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상 3 : 지구의 심장 다른 세상 3
막심 샤탕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산다는 건 문제에 의연히 대처하고 딜레마를 해결하는 것 아닌가. 인생은 일종의 투쟁 아닌가. <p.43>

 

해파리 비행선에서 추락했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진 맷과 앙브르 그리고 세 명의 팬들은 전령 플로이드의 안내에 따라 팬들이 최초로 세운 도시인 에덴으로 간다. 
그곳에서 시니크들이 팬들을 몰살시키기 위해 1만 5천 명의 병사로 5개 여단을 편성해 전쟁을 일으킬 거라고 얘기하는 맷과 앙브르. 에덴은 금방 공포에 빠지지만 그들과 맞설 시간을 번다면 이 전쟁을 막을 수 있을 거라는 맷의 의견에 호응하며 시니크 군대와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는데 . . .
그랜드 플랜과 바위 성경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지만 바위 성경의 위치는 알고 있기에 앙브르의 모반 지도와 바위 성경의 지도를 비교해 말롱스 여왕에게 거래를 제안할 생각인 맷.

그의 계획이 잘 풀려 위기에 처한 에덴을 구할 수 있을까 ??

 

인간에게 복수를 시작한 지구와 희망을 잃지 않은 아이들의 이야기, 막심 샤탕의 시리즈 소설 <다른 세상>

이 책 <다른세상 3 - 지구의 심장>에서는 시리즈의 마지막 편답게 에덴을 무대로 서로 다른 잡단의 본격적인 전쟁을 다이나믹하게 그리고 있다.

폭풍설로 가족을 잃고, 새로운 세상에서 괴생명체들은 물론 시니크와 글루통이라는 변조 인간, 로페로덴과 말롱스 여왕이라는 형태의 적과 전쟁을 선포한 그들.

이 전쟁의 진정한 승자는 누가되는걸까 ??

 

세상은 노력과 희생 덕분에 변할 것이다.

행복한 세상.

그것은 모두가 바라는 것이었다. <p.452> 

 

끝없는 의문과 음모, 긴장감이 적재적소에 배치되 있어 책을 놓는 마지막 순간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었는데 생명의 나무인 앙브르의 역할이 넘 미비하고, 로페로덴과 말롱스 여왕의 실체에 살짝 당황하면서 이야기의 재미가 좀 감소되긴 했지만 다른세상을 1,2권을 읽으며 품어왔던 의문이 사르르 풀리는 순간의 희열은 정말 최고 !!

그 중에서도 발광풍뎅이들의 존재가 주는 크나큰 힘은 결코 무시할 수 없으리라 ~

조금 더 크고 거창한 계획이 있는건 아닐까 싶었는데 기대에 부흥(?)한 결말은 아니었지만 지구의 종말을 예고, 자연 재앙에 관한 경고와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을 담은 소설인지라 앞으로 우리들이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답을 보여준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 없던 용기도 불끈불끈 생기려 한다는 ~

 

폭풍이 지나간 들판에도 꽃이 피고, 불이 탄 자리에도 풀은 돋는다. 이같이 자연은 사랑과 생명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어떠한 순간에도 쓰러지지 말고 자연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색다른 소재의 이야기가 고프거나 환경, 자연재해에 관심이 많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막심 샤탕, 그가 창조한 '다른 세상'을 받아들이려는 마음가짐과 상상력이 있는 그대라면 오케이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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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 박병철의 캘리그라피 마음이야기 우드앤북 단상집 3
박병철 지음 / 우드앤북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박병철의 캘리그라피 마음이야기 <자연스럽게>

몇년전부터 너무나도 친숙하게 다가온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란(Calligraphy) 손으로 그린 그림문자라는 뜻으로 조형상으로는 의미전달의 수단이라는 문자의 본뜻을 떠나 유연하고 동적인 선, 글자 자체의 독특한 번짐, 살짝 스쳐가는 효과, 여백의 균형미등 순수 조형의 관점에서 보는 것을 뜻한다.)

개인적으로 밤삼킨별님 덕분에 캘리그라피라는 걸 알게 됐는데 그 어떤 필기구로도 자유자재 어여쁜 글씨를 쓰는걸 보고 반해버렸다. 한글자 한글자 마음을 새기듯 써내려간 글씨에 예술의 혼이 담긴 것 같다는 ~ 그렇게 특이하고 신기하기만 했던 캘리그라피가 요즘 우리들의 일상속으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들어와 있는 것 같다.

캘리그라피 강좌나 특강이 많아 못난이 글씨체 때문에 한번 배워볼까 ? 욕심을 내기도 했는데 말처럼 생각처럼 쉽지 않아 맘속으로만 격하게 아끼는 중~

 

저자 박병철씨는 마음을 글씨에 담는 작가로 한글의 아름다운 글꼴을 연구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글씨 예술가로 그의 작품은 2010년 중학교 국어교과서와 서울시 초등학교 디자인교과서에 실리기도. 각종 제품 광고와 달력 출판물의 표지를 장식하는 글씨와 글, 그림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작품은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글씨와 이마트 '시즌 타이틀'이 아닐까 싶다. 이 사실을 알고나서 그 글씨들이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듯 +_+


 

모든 게 다 같다면 보석이 될 수 없어 

다른 너는 더없이 아름다운 '존재'
 

 잔소리 

'밥은 먹고 다니냐'

'차비는 있냐'

'잠은 집에서 자라'

 

내가 자라서 가슴으로 들으니

가슴 뭉클한 사랑이었네

다시는 볼 수 없는 그리움이었네

그때는 몰랐었네


 

내 사랑 

누가 누구이기 전에

사랑만큼은

있는 그대로 였으면 좋겠습니다

사랑만큼은

진실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바람 속을 헤치고

나 언제나 그대에게

먹구름 좁은 틈새에도

나 언제나 그대에게

그대가 있어 더 빛이 나는

나는 햇살

 

 

 

011. 모든게 다 같다면 보석이 될 수 없어 다른 너는 더없이 아름다운 '존재'

 

021. 마음으로 모이면 '숲'이 되고 시작하면 '뜻'이 된다네

 

015. 있잖아. '꿈'이란 품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발씩 가까이 가는 거야

 

020. 예, 아니오 둘 중에 하나 용기, 포기 둘 중에 하나 오른쪽, 왼쪽 둘 중에 하나

선택의 순간, 순간들 인생은 둘 중의 하나

 

025. '말'이란 잘하는 것 보다 많이 하는 것 보다 바로 하는 것이 더 좋겠지요

 

 045. 그대 나와 한잔해요. 술이 아니라 '대화' 한잔해요

 

057. 우리 함께 있으니 더욱 '좋은 날'

 

063. 게으름은 처음엔 후회를 만들고 나중엔 '자기합리화'를 만들뿐이야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생명을 테마로한 다채로운 이야기. 간결하고 짧은 글, 화려하지 않지만 마음을 담은 <자연스럽게>

형식과 틀에서 벗어나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주길, 빛나지는 않지만 소박하게 담겨있는 하나하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기를, 길을 걸으며 나누는 대화처럼 가까이 다가와 손잡아 주기를 ~ 그리고 가끔은 우리의 마음속에 머물러 있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마음이 너무나도 따스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손글씨. 한글이 가진 아름다움과 무한한 변신 가능성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더 많은 작품은 이곳에서 확인 가능 [http://www.orogi.com/]

마음엽서, 마음낙서, 순수작품 여기저기를 뒤져보다 마음도둑 아트샵을 들어가게 됐는데  캘리그라피 글씨로 만든 청첩장도 있더라는 +_+

일찍 알았으면 나 결혼할때 청첩장은 요녀석들로 결정했을텐데 ~ 아쉽구나 ~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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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공원
쇼지 유키야 지음, 김성기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글쓰는 작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이며 인디 밴드로 앨범을 발표했으니 뮤지션이기도 하다는 것은 그 다음에 만났을 때 알게 되었다.

"근데 아직도 다 도중이야."

나보다 세 살 위인 히로는 종종 그렇게 말하곤 한다. 아직은 이루어가는 도중이라고.

나는 그 말이 마음에 든다.

우리는 아직 도중에 있다.

그것은 계속 걷지 않으면, 어딘가로 가고 있지 않으면 쓸 수 없는 표현이다. <p.19>

 

 

도쿄밴드웨건, 쉬 러브스 유, 모닝등 젊은이들의 감성과 현대인의 일상을 느긋하고 훈훈하게 그려내는 것으로 정평이 난 쇼지 유키야의 신작 '됴쿄공원'

꽝이 없는, 언제고 수준높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전작에 대한 평가 만으로도 충분히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인데 햇살 좋은 날 공원에 앉아 여유롭게 읽으면 좋은 책이라는 글귀와 함께 아오이마 신지 감독, 미우라 하루마 주연 영화 <도쿄공원> 개봉했다는 소식에 어떤 내용이길래 ? 라는 순수한 궁금증에 집어들게 된 책이다.

 

사진 작가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사진작가가 되려 맘 먹은 게이지. 시간이 나면 카메라를 들고 도쿄의 공원을 돌아다니며 공원에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모나 가족의 사진을 찍는게 일상인 어느날 나뭇잎 사이 오솔길에서 연못 쪽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 있는 엄마와 유모차에서 곤히 자고 있는 여자아이 사진을 찍게 된다. 하지만 금새 한 사내로 부터 제지 당하게 된다.

알고보니 그 사람은 남편이자 아이의 아빠인 하쓰시마 씨. 그 후 하쓰시마로부터 뜻하지않게 아내를 미행하면서 사진을 찍어달란 제의를 받게 되는데 . . .

결혼한지 삼년, 열한 살 차이나는 한창 젊은 아내, 결혼하고 곧바로 아이가 생겼고 출산 후에 혼자 아이를 돌보고 있는 아내. 육아 노이로제에 걸리지 않을까 염려되지만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공원을 순례한다는 그녀. 매일 아이를 데리고 이 공원 저 공원을 돌아다니는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공원에 나가는 아내를 미행하면서 몰래 사진을 찍어주는 일을 의뢰하는 하쓰시마 씨. 이들에게는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을까 ??

 

캐럴 리드 감독의 팔로 미(Follow Me - 매일 자신이 출근하면 집을 나가는 아내를 의심하여 사설탐정을 고용해 그 뒤를 미행하는 남편의 이야기)라는 영화를 모티프로 하여 집필된 작품인 <도쿄공원> 그래서 이 책 도쿄공원 내용 역시 흥미진진한데 작가의 전작들처럼 코지미스터리를 읽는 듯 편안하기만하다.

현대 도시를 살아가는 젊은이의 일상과 도쿄 구석구석의 공원 풍경이 어우러져 트랜디한 재미도 놓치지 않고 있어 신선하달까 ~

안녕 시모키타자와처럼 일본특유의 소소한 일상을 그려내는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는 이야기들로 꾸며져 있어 잘 만들면 <연애사진>,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를 잇는 괜찮은 영화가 될 듯 싶은 !!

도쿄공원에는 히로와 게이지, 도미나가가 디브이디를 빌려 야식을 먹으며 영화를 보는 장면이 꽤 많이 나오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_+ 

극장이 아니면 영화볼 일은 없다 생각했는데 간만에 나도 집에서 예전에 보고 인상깊었던 보고 또 봐도 재밌을 것 같은 영화 한편 보고프단 생각이 스멀스멀 ~

 

 

"셋이 함께 뭔가를 해보고 싶은 것뿐이야. 우리도 뭔가 남겨야지. 이렇게 지내는 일상의 증거물 같은 거 말이야."

"증거물?"

"언젠가 사라져버릴 나날들이지만, 아아, 그 시절에 그런 사랑스러운 날들을 보냈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는 뭔가를 남기고 싶었어. 게이지의 사진처럼."

 

도미나가의 말대로 우리가 보내고 있는 이 나날들은 언젠가 사라져버릴 것이다. 아니, 바로 이 순간에도 계속 과거가 되어가면서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언젠가는 더 이상 서로를 떠올리지도 않고 아무런 관게도 없는 세계에서 제각기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때는 우리가 함께 지냈던 시간도 꿈결처럼 느껴질 것이다.

초등학교 때 날마다 같이 재미있게 놀았던 몇몇 친구들을 더는 떠올리지 않는 것처럼.

하지만 지금 우리는 여기 이렇게 함께 있다. 이렇게 함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직은 그 나날 속에 있는 것이다. <p.264>

 

희노애락이 다 담긴 사진 한장, 나를 가장 잘 표현해 주는 증거. 잊었던 일도 좀 전의 일처럼 생생하게 만들어주는 타임머신.

순간의 기록,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는 둥 남는건 사진밖에 없다는 등의 말을 맹신하고 있기에 나 역시 사진찍어 기념으로 남겨놓는걸 좋아하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는 더 부지런히 내 삶을 기록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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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불 - 존재에서 기억으로
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훈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내가 없어진 다음 세상이란 어떤걸까 ?"

기억과 사랑,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사색이 담긴 츠지 히토나리의 <백불>

 

제목은 물론 표지부터 예사롭지 않은 이 책. 자못 너무나도 진지한 이야기에 마음이 무거워지는 건 아닐까하며 걱정스레 읽어 내려갔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나의 기우에 불과했던 듯~

기억과 사랑, 삶과 죽음이라는 너무나도 광범위한 이야기를 한 남자의 생(生)과 사(死)를 통해 츠지 히토나리만의 감성으로 섬세하게 잘 묘사했더라 ~

일본작가 최초로 프랑스 5대 문학상 페미나상을 수상했다는데 대단하다는 !!!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긴 했지만 형의 죽음을 통해 왜 사람이 죽으면 태우는 건지,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는 것에 의문을 갖기 시작하는 미노루.

친구들의 놀림으로 상처받는 친구를 보면서도 보는둥마는둥 하질 않나, 익사한 소녀의 시체를 목격한 이후 흰 부처의 모습을 보기 시작하고, 자꾸만 기시감을 경험하는 미노루를 보면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이해가 안되 어리둥절, 계속 읽어야하나 ? 내심 심각한 상태였는데 ~ 중후반을 넘어서부터는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헤어나오질 못했다.

삶과 죽음, 떠난 자와 남는 자. 다양한 입장에서 죽음이란 것을 생각해보게 되더라. 모든 사람은 태어난 순간 평등하다는 깨달음을 안고 백불을 건립한 것처럼 대단한 일은 못하겠지만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 하루는 어제 죽어간 이가 그토록 살고 싶었던 내일이라 했으니 후회없는 하루하루를 살아야겠지.

 

태어나 60년이 지났지만 풍경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흔들리는 벼 이삭과 흐르는 구름과 저 감시자 같은 태양도 그대로다.

그런데 살아 있는 것들은 시간을 들이마시고 점점 늙어간다. 치매에 걸린 가네코처럼 그 머릿속을 알 수 없게 된다.

태어나 죽어가는 인간들에 대해 생각했다. 섬은 커지지도 작아지지도 않고 예전과 똑같은데 인간만이 새로 태어나고 늙어간다.

도대체 나란 무엇일까 미노루가 자문했다. 왜 태어나서 이렇게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는 걸까. 이 의문이 죽기 전에 풀어야 하는 마지막 수수께끼 같다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려고 했다.

까치가 미노루 머리 위를 날아갔다. 희고 까만 새가 힘차게 나르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평생을 쫓아다니는 이 의문이야말로 존재의 이유가 아닐까 문득 깨달았다. 절대로 찾을 수 없는 대답. 결코 다다를 수 없는 진리. 아무리 고뇌한다 해도 얻을 수 없는 이해.

애초에 대답 같은 것은 없었다. 왜일까 하는 의문을 계속 품는 것이 삶 그자체가 아닐까. <p.266~267>

 

작품의 주인공인 '에구치 미노루'는 칼을 만드는 집안에서 태어나 전쟁 중에는 철포 개발에 종사했으며, 전쟁이 끝난 뒤에는 발명가가 된 할아버지 이마무라 유타카씨를 모델로 한 이야기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표현 하나하나가 굉장히 리얼리티하다.

모든 사람들의 평등을 주장하며 섬사람들의 무덤 속 뼈를 모아 골불(骨佛)을 세우고 불상이 완성된 날 우연찮게도 생을 마감해 백불에 자신의 뼈를 더한 부분은 당연히 각색인 줄 알았는데 엄연한 사실이라고 +_+ 어떻게 이런일이 ~

이래서 가끔 우리의 생은 소설이나 영화보다 더 매력적인지도 모르겠다.

 

'백불'은 현재까지도 일본 후쿠오카 쇼락쿠지에 보존돼 있어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백불을 보기 위해 이 절을 찾고 있다는데 나 역시 너무나 궁금하다는 ~

이 작품이 아니었더라도 백불의 사연에 대해 전해 들었다면 세상에 이런일이~를 외치며 찾아가 봤을지도 모를일 ~

백불이라는 제목 자체가 의아스럽기도 했는데 책을 다 읽은 지금에선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제목 같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서 자신의 삶을 차분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었음 좋겠다.

 

 

미노루가 가만히 타들어가는 숯을 바라보았다. 침침한 마루에서 숯만이 빨갛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사람에게도 저런 시기가 있지. 그러나 그 시기가 지나면 이윽고 불이 꺼진 숯처럼 재로 남는 법.

그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 살아 있는 사람 모두에게 평등하지, 하고 생각했다.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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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시모키타자와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일상이란 그런 때에도 유지되어야 하고, 또 어떻게든 유지된다. 

나는 길을 걷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른 사람과 아무 차이 없는 것처럼 태연해 보이는 자신이 신기했다.
속은 이렇게 엉망진창인데, 쇼윈도에 비친 내 겉모습은 예전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p.15>

 

<그녀에 대하여>이후 1여년만에 만나게 된 요시모토 바나나의 신작 안녕 시모키타자와
젊음의 거리 시모키타자와를 배경으로 소박한 일상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 여자와 이바라키의 숲 속에서 동반 자살한 아빠의 죽음에 상처받고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 요시에는 새 출발을 위해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골목골목 가득한 시모키타자와로 이사한 후 집 근처에 있는 '레 리앙'에서 일하며 아빠 일을 잊고 조금씩 자신의 인생을 찾기 시작한다. 차를 마시는 것도,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즐겁다고 느껴지고, 없는 아빠를 생각하지 않게 되면서 환경이 바뀐다는 것이 참 대단하구나를 느낄 때쯤 그녀의 집으로 엄마가 굴러 들어오게(?)된다. 메구로에 있는 널찍한 집에 혼자 있기 싫다며 아빠의 유령을 본다는 엄마. 딸의 집에 머물며 어른이 되어 반듯하게 살다 보면 어떻게든 된다는 가르침을 세뇌한 세상 모든 것에 반항 하고 싶다며, 의미가 없는 일을 하고 싶다는 엄마의 말에 묘하게 설득되 모녀는 메구로의 널찍한 집에 비하면 여행지의 싸구려 여관처럼 낡고 좁은 방에서 소소한 일상을 꾸려나가게 되는데 . . .

 

초 중반까지는 너무너무 재밌게 읽었는데 중후반을 넘어서부터 '요시에'와 아빠의 친구 '야먀자키' 아저씨의 묘한 행동에 급 실망, 흥미를 잃어버리긴했지만 (평범한 이야기도 아닌데 왜 요시모토 바나나씨의 책을 읽을때면 언제나 마음을 위로받고 치유받는 듯한 기분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까)조금씩 일상의 행복을 되찾는 모녀의 모습을 통해 매일의 순간순간이 모여 이루는 소소한 행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맛있는 것을 먹고 마시는 얘기를 들을때마다 시모키타자와의 그곳에 내가 존재하는 느낌 ?

카모메 식당으로 유명한 코바야시 사토미 주연의 마더워터를 본지 얼마 안되어 그런지 시모키타자와의 일상과 마더워터속 일상이 묘하게 겹치면서 느릿 느릿 순간순간을 망막에 새기는 기분으로 살아가는 것도 좋겠다 싶더라. 앞만 보고 달리는 삶도 좋지만 현재의 소소한 행복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고 싶은게 요즘의 내 모토인지라 ㅎ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도 아니고, 긴장하는 것도 아니고, 마침 적당한 온도의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는 듯한 느낌. 또는 해질 무렵, 뜨뜻미지근한 바닷물을 잠겨 서서히 기우는 해를 바라볼 때 같은 느낌. 예쁜 바닷물 속에 피로와 뭉친 어깨가 풀리고, 파도의 리듬에 맞춰 어떤 온천에 들어간 것보다 몸이 녹아들때의 느낌.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반찬투정을 하며 식사를 하고, 수다를 떨며 술한잔을 나누며 고민을 토해내는 일상. 

이런게 행복이지 싶은 일상의 흔적들이 언제까지고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애매하고, 징글징글하고, 엉거주춤하고, 답답하고, 모두가 그렇게 반듯하지 않아도, 그것으로 족하지 않을까.
괜찮아, 뭐 어때. 아무려면 어때.
나는 살아 있고, 지금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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