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 - 살아가는 동안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
루프레히트 슈미트.되르테 쉬퍼 지음, 유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호스피스의 요리사 '루프레히트 슈미트'. 누군가가 마지막으로 맛보게 될지도 모르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다.

미식가들의 전당이자 모든 요리사가 일하기를 꿈꾸는 고급 음식점에서 전도유망한 요리사였던 그는 남들이 꿈꾸는 성공의 길에서 내려와 이곳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로이히트포이어(등대불빛)라는 호스피스의 요리사로 일하게 된다. 이곳에서 일하게 된 것을 복권이라도 당첨된 것처럼 기뻐했던 그. 죽음을 앞두고 삶에 작별을 고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미식가적인 즐거움을 주는 것이 그의 임무인지라 건강에 좋은, 양질의 음식을 제공하고파 이런저런 요리책도 구입하고 자신의 요리 경력을 살려 성게 테린느, 꿩 요리, 가재 요리 등 고급요리를 제공해 보지만 손님들이 원하는 것은 평소 먹고 싶었던 맛있는 음식, 집에서 즐겨 먹던 '보통 음식'임을 알고서 당황한다. 하지만 최고의 요리사답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금방 척척 만들어내는 그.

 

오전 10시 30분. 손님방을 돌며 그날의 메뉴를 소개하고 주문받기 시작하는 그. 매일 받는 것이지만 언제나 특별한 주문인 그 것.

프랑스 닭 요리 코코뱅, 순무 스프, 감자 크로켓은 물론 그가 만드는 애플 크럼블, 케이크등 맛있는 디저트에 관한 이야기들도 좋았는데 젊은 에이즈 환자가 케첩과 감자튀김을 곁들인 햄버거를 원했고, 당신이 만들어준 햄버거는 분명히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닐거예요. 내기할래요? 했을땐 당연히 질 수 밖에 없는 내기임을 알고선 패스트푸드점에서 감자튀김이 들어있는 '햄버거 세트'를 사와 전해주는데 그런 자잘한 이야기들이 너무 재밌더라.

요리사가 사람들의 몸이 필요로 하는 것뿐만 아니라 마음이 필요로 하는 것도 채워줄 수 있다는 사실. 그것은 상대가 원하는 것을 위해 자신을 포기할 줄 아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진짜 기쁨이라는 사실이 책을 읽는 나에게까지 전해져오더라는 ~

 

"호스피스에 왜 요리사가 필요해?", "호스피스에서 요리하는 게 보람이 있어?" 라고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

어짜피 죽을 사람들이 아니냐 하지만 인생에서 먹는 일만큼 즐거운 것이 있냐며 음식을 만들때 풍기는 냄새에 기대감이 샘솟고, 건강하고 평화로웠던 과거의 어느날이 떠오르면서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런 분위기는 죽음을 앞둔 이들에게 '평범한 일상의 한 조각'을 선사한다며 죽음을 앞둔 이가 상상했던, 그 요리를 대접할 수 있을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는 그.

죽음을 앞둔 이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끝내줘요!' 라고 말할 때 정말 행복하다는 그가 너무나도 좋아진다.

 

수십년전부터 골동품을 수집한 토마스 베버. 세상을 하직하게되면 그 소중한 보물들을 어찌해야 할지 심히 걱정이 큰데 지인들은 별걱정을 다한다며 젊은 사람들은 구닥다리 물건이 좋은줄 모른다며 몇점은 집에 두고  몇점은 팔지 않지 않겠냐 한다. 골동품마다 인생의 에피소드가 있다는 얘기에 한두 점 호스피스에 가져다 놓으란 소리에 그럴 생각이 없다며 다 제자리가 있다며 원래 있던 곳에 있어야 하고, 집에 돌아가야만 다시 볼 수 있다 말하는 토마스 베버. 그 것이 뭘 얘기하는지 알겠기에 더 안타깝더라.

암 진단을 받은 아내가 겨우 회복되자마자 췌장암이 간으로 전이되어 치유가 불가능하다는 소리를 듣는 남편. 호르스트와 베아테 부부의 이야기는 어떻고 . . .

 

술도 마시지 않았는데 간암에 걸리고 담배를 피우지도 않는데 폐암에 걸리기도 한다.

 

'왜 내가 이런 병에 걸려야 하지?'라는 질문은 잘못된 질문이에요. 정말로 진심에서 하는 말이에요. 적절한 질문은 '나라고 그런 병에 걸리지 말라는 법 있어?'하는 것이죠. <p.118>


인생을 통해 배운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세상의 어느 누구도 내일을 기약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시간이란 한번 지나가버리고 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선물과도 같다.

 
내 생의 마지막 저녁식사에서는 호스피스에서 마지막 음식을 만들어온 요리사가 살아가는 동안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억지 눈물, 억지 감동은 사양. 진실된 이야기만이 전해줄 수 있는 잔잔한 울림에 책을 다 읽을때쯤엔 눈물한방울 흘릴지도 모를 일이다.

헬로우 고스트를 보면서 느끼기도 했지만 가족이라는 것이 뭔지 . . . 죽음이란 것이 뭔지 . . . 

 

좋은분께 선물받아 읽어볼 수 있게 됐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답니다.

12월, 한 해를 마감해야하는 시간. 이 책과 함께 하는건 어떨까 싶네요.

 

 

"네 삶을 소중히 여겨라. 생명은 단 하나뿐, 네게 정말로 중요한 것을 미루지 마라!"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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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똑딱이 포토그래퍼다 - 상상, 그 새로움을 담는
안태영(정민러브) 지음 / 한빛미디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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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카메라는 없는 것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그저 내가 본 것을 사각 프레임 안에 담아줄 뿐이다. <p.88>

 


사진찍는걸 좋아하지만 카페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도 없고 너무나도 일상적인 사진들뿐이라 누구앞에서 사진찍는다는 소리는 잘 못하겠더라.

하지만 좀 더 괜찮은 카메라를 들고 좀 더 새로운 것을 찍게 된다면 나도 어느정도는 괜찮은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은 끝이 없는데

이 책 '나는 똑딱이 포토그래퍼다'는 그런 나를 따끔하게 혼내주더라는 !!!
나의 실력을 갈고닦을 생각은 못하고 좋지 않은 결과물은 카메라 탓으로 돌리며 발전하려는 욕심도 없이 제자리 걸음만 한건 아닌가 싶은 반성을 많이 하게 됐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똑딱이'라 불리우는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에 대해 얘기한다. 내가 찍어 올린 사진들이 모두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라는 ~

이 사진을 본 누구든 진짜 그 똑딱이로 찍은게 맞아?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 않을까??

내가 찍은 사진도 아닌데 그런 반응을 상상하다보니 절로 웃음꽃이 피는 듯 +_+

 

이 책 의 저자 안태영님은(정민러브 http://blog.naver.com/73052611.do)사업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젊을 때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한 치의 틈도 허용하지 않았는데 일은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았고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고 한다. 스물여덟 살 어린 나이에 시작한 첫 사업은 서른 다섯 살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쳐야 할 시기에 막을 내렸고 절망감이 점점 커져만 가던 그때 '사진'이란 존재가 운명처럼 찾아왔다고. 필름을 넣지도 않고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를 보고 '카메라'가 갖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는 그때 사업 실패로 가난한 아빠가 된 그에게 중고 카메라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 안되는 수백가지 이유보다 갖고 싶다는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결국 일을 저지르게 되었다고 한다. 마침 둘째가 태어나 추억을 남기기 위해 아빠 사진가로서의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하니 운명적인 만남이구나 싶은 ~

그 작은 시작이 좋은 사진을 찍게 했고 그것이 모여 네이버 포토갤러리 베스트 포토로 이어지고, 2008년도엔 네이버후드 어워드 포토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사람이든 책이든 영화든 무엇인가에 푹 빠진 사람들이 그것을 시작하게 된 계기, 그 운명적인 만남은 물론 어떤 노력을 쏟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설레게 하는 듯.

 

DSLR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결정적인 순간을 순발력 있게 촬영하기도 힘들고, 무엇보다 사진을 찍는 나를 경계심 가득한 눈초리로 바라보는 게 싫어 작고 가벼워 언제 어디서나 손에 들고 다니며 결정적인 장면이 나타났을 때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담을 수 있고 사람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서는 사진을 찍을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자신에게는 DSLR 카메라 보다는 작은 똑딱이가 더 잘 맞았다 말하는 그.

내가 본 것 그대로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진으로 남기는 데에는 똑딱이만으로 충분했다.<p.76>는 그 말에는 백배공감.

비싸고 성능 좋은 카메라, 그것을 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사진가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말에 어찌나 부끄러워지던지~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은 같지만 사진 속 사람들에게 시간은 각각 다르게 흘러, 우리들 인생에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삶의 방식도, 삶의 수준도 달라질 거란 말을 명심해야겠다. 내가 가진 카메라 안에서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때까지 부지런히 찍어봐야할 듯~

머릿속에 찍고 싶은 장면을 그려보고, 그 장면이 나올때까지 기다리는, 오늘 못 찍으면 내일, 내일 또 못찍으면 모레라는 그 기본적인 것부터 다시 시작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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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마게 푸딩 - 과거에서 온 사무라이 파티시에의 특별한 이야기
아라키 켄 지음, 오유리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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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가볍고 경쾌해서 보고나면 행복해지는 로맨틱 코미디 종류의 영화를 찾듯, 책도 그런 것 같다. 그런면에서 촌마게 푸딩을 집어든 것은 백번 잘한일이라는 ~

가볍고 재밌게~ 읽기 좋은 일본소설, 아라키 겐의 촌마게 푸딩

 

이혼후 어린이집에 다니는 '도모야'를 키우는 싱글맘 '유사 히로코'. 아들 소풍 날 늦잠을 잔 관계로다가 소풍 장소에도 늦게 도착하고, 직장도 지각하느라 체면이 말이 아닌 그날, 그녀는 집근처에서 희한한 차림새의 사내를 만나게 된다. 작은 눈에 동글동글 경단 같은 코, 각진 턱은 다부져 보이지만 촌마게를 틀어올린 가발같은 머리며 사무라이 복장을 한 촌스러운 옷차림은 물론 옆구리에 긴 칼도 두 자루나 찬 이상한 남자를.

차림새, 동작, 말투가 예사롭지 않은 이 남자는 가지마 야스베라고 자신을 지키산(에도막부 시대 막부의 수장인 쇼군 집안을 호휘하던 직속 신하)이라 말하며 집으로 가던 중 큰길 가운데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물웅덩이 같은 것이 있기에 발길을 멈췄고 홀리듯 그 모습을 보고 빠져 소용돌이에 휩쓸려 이곳에 오게 됐다 말한다.

한마디로 180년전 에도 시대에서 타임슬립해 온 사무라이 라는 사실 !!! 그런 그의 좌충우돌 현대 적응기랄까 ~

 

히로코는 야스베에게 현대 생활에 대한 정보는 물론 그가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도움을 주고, 그 보답으로 야스베는 그녀를 도와 집안일을 하게 된다.

집안일은 여자가 바깥일은 남자가 하는 것이 이치라면서도 집안일을 도맡아하면 덜 힘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선뜻 집안일을 맡게 된 그. 사무라이로서 너무나 어려운 결정이었을텐데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그것도 너무나도 완벽하게~~) 감동이 물결이 파도를 치더라. 장을 보러 간 그가 계산대 아주머니에게 소생의 청을 들어주지 않으면 할복하겠다 말하는 모습에 금방 포복절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 우연찮게 시작하게 된 집안일을 계기로 요리의 세계에 빠지고 그것이 다시 최고급 레스토랑의 디저트 코너를 방불케하는 솜씨로 변하게 되는데 사무라기이 유능한 전업주부가 되기까지의 좌충우돌 이야기는 배꼽빠지게 만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넘 재밌다.

생각이 바른 야스베 덕분에 아들 도모야도 눈에 띄게 밝고 어른스러워지고, 야스베로 인해 점차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되며 일로서도 인정받게 되는 히로코는 점점 야스베에게 의지하게 된다. 그러다 우연찮게 야스베가 '아빠가 만든 케이크 콘테스트'에 나가 우승을 하면서 평화로운 일상은 순식간에 바뀌게 되는데 . . .

 

"세태는 시대 흐름에 따라 변하는 까닭에 나도 여성들이 돈벌이를 하러 밖으로 나가는 것엔 백보 양보하오. 허나, 그렇지 않은 여성이 집안일에 전념하지 않고 이것도 하고 싶다, 저것도 하고 싶다, 뜬구름 잡는 생각만 하면서 시간 낭비, 정력 낭비 하는 것은 옳지 않소이다. 사람에게는 모름지기 맞는 신분이라는 것이 있소이다. 제 신분에 맞게 사는 것이 인간된 도리외다. 아이들이 문란하게 구는 것은 부모가 일을 전혀 시키지 않고 하고픈 대로 하게끔 양육함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외다. 어려서부터 제 입으로 들어가는 쌀 한 톨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얻어졌는지 하나하나 깨우쳐 그들이 늘 기본을 명심한다면 우리의 일상에도 아이들의 손을 빌 일들이 많소이다. 요즘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에너지 . . . 맞소이까?

에너지며 땀을 흘리면 아이는 부모의 말을 절로 이해하게 되오이다. 육아는 가정에서 담당하는 부분도 크외다. 교육이 한쪽으로만 치우쳐서는 제대로 된 인간으로 자라나기 어렵소이다. 그 점을 늘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할 것이외다." <P.189>

 

사실 타임슬립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읽었는데 어떻게 된게 읽을때마다 푹 빠지게 되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촌마게 푸딩은 180년전 사무라이가 현대에 나타난 것 만으로도 재밌는 설정인데 그가 칼이 아닌 빵을 만들기 시작하고, 싱글 마더와 어린 아들은 물론 주위사람들을 한뼘쯤 성숙한 인간으로서 성장시키게 되는 모든 과정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일하는 즐거움, 인정받는 기쁨을 여기 와서야 비로소 알았다는 그의 말이 어찌나 찡~~~ 하던지 !!!

싱글맘으로서 일과 육아를 책임져야하는 상황은 물론 일하는 사람들이 갖는 고민이나 갈등, 사람과 사람사이의 정을 섬세하게 잘 그려냈던 것 같다.

책 중간중간 그가 들려주는 사람으로서의 도리랄까~ 가르침도 새겨들을만 하다는 ~

 

보고 나면 뿌듯해지면서 가슴 한켠이 행복해지는 책 '촌마게 푸딩'

영화로도 만들어져 히트를 쳤다니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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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조절구역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장점숙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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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러분! 지금부터 서로 죽여주십시오." <p.35>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유명한 츠츠이 야스다카의 신작 '인구조절구역'

인구조절구역은 '노인배틀'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싸움이 아닌 정부가 공인한 끔찍한 살인게임.

어떻게 이런 일이 벌이지게 된 것일까 ?

 

후생노동성 직속의 중앙인구조절기구에서는 2년전부터 일흔살이 넘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전국적으로 노인상호처형 '실버배틀'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 제도의 근본 사상은 노인이 '노인인 것' 그 자체가 죄라는 것이다.

폭발적으로 증대한 노인 인구를 조절하고, 젊은이 하나가 평균적으로 노인 일곱 명을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경감시키고, 그렇게 함으로써 파산 직전의 국민연금제도를 유지시키며 동시에 저출산 추세를 상대적으로 해소시키기위해 꼭 필요한 제도.

젊은 사람에게 신세 같은거 안진다. 재산이 많다 투정해 보아도 그 재산을 노인이 계속 갖고 있는 것도 젊은 애들을 고생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말로 일축하기 일쑤다.

실버배틀이 열리는 한달여의 기간동안엔 도주의 우려가 있어 어떤 중요한 불일이 있든 다른 지구로의 이동은 물론 국내 및 해외여행도 금지하는데 두 명 이상이 살아남았을 경우 그 사람들 전원이 중앙인구조절구역(CJCK)의 처형 담당관에 의해 처형 된다. 한마디로 헝거게임에서처럼 살아남기위해 사랑을 볼모로 한 그 어떤 쇼도 할 수 있다는 것. 한달이라는 시간안에 무조건!!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일에만 몰두할 수 밖에 없는 아찔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당연히 살고 싶다 발버둥 치는 사람들만 있을거란 생각이 들지만 반대로 인생의 막바지에 스릴에 찬 이런 상황을 설정해준 정부에 감사를 전하는 사람도 있어 황당하기도. 죽음을 앞두고 극심한 공포감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물론 광기에 사로잡혀 온갖 술수와 모략이 판치는 이야기들이 넘치고 넘치다보니 너무 소름끼치더라. 자살이라는 방법을 택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런 결심조차 서지 않는 친구를 위해 직접 나서주기까지 ;; 더 안타까운건 한 집, 한 가족중 세명이 배틀대상인 집도 있다는 것. 아 ~~~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어제 친구였던 사람이 오늘의 적이 되는 상황이 진행되는데 그 속에서 난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더라. 그런 와중에 사람이 너무 안죽는다고 빨리 죽여라 재촉하러 오는 담당관들 . . . 이 대회의 진정한 승자는 누구일까??~

 

 

"나는 그렇게 무서운 일, 생전 처음이야. 무서웠어. 정말 무서웠어. 아아. 무서웠어"

"그래? 그랬어? 공포를 느낄 수 있었어? 다행이네. 겨우 인간다워질 수 있었다는 얘기네." <p.175> 

 

 

모두가 설레는 맘으로 한껏 들떠있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자못 심각한 내용의 책을 읽어서 그런지 맘이 한껏 가라앉는 듯 ㅎ

제법 진지하게 시작된 내용이 후반부로 갈수록 블랙코미디로 흘러간 것이 좀 안타깝기는 하지만 암담한 현실을 위트있게 꼬집어내려한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좋게 생각해야겠다 ㅎ

이번에도 죽을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는 구이치로의 낙심한 목소리가 살고 싶어. 살고 싶었어. 살고 싶었다고 외치는 것만 같아 한없이 안타까운~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나이를 먹어가기 시작하는데 그걸 어찌 막을 수 있단 말인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주인공도 아니고 말이지 ~~

작가 자신이 이 소설을 쓰기 위해 70대 노인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니 대단하지 않은가 ~~

 

총인구 중에 65세 이상의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인 사회를 고령화 사회라고 한다.

14% 이상일 때는 고령사회, 20% 이상일 때는 초고령사회.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서 퇴직후 제 2의 인생을 살기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실버 마케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상태고, 오는 2022년에는 고령사회에 진입, 2030년엔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을 예상하고 있다고하니 그 문제가 먼 훗날의 일만은 아닌 듯.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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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 청춘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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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두루마리 휴지 같은 거야.

처음엔 이걸 다 언제 쓰나 싶지만

중간을 넘어가면 언제 이렇게 줄었나 싶게 빨리 지나가지.'

 

그렇다면 '두루마리 휴지'처럼 느껴지는 인생은

결국 '좋은 것' 아닐까?

 

힘들고 외롭고 괴롭기만 한 순간순간인 듯싶어도

어느새 나도 모르게 훌쩍훌쩍 흘러가 버린다는 것은

결국 '좋은 것'이기 때문 아닐까?

 

그런 거였으면 좋겠다.

인생은 결국 좋은 것.

삶은 역시 살아볼 만한 좋은 것.

꼭, 그런 거였으면 좋겠다.

 

 

 

두루마리 휴지 中에서

 

 

강세형의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는 제목에 반해서 구입하게 된 책이다.

갠적으로 라디오 작가의 책은 재미없어도 절반은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두말없이 구입했는데 많은 글들에서 삭막해진 내 마음을 적시고 따스하게 위로를 받은 듯 !!

첨 라디오 작가의 글을 읽었던 때. 그남자 그여자에 푹 빠져 읽었던 때가 생각나기도 하더라.

 

이 책은 방송을 위해 쓴 글을 책으로 엮어낸 것으로 테이의 뮤직아일랜드, 이적의 텐텐클럽, 스위소로우의 텐텐클럽에서 쓴 원고들을 모았다고 한다.

고등학교 이후 라디오를 멀리하게 되면서 셋 다 들은적이 없는 ;;; 그래서 더 재미나게 잘 읽었는데 이 라디오 프로그램의 팬인 분들이 읽으신다면

맞아맞아 이런 내용이 있었던 것 같아 하는 추억에 젖을 듯 ~

 

읽다보면 자신의 경험담은 물론 주위분들의 이야기나 책과 영화를 이용한 글들이 참 많은데 내심 이 영화는 뭘까?  이 책은 뭐지 ? 궁금했었는데

나의 이런 궁금증을 진작 눈치챘다는 듯 책 마지막엔 이렇게 떡하니 이 책에 나온 '어떤' 책, 노래, 영화가 빼곡히 적혀있다. 아 좋다 좋아 ~

내가 못 본 책이나 영화는 표시해뒀다가 꼭 한번 챙겨봐야겠다는 !!
 

 

 

우리를 어른스럽지 못하게 만드는 순간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저녁 식사를 준비하시던 엄마가 손을 크게 베인 적이 있다.

 

엄마의 손에서 빨간 피가 뚝뚝 떨어지는데

나는 그만 너무 무서워서 울음을 터뜨렸다.

 

손을 베인 것도 엄마고 아픈 것도 엄마일 텐데

정작 울음을 터뜨린 건 나.

엄마는 그런 나를 달래느라 한참이나 나를 안고 토닥토닥.

 

"괜찮아. 괜찮아. 정말 괜찮아.

엄마는 하나도 안 아파."

 

그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어른이 되면

웬만한 것에는 잘  아프지 않는 모양이라고.

 

나이를 먹어도 먹어도

아픔은 누구에게나 다 똑같은 걸 깨닫게 된 건

그러고도 한참 후의 이야기.

 

어른이 된다는 것은

아픔을 잘 참아낼 수 있게 된다는 것,

아니 아픔을 잘 참아내야만 한다는 걸 깨닫게 된 건

조금 더 후의 이야기.

 

쉽게 울어버려서도 안 되고

사소한 일에 엄살 부리고 투정 부려서도 안 되며

안 아픈 척, 안 힘든 척, 다 괜찮은 척.

그래야만 사람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어린애 취급 받지 않고

'어른답다'란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거다.

 

그래서일까.

나이를 먹어가면서

나를 다독이는 방법을 깨달아가는 거 말이다.

 

화가 날 때 술로 그 화를 누르는 사람도 있고

게임이나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도 있고

또 초콜릿 같은 달콤한 먹을 것으로 기분전환을 삼는 사람도 있고.

누구나 내 마음을 다독이는 비법 한두 가지쯤은 갖게 되는 거 말이다.

 

그런데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아무리 술을 마셔봐도

아무리 운동을 해봐도

아무리 맛있는 음식으로 나를 달래봐도

도무지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 기운이 나지 않는.

도저히 안 아픈 척, 안 힘든 척, 다 괜찮은 척, 할 수 없는 그런 순간.

 

어른이 된 다음에도 가끔씩 찾아오는

우리를 '어른스럽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순간'엔.

 
     

책 중간중간 보이는 일러스트가 넘 환상적이라 이분의 홈페이지까지 방문했는데 예쁜 작품들이 넘 많아 눈이 즐겁더라구요.

궁금하신분들은 한번 방문해보세요. 맘이 편안해지실거예요 ~  

(표지.본문 일러스트 한승임 www.hanseung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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