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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공원
쇼지 유키야 지음, 김성기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글쓰는 작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이며 인디 밴드로 앨범을 발표했으니 뮤지션이기도 하다는 것은 그 다음에 만났을 때 알게 되었다.
"근데 아직도 다 도중이야."
나보다 세 살 위인 히로는 종종 그렇게 말하곤 한다. 아직은 이루어가는 도중이라고.
나는 그 말이 마음에 든다.
우리는 아직 도중에 있다.
그것은 계속 걷지 않으면, 어딘가로 가고 있지 않으면 쓸 수 없는 표현이다. <p.19>
도쿄밴드웨건, 쉬 러브스 유, 모닝등 젊은이들의 감성과 현대인의 일상을 느긋하고 훈훈하게 그려내는 것으로 정평이 난 쇼지 유키야의 신작 '됴쿄공원'
꽝이 없는, 언제고 수준높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전작에 대한 평가 만으로도 충분히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인데 햇살 좋은 날 공원에 앉아 여유롭게 읽으면 좋은 책이라는 글귀와 함께 아오이마 신지 감독, 미우라 하루마 주연 영화 <도쿄공원> 개봉했다는 소식에 어떤 내용이길래 ? 라는 순수한 궁금증에 집어들게 된 책이다.
사진 작가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사진작가가 되려 맘 먹은 게이지. 시간이 나면 카메라를 들고 도쿄의 공원을 돌아다니며 공원에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모나 가족의 사진을 찍는게 일상인 어느날 나뭇잎 사이 오솔길에서 연못 쪽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 있는 엄마와 유모차에서 곤히 자고 있는 여자아이 사진을 찍게 된다. 하지만 금새 한 사내로 부터 제지 당하게 된다.
알고보니 그 사람은 남편이자 아이의 아빠인 하쓰시마 씨. 그 후 하쓰시마로부터 뜻하지않게 아내를 미행하면서 사진을 찍어달란 제의를 받게 되는데 . . .
결혼한지 삼년, 열한 살 차이나는 한창 젊은 아내, 결혼하고 곧바로 아이가 생겼고 출산 후에 혼자 아이를 돌보고 있는 아내. 육아 노이로제에 걸리지 않을까 염려되지만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공원을 순례한다는 그녀. 매일 아이를 데리고 이 공원 저 공원을 돌아다니는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공원에 나가는 아내를 미행하면서 몰래 사진을 찍어주는 일을 의뢰하는 하쓰시마 씨. 이들에게는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을까 ??
캐럴 리드 감독의 팔로 미(Follow Me - 매일 자신이 출근하면 집을 나가는 아내를 의심하여 사설탐정을 고용해 그 뒤를 미행하는 남편의 이야기)라는 영화를 모티프로 하여 집필된 작품인 <도쿄공원> 그래서 이 책 도쿄공원 내용 역시 흥미진진한데 작가의 전작들처럼 코지미스터리를 읽는 듯 편안하기만하다.
현대 도시를 살아가는 젊은이의 일상과 도쿄 구석구석의 공원 풍경이 어우러져 트랜디한 재미도 놓치지 않고 있어 신선하달까 ~
안녕 시모키타자와처럼 일본특유의 소소한 일상을 그려내는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는 이야기들로 꾸며져 있어 잘 만들면 <연애사진>,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를 잇는 괜찮은 영화가 될 듯 싶은 !!
도쿄공원에는 히로와 게이지, 도미나가가 디브이디를 빌려 야식을 먹으며 영화를 보는 장면이 꽤 많이 나오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_+
극장이 아니면 영화볼 일은 없다 생각했는데 간만에 나도 집에서 예전에 보고 인상깊었던 보고 또 봐도 재밌을 것 같은 영화 한편 보고프단 생각이 스멀스멀 ~
"셋이 함께 뭔가를 해보고 싶은 것뿐이야. 우리도 뭔가 남겨야지. 이렇게 지내는 일상의 증거물 같은 거 말이야."
"증거물?"
"언젠가 사라져버릴 나날들이지만, 아아, 그 시절에 그런 사랑스러운 날들을 보냈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는 뭔가를 남기고 싶었어. 게이지의 사진처럼."
도미나가의 말대로 우리가 보내고 있는 이 나날들은 언젠가 사라져버릴 것이다. 아니, 바로 이 순간에도 계속 과거가 되어가면서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언젠가는 더 이상 서로를 떠올리지도 않고 아무런 관게도 없는 세계에서 제각기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때는 우리가 함께 지냈던 시간도 꿈결처럼 느껴질 것이다.
초등학교 때 날마다 같이 재미있게 놀았던 몇몇 친구들을 더는 떠올리지 않는 것처럼.
하지만 지금 우리는 여기 이렇게 함께 있다. 이렇게 함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직은 그 나날 속에 있는 것이다. <p.264>
희노애락이 다 담긴 사진 한장, 나를 가장 잘 표현해 주는 증거. 잊었던 일도 좀 전의 일처럼 생생하게 만들어주는 타임머신.
순간의 기록,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는 둥 남는건 사진밖에 없다는 등의 말을 맹신하고 있기에 나 역시 사진찍어 기념으로 남겨놓는걸 좋아하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는 더 부지런히 내 삶을 기록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_+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