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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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 좋게 다산북스에서 받아본 책이었다.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제목과

표지에 보이는 열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열매가

어떤 열매인지, 어떤 의미인지도 몰랐다.

그저 표지가 참 예쁘다는 생각뿐이었다.


* 책 뒷편의 소개글을 읽을 때도

이렇게 가슴 저리는 이야기인지 몰랐다.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마치 이 소설 속 빅토리아가

사랑을 시작 한 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랐던 것처럼.


* 열 두살의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어머니와 이모, 믿고 의지하던

사촌오빠를 잃은 빅토리아.

집에서는 '토리'라고 불렸으며 이제는

그녀가 어머니의 일을 하고 있었다.


* 무뚝뚝한 아버지와 폭력성이 강한

연년생 남동생 세스,

전쟁에 다리를 잃은 이모부까지

그들의 식사와 빨래, 전반적인

집안일을 도맡아 했다.


* 엄격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토리는

세스와 달리 순종적인 아이였다.

지적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늘 자신의 의무를 다하려 했다.

그날, 거기서 그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 아빠가 돌아오시기 전에

포커장에서 세스를 잡아오려던 토리는

노스 로라 사거리에서 길을 묻는

낯선 남자와 마주친다.

다정함이 뚝뚝 흐르는 남자에게

한 순간에 마음을 빼앗긴 토리.


* 그녀는 가족에게 거짓말을 하고

그 남자, 윌슨 문을 만나러 다니기 시작한다.

윌은 토리에게 놀라운 남자였다.

다정했고, 신비로웠으며

넘치는 사랑을 주었다.

하지만 윌은 토리의 마을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 그는 인디언이었고,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윌을

쫓아내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어느 날,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윌.

토리는 어디에서도 그를 찾을 수 없었고

마을 주민들의 대화 속에서

윌이 피부가 벗겨진 채

살해됐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 직감적으로 윌을 죽인 범인이

자신의 남동생 세스임을 알게 된 토리.

그리고 자신의 자궁에

한 생명이 깃들었음을 알게 된 토리.

토리는 결국 일생일대의 결심을 하게 된다.

처절하면서도 강인한,

소녀에서 어머니로 성장하게 되는

빅토리아 내시의 이야기이다.


* 이 책은 눈여겨 봐야할 대목들이 참 많았다.

첫 번째는 윌의 등장과 그의 사랑으로 인해

순종적인 소녀가 아닌 자립적인 여성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토리였다.


* 두 번째는 내시 복숭아였다.

토리의 할아버지 때부터 일구어온 과수원.

달콤한 복숭아의 묘사를 보고 있노라면

한 겨울에 복숭아가 너무 먹고싶었다.

복숭아가 가지는 '연결'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매력적이었다.


* 세 번째는 자꾸 곱씹게 되는 문장들이었다.

매혹적인 단어와 반짝이는 문장들은

통으로 머릿 속에 저장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윌을 묘사하는 장면이라던가,

토리의 상실을 나타내는 장면들은

눈 앞에 선명하게 그 모습들을 드러내곤 했다.


* 생에 단 한 번뿐인 강렬한 첫사랑과

그의 결실.

그녀가 취하고 놓았던 모든 것들이

실제 있었던 수몰된 지역을 배경과 함께했다.


* 그녀의 상실과 성장, 희망에 따라

나는 토리와 같이 울고 웃었다.

진짜 복숭아가 너무 먹고 싶어서

아쉬운대로 황도 통조림과 함께한 책이었지만,

이제 복숭아를 보면 나는 가장 먼저

빅토리아가 생각날 것만 같다.

이 책을 만난건 나에게 커다란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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