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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오페아 공주 - 現 SBS <두시탈출 컬투쇼> 이재익 PD가 선사하는 새콤달콤한 이야기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9월
평점 :
얘길 하면 누구나 알법한 SBS '두시탈출 컬투쇼' 이재익 PD가 선사하는 새콤달콤한 이야기들 !!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들려줬던 그런 이야기들을 엮어낸 것이 아닌 '소설집'이라 너무나 궁금해 집어든 책이다.
판타지, 멜로, 미스터리, 호러, 드라마등 독특한 시선으로 담긴 이야기들이 내 눈과 맘을 사로잡는데 그 중에서도 레몬과 중독자의 키스는 최고 !!
이 단편 두개 만으로도 이 책을 읽길 잘했다 싶을 정도였다.
카시오페아 공주 -
어떤 사건을 계기로 다니던 일을 그만두고 아버지 약국을 다니며 격투기를 배우는 한 남자가 우연찮게 딸 유치원 부담임인 자칭 '외계인'이라 말하는 그녀를 만나고나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는데 복수를 위해 어제를 살았던 한 남자가 내일을 살기 위해 일어서는 과정을 안타까우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냈다.
카시오페아 공주님 !! 당신을 필요로 하는, 당신을 간절하게 그리워 하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 남자를 돌봐주세요 ~ >.<
그녀에게 배웠다. 이 세상에는, 우리 인생에는 과학과 논리를 넘어서는 질서도 있다는 가르침을.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있음을. 결국은 용서가 증오보다 힘이 세다는 것을. <p.114>
섬집 아기 -
여의도 한복판에 있는 증권 회사 펀드 매니저인 그는 재력가이던 장인어른이 결혼 선물로 사주신 집에서 멋진 삶을 살고 있다.
고민이 있다면 어느순간 정신과 상담을 보일 정도로 자폐 성향을 드러낸 아들 '진우' 정도랄까 ~
그런 그에게 어느날 친구 '태규'가 찾아오면서 그의 삶은 살얼음판을 걷게 된다.
한순간의 실수로 점점 파멸해가는 한 남자의 모습과 인간 내면의 심리를 섬뜩하게 그린 '섬집 아기'
레몬 -
노란 점퍼에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핸드폰을 파는 여자 '진이' 무려 10년을 사귄 남자친구가 있다.
외국계 은행에 서류를 넣어놓고서 합격 발표일만 기다리고 있는 나. 방송국 아나운서인 여자친구 '윤미'와 3년을 사귀고 있는 상태.
그런 그와 그녀의 엇갈린 듯 아슬아슬한 사랑이야기. 돌아오기 위해 길을 떠난 그녀를 마냥 응원해주고 싶은 이야기 !!
사람이 사람을 충분히 안다는 건 하나의 우주를 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뭘 좋아하고, 어떤 세월을 견뎌왔고, 그 사람의 습관이 어떤지는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을 '충분히' 안다는 것은 팽생의 시간이 걸리는 위대한 일이다.
이제,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은 놀라 만큼 따뜻하구나, 깨닫는다. <p.200>
내가 너를 만난 것도 기적이야. 나는 왜 그 말을 하지 못했을까.
기적은 결코 바다가 갈라지고 어둠이 빛으로 바뀌는 차원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만난다. 그 사람을 알아가면서 우주만큼의 따뜻함을 느낀다.
고민도 슬픔도 외로움도 모두 우리의 은하계 저편으로 사라져버리는 황홀한 마술을 경험한다.
잠시 동안이긴 하지만, 기적이다. <p.202>
좋은 사람 -
월간 패션 잡지 <트랜디>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유미나씨로부터 소개팅 제의를 받게 된다.
인연이 우연이 아니라 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말하는 그 '박종삼'. 그 후 그녀는 집요하게 들러붙는 그사람 때문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된다.
그러면서 드러나는 그녀의 아픈 상처. 쌍둥이 여동생의 실종.
연쇄살인마를 모티브로 인간의 선악과 현대 사회의 부조리를 파고드는 반전의 반전이 돋보이는 정통 호러물
익숙한 이야기인데도 한밤중에 읽다보니 오싹오싹 무섭더라는 ~ 하지만 결말은 오케이 !!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 중에서도 언제 괴물이 될지 모르는 사람이 있단 얘기야' <p.235>
중독자의 키스 -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평범한 성장 과정을 거쳐 평범한 이십대를 보낸 그녀는 영화사 프로듀서라는 명함을 갖고 있으며 하루에 영화를 한편 이상 보지 않으면 잠을 이룰 수 없는 영화광이다. 언제부턴가 그런 그녀를 쫓아다니는 모르는 남자. 그녀는 그를 '그림자'라 부른다.
그런 그녀에게는 죽음이 뭔지 알고싶어 태어난 것 같다는, 친구 수인이 있는데 그는 살아날 가능성이 훨씬 많다는 의사의 진단에도 불구하고 삶의 의지가 없어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이다. 삶이 죽음보다 더 나은 이유를 말해달라는 그에게 뭐라고 말해줄수 있을까 -
타인을 엿보는데 중된된 남자와 영화 중독자인 한 미혼여성을 통해 현대사회의 고독을 되짚어보게 되는 중독자의 키스는 '너무 뒤늦게야 깨닫는 일들'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속에 헤매고 있는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아 맘에 들더라는 ~
우린 타인을 속이는 것보다 더 자주 우리 자신을 속인다.
때론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자신을 기만하고, 때론 변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을 속인다.
오랜 세월 동안 반복되는 거짓말은 세뇌를 가능하게 만든다.
세뇌는 비열함을 현명함으로 믿도록 만들기도 하고, 필름 속의 영상을 현실 세계로 믿게도 만들고, 사랑의 감정을 우정으로 바꿔놓기도 한다.
돌이키기엔 이미 늦어버릴 때쯤, 세뇌가 풀리면 후회와 아쉬움이 남는다. <p.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