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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8년 6월
평점 :
인문학적 마케팅 사고방식
마케팅 일을 하다보니 평소에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트랜드에 관심이 많다. 저자의 말대로 마케팅의 중심은 언제나 사람이다.
인문학이란 자연과학과 상대되는 영역으로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 문화 등을 중심적으로 연구하는 역사, 철학, 문학, 언어 등의 학문을 지칭한다. 이런 인문학이 경제, 경영 분야에 한 동안 유행이다. 책도 여러권 출간되었고 나도 읽어볼 기회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고전을 다시 읽고 해석하고 배운다는 것은 물론 소중한 것이지만 지나치게 끼워맞춘 이야기들도 많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때문에 솔직히 '인문학적 마케팅 사고방식'이라는 카피는 크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 저자 강민호의 마케팅 철학
“현상보다 본질, 거래보다 관계, 유행보다 기본”
이 문장은 나를 생각에 잠기게 했다.
마케팅 기획은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가장 중요하다. 누구에게?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 어떻게 경험시킬 것인가? 어떻게 브랜드 선호도를 높일까? 어떤 채널로? 등 항상 이런 고민을 한다. 저자의 말처럼 소비자에게 기능적 편의를 이야기 하는 것은 20세기 이야기이다.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친숙한 브랜드들 중 실제 구매결정을 할 때는 스팩을 비교하겠지만 스팩만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의미이다.
선택받기 위해 그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라는 말과 그러기 위해 사람들의 니즈가 아니라 욕구를 이해하라는 이야기에 동의한다. 마케팅은 그들의 생활에 필요로 하는 것을 예측, 제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소망하는 것, 그들의 워너비를 이해하고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것, 그들의 소비에 의미와 가치부여를 부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몇가지 공감했던 저자의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고객을 차별하라'는 이야기. 요즘처럼 소비자가 미디어가 되는 시대에는 우리 브랜드의 열성 Fan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그들이 떠들게 하는 것은 가장 영향력 있는 마케팅 방법이다. 모르는 사람이 좋다고 하는 것과 아는 사람이 좋다고 추천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차별이라는 단어가 불편하다면 핵심고객을 대접하라로 바꿔보자.
좋은 마케팅의 기본 진정성, 고객지향성, 일관성!!
마케터는 누구나 이 세 가지를 마음 속에 담고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기업의 철학을 바탕으로 또 오랜기간 지속되어야 하기 때문에 오너 혹은 대표, 의사결정권자들의 강력한 의지 없이는 실행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아무리 기본에 충실한 기획이더라도 우선 그들을 설득하는 통과의례를 거쳐야 한다. 숫자와 숫자로 평가되는 통과의례. 아직도 경영층은 측정할 수 없다면 가치가 없다고 믿는 경우가 더 많다. 사실 이 과정은 쉽지 않다. 그들의 마음에 들 때까지 수정, 수정, 수정이다. 그렇지만 나는 마케팅 기획자이고 이 과정 또한 나의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설득했을 때를 상상해보곤 한다.
나의 마케팅 전략에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변하지 않는 것으로 꼭 잡아두고 싶다.
“마케팅은 무언가를 더하고 포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포장을 벗겨내어 본질적인 가치를 심플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책은 마케터가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로 느껴졌다. 지금도 열일 하고있을 마케터들이 ‘내가 마케팅을 왜하지’ 하는 회의가 밀려올 때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