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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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이라 관심을 갖기 보다는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조제가 사랑한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이라 더 읽고팠던 이 책.

일부러 감수성 충만해지라고 오밤중에 찾아 읽었는데 187페이지의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적은 분량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오고 그 인물들이 조금은 복잡하게 얽혀있어 도표라도 작성해가며 읽어야 할 판 ~

어느정도 페이지가 넘어가고 등장 인물들의 이름이 익숙해지면서부터는 괜찮았졌지만ㅎㅎ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하고 있지만 사랑의 위약함을 잘 알고 있는 영리하고 매력적인 '조제' 그녀의 의대생 남자친구 '자크'

부인이 있지만 조제를 사랑하는 '베르나르', 아내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날이 갈수록 남편밖에 모리는 베르나르의 아내 '니콜'

사랑을 성공의 발판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여배우 '베아트리스',

베아트리스를 사랑하지만 앙드레 졸리오에 의해 그녀의 관심밖에 나버린 알랭의 친척인 젊은 청년 '에두아르 말리그라스'

베아트리스의 아름다움과 그녀의 야망의 잔인한 어둠을 보고서 그녀를 자신의 정부로 삼기로 결심하는 '앙드레 졸리오'

(베아트리스 역시 자신에게 유리한 졸리오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오랜 결혼생활로 더 이상 사랑을 못 느끼는 오십대 말리그라스 부부(알랭과 파니)등 파리의 아홉 남녀의 각기 다른 사랑과 삶을 그려나간다.

각각 아내나 애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을 가슴에 품은 사랑의 어긋남, 한때는 열렬히 사랑했으나 시간이 지나 열정이 식은 후의 남녀관계를 관조적 어조로 풀어낸 소설이니 여기에 촛점을 맞춰 읽으면 조금은 새롭게 다가올 이야기!!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그리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지겠죠. 그렇게 되겠죠. 그리고 한 해가 또 지나가겠죠 . . ."

 

"나도 알아요." <p.186>

 

한동안 프랑스 소설도 영미소설처럼 재밌어지고 있다고 좋아라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프랑스 소설은 어렵다라는 인식이 머릿속에 콕 박혀버리고 말았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킬만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읽으면 읽을수록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고 이해해야 할 것만 같은, 두세번 되새김질은 기본으로 해줘야할 것만 같다고나 할까 ~

갠적으로 난 불륜은 불륜일 뿐이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 사랑이란 이름으로 근사하게 포장된 책 속 주인공들의 삶이 더 와닿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이란 것에도 분명 유통기한이 있고 사랑의 결말이 결혼이어야 제일 좋다 생각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어찌됐든 연애도 아닌 결혼을 한 사람들에게 사랑은 조금은 다른 무게와 책임감으로 다가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그는 개그일뿐 오해하지 맙시다 !! 요런 멘트처럼 소설은 소설일 뿐이니 앞서나가지 말자 생각하면서도 이런 이야기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내 남편도 ? 이러면서 생각이 앞서나가고 머릿속이 복잡해지는게 맘이 편치가 않다 ;;; 자신이 필수불가결한 존재이길 원하는 어리석은 니콜의 모습과 내 모습이 자꾸만 오버랩되서 힘들다.

 

사랑은 정말 있기는 한 거니. 내 맘을 다줘도 왜 항상 떠나가는지 다시 사랑할수 없을것 같아 사랑 참 어렵네요 라고 속삭이는 이승철의 사랑 참 어렵다란 노래만 자꾸만 맴도는구나~

책 속 주인공들도 모두 내 모든 걸 다 주어도 부족한 사랑 참 어렵다 외치고 싶지 않을까 ??

 

"나리, 이 사실을 아셔야 해요. 여자에게 시간은 아주 중요해요. 지나가버린 시간도 때로는 아직 의미가 있죠.

하지만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은 전혀 의미가 없답니다." <p.144>

 

책을 읽으며 갠적으로 너무 와 닿았던 글귀 !! 남자들은 여자의 이런 마음을 아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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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리엄
로렌 올리버 지음, 조우형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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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 치명적인 것들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것. 사랑은 당신이 사랑을 소유할 때도, 그렇지 못할 때도 당신을 죽게 한다.
하지만 엄밀히 그건 맞는 말이 아니었다.
사랑은 형을 선고하는 자인 동시에 형을 선고 받는 자였다. 사형집행인. 칼날. 마지막 순간의 구원. 헐떡이는 호흡과 머리 위를 빙빙 돌아가는 하늘.

그리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신이여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게 하는 기도.
사랑, 그것은 당신을 죽게 하고 또 동시에 살게 한다. <P.436>

 

'일곱번째 내가 죽던날'로 유명한 로렌 올리버의 신작 '딜러리엄(DELIRIUM)'

모든 사랑은 범죄다!
인간의 모든 감정과 행동을 감시하는 가까운 미래의 통제사회를 배경으로 한 소설로 딜러리엄은 3부작 시리즈의 첫번째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대통령과 컨소시엄이 사랑을 질병으로 규정한 지 64년, 그리고 과학자들이 그 치유책을 완성한 지 32년이 지났다. 다른 가족들은 모두 치료과정을 마치고 질병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고 우리의 주인공 '레나'역시 95일 뒤 자신의 생일인 9월 3일에 치료를 받기로 예정되어 있다.
치료를 받기 위해선 18세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하는데 그 치료를 받은 후 그녀는 평가자들이 선정한 파트너와 짝지워지게 된다. (치료야 그렇다 치지만 자신의 점수와 근접한 평가를 받은 상대 중에서 지적인 능력, 기질, 사회적 배경과 나이 같은 조건에 있어 큰 불균형을 이루지 않는 상대를 만나 정해진 직업은 물론 정해진 숫자의 자녀까지 낳는것은 좀 ㅠ)

안전하고 절대 고통같은 것은 받지 않은 채 살아가게 되는 새로운 삶의 시작. 어머니가 자살한 후 사람들의 곁눈질과 소곤거림 속에서 외롭게 자란 레나의 소망은 하루 빨리 치료를 받고 국가의 관리 보호 대상이 되어 안정적인 삶을 누리는 것이다. 하지만 평가를 받던 날 연구소에서 만난 한 소년으로인해 그녀가 믿었던 세상이 거짓이었음을 알게 되는데 . . .

 

대략적인 줄거리에도 너무나도 큰 궁금증을 안겨준 이 책.
사랑없는 세상은 생각할 수도 없고, 사랑을 엄청난 질병으로 여기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세상 또한 상상할 수도, 있을수도 없는 일이라 생각했기에 더 그런 듯 ~
다이나믹 & 스펙타클하게 진행될 줄 알았는데 사랑을 소재로 한 10대들의 이야기라 그런지 이상하게도 이야기는 천천히 흘러가는 것 같다.
4배속 느린화면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꿈같은 이야기를 더욱 아름답고 환상적으로 만들기 위한 장치? 감수성 가득한 표현력 덕분에 그렇게 느껴졌는데 오로지 나만 그렇게 느낀건 아니겠지 ??
그래서 생각지못하게 읽는 시간이 꽤 걸리긴 했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레나와 알렉스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 쉼없이 읽어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어찌보면 너무나도 쉬 예측할 수 밖에 없는 결말인데도 이것이 끝이 아니기를~
바라고 또 바라게 되는 나를 발견 !!!

 

가끔 나는 사물을 가만히 바라보며 세상이 내 눈앞에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펼쳐져 있도록 받아들일 때,

한순간 시간이 멈추고 세상이 그 각도 그대로 얼어붙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어떻게든 그 순간을 충만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익힌다면 영원히 살 수도 있는 거다 <p.168>

 

삶의 가장 신비한 점은 사적인 영역이 철저히 비틀리고 전혀 다른 것으로 변해 간다고 해도, 삶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듯 혹은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린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제 갈 길을 간다는 것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살아 계시던 부모님을 어느 날 갑자기 잃고 고아가 되어 버릴 수도 있고, 어제까지만 해도 집이 있고 진로 또한 확실했다가 다음날 갑자기 거친 평야에 내던져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알렉스를 통해 사랑이 무엇인지는 물론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점차 깨닫게 된 레나.
흐르는대로 무작정 떠가는 건 진짜 삶이 아니라고.
중요한 단 한가지는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들을 찾아서 그것들을 꼭 붙들고,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놓아 버리기를 거부하는 몸짓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게 된 레나.
그렇기에 두번째 이야기가 너무나도 궁금해진다.

 

이 책을 읽으며 내내 감정이 허용되지 않는 미래를 그린 영화 '이퀼리브리엄'이 생각났다.
오래전 영화라 내용이 가물가물한데 이 책 덕분에 간만에 다시 보고싶은 생각이 물씬~
이완 맥그리거의 '아일랜드'까지 쭈욱 ~ 본다면 더 흥미진진 할 듯 싶어 행복해진다.

신선한 소재와 더불어 생각할거리를 품고 있는 이런 책들을 더 많이 만나보고 싶다는 욕심이 스멀스멀~
밀린책들. 부지런히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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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필 3 - 불멸회의 비밀
엘리 앤더슨 지음, 이세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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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누나와 함께 사는 지극히 평범한 열두 살 소년이었던 '오스카 필'이 생명체의 몸속에 들어가 병을 치료하는 '메디쿠스'가 되기 위한 수련 과정을 거쳐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오스카 필. 드디어 3권 불멸회의 비밀이 나왔다. 두번째 우주 '바람의 왕국과 바다 너머 폼페이 왕국'에서 트로피를 가져온 지 9개월 후, 세번째 우주인 성과 생식의 신비로운 세계인 엠브리예(남자는 엠브리예 아일랜드, 여자는 엠브리예 윙)로 탐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엠브리예 윙이 원래 가지고 있던 정보에 엠브리예 아일랜드의 정보가 합쳐져 수정란이 만들어 지고 그 놀라운 과정을 통해 다섯 우주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는 오스카 필.

생명이 창조되는 아름다운 과정, 배아가 만들어지고 태아가 만들어지는 세상 무엇보다 아름다운 과정앞에서 할 말을 잃게 된다. 생명의 신비로움과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장면이 아닌가 싶은 ~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 그런지 조금은 두루뭉실하게 그려진 성과 생식의 우주. 일찍 시작된 사춘기, 넘쳐나는 정보의 바다에 사는 아이들이다보니 너무도 빨리 성에 대해 알게되 이런식의 표현이 큰 도움이 될까 싶기도 하지만 직접적인 화법보다는 이렇게 로맨틱하게 다뤄진게 조금 더 멋지다 싶은 생각도 든다.

 

1,2권의 책이 인체 탐험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면 이번 편은 좀 다르다.
인체 탐험도 탐험이지만 10년에 한번씩 제비뽑기로 한 도시를 선정하여 그 도시에서 가장 명석한 청소년들을 선발하는 엘리트 선발 대회.
주도성, 결단력, 엄정성, 지성, 교양, 예술적감각, 매력, 체력, 용기, 기억력이라는 10가지 분야에서 그러한 장점을 가장 잘 나타내는 청소년들을 선발해 근사한 여행을 하게 되는데 ~
용기라는 덕목에서 당연히 오스카 자신이 뽑힐지 알았지만 그 자리는 로넌 모스의 차지가 되고, 운 좋게 대통령의 제안으로  전 세계 모든 젊은이들이 놓쳐서는 안될 11번째 덕목 '자유'를 대표할 청소년으로 지목된 '오스카'
그렇게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되는 오스카의 이야기가 자세히 담겨있다.
하지만 그 여행은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 여행이 아닌, 메디쿠스의 그랜드 마스터, 브레이브 씨로부터 중요하고 위험한 임무를 비밀리에 전해받은 오스카 필의 모습이 더 비중있게 다뤄진다는 ~
 

그들의 활동 무대가 파리로 옮겨지면서 파리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함은 물론 메디쿠스중에서도 특별한 능력을 갖게된 누나 비올레트의 이야기, 오스카를 두고 틸라와 루이즈의 신경전도 재밌고, 신비로운 신체여행은 물론 아버지의 흔적을 찾게 될 중요한 단서와의 조우로 더더욱 이야기가 풍성해진 <오스카 필 3 : 불멸회의 비밀>
청소년기의 삶에서나 메디쿠스로서의 운명에서나 중요한 전환점을 맞는 오스카.
과연 오스카는 세번째 우주에서의 트로피의 획득은 물론 그랜드 마스터로 부터 전달받은 비밀 임무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

어떤 면에서는 이미 어른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아직 어린애에 불과한 오스카. 이런저런 일이 많았지만 두 가지만은 변치 않으려 다짐하는 오스카.

앞으로도 끈기 있게 밀고 나갈 것, 그리고 제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 것을 다짐하는데 과연 그 마음으로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비밀도 풀어낼 수 있을지 . . .

4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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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위조 사건 - 20세기 미술계를 뒤흔든 충격적인 범죄 논픽션
래니 샐리스베리.앨리 수조 지음, 이근애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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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술품 관련 사건사고가 뉴스의 한자락을 장식하기 시작한 게 비단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 책을 읽고 있을 즈음 우연찮게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그림중 하나인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가 미술품 시장의 세계최고가 기록을 갱신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절규>가 1억1992만 2500달러(약 1354억)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임에도 고작 12분에 걸친 응수끝에 낙찰이 결정됐다고 한다.

억소리가 절로 나는 이야기 !!!

(참고로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최근 10년간 1억 달러 이상에 낙찰된 작품이 4점이나 탄생했는데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에 이어 2위는 파블로 피카소의 '누드, 녹색 잎과 상반신'으로 1억 650만 달러, 3위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걸어가는 사람'으로 1억 432만 달러에 낙찰됐다고 한다. 4위는 1억 41만 달러에 팔린 파블로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이라고 한다.)

이렇게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믿지 못할 일이 왕왕 발생하는데 미술품에 대한 환상과 탐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이 빨리 읽고싶어졌다.

20세기 말 인터폴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범죄 활동으로 미술 범죄를 꼽았을 정도라니 더 기대될 수 밖에 ~

 

이 책 <미술품 위조 사건>은 가난한 화가 존 마이어트를 이용해 미술품 위조 사기 행각을 벌인 영국의 존 드류의 이야기를 담은 범죄 심리극으로 존 드류를 통해 미술계의 실태뿐만 아니라 사기꾼과 공범, 피해자들의 심리를 다양한 각도로 보여준다. 20세기 미술계에서 벌어진 최고의 사기극을 속도감있게 파헤친 범죄 논픽션!!

1990년대 초 주식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새로운 투자의 대상을 찾기 시작한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것은 바로 미술품이다. 매매차익에 의한 수익뿐 아니라 문화인, 교양인이라는 이미지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미술품 수집에 많은 투자가들이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인데 과거 다른 부자들과 자신을 구별하기 위한 수단으로 거대한 저택, 개인 전용의 화려한 요트나 헬리콥터 등을 구매했다면 자신의 부를 좀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끌어올릴 수 있는 미술에 세계의 부호들이 사회적 인증을 시작한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 된 듯~

그렇기에 온통 거짓으로 점철된 인생을 산 존 드류라는 뛰어난 사기꾼이 번듯한 차림새와 뛰어난 말솜씨로 사람들의 관심을 단숨에 사로잡기 시작한 것도 어쩌면 당연한 순서인지도 모를일이다.

작가가 유명세를 탈수록 위작이 생기는 것은 다 돈 때문이지만 이것 또한 사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게 아니겠는가.

(악플도 관심의 일종이라며 무플보다는 낫다며 즐기라고 할때의 멘트와 비슷한 느낌;;)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모를 아이러니한 상황들.

 

미술작품 자체의 가치보다는 그 작품의 과거 소장내력이나 소장인이 누구인가 하는 그림의 계보에 의해서도 좌우되었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랍기만 하다. 실제 드류 역시 기록 문서 분류 자금으로 3만 파운드를 기부하고서 언제든지 데이트 기록보관실에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기록들을 바꿔치기하고 진짜 역사와 자신이 만든 가짜 역사를 교대로 심어 '재구성된' 연대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그의 사기극 또한 본격화되기 시작했으니~

이런 헛점이 없었다면 어찌 존 드류같은 사기꾼들이 활개를 칠 수 있었겠는가 @@

 

셜리는 키팅이나 마이어트와 같은 위조범들이 미술계의 건강한 요소라고 믿었다.

왜냐하면 그들이 중개업자들과 미술사학자들의 미술품으로서 승인하고 판매하기로 결정한 작품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위조범들은 - 마치 정치적 과격분자들처럼 - 눈엣가시임과 동시에 필요한 존재였다. <p.327>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만큼 흥미진진한 사건이 뭐 있겠는가만은 재미있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좀 힘들게 읽었는데 이야기의 진행 방식이 다소 딱딱한 탓인 듯 ~

픽션으로 쭉쭉 이어지다 마지막에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논픽션이라고 빵 터트렸으면 더 극적인 효과가 있지 않았겠나 싶은데 ~ 논픽션을 픽션으로 옮기는 작업 역시 만만치않겠지 ??

픽션도 아니고 논픽션도 아닌 중간 단계 비슷하게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니 잘 나가다가도 사람들의 고발에 대한 증언(?)에 덕에 이야기의 흐름이 매끄럽게 넘어가지 못하고 자꾸 끊기는 듯한 느낌이 들어 힘들었던 듯.

존 드류의 10년간의 '사기극'을  연대기 순으로 정리하면서 애초 자신들이 예상한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작가님들의 노고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도 쉽게 읽어버린 나.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이야기를 백배 즐기지 못한 것 같아 아쉽지만 평소 멀게만 느껴졌던 '예술'과 '예술가의 세계', 그들과 관계되는 여러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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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마이 러브
가쿠타 미츠요 지음, 안소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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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명이 있으면 스무 가지 사랑이 있고 스무 가지 실연이 있다. 다들 그때 자신에게 필요한 사랑을 했다.

그 사람처럼 되고 싶어서 시작한 사랑도 있다. 비슷하기 때문에 좋아하게 된 사랑도 있고 너무 달라서 좋아하게 된 사랑도 있다.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시작된 사랑도, 동정을 사랑으로 착각해서 시작된 사랑도 있다. 다들 그때 자신에게 필요한 상대와 필요한 사랑을 했다.

손에 넣기도 하고 손에 넣지 못하기도 했다. 지키려고 발버둥 치기도 하고 결국 지키지 못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관계는 끝난다. 필요하던 것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일까. 아마도 양쪽 모두에게. <p.360>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소노코에게 찾아온 곰돌이 티셔츠를 입은 남자와의 이야기 '구마 짱'

구마 짱이었던 히데유키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유리에와의 만남을 그린 '아이돌'

유리에가 동경했던 아이돌 마키토와의 기적 같은 사랑 이야기 '승부 연애'

전직 뮤지션이었던 마키토와 단란주점 아르바이트생 기마코와의 불완전한 관계를 그린 '박쥐'

히사노부가 보고 있던 세계, 그가 틀어박혀 있던 작업실등 그의 모든것을 동경해 좇지만 결국 그와 헤어지고서 모든걸 다 잃어버린 기분으로 완전히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된 기마코의 이야기를 그린 '부평초'

히사노부와 그의 빛이었던 친구 분타와의 이야기를 그린 '빛의 아이'

과거에 무슨 일을 했는가와 상관없고 미래에 무엇을 할 건인가와 상관없이 지금 아무것도 아니라면 아무것도 아닌 것. 지금 뭔가 하지 않으면 미래로 이어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따끔한 충고가 맘 깊이 와 닿는 이야기로 갠적으로 정말 좋았던 !!

남편과의 이별 후 자신이 줄곧 차이기만 했다는 사실을 떠올리곤 충격을 받는 고즈에는 실연당한 여자들이 상처를 서로 어루만져주는 웹페이지 소녀상담실을 찾게 된다 '소녀상담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 한마디에도 부러움의 시선이 모이는 것. 내게 사랑이란 말은 항상 그런 의미를 갖고 있다.

너무 아름답고 찬란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영화속 한 장면일 뿐이라고 해도 세상 모든 사랑은 반짝반짝 빛이났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 책 굿바이 마이 러브는 사랑도 실연의 아픔도 너무나 빠르고 아무렇지 않게 진행된다. (정작 본인들에게 결코 쉽지도, 내 말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내가 보기엔 그렇다는 이야기ㅎㅎ)

조금은 뻔하고, 조금은 구차해보이고 때론 구질구질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들의 사랑이야기. 그럼에도 그 어떤 책속의 사랑이야기보다 백배 공감이 가니 아이러니할 수밖에 ~

실연의 아픔을 일곱개의 연작소설로 그려냈는데 각 단편 모두 주인공들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차이면서 끝나고~

이별을 고한 인물은 다음 단편에서는 이별을 당하는 주체가 되는 이제껏 어디에서도 만나기 힘든 조금은 신기한 소설이다보니 왜 이별을 말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쪽 저쪽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공감대가 컸던 것 같다. 새삼 삶과 사랑 그 어디에도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원하는 바를 이루는 건 말이죠. 스스로 눈앞에 있는 걸 하나하나, 스스로 선택해서 과감하게 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p.311>

 

성공뿐만이 아니라 사랑 역시 그래야 하지 않을까 ?

동정도 필요해서도 아닌 그 어떤 이유들 앞에서도 스스로 당당하게 선택하고 과감하게 결정하며 나아가야 누구앞에서건 떳떳할 수 있는게 아닐까.

사람의 감정을 자로 재듯 딱 잘라 얘기할 수도 없고 내 사랑 역시 그렇게 똑똑했다 말할 순 없지만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 없이 누군가에게 의지하고픈 마음만 갖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될 수 없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이별의 상처를 품고 사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곱 가지 이야기 인지라 황홀함 보다는 한숨이, 자신감 보다는 패배감이, 희망보다는 절망의 냄새가 풍기는 그런 이야기라 생각할지 모른다며 지레짐작으로 이 책을 집어들기 꺼려진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다.

오히려 아픔은 치료되고 한 단계 성숙된 모습으로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기대할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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