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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살인사건 - 약이 독이 되는 위험한 화학의 역사
백승만 지음 / 해나무 / 2026년 5월
평점 :
희대의 전남편 살인자로(또한 의붓아들 살인피의자) 대한민국 범죄사에 각인될 고유정은 자신의 범죄를 실행하는데 졸피뎀(수면유도제)을 사용했다.
올해초 한국을 뜨겁게 달궜던 모텔 연쇄살인자인 김소영은 불면증과 불안장애에 사용되는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사용하여 남성들을 죽였음이 드러났다.
오래전 가족까지 살해하기를 서슴치않았던 엄인숙은 우울증 치료에 쓰이는 로라제잠과 알프람정을 사용해 피해자들을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어 자신의 범행을 실행했다.
더 시간을 거슬러올라가면 인기 힙합 듀오 듀스의 김성재 살인피의자였던 김유선(현재는 이름과 얼굴을 바꾸고 치과의사로 활동중)은 동물병원에서 동물 마취제로 쓰이는 졸레틸을 구입하여 상당한 고초를 치르기도 했다.
이렇듯 의약품은 간편하고 손쉽게 다룰 수 있으면서 피해자의 피해가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체내에서 일어난다는 점에서 범죄를 최대한 감추고 싶어하는 모든 범죄자들이 애용하는 소리없는 범죄도구가 된다. 특히 앞선 든 예시처럼 여성범죄자에게는 범행을 벌이는데 완력을 들일 필요가 전혀 없어 범행 필수품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칼을 잘 쓰면 맛있는 요리 도구가 되지만 증오를 담아 휘두르면 흉기가 되는 것처럼 의약품도 적절히 사용하면 상태를 호전시키는 약이 되지만 지나치게 사용하면 목숨까지 빼앗을 수 있는 독극물이 되는 대표적 아이러니를 다룬 책이 나왔다.
저자는 약화학을 세부전공한 경상국립대 약학대학 학장인 백승만 교수
2022년부터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약, 마약, 스테로이드를 다룬 교양서를 연신 출간중이던 지은이는
이번에는 의약품이 나쁜 인간들에 의해 오용되는 세계적인 사례들을 정리한 책으로 돌아왔다.
의약품이 주가 되는 범죄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맞지만
저자의 의도는 독자에게 스릴을 선사하려는게 아니고 의약품이 오용된 역사적 사실을 빼곡하게 정리한
의약품의 불편한 역사?를 통해 약의 올바른 사용을 알리고자 함이다.
의약품의 부작용을 응용하여 사람을 해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의약품을 위험물질로 단정짓는 것은 곤란하다.
어디까지나 필요에 따라 적정량을 지키지 못했을때라야 문제가 된다.
사람은 나쁜 것에 더 흥미를 가진다.
범죄소설이라는 장르는 있지만 선행소설이라는 장르는 없다는 것이 무엇을 시사하겠는가
어쩌면 일반인이 약을 아는 최고의 방법론을 구사한 책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