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젠더 리터러시 수업 까꾸로 문고 4
김은혜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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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게 여겨지던 교육의 틀을 비틀고 전환을 꿈꾸는 작업이자

배움의 판을 뒤집는 유쾌한 반란으로 교실의 낡은 관습을 깨부술 용기를 전하기 위해

학교도서관저널에서 야심차게 기획한 '까꾸로 문고'의 네번째 책이 나왔다.


이번에는 다소 진부한? 성평등을 주제로 초등교사가 쓴 책이다.

성평등이 진부해진 건 더 이상 특별한 문제가 아니라

서구에서의 인종문제처럼 우리가 항상 의식하고 주의해야 할

일상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전 젠더 리터러시 수업>은 온전히 성별 문제에만 매달리는 게 아니라

교실 안에서 교육 외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다양한 문제 양상을

총체적으로 짚고 있다.


고전적인 선생님들의 역할은 

지식을 전수해주는 역할 뿐 아니라

우리사회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사회인을 길러낸다는 관점에서 가정밖 부모님의 역할이 당연시 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이상한 학부모의 이상한 민원으로 얌전히 학습진도를 빼는 것이면 충분하다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으니 

공부는 잘 할지 몰라도 

혐오와 차별은 아무렇지 않게 행하는 아이들이 늘어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

그건 교사들로 하여금 올바른 품행/가치관 교육 병행을 방해하고

지식전수자의 역할만 하게끔 만든 '괴물 학부모들'의 업적이다.


책은 

우리가 방관하면 왜곡된 가치관을 갖기 쉬운 성별 문제를 중심으로

외모, 혐오표현, 학우간 갈등, 관계맺기, 미디어의 사례를 통해

어쩌면 학업을 성취시키는 것 말고도 학교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할 이토록 중요한 교육거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성평등 교육은 자칫 또다른 성차별을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하겠다.

최근 젊은 남성들의 급격한 우경화가 남자니까 양보와 배려, 인내를 강요당하는 불평등함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들려오고 있다. 확실한 건 남학생이라 차별당하고 손해보는 지점도 있기 마련인데 여전히 여자=피해자, 남자=가해자라는 이분법적 성교육의 한계를 반복하며 여성주의에 치우진 성교육이 은연중 이루어지기 쉽다는 점이다.

실제 책의 마지막 장에서 다루고 있는

성평등 교육을 둘러싼 동료교사와 학부모와의 갈등은 '성평등'이라는 당연하고 올바른 가치조차 가끔씩 도전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때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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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불안과 싸우지 말 것 - 두려움을 다스리고 나를 알아차리는 불교 심리학 공부
페터 베르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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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사회의 단점은 인간을 불안한 동물로 만든다는 점이다.

미국의 뉴욕시에서 축구공 4000개 크기에 버금가는 공원을 둔 것은 노는 땅이 많아서가 아니라

도시에서 편하게 한눈팔 수 있는 자연이 없으면

거기서 사는 인간이 제정신으로 살아가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행한 결정이다.


물론 뉴욕시민 중에도 마음의 평화가 깨진 채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얼마든지 뉴욕센트럴파크에서 산책을 할 수 있으면서도.

당연히 도심 녹지라곤 손바닥만한 곳이 드문드문 있는게 전부인

한국에(특히 수도권) 사는 사람의 정신건강에 대한 위험성은 말할 것도 없다.

더불어 아파트라는 밀집주거건물에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내는 배려 안하는 소음은 집조차 안식처가 되지 못하는 심각한 환경을 만든다.


오랫동안 불안의 늪에 빠져 수천번의 공황을 경험한 바 있던

지은이는 이제는 불안에 안녕을 고하고 평온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이 되어

자신처럼 시시각각 불안에 휩싸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책을 썼다.


책의 차례는

고집멸도의 순서를 따르고 있다.

불교의 근본교리인 네가지 성스러운 핵심을 이르는 말로

괴로움과 원인, 소멸, 실천을 일컫는다.

지은이가 불안을 이긴 방법은

불교로부터 배운 지혜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저자에 의하면 현대의 인간은

마음챙김의 지혜를 망각하고 있어 불안감에 속절 없이 당하고 휘둘릴 수밖에 없다고 한다. 

자신의 의식을 대면하고 내 마음의 주인이 되어 다스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주 작은 외부 변화에도 즉시 불안에 잠식되어 흔들리는 것이다.


불안을 괴롭히는 적이나 물리쳐야 할 괴물로 보는 대신

자연스럽게 찾아온 손님으로 받아들이고 

내 호흡을 알아차리고 내가 존재한다는 걸 느끼며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마음챙김의 핵심이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불필요한 불안에 끌려다니지 않는 것을 넘어 더욱 건설적인 삶으로 나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저자는 불안을 다룬 다른 책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사랑'을 꺼낸다. 흔히 아는 이성애가 아니라 더 큰 개념의 사랑이다.

인간은 사랑과 안전을 갈구하지만

애초 안전이란 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안전이 필요치 않게 된다고 한다.

이때 사랑을 쉽게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우리 안의 내면어른이 베푸는 배려와 아량을 자신에게 향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랑의 순서는 자기애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불안이 흘러와 흘러가고 삶과 온전히 마주하는 첫 걸음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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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동화 책이 사라진 날 어린이를 위한 웹툰동화
이윤창 지음, 고정욱 원작 / 더블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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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없어지고 인간 누구도 책을 읽을 수 없는 날이 불현듯 찾아온다면?

작가가 위와 같은 상상으로 완성한 동화에서

책이 사라진 이유는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이

지구인들이 책과 지식 정보를 모으고 배울 수 없게 하기 위함이었다.

다른 두가지 금기사항은

여행할 수 없다는 것,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


어떤 친구는 책도 읽지 않고 공부도 하지 않게 되어

오히려 매일 놀이터에서 놀 수 있음에 마냥 좋아하기도 하지만

같은 아파트에 사는 상진이와 민지는 책을 읽을 수 없는 세상이 힘들기만 하다.

세상에 책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을 수 없고, 지식을 얻을 수도 없다니 꺄악!!


결국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듯이

두 친구는 외계인이 압수한 책이 산을 이룬 곳을 가기로 한다.

<톰소여의 모험>에서 톰과 베키가 동굴을 탐험해 보물을 얻은 데 영감을 받은 것이다.


책으로 이루어진 산 속에 숨어들어 개미굴처럼

여러 곳에 책방을 만든 주인공들은 

사방팔방 책이 있는 곳에서 오랜만에 읽는 즐거움을 맛보며

책 속에서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들에 대한 정보를 얻는데 성공하는데...


고정욱 작가가 쓴 <책이 사라진 날>은 2015년 처음 발표된 작품으로

이번에는 웹툰작가에 의해 만화로 재탄생되어 더욱 더 많은 어린이 독자에게 책이 주는 유익함을 깨닫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고정욱 작가의 동화를 만화화한 이윤창은

작년 한국영화 최대 흥행작인 '좀비딸'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책이 사라지고 독서를 할 수 없다는 극단적인 설정을 통해

외계인까지 등장시켜 책과 독서의 중요함을 알리는 공상과학 모험활극은

단조로운 구성 속에서도 보는 재미를 가미하면서 흡인력 있는 전개력을 보여준다.


덧, 부모의 지도가 필요한 부분 -> 책에 나온대로 버는 돈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면 나쁘기만 한 것일까. 세금을 많이 걷어도 국민들이 윤택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잘 쓰인다면 문제될 게 없다. 세금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세금의 쓰임새가 문제이다. 자칫 어린이들이 세금은 무조건 적게 내거나 회피하는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할까봐 염려스러워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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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쓰는 예술가 - 예술가와 창작자를 위한 연구 입문서
안성아 지음 / 여가로운삶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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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은 철두철미한 논리로 점철된 작품이다.

말 그대로 참을 근거로 하여 하나의 근사한 사실을 만들어내는 치밀한 과정이다.

당연히 논박을 당하지 않는 약점이 없는 글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거니와

심사위원의 평가를 통과하고서야 비로소 '논문'이라는 딱지를 붙일 수 있게 된다.

논문에 빈틈이 있어 통과가 안 되면 논문이 되지 못한다.


아마 세상사람 중 99%가 태어나 논문 한 편 읽지 않고 평생을 보낼 것이다.

우리가 반드시 논문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완벽한 논리를 갖춘 작품으로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는 학술 행위가

세상의 상당 부분을 움직이기에 논문이라는 작품에 대해 안다는 것은

교양에 해당할 수 있다.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한 후 문화예술 분야로 넘어간 지은이가

예술대학에서 석박사과정 학생들의 논문을 지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한 책이다.

흔히 예술가는 논리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외부의 시선 뿐 아니라 예술가 스스로 자신들은 감정을 다루는 사람들이지

논리를 따지는 직업인은 아니라고 자평하기도 한다.


예술과 감정은 뗄래야 뗄 수 없지만 그곳에 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논리를 생략했을 지언정 논리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감정과 논리/예술과 논리는 반대말이 아니라는 말이다.


예술에도 논리가 필요하고 관련 논문이 많이 나와야

발전하는데 논리 앞에서만 서면 두려움이 앞서는

예술가들이 논문쓰기를 작품활동과 동일하게 여기고 부딪쳐 볼 수 있게 하려는 의도를 충실히 담아냈다. 특히 내용구성은 저자가 주로 사용하는 양적연구방법론을 중심으로 했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연구방법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

양적연구는 설문조사나 실험결과값을 도구로 사용하여 인식이나 느낌을 숫자로 바꾸고 그 숫자들 사이의 관계를 확인하는 방식의 연구인 반면 질적연구는 말과 이야기를 도구로 선택하여 현상을 해석하고 의미를 만드는 방식의 연구를 일컫는다) 


예술계에 품는 의문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찾아가며

설득력 있는 논리 완벽한 '논문'을 완성하려는 예술인은 물론 

학계에서 통용되는 '논문'의 정체가 무엇이고 어떻게 탄생하는 것인지 평소 궁금증을 가졌던지라

시작과 끝을 한번쯤 지켜보고 싶었던 사람에게도 

지적욕구 가득 당기는 흥미로운 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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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날레 - 끝까지 강하고 자유로운 나
수전 구바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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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다는 건 존재의 가치가 점점 작아지는 거라고 여겨진다.

노인을 간과하는 일은 모든 사회에서 종종 발견되는 일상이다.

모든 사회는 알게모르게 노인을 하찮게 여긴다.

곧 죽어 없어질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늙은 여성에 대한 가치절하는 더욱 매몰차다.

아름다움이 사라지고 생식 능력이 없는 늙은 여자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없다. 


올해 80세를 넘긴 수전 구바는 영문학자이자 여성학자로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빅토리아 시대 문학을 고찰하며 페미니즘 문학연구의 기념비적 저작으로 평가받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라는 책을 샌드라 길버트(미국의 문학비평가, 시인)와 공저하여 1979년 출간, 페미니즘 문학 연구의 이정표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당연히 그녀도 눈부신 젊음이 사라진지는 오래이고

더이상 아름다움이라는 건 남지 않은 늙은 여자가 되었다.


진짜 늙은 사람은 이미 한계에 봉착하여

생의 끝남을 가만히 기다려야 하는 존재들인 것일까?

그녀가 본 어떤 늙은 여자들은

늙어가는 여자의 처량함이라는 세간의 시선을

정면으로 배반하고 뚜렷한 성취를 보여준다.

늙는 것이 무조건 제약이 될 수 없다는 증거인 셈이다.


수전 구바는 크게 3가지 범주로

나이는 들었지만 왕성하게 능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여자 예술가들의 생을 다룬다. 

1부는 연하의 남자와 새로운 사랑을 멈추지 않은 여자들이다.

- 조지 엘리엇, 콜레트, 조지아 오키프

2부는 지금까지 살아온 기나긴 시간을 농축하여 놀라운 작품 세계를 만든 여자들이다.

- 이자크 디네센, 메리앤 무어, 루이즈 부르주아

3부는 늙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여자들이다.

- 메리 루 윌리엄스, 궨덜린 브룩스, 캐서린 더넘


신체가 늙었다고 많은 것을 지레 포기하고 관두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삶은 계속된다는 걸 잊으면 안된다. 정확히 죽기 직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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