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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회장과 냄새 탐정단 ㅣ 도토리 동화
이혜미 지음, 오묘 그림 / 키큰도토리(어진교육) / 2025년 9월
평점 :
초등학교 4학년 방재민이 '뻥회장'이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이 줄거리다.
여기서 '뻥'은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거짓말을 뜻한다.
좋아하는 여자아이의 마음을 사기 위해 뜬금없이 회장선거에 나가게 된 재민이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약을 남발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가까스로 회장이 되었지만 문제는
재민이가 내세운 공약이 실현불가능하다는데 있다.
쉬는시간 늘리기, 매일 고기급식 나오게 하기, 체육시간 늘리기
자신의 한계를 떨치기 위해 매사 솔선수범해보지만
공약을 지키지 않는 데 대한 아이들의 반감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간다.
어느날 교실에 이유를 알 수 없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자
이때를 기회삼아 냄새탐정단을 조직해서 회장 역할을 제대로 해보고자 한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찾은 냄새의 발원지가 밝혀지며
재민이는 더욱 더 궁지에 몰리게 되는데...
높은 자리의 책임을 간과하고 명예만을 좇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
한국 사회를 초등학교 4학년 교실로 축소시켜 비판하는 동화책이다.
오직 높은 자리만을 탐내고 지키지도 못하고 지킬 생각도 없는
공약을 남발하면서 국민들을 속이는 일은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공약은 함부로 정해서는 안 되는 것이며
실현가능한 올바른 공약을 내거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볼줄아는 시민정신의 싹을 틔우게 될 것이다.
회장 되기 내기로 받은 형의 농구화가 주인공의 발에 점점 맞아가는 것으로
주인공이 반과 학교, 교우를 생각하는 진짜 회장이 되어가는 과정을 표현한 흥미로운 설정이
거대 줄거리와 더 유기적으로 얽혔다면 조금 더 멋진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동화를 쓴 이혜미 작가는 초등학교 교사로
실제 교실에서 일어난 냄새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