 도깨비가 중정에 떠있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부랴부랴 사야카의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날 이후, 보이지 않는 쓰루오카.
모두 폭풍이 몰아치는 날씨에도 쓰루오카를 찾아 나섰고
그는 뒷뜰의 한 정자에서 숨진채 발견된다.
꼭 다수의 사람들에게 얻어맞은 것 마냥
다발성 골절 상태로.

​* 쓰루오카의 사망 이후 분위기는 크게 가라 앉는다.
유산 분배에 앙심을 품은 사이다이지 가문 사람일까?
아니면 쓰루오카에게 개인적인 앙심을 품고
섬에 들어온 외부인의 소행일까?
쉽게 풀리지 않는 사건의 전말이 주치의인
다카자와의 이야기로부터 슬슬 힌트를 얻어간다.
조금 이상해보이는 도락스님의 이야기까지 더해지면서
23년 전, 있었던 살인사건의 비밀과
사이다이지 가문이 감추고 있던 비밀들이 드러난다.

* 추리소설을 읽는데도 나도 모르게
'풋~!!'하고 웃는 일이 많았다.
좋게 보면 유쾌하고, 나쁘게 보면 경박한
탐정으로 인해 웃는일이 많았다.
그렇다고해서 그가 능력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사야카가 힌트를 주긴 했지만 결국
비밀을 파헤친 것은 고바야카와 2대탐정
다카오였으니까.

​* 변호사 사야카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야기는
유머러스하면서도 떡밥회수까지 완벽했다.
파리 잡는 장면에서는 신나게 웃었으면서
이것마저 떡밥이었다니+ㅁ+
상상도 못한 전개였다.

​*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어느 한 사람에게로
이야기의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얘가 범인이구나!를 직감했음에도
트릭을 풀어가는 과정, 숨겨진 옛이야기에는
그저 감탄만 내뱉을뿐이었다.

*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이렇게 즐거워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B급 감성과는 다르게 장면 자체,
그들의 행동 자체가 웃음을 주었다.
안타까운 장면도 있고, 섬뜩할 장면도 있지만
이상하게 그 기분이 오래가지 않았던 추리소설.

​* 추리 소설은 늘 어둡고, 빡치는 일들만
가득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아, 물론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분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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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 NEON SIGN 6
김쿠만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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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음과 모음에서 서평단 신청으로
받아본 책 '신들린 게임과 개발자들.'
책을 신청한 이유는 단순했다.
영어의 Good이 아닌 무당이 하는
'굿'을 모티브로 게임을 만드는 이들이 궁금했다.

* 나는 게임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잘하지도 못한다.
내가 하는 게임은 마을 키우기라던가,
스토쿠 같은 퍼즐 게임이 전부였다.
남편이 한때 리니지에 빠진 적이 있어서
잠시 같이 한 적은 있지만
역시 오래 가지는 못했다.
프로젝트 G도 그와 비슷한 게임인가?
라고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튜토리얼이었다.
보통 책에는 '프롤로그'를 쓰지 않나.........?
목차부터 신선하고만+ㅁ+
작가는 튜토리얼에서 이 책은 소설이라기보다
자신의 취업 체험담에 가깝다고 고백한다.

​* 2033년을 배경으로한 게임회사 취업이라니,
쉬이 상상이 되지 않았다.
나무위키를 활용하는 방법이나
각주를 이용하라는 안내를 받고서
나는 진짜 '프로젝트 G'를 읽어보았다.

* 소설가인 대호씨는 중견 게임회사에 지원한다.
2주 만에 인사팀으로부터 같이 일하자는
연락이 왔고 그는 어엿한 회사원이 되었다.
대호씨가 만들 게임은 VR게임이었다.
한국의 호러게임을 대표하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본부장에게서 프로젝트G가
무당이 하는 굿의 G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 진짜 귀신을 본 적도 없었고,
포괄 임금제인 회사에서 야근을 밥 먹듯이 한다.
그가 맡은 일은 프로젝트 G의 시나리오를 맡았다.
게임 원화들의 밑바탕이 될 설정을 짜는데
시나리오 팀에는 한때 한국의 스티븐 킹이라고 불렸던
팀장님과 대호씨 단 둘뿐이다.

​* 배경 이야기를 써서 넣으면
3D프린터로 캐릭터가 인쇄된다.
프린터를 통해 나온 캐릭터들과는
대화도 나눌 수 있고, 같이 밥도 먹을 수 있고,
술도 마실 수 있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은 이들이랄까.

​* 이런 캐릭터들과 함께 일을 하는 도중에
대호씨는 진짜 귀신을 목격하게 된다.
본부장은 무당을 불러서 부적도 쓰고
굿도 하지만 귀신들은 끊임없이 나타난다.
대호씨가 만든 이 게임..... 성공 할 수 있을까?

​* 책을 읽는 내내 이상하게 미소가 지어졌다.
귀신에 홀린건가 싶을만큼 책속에서 보여주는
B급 감성의 언어유희들이 즐거웠다.
그 안에 있는 대호씨는 아니었겠지만
도망간 귀신을 찾는 대호씨도,
귀신과 술 한잔 기울이는 대호씨도
내 눈에는 살아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간혹, 회사와 본부장의 뒷담화를 볼 때면
나 역시 회사 다녔던 시절이 생각났다.

​* 2033년에도 저런 놈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좀 끔찍하긴 하지만 누군가의
일상을 엿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프로젝트 G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도
너무 궁금했고^^

* 우리는 보통 무언가를 굉장히 잘 할 때
'신들린 ㅇ ㅇ ㅇ'이라는 단어를 쓴다.
예를 들면 '신들린 드리블', '신들린 문장력',
'신들린 연기력', '신들린 촉' 등등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과 제목을 이와 같이 이해했다.
신들린 게임을 만들고 싶은
개발자들의 마음과 여정을 담은 책이라고 말이다.

​* 마지막에 테크노밸리를
정처없이 배회하는 망령들의 모습도 좋았다.
작가님이 진정 하고 싶었던 말은
이 안에 다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책이 채 200 페이지도 되지 않아서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었지만

그래도 충분한 즐길거리가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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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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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 좋게 다산북스에서 받아본 책이었다.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제목과

표지에 보이는 열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열매가

어떤 열매인지, 어떤 의미인지도 몰랐다.

그저 표지가 참 예쁘다는 생각뿐이었다.


* 책 뒷편의 소개글을 읽을 때도

이렇게 가슴 저리는 이야기인지 몰랐다.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마치 이 소설 속 빅토리아가

사랑을 시작 한 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랐던 것처럼.


* 열 두살의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어머니와 이모, 믿고 의지하던

사촌오빠를 잃은 빅토리아.

집에서는 '토리'라고 불렸으며 이제는

그녀가 어머니의 일을 하고 있었다.


* 무뚝뚝한 아버지와 폭력성이 강한

연년생 남동생 세스,

전쟁에 다리를 잃은 이모부까지

그들의 식사와 빨래, 전반적인

집안일을 도맡아 했다.


* 엄격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토리는

세스와 달리 순종적인 아이였다.

지적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늘 자신의 의무를 다하려 했다.

그날, 거기서 그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 아빠가 돌아오시기 전에

포커장에서 세스를 잡아오려던 토리는

노스 로라 사거리에서 길을 묻는

낯선 남자와 마주친다.

다정함이 뚝뚝 흐르는 남자에게

한 순간에 마음을 빼앗긴 토리.


* 그녀는 가족에게 거짓말을 하고

그 남자, 윌슨 문을 만나러 다니기 시작한다.

윌은 토리에게 놀라운 남자였다.

다정했고, 신비로웠으며

넘치는 사랑을 주었다.

하지만 윌은 토리의 마을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 그는 인디언이었고,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윌을

쫓아내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어느 날,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윌.

토리는 어디에서도 그를 찾을 수 없었고

마을 주민들의 대화 속에서

윌이 피부가 벗겨진 채

살해됐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 직감적으로 윌을 죽인 범인이

자신의 남동생 세스임을 알게 된 토리.

그리고 자신의 자궁에

한 생명이 깃들었음을 알게 된 토리.

토리는 결국 일생일대의 결심을 하게 된다.

처절하면서도 강인한,

소녀에서 어머니로 성장하게 되는

빅토리아 내시의 이야기이다.


* 이 책은 눈여겨 봐야할 대목들이 참 많았다.

첫 번째는 윌의 등장과 그의 사랑으로 인해

순종적인 소녀가 아닌 자립적인 여성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토리였다.


* 두 번째는 내시 복숭아였다.

토리의 할아버지 때부터 일구어온 과수원.

달콤한 복숭아의 묘사를 보고 있노라면

한 겨울에 복숭아가 너무 먹고싶었다.

복숭아가 가지는 '연결'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매력적이었다.


* 세 번째는 자꾸 곱씹게 되는 문장들이었다.

매혹적인 단어와 반짝이는 문장들은

통으로 머릿 속에 저장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윌을 묘사하는 장면이라던가,

토리의 상실을 나타내는 장면들은

눈 앞에 선명하게 그 모습들을 드러내곤 했다.


* 생에 단 한 번뿐인 강렬한 첫사랑과

그의 결실.

그녀가 취하고 놓았던 모든 것들이

실제 있었던 수몰된 지역을 배경과 함께했다.


* 그녀의 상실과 성장, 희망에 따라

나는 토리와 같이 울고 웃었다.

진짜 복숭아가 너무 먹고 싶어서

아쉬운대로 황도 통조림과 함께한 책이었지만,

이제 복숭아를 보면 나는 가장 먼저

빅토리아가 생각날 것만 같다.

이 책을 만난건 나에게 커다란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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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시록 살인사건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박진범 북디자이너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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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읽는 블루홀6에서

서평을 모집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당첨된 적이 없었는데

감사하게도 이번 '묵시록의 살인사건'은

서평에 당첨되어서 읽어 볼 수 있었다.


* 니시무라 교타로 작가님의 책은

'살인의 쌍곡선'으로 만나본 적이 있었다.

그때의 재미와 깔끔한 트릭을 잊을 수 없었는데

이렇게 '묵시록 살인사건'으로 다시 만나게 되니

매우 반가운 마음과 기대감이 충만했다.


* 눈부신 햇살이 반겨주는 4월의 한 주말.

형사인 가메이는 가족들과 함께 

긴자의 보행자천국으로 나들이를 가게 된다.

보행자천국에는 가메이 가족들을 비롯해

오랜만에 화창한 주말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 그때,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는 나비 한 마리.

콘크리트가 가득한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나비는

곧 떼를 지어서 거리를 뒤덮었다.

나비가 어디서 날아오는 건지 확인하려고

와코 빌딩 방향으로 간 가메이.

그는 거기에서 2,30마리의 배추흰나비에 뒤덮힌

젊은 남자의 시신을 보게 된다.


* 얼굴에는 편안한 미소가 가득했고

달짝지근한 아몬드 냄새가 났다.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주변에는 나비 사체가 들어있는 커다란

골판지 상자가 있었고 황동으로 만들어진

팔찌에 네잎클로버와 문구가 적혀 있는 것이 다 였다.


* 팔찌의 문구는 성경의 한 구절이었다.

광신도의 자살인가 싶은데 유서도 없었다.

시신의 신원도 밝히지 못한 채, 일주일이 흘렀다.

그리고 이번에는 풍선이 하늘을 뒤덮었다.

나비와 함께 죽은 남자와 같은 팔찌에 다른 문구.

이번에는 젊은 여자였다는 점만 달랐다.


* 여전히 두 남녀의 신분은 파악할 수도 없었다.

신분을 파악할 수 없으니 죽음의 동기도,

자살인지 타살인지도 의문점만 남길 뿐

무엇하나 뚜렷하게 밝혀진 것이 없었다.

그때, 한 제보가 들어왔다.

여자가 떠올린 풍선에 종이가 묶여 있었고

그 종이에는 '다음 주 일요일,

우리 동지가 항의하기 위해

분신자살을 할 것이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 그들은 어째서 항의의 표시로 죽음 택했는가.

대체 무엇에 대한 항의인가.

가메이를 비롯한 도쓰가와 경부는 

예고된 자살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 하며

서서히 광기의 실체에 이르게 된다.


* 책을 덮고나니 두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밥 먹는 것도 잊고 책을 읽어서일수도 있고,

책 안에 숨겨진 광기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히 한가지 확실한 건,

이 책 대박이다.


* 책 속에서 요즘은 흔하게 쓰여지는

전자기기들이 없어서 내심 의문이 들었었다.

그런데 이 책이 1980년에 처음 발표된 작품일줄이야.

옮긴이의 말을 읽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다.

그만큼 지금 읽어도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체와

세련된 트릭을 가지고 있다.


* '나비'와 '풍선'이 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밝혀졌을 때는 너무 놀라웠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연결이었다.

이 상징적인 메세지와 '집단'을 연결함으로서

작가가 전하는 메세지는 더 분명하게 다가왔다.


* 사실 처음에는 '묵시록'이라는 것을 보고

종교적인 색채가 너무 뚜렷하진 않을까 생각했는데

어떤 것에도 치우쳐지지 않고

적당히 맛깔나게 잘 버무려졌다.

탄탄한 스토리와 사회에 던지는 메세지까지.

앞으로 40년 뒤에 읽어도 또 다시 

감탄하게 될 것만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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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 살인사건
애슐리 칼라지언 블런트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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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플라자에서 서평으로 받아본 책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추리소설이었고,
무엇보다 제목이 흥미로웠다.
'도플갱어 살인사건.'
도플갱어를 만나면 죽는다는 미신이 있는데~
여기서는 어떻게 보여줄지 기대되었다.

* 나와 닮은 이를 죽이고 그 사람의
신분으로 살아가는 건가?
이건 좀 너무 뻔한가?
그렇다면 나와 닮은 이가 나를
죽이러 오는 건가? 등등
온갖 상상력이 난무했었다.

​* 그런데, 내 모든 상상은 첫 페이지부터
보기 좋게 바사삭 사그라들었다.
이른 아침, 가장 좋아하는 옷을 입고
조깅을 하던 레이건.
그녀는 골목길에 있던 마네킹을 발견한다.
아니, 마네킹인줄로만 알았다.

* 창백한 피부에 분리된 상,하반신.
그것은 마네킹이 아니라 토막난 시신이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시신의 얼굴이었다.
죽은 여성의 시신이 레이건과 쌍둥이라고 할 정도로
꼭 닮아있었다.

​* 머리로는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것을 알지만
충격과 공포로 쉽게 움직일 수 없었던 레이건.
그는 결국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채
그 자리에서 도망치게 된다.
절친한 친구인 민에게 이 모든 것을 터 놓고
상담하고 싶지만 레이건에게는
민조차 모르는 과거가 있어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 자신을 닮은 여성들이 죽어가는데
레이건이 운영하는 릴리 화원은 재정난에 허덕인다.
유일한 가족인 엄마는 요즘 최근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 일'이 있었을 때부터
늘 레이건을 다그치고 화를 낸다.
유일한 친구인 민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민은 경찰에 찾아가라는 말만 반복한다.

* 레이건이 경찰을 찾아가지 못하는 이유,
아직도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
그 흔한 페이스북 계정조차 없는 이유를
민은 알지 못한다.
레이건의 시점에서 이야기하는 이 책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 사회적으로는 인터넷에 퍼진 무분별한 개인정보,
스토커, 사법 기관에 대한 불신 부터
개인적으로는 가족관계, 인간관계,
사랑, 연애, 상처와 치유, 배신과 믿음 등
다양한 감정들이 주를 이루었다.



* 처음부터 끝까지 궁금하게 했던
범인의 정체와 범행 동기는
마지막에 큰 충격을 주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쇄살인 미스터리 스릴러.
민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레이건에게
'죽어라. 죽어라!'하며 사지로
몰아넣는 기분이었다.
단 하나의 희망도 보이지 않았다.

* 내가 레이건이었다면,
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었을까.
식물에게서 안정을 찾는 레이건이
안쓰러워서 꼭 안아주고 싶은 기분도 들었다.
또한, 반가운 한국의 모습이 나와서
내심 기분이 좋기도 했다.
대체 작가님이 소맥은 어떻게 아신걸까?
책을 덮고 난 뒤에도 흥분을 감출 길이 없어
오늘은 청심환 하나 까먹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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