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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게임 1 ㅣ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곳은 신비한 장소야. 성스러운 곳이야. 네가 보고 있는 각각의 책은 모두 영혼을 지니고 있어.
그 책을 쓴 사람의 영혼뿐만 아니라, 그 책을 읽었고 그 책과 함께 살았고 꿈꾸었던 사람들의 영혼도 가지고 있어.
책의 주인이 바뀔때마다, 누군가가 그 책으로 시선을 떨어뜨릴 때마다, 그 책의 영혼은 커지고 강해지지.
이미 아무도 기억 하지 않는 책들, 시간 속에서 잊혀 버린 책들은 이곳에서 영원히 살면서, 새로운 독자나 새로운 영혼의 손에 이르기를 기다려 . . ."[2권 349]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천사의 게임은 1,2권으로 이루어져 그 내용의 방대함을 짐작케 하지만 그 내용 또한 현실인지 환상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스펙타클하다. 아무리 줄거리를 나열한다해도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상상이 안될 정도의 묘한 매력이 있다는 ~ 이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 다비드 마르틴을 통해 내가 작가가 되어 커피를 마시며, 시가를 태우며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사랑을 한 기분을 만끽했다. 하지만 음침하면서 묘하게 환상적인 안드레이 코렐리 때문에 이 책의 분위기가 확 변했고 그가 쓰고자 한 '사람의 영혼과 마음을 뒤흔들고 바꾸는 책'그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종교적 철학을 이해하지 못함으로 인해 놓친 재미들을 느끼지 못해 아쉽다.
이 도시 어딘가에도 존재했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존재할 것으로 믿고 있는 '샘페레와 아들' 서점 같은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곳을 통해서 책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계기를 갖게 된 주인공. 다음작품에서도 이 서점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기를 !!
성인이 1년에 평균적으로 소설 한 권을 읽는 스페인에서 출간 40일 만에 100만부가 팔린 초대형 사이클론이라는 띠지의 글에 반해 읽기 시작했는데 과언이 아니다.
글을 쓰는 작가, 그 작가 심혈을 기울여 쓴 책 한권, 그 모든것이 결국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사람들을 위한 우리 모두의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이 전작 바람의 그림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어찌나 놀랍고 안타깝던지 ~ 전작을 읽지못한지라 그 책을 읽고서 이 책 '천사의 게임'을 읽었다면 더 재밌지 않았을까
더 이해가 쉽지 않았을까, 책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소소한 힌트를 찾는 즐거움을 고스란히 뺏긴것같아 아쉬웠다는 ~
이 책들이 4부작이지만 대하소설처럼 연속적인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네 개의 독립적인 이야기가 될 것이며, 단지 등장인물과 '잊힌 책들의 묘지'로만 연결될 것이라고 밝힌 부분에서는 묘한 안도의 한숨이 ~ 이 책을 덮는 순간 부리나케 바람의 그림자가 도서관이 있는지를 검색하는 나의 모습이 그려져 웃음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