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콜라 쇼콜라
김민서 지음 / 노블마인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변화를 원하면서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잖아요. 언닌 한탄하는 삶에 중독되어버린 거예요.

이렇게 사는 게 싫다, 싫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즐기는 거라고요.

좋아하는 일이라면서요. 왜 그렇게 깎아내리지 못해 안달이세요?

그렇게 부정적인 사람에게 어떻게 기회가 찾아오겠어요. 인생은 길다고요. 조급해 하지 마세요."

 

아린은 느긋하게 눈을 깜박였다. 우주도 단희도, 답을 찾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인생의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면, 지금 당장 답을 찾으려는 자신의 조급함은 분명 버려야 할 짐이었다. <p.263>

 

 

김민서씨의 작품은 첨이다. 생각외로 작가에 대한 평이 좋길래 최근작부터 읽어볼 결심을 하고서 구입하게 된 쇼콜라 쇼콜라

 

유명한 조각 예술가로 몇년 전부터 프랑스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 이런저런 전시회를 통해 인정을 받은 단희의 엄마는 당분간 파리에서 작품 활동을 계속하기로 결정하면서 단희 아버지와 함께 파리로 떠나고 홀로 한국에 남게 된 단희는 이모집(아린의 집)으로 들어오게 된다.

졸업 후 변변한 직장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유유자적한 생활을 하고 있는 평범한 스물일곱의 여자 '아린'에게 대부분의 엄마들은 원하고 대부분의 딸들은 싫어할 수밖에 없는 조건들을 두루 갖춘 아린의 천적이자 최고의 엄친딸인 스물여섯의 '단희'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두 주인공의 일과 사랑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피를 나눈 가족인데 둘의 성격이나 상황은 너무나도 다르다. 그 둘의 관계가 참 묘하면서도 재밌어 초반 책을 읽는 즐거움이 컸던 것 같다.

빅토리아 시크릿 슈퍼모델들의 환상적인 몸매를 탐욕스럽게 쳐다보면서 탐욕스럽게 컵케이크를 긁어 먹는 여자, 말과 행동이 일치가 안되는 여자, 해선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하는 평범한 여자가 아린이라면 단희는 먹고싶지만 먹으면 안 될 것이 손에 들려 있다면 가차 없이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뚜껑까지 덮어버릴 여자다. (가만히 보면 나는 아린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듯 ;;)

 

이유와 원칙에 따라 사는 다이어트도 일도 공부도 노력하면 다 되는 일이라 생각하는 단희.

끝까지 해내요, 언니. 포기란 끈기 없는 유약한 인간들이나 하는 짓이에요.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뭔들 못하겠어요?? 라고 말하는 단희를 볼땐 내 귓속에 대고 얘기하는 것 같아 어찌나 얄밉던지 ~~

최고의 집안, 최고의 학벌, 최고의 직장 등 부족할 것 없는 완벽한 삶을 살고 있는 단희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마냥 부럽지만은 않더라.

그런걸보면 대가 없는 결과는 없다는 생각도 들고 ~~

 

- 매일매일 자신이 살아있는지 확인해주는 타인이 생긴다는 것. 그 소소한 변화는 인생에 더 많은 애정과 책임감을 갖게 했다. <p.151>

- 단 한사람이라도 힘들때 달려와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자신의 인간성을 증명하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다. <p.160>

- 어디서든 시작은 해야한다는 얘기도 있잖아요.

   지금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면 언젠가 현실과 언니가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게 될 지도 몰라요.

   가능성은 열어두라고 있는 거잖아요. <p.183>

- 어느 인생에서나 탈출구는 있는 법이야. 찾으려는 의지가 있느냐, 언제 찾느냐가 문제지 <p.222>

- 한 가지만 기억하면 인생은 그다지 나쁘지 않아.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 <p.223>

 

 

초라함은 늘 비교에서 시작된다고 했던가 -

나 혼자 있으면 다 견딜만하고 괜찮다가도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괜히 억울하고 밑도 끝도 없이 화가 나는 현실에 대해 잘 나열한 듯~

가볍게 읽기 좋은책인데 그 속에 뼈있는 말들이 제법 많았던 것 같다.

어떤 여자가 읽어도 이거 완전 내 이야기네~ 할정도로 공감할 부분은 많은 듯!!

갠적으로 우물 얘기는 별로 였는데 그 부분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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